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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두기

경남 창원에는 주남저수지가 있습니다. 1980년대부터 일찍이 철새 도래지로 이름을 알렸습니다. 사람들이 일부러 만든 저수지이지만 자연경관이 인공저수지답지 않게 빼어납니다. 왜 그럴까요? 주변에는 드넓은 평야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이 모든 것이 120년 전만 해도 흔적조차 없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창원 주남저수지와 일대 평야가 어떻게 해서 들어서고 만들어지게 되었는지 한 번 알아보았습니다. 모르고 보면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기 쉽습니다. 반면 조금이라도 알고 보면 아 그렇구나 하면서 한 번 더 돌아보고 살펴보는 보람과 즐거움이 더해집니다.

2021년 12월 발행한 창원시의 비매품 책자 ‘주남저수지 이야기-주남저수지의 역사와 생태’에 담았던 내용입니다. 그런데 비매품은 제대로 유통이 되지 않아 사람들에게 충분히 알려지지 않고 누구나 손쉽게 구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시점에 맞추어 일부 내용을 보완해서 열두 차례에 걸쳐 연재합니다.

북부리 팽나무(우영우 팽나무)

  • 대산면 북부리 105

대산면 북부리 동부마을의 야트막한 뒷동산 꼭대기에 우뚝 솟아 있습니다. 멀리서 바라보면 이 나무가 가장 높은 데에서 마을 전체를 내려다보는 모양입니다. 여기 이 팽나무는 오랜 옛날부터 마을 사람들이 해마다 10월에 바치는 당산제의 주인공이었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허리에 왼새끼줄을 금줄로 두르고 있습니다.

텔레비전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 나오면서 전국적인 명성을 얻으면서 우영우 팽나무로 더 많이 알려진 당산나무입니다. 그리고 2022년 8월 드라마가 끝난 뒤에는 드라마 속 스토리 그대로 곧바로 두 달 만에 천연기념물로 지정되기도 했습니다.

북부리 팽나무.

대산평야 일대에서 가장 크고 잘 생긴 노거수라 할 수 있습니다. 가서 보면 굵고 우람한 품새에 눈이 휘둥그레집니다. 울퉁불퉁 우툴두툴한 둥치를 보면 얼마나 오랜 세월을 견디고 버텼으면 저럴까 싶습니다. 나무 아래 펼쳐지는 그늘 또한 상당히 널찍해서 누구라도 찾아와 안기면 바로 품어줄 것 같은 느낌이 절로 듭니다.

노연리 팽나무

  • 동읍 노연리 122

동읍 노연리 용연마을의 뒷동산 중턱에 놓여 있는데 모두 다섯 그루입니다. 가장 큰 나무 앞에 마련되어 있는 제단은 마을에서 해마다 10월 14일에 동제를 올리는 자리입니다. 추수감사제인 셈인데, 제사 음식은 이튿날에 마을 주민들이 나누어 먹는다고 합니다.

마을 아래 조금 떨어진 데서 보아도 좋지만 가까이서 보면 더욱 멋집니다. 나무들 아래에 들어가면 땅을 짚고 버티는 웅장한 줄기와 하늘로 뻗어 오르는 씩씩한 가지들을 두루 감상할 수 있습니다. 그러다 돌아서면 언덕에 나지막하게 둘러앉은 집들과 그 너머 너른 들판이 한눈에 가득 안겨옵니다.

노연리 팽나무.

가술리 플라타너스

  • 대산면 가술리 582-8

대산면 가술리 창원일반산업단지를 벗어나 대방리를 거쳐 산남 마을로 이어지는 회전교차로 옆에 있습니다. 가로수인 듯 무심하게 네 그루가 도로 따라 나란히 서 있는데 제대로 다듬어지지는 않았지만 하늘을 향해 있는 힘껏 가지를 펼친 모습이 시원하게 보기 좋습니다. 앞으로 들판이 펼쳐져 있어 잠깐 앉아서 쉬었다 갈까 싶은 마음이 드는 자리입니다.

가술리 플라타너스.

이밖에 곰탁곰탁 다녀 보면

대산평야 일대만큼 크고 오래된 나무가 많은 고장도 보기 드물 정도입니다. 서 있는 모습은 저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마을과 주민들의 세상살이를 한 자리에 서서 오랜 세월 지켜보아 온 것은 다르지 않습니다.

모산리 느티나무(대산면 모산리 238), 모산리 팽나무(대산면 모산리 202), 일동리 팽나무(대산면 일동리 533), 유등리 팽나무(대산면 유등리 134-6), 유등리 느티나무(대산면 유등리 181-7), 월잠리 팽나무(동읍 월잠리 139-1), 우암리 느티나무(대산면 우암리 180-1)가 모두 그렇습니다.

창원 향토자료전시관

  • 동읍 주남로 93-11

옛날 음반과 교복·교과서·풍금·책걸상과 성적표, 선거포스터와 전화기·휴대전화·삐삐에 타자기·주판까지 갖은 물건이 나와 있습니다. 지금 우리가 쓰는 물건들도 세월이 지나면 문화재가 되는구나 일러주는 민간 전시관입니다. 옛날 주남저수지와 대산평야 일대의 자연과 사람을 보여주는 사진도 볼 수 있습니다. 월요일 휴무. 입장료 없음. 055-256-5066.

창원 향토자료전시관

창원 단감테마공원

  • 동읍 화양리 672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단감나무가 심겨 있고 홍보관·잔디광장·초가동·생태연못·감식초 체험장·과수원·전망대 등을 갖추고 있습니다. 소박한 시골 느낌도 누리고 안정감도 얻을 수 있도록 꾸며져 있습니다. 연중 무휴. 입장료 무료.

창원 단감테마공원. 창원시청 제공.

진영역 철도박물관

  • 김해시 진영읍 진영로 145-1

진영역이 문을 닫게 되자 리모델링해 만들었습니다. 진영역 바로 앞에는 쌀과 나락을 저장하는 촌정농장의 5000가마니 들이 창고가 두 채 있었습니다. 촌정농장의 농산물은 진영역을 통해 부산으로 옮겨진 다음 일본 각지로 팔려나갔습니다.

철길과 역사가 남아 있으며 기관실 장비와 여러 소품들도 전시돼 있습니다. 야외에는 무궁화호 열차 실물과 새마을호 카페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옆에 있는 성냥전시관도 함께 둘러보면 좋습니다. 관람료 무료. 월요일 휴무. 055-344-0799. (끝)

진영역 철도박물관.
🏞️ 생태관광 1번지 창원 주남저수지의 모든 것(연재)
  1. 더 깊고 넓어진 여행, 창원 주남저수지를 아십니까?
  2. 세 군데 저수지의 저마다 다른 멋과 맛
  3. 일제강점 아래 조선인 피땀으로 이뤄진
  4. 그들은 왜 힘들여 단단한 바위를 뚫었을까
  5. 또 다른 주체 동면수리조합과 대산수리조합
  6. ‘일제 지배 덕분론’은 성립되지 않는다
  7. 낙동강에서 양수하고 낙동강으로 배수하고
  8. 주남·동판보다 더 중요했던 산남·봉곡저수지
  9. 외제방·내제방을 쌓고 거기에 수문을
  10. 주천갑문 언덕에는 신사까지 세우고
  11. 멋진 가로수길은 고대 유적으로 이어지고
  12. 그 유명한 우영우 팽나무 바로 여기 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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