[box type=”note”]2015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하지만 새로움은 그저 시간이 흘러가고, 숫자가 바뀐다고 생겨나지 않습니다. 고통스럽지만 지난 과거를 응시하고, 자신을 바라보는 성찰과 돌아봄의 연속선 위에서만 새로운 출발은 가능합니다.
슬로우뉴스가 바라본 2014년을 ‘미디어, 정치, 사회, 테크(IT), 경제/노동, 문화, 사람’으로 나눠 돌아봅니다. 각 영역을 상징하는 키워드와 편집팀이 선정한 10대 뉴스를 정리하는 ‘돌아봄’으로 2015년 새해를 맞이하고자 합니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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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깊은 슬픔으로 대한민국이 침몰했던 해. 세월호를 비롯한 수많은 사건이 일어났다. 그리고 그 속엔 항상 사람이 있었다. 언론은 그 사람에게 스포트라이트를 집중했다. 대개 사건은 한 사람으로부터 비롯했고, 크고 작은 많은 사건에 관련된 소수의 뉴스메이커도 있었다.
언론은 뉴스를 전달했다. 그 뉴스 가운데 사람이 있었다. 물론 동물에 관심이 많은 언론사도 있지만, 대부분은 사람이 곧 뉴스였다.
슬로우뉴스 편집팀이 선정한 2014년 ‘올해의 인물’
세월호의 아이들
많은 이들이 세월호 이전의 대한민국과 세월호 이후의 대한민국은 달라야 한다고 말했다. 세월호 이전의 대한민국이 사람보다 돈이 우선하는 사회였다면, 세월호 이후의 대한민국은 돈보다 사람을 먼저 생각할 수 있는 사회이길 사람들은 소망했다.
그리고 그건 세월호와 함께 가라앉은 세월호의 희생자들, 무엇보다 ‘세월호의 아이들’ 단원고 학생들과의 약속이다.
- 세월호 관련 기사 (1)
- 세월호 관련 기사 (2)
- 세월호 관련 기사 (3)
- 세월호 관련 기사 (4)
- 세월호 관련 기사 (5)
- 세월호 관련 기사 (6)
- 세월호 관련 기사 (7)
- 세월호 관련 기사 (8)
1. 박근혜 대통령
2014년 최고(혹은 최악)의 뉴스 제조기는 단연 박근혜였다. 올해 가장 큰 뉴스였던 세월호 사건 때만 해도 문창극 총리 후보 지정, 유족 외면, 해경 해체와 같은 이슈를 만들어낸 장본인이다.
그 외에도 한국을 출렁이게 한 수많은 뉴스가 박근혜를 중심으로 보도됐다. 십상시 사건이나 통합진보당 해체처럼 말이다.
- 이런 대통령 필요 없다 (박성미)
- 세월호와 돈 그리고 참 나쁜 대통령 (물뚝심송)
- 정부3.0 보고서(상): 박근혜 대통령 ‘한복’ 정보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자작나무)
- 데자뷔: 40년 전 박근혜 어머니를 죽인 한마디 “가만히 있으라” (자작나무)
2. 김영오 (세월호 ‘유민아빠’)
유족은 박근혜 대통령을 만나고 싶었다. 하지만 박근혜는 유족들을 만나주지 않았다. 세월호 유족 중 한 명이였던 김영오 씨는 단식투쟁을 한다. 이목이 집중됐다. 그리고 수많은 뉴스가 쏟아져 나왔다. 그를 비난하는 뉴스도 덩달아 나왔다. 그는 단식투쟁을 했고, 그로 인해 한국사회의 한 단면을 여실히 보여줬다.
3. 박정근
박정근은 북한 계정의 트윗을 리트윗한다. 그리고 구속된다. 2년 넘게 재판을 받았다. 그 기간 동안 박정근은 사진관을 제대로 열지 못해 재정적인 타격을 받았다. 압수수색으로 정신적 고초를 겪었다.
결과는? 무죄였다. 리트윗하면 구속을 할 수 있는 정부. 압수수색을 할 수 있는 정부. 대한민국 국가보안법이 얼마나 허술하고 시대착오적인지를 보여주는 사건이었다.
4. 토마 피케티(’21세기 자본’)
토마 피케티는 프랑스 경제학자다. 그거 펴낸 ’21세기 자본론’은 전 세계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주 내용은 부가 소수에게 집중되고 이는 부정적인 측면이 많은 사회를 만든다는 것이다. 한국에서도 갑론을박이 일어났다.
5. ‘가만히 있으라’ 용혜인
가만히 있으라는 말에, 가만히 있지 않은 대학생이 있었다. 가만히 있으라는 말에 대항하듯 침묵 행진을 했다. 하지만 지금 그는 재판 중이다. 이 행진이 잘못됐다면서 말이다. 가만히 있지 않겠다는 말에는 다시 가만히 있으라고 하는 정부가 아닐까.
- “가만히 있으라” 용혜인 인터뷰 (민노씨)
- ‘가만히 있으라’ 침묵행진: “우리 가만히 있어도 괜찮을까요?” (용혜인)
- 가만히 있으라: 6월 10일, 거리에서 다시 만납시다 (용혜인)
- 법정에 선 “가만히 있으라”: 용혜인을 위한 탄원서 (김슷캇)
6. 서울의 두 아파트 단지 주민
서울 강남의 한 아파트 단지 경비원이 분신자살을 기도했다. 자신의 노동 환경에 대한 항의를 표하기 위해서. 결국, 분신한 경비원은 사망했다. 직접적인 계기는 주민의 폭언과 모독이었다. 경비원 최초로 산업재해가 인정됐다.
서울의 다른 아파트 단지에선 주민이 힘을 모았다. 단지 내 공동으로 사용하는 각종 비용을 절약했다. 그 돈으로 경비원의 임금을 인상했다. ‘갑질’ 대신 상생을 택했다.
7. 애플에 승소한 오원국
아이폰이 고장 났다. 수리를 맡겼다. 수리비가 너무 비싸 아이폰을 돌려달라고 했다. 회사는 정책상 돌려줄 수 없다고 했다. 아무것도 해줄 수 없다고 했다.
화난 소비자 오원국 씨는 애플을 상대로 소송했다. 그리고 1심에서 승소했다. 하나의 재판을 넘어 한 소비자가 상식에 바탕해 자신의 권리를 당당히 주장하고, 거대 기업을 상대로 대판에서 승리한, 중요한 선례를 만든 사건이었다.
- A/S 맡긴 아이폰5 반환 거부한 애플, “정책상 돌려드릴 수 없습니다” (민노씨)
- 애플의 이상한 A/S, 더 이상한 합의서 (민노씨)
- 오원국 vs. 애플코리아 212일째: 어떤 잊혀진 싸움에 관하여 (민노씨)
- 오원국 vs. 애플: 오원국 1심 승소 “큰 기업으로서 그 책임을 다해야 한다” (민노씨)
8. 신해철
갑작스레 신해철이 사망했다. 그를 추모하는 행렬이 이어졌다. 사람들은 신해철의 노래를 다시 회자했다. 그리고 불거진 그의 사망 원인. 의료사고일까? 살아생전에 많은 이들의 마음을 울린 신해철.
신해철의 죽음은 자본에 의해 왜곡된 의료 시스템이라는 문제를 대한민국 사회에 던지고 있다.
9. 조현아
조현아 사태는 선악 구도가 명확했다. 항공기 내에서는 기장이 모든 결정권을 가지고 있지만, 항공사 부사장이자 오너 일가라는 힘을 빌려 승무원을 내리게 했다.
그리고 그 승무원은 언론을 통해 실상을 알렸다. 언론은 여론의 분노를 그대로 실어 연일 사건을 보도했다. 2014년은 끝나가지만, 여전히 조현아 사건은 진행 중이다.
10. 문창극
문창극은 뉴스에선 자취를 감춘 지 오래지만, 우리 뇌리 속엔 선명하게 박혀 있다. 그는 일본 식민지배와 남북분단이 하나님의 뜻이라고 설파했다. 그 외에도 수많은 말을 남기며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문창극도 한심하지만 이런 사람을 총리 후보로 내세운 정부도 마찬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