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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트’(ACT)소액 주주들의 집단 행동을 지원하는 주주 행동 플랫폼이다.

  • 주주 서한.
  • 탄원서.
  • 주주총회 전자 위임.
  • 소송 위임 서비스 등.

액트 앱 하나로 해결할 수 있다. 주총에 참석하지 못하더라도 모바일로 간편하게 주주권을 행사할 수 있다. 문턱 높았던 주주 운동을 클릭 몇 번으로 간단히 참여할 수 있도록 혁신적 서비스를 출시했다.

이게 왜 중요한가.

  • 지난해 민주당 주도로 1·2차 상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소수·소액 주주 활동 반경이 넓어졌다. 지배 주주들이 소수 주주 목소리를 쉽게 외면할 수 없도록 법 제도가 개선되고 있다.
  • 아직까지 주총 현장에서 나타나는 변화는 더디다. 액트를 운영하는 주식회사 컨두잇 대표 이상목은 “주총에서 의장들이 자의적으로 발언을 제한하는 등 반칙을 범하는 경우가 너무 많다. 법원이 선정한 제3자가 공정하게 주총 심판을 보도록 하자”고 제안했다.
  • 25일 자기주식 소각 의무화를 골자로 한 3차 상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한 가운데, 민주당은 주주가 원하는 인물로 주총 의장을 요청할 수 있다는 취지의 상법 개정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 이상목을 19일 서울 여의도 컨두잇 사무실에서 만났다.
주식회사 컨두잇 대표 이상목이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컨두잇 사무실에서 슬로우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김도연 기자.

이상목은 누구.

  • 1986년생. 서울대 경영학과 졸업.
  • 2014년부터 8년 동안 DB손해보험 자산운용부문 수석으로 근무했다.
  • 2022년 6월 컨두잇 설립했다.
  • DB하이텍 물적 분할 사태를 계기로 소액 주주 활동에 뛰어들었다. 주주들이 앉아서 코 베이는 불합리를 자본 시장에서 걷어내고자 주주들의 목소리를 결집시켰다.
  • 액트 가입자 수는 15만 명. 플랫폼에 인증된 가입자들 누적 자산(보유 주식의 시가 총액)은 25조 원에 육박한다. 액트에서 주주연대 대표가 선출된 종목은 240개. 국내 상장사(2500개)의 10% 수준이다. 단기간에 업계 1위로 치고 올라왔다.

주주들은 바보가 아니다.

— 2022년 7월 DB하이텍 ‘물적 분할’ 이슈가 주주 운동에 뛰어든 계기가 됐다.

“당시 DB하이텍 주가가 8만 원이었는데, 반도체 설계사업부(팹리스) 분사 이슈에 3만 5000원까지 빠졌다. 주주들이 눈 뜨고 당했다. 정황상 지주회사 전환 의무를 피하기 위해 자회사 주가를 의도적으로 누른 것이다. 지주사 전환을 하면 반드시 자회사 지분 30%를 취득해야 한다. 그럼 거금이 필요한데, DB그룹은 돈이 없었다.

‘물적 분할해서 자회사 상장을 검토할 거야’라는 말 자체가 주가에 악영향을 미친다. 알짜 사업을 빼먹을 거라는 얘기로 해석돼 리스크가 주가에 선반영된다. 실제 물적 분할은 통과가 됐다. 주주 가치가 훼손된 상태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편집자 주: 팹리스 사업을 자회사로 물적 분할한 데 대해 DB그룹은 “파운드리와 팹리스 사업을 분리한 건 각각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8일 DB그룹 총수 김준기(창업회장)를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김준기가 공시대상기업집단 등 지정의 바탕이 되는 자료를 공정위에 허위 제출했다는 것이다.
  • 재단 2개와 회사 15개를 DB 소속 법인에서 누락했다는 것으로 공정위는 DB 측이 최소 2010년부터는 총수 일가 지배력 유지 및 사익을 위해 이들 회사를 활용했다고 봤고, 2016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지배력을 행사했다고 밝혔다.
  • 총수 일가 사익에 활용하기 위해 장기간 은폐한 다수의 ‘위장 계열사’가 적발된 것인데 액트가 지적해온 이슈이기도 하다. 이상목은 “우리가 부당하게 회사를 공격한 게 아니라 정당한 문제 제기였다는 걸 증명한 사례”라고 했다.
📌 물적 분할:

기업 분할 방법 가운데 하나. 기존 회사가 특정 사업부를 떼어내 신설 회사를 만들되, 그 신설 회사의 주식을 기존 회사가 100% 보유하는 분할 방식이다.수직적 기업 분할의 형태다. LG화학에서 배터리 사업부를 물적 분할해 설립했던 LG에너지솔루션 사례가 대표적이다. LG화학 주주 사이에선 “배터리 보고 LG화학 주식을 샀는데 배터리 회사가 없어졌다”는 반응이 나왔다.

 

— 액트의 성장 동력은?

“액트를 찾는 사람 대부분은 주가가 올라 행복한 사람들이 아니다. ‘왜 우리 주식만 이렇지’, ‘왜 나만 피해 봐야 하지’ 생각에 액트를 찾는다. 많은 이들은 주주들이 회사에 시비 걸고 있다고 주장하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 반도체 경기 하락 사이클이던 1~2년 전만 해도 삼성전자·하이닉스 주가는 많이 빠진 상태였다. 그렇다고 이들 회사 주주들이 항의 방문하진 않는다. 반도체 사이클이 좋지 않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주주들도 다 안다. 회장님이 일부러 주가를 누르고 있는지, 아니면 정말 경기가 안 좋아서 어쩔 수 없는지.”

대통령이 주식을 권하는 시대.

— 2500개 상장사 중 지배구조에 문제가 있는 기업 비율은?

“개인적으로 70~80%는 문제가 있다고 본다. 우리나라 대기업 가운데 지배구조에서 완벽하다고 자신할 수 있는 기업이 있나? 삼성, 현대, SK, LG 모두 자유롭지 않다. 정도 차이만 있을 뿐이다. 중소기업 상태는 더 심각하다. 별의별 회사가 다 있다. 영업이익이 3억인데 회장 연봉이 50억이다. 회장이 50억을 안 가져갔으면 영업이익이 53억인 회사다. 이런 회사들 반응은 ‘네가 어쩔 건데? 꼬우면 소송 걸든지’식이다. 이런 적반하장 회사, 정말 많다. 주주 입장에서는 속에서 열불이 날 일이다. 본인 친족 회사를 만든 다음 몇 천억을 들이붓는 회사도 있다.”

— 주주들이 달라졌나?

“예전에는 ‘사업하는 사람을 도와야 한다’는 생각에 주주들이 알고도 참았다. 이제는 더 이상 참지 않는다. 회사가 계열사를 도와준다고 하면 예전에는 ‘그래 어쩔 수 없지’ 반응이었다. 지금은 ‘왜 내 회사, 내 주식을 네 멋대로 장난치느냐’고 반발한다. 불합리한 한국 자본시장에 문제의식이 커진 것이다. 액트의 성장 속도는 주주들의 성숙함, 시민의식에 비례한다. 특별한 마케팅 없이 성장했는데, 주주 운동은 마케팅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대통령 이재명. 사진=청와대.
— 주식 참여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서 일까?

“메가 트렌드를 하나의 요인으로 설명할 수 없지만, 주식 투자자가 급증한 것도 주요 요인이라고 본다. 4년 전 창업했을 때만 해도 주식 투자자가 500만 명 수준이었다. 현재는 1500만 명이 넘는다. 과거엔 주식은 부끄러운 일이었다. 도박이나 카지노와 같은 카테고리로 묶였다. 지금은 대통령이 주식 시장을 키워야 한다고 말하는 시대다. 나는 주식 투자자들이 산업 역군이자 애국자라 생각한다. 과거 부끄러웠던 주식이 이제는 당당한 투자 행위가 됐다. 또 부동산에 돈이 몰리는 것보다 훨씬 더 국가적으로 이익이다. 정치권 입장에선 무시할 수 없는 표가 되니까 실제 제도 변화가 이뤄지고 있다.”

— 액트의 주요 성과라면?

DB하이텍, LS, 두산, 하나마이크론, 파마리서치가 기억에 남는다.

  • DB하이텍은 창업 이유이면서 최근 공정위에서도 성과가 확인됐다. 우리가 부당하게 회사를 공격한 게 아니라 정당한 문제 제기였다는 걸 증명한 사례다.
  • LS의 경우 자회사 상장 저지에 성공했고, 두산에너빌리티가 두산밥캣을 두산로보틱스에 염가에 넘기는 것을 저지했다.
  • 반도체 후공정 1위 회사인 하나마이크론 사례에서는 인적 분할을 위해 위임장을 조작한 정황을 문제 삼아 가처분 소송에서 승리, 계획을 철회시켰다. 큰 회사도 위임장을 조작할 수 있다는 충격적 사건이었다.
  • 파마리서치는 사업 회사 지분을 지주사에 현물 출자하는 인적 분할이 주주 가치 훼손으로 문제된 사례였다. 이 역시 우리 문제 제기로 계획이 철회됐다.”

“‘회사 쪼개기’ 못 막으면 주주가치 훼손 반복될 것.”

— 어떤 방식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관철시키나?

“두산에너빌리티는 너무 큰 종목이다 보니 재능 기부 선언을 하고 전념했다. 돈을 받지 않고 내가 분할을 막아 보겠다고 주주들에게 선언한 것이다. 두산에너빌리티 분할·합병이 통과돼 버리면, 나머지 기업도 다 따라할 테니 상징적으로 저지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DB하이텍, LS, 두산, 하나마이크론, 파마리서치도 마찬가지다. 이런 회사들을 막아내지 못하면 주주 가치 훼손이 반복될 것이라는 우려가 컸다. 주주들을 모아 보도자료를 내고 국회도 찾아가고 탄원서도 내고, 주총에서 반대하기 위해 위임장도 모으고…. 발에 땀이 나도록 뛰었다.”

— 이마트에 관해 액트 등은 약 1000억 원 규모(4~5%)의 지분을 결집하여 자사주 소각·비핵심 사업 정리 등을 요구했다. 경영 전략까지 주주가 개입하는 것이 바람직한 주주 행동주의 모습인가?

경영 개입이 아니라 주주 환원에 대한 요구였다고 생각한다.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인 줄 안다’는 말이 있다. 주주 요구를 경영 개입으로 받아들이는 모순은 국회의원이 국민에게 ‘왜 국회의원 권리를 침해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이는 황당함과 다르지 않다. 이사를 뽑은 것은 주주다. 매년 또는 3년마다 주주로부터 선출된 자들이 이사가 된다.

경영진은 ‘천부 경영권’을 받은 게 아니다. 이들이 주주 이익을 대변하는 것은 당연하다. 너무나 당연한 자본주의 원리다. 정치인들이 본인을 뽑아준 지역구 국민을 위해 일해야 하는 것과 동일하다. 주주들이 이마트 경영진을 뽑은 건 경영에 충실하라는 거다. 언제 부동산 사라고 했나. 언제 와이너리 사업하라 그랬나. 언제 야구장 지으라고 그랬나. 개인 돈으로 하는 건 뭐라 하지 않는다. 회삿돈을 가지고 그럴 땐 주주들에게 충분히 설명하고 동의를 받아야 하는 것 아닌가? 개입하겠다는 게 아니다. 동의를 받아서 하라는 거다. 합리적 제안과 설명이라면 주주들도 충분히 존중할 것이다.”

—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고려아연 편을 들고 그 대가를 받았다는 등 “소액주주 운동을 돈벌이에 이용한다”는 비판이 나왔다. 이에 관한 입장은?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이라 조심스럽지만, 이미 수사 기관에 ‘액트가 고려아연 소액 주주를 만나거나 만남을 시도한 사실 자체가 없다’는 점을 설명했다. 애초부터 고려아연 편을 들고 공시하고 계약을 맺은 것이고, 정상적인 소액 주주 친화 계약이었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다고 생각한다. 무혐의 처분을 확신하고 있다.”

경영진은 ‘천부 경영권’을 받은 적 없다.

— 1, 2차 상법 개정에 대한 평가?

소액 주주 입장에서는 굉장히 환영할 만한 일이다. 일각에서는 상법 개정으로 바뀐 게 뭐냐고 반발하지만, 법 제도에 대한 인식이라는 게 빠르게 바뀔 수는 없다. 특히 이사의 주주 충실 의무 조항을 넣은 건 큰 의미가 있다. 합산 3% 룰, 집중투표제 의무화, 전자주총 도입 등은 소액 주주 권익을 보호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제도다.”

📌 합산 3% 룰:

원래는 사외이사인 감사위원을 선·해임할 때 최대 주주가 가진 주식과 특수관계인이 소유한 주식을 더하지 않고 각 3%씩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개별 3% 룰’을 적용하고, 사내이사인 감사위원을 선·해임할 때는 합해서 최대 3%까지만 의결권을 인정하는 ‘합산 3% 룰’을 반영했다. 지난해 상법 개정으로 오는 7월부터 사내이사, 사외이사를 막론하고 최대 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을 합산해 3%로 통일했다. 지배 주주 입맛에 맞는 감사 선임이 어렵게 됐다. 

📌 집중투표제:

주총에서 여러 이사를 뽑을 때, 소수 주주가 표를 한 후보에게 몰아 이사 1명을 꼭 뽑을 수 있게 한 제도.

— 법 통과를 앞둔 자사주 소각 의무화는 어떻게 평가하나?

자사주를 경영권 방어로 활용하는 사례가 너무 많았다. 자사주 소각 의무화가 이뤄지면 주주 가치를 높일 거라 전망한다. 경영계가 ‘경영권 방어’ 이야기할 때 답답함을 느낀다. 그들은 회사와 소액주주연대가 반대 입장일 거라 단정한다. 외부 행동주의 펀드가 공격에 나설 때 소액 주주가 회사의 방어막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주주들은 경영진을 존중하고 경영진이 회사 경영을 잘할 것 같으니까 주주가 된 사람들이다. 회사만 잘하면 당연히 지지할 생각이 있는데, 자꾸 자사주로 장난을 치니 문제를 제기하고 싸우는 것이다. 자사주 소각을 의무화하면 싸울 일이 없어지고, 혼란이 줄어들 것이다. 경영권 방어 차원에서도 자사주 소각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경영권 방어, 공격’이 중요한 게 아니다. 주주들은 회사를 잘 경영하는 사람을 지지한다.”

— 과거 인터뷰에서 ‘제3자 의장 선임’을 강조했다. 지금 상법 개정 외에 추가로 필요한 제도가 있다면?

“‘주총 의장 선임 청구권’은 워낙 주총에서 반칙을 많이 하니까 제3자를 의장으로 뽑으라는 요구다. 주총 의장이 마음대로 파행시키는 행태는 막아야 하지 않나? 또 주주 명부에 이메일 주소가 있어야 할 것 같다. 주주 명부에는 어디 아파트 몇 동 몇 호, 이렇게만 적혀 있는데 이들을 모집하려면 하나하나 다 찾아가야 한다. 두산 같은 경우 주주 수가 50만 명이고, 삼성전자는 500만 명이 넘는다는 얘기가 있다. 어떻게 다 찾아가나? 주주 명부에 이메일 주소가 있어야 한다.”

— 상속세가 주가를 억누르는 구조적 원인이라는 지적도 있다. 상속세 제도에 대한 생각은?

“소액 주주 운동을 하는 사람으로서 주주들을 대변해 말씀드리자면, 상속세를 낮춰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 상속세가 너무 높다 보니 주가를 누를 유인이 매우 커진다. ‘주가 누르기 방지법’도 이 부분을 개선하는 면이 있다. 한미사이언스에서 분쟁이 일어난 것도 이 문제가 크게 작용했다.

아버지가 100을 물려줬는데 주가가 30% 하락하면 70이 되고 여기서 세금 60을 내면 10 밖에 안 남는다. 주가 40% 떨어지면 남는 게 없다. 주가가 반토막 나면 오히려 아들이 빚을 져야 한다. 물론 주가가 떨어지지 않게 잘해야 하지만 세금으로 60%를 가져가는 건 징벌적 요소가 있다고 본다. 1차로 법인세를 낸 이들에 대해 다시 세금을 매기는 과정인 만큼 조금 낮춰주는 게 낫지 않을까. 소액 주주들은 대개 이렇게 생각한다.”

📌 주가 누르기 방지법:

이소영(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5월 발의한 ‘상속세 및 증여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뜻한다. 주가순자산비율(PBR) 0.8배 미만 상장사 주주가 주식을 상속·증여할 때 상속 지분을 주가가 아니라 비상장회사 평가 방식(공정가치평가)으로 과세하는 내용이 주요 골자다. 대주주가 세금 덜 내기 위해 주가를 일부러 낮추는 걸 막으려는 법안이다. PBR이 0.8배 미만인 기업, 즉 주가가 낮은 기업은 주가가 아니라 회사 자산 가치에 비례해 세금이 매겨지기 때문에 어떻게든 주가를 높일 유인이 생긴다.

주식회사 컨두잇 대표 이상목이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컨두잇 사무실에서 슬로우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김도연 기자.

빚내서 환원하는 미국? “경영진·주주간 신뢰를 주목하라.”

— 민주당 세제 개편을 어떻게 평가하나? 주식 양도소득세 과세 대상인 대주주 기준을 10억 원으로 강화하려 했다가 주주들 반발로 현행 50억 원으로 유지키로 했다. 전반적으로 주식시장 활성화를 위해 세제를 완화하는 방향이다. 물론 당 일각에서는 금융투자소득세를 다시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민주당 내에서도 갑론을박하고 있는 것 같다. 현 정부 세제 개편 방향은 옳게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배당은 결국 지배 주주가 키를 쥐고 있다. 이 사람이 결정해줘야 배당이 이뤄진다. 세제 유인을 통해 배당 성향을 높이려는 고심이 느껴진다. 이소영 의원이 배당 성향을 높이고 주주 환원을 촉진하는 세제 개편을 추진했던 것이나 상속세를 주가가 아닌 PBR 기준으로 부과하는 법안을 발의한다든지, 자본시장 메커니즘을 잘 이해하고 접근하는 느낌이 분명하다.”

— 주주 자본주의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작지 않다. 학자로는 장하준 런던대 경제학 교수가 대표적이다. 한국 자본시장이 미국처럼 빚 내서 배당하는 등 주주 환원에 잠식 당하는 상황을 우려한다. 한국도 미국이 겪고 있는 극단적 주주 자본주의 폐단을 피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나는 신뢰 문제라고 생각한다. 미국이니까 그렇게 할 수 있는 거다. 미국은 유상 증자에 대해 주주들의 피해 의식이 없다. 우리나라에서 유상 증자를 하면, 주주들은 대주주가 돈을 뺏어간다고 생각한다. 유상 증자는 투자를 받는 것이다. 사업이 잘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우리의 경우 상장사가 유상 증자를 하겠다고 하면, 대주주가 소액 주주 돈을 뺏어간다고 평가 받는다. 지배 주주들이 주주 환원을 일절 하지 않으니까. 주주 입장에서 절대 내 주머니로 돈이 안 들어온다고 생각하는 거다.

미국의 경우 기업 실적이 좋아지면 주가가 오른다. 우리는 실적이 높아지면 주주들이 팔고 나간다. 기업이 번 돈은 절대 내 주머니로 들어오지 않는다는 걸 잘 알아서다. 어차피 회장님 주머니에 들어갈 테니 나는 호재를 이용해 주가를 팔고 나가는 게 낫다고 판단한다.”

— 신뢰 회복이 시급하다?

신뢰가 완전 무너져 있는 상태다. 주주 환원율 제고가 기업의 장기 투자를 저해하는 게 아니다. 오히려 기업이 장기적으로 생존하기 위해서는 환원을 통해 신뢰를 쌓아야 한다. 경영진이 ‘나중에 사업이 잘돼서 돈이 필요하면 그때 유상증자를 말씀드리겠다’고 하면 주주들도 ‘우리 기업은 돈을 벌면 나한테 나눠주는구나’ 믿음이 생긴다. 미국이 빚을 내서 주주 환원하는 것도 회사·주주 간 신뢰를 무너뜨리지 않으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 올해 주총 시즌에 집중하고 있는 종목이나 이슈가 있다면?

“DB하이텍과 하나마이크론일 것 같다. 앞서 말한대로 DB하이텍은 공정위가 문제를 지적한 부분이 있다. 하나마이크론 주총에서는 위임장 조작 사태에 관해 문제를 제기할 생각이다.”

‘주주 재갈 물리기’ 소송 두려운 이유.

— 주주 행동주의 공세가 날카롭고 거세지면서 기업 대응도 변화한 부분이 있나?

“슬랩(SLAPP)소송을 제기하기 시작했다. 기업이 공공 참여나 비판적 발언을 억압하기 위해 악의적으로 제기하는 소송을 말한다. 회사가 일부러 소액주주연대 대표나 개인에게 소송을 건다. 승소 목적이 아니다. 회사가 재력으로 소송을 3~4년 끌고 가면 주주는 견딜 수가 없다. 해외에서도 슬랩소송은 논란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슬랩소송이 제기되고 있다. 회사가 주주 상대로 형사 고소하는데, 경찰서에 불려간 적 없는 사람이 수사기관 조사를 받는다는 것 자체가 상당한 압박이다.”

—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해 개인 투자자가 부자 되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그 세상이 왔다는 걸 어떤 지표로 확인할 수 있을까?

멀티플(multiple·기업 가치를 특정 재무 지표에 곱해 추정하는 배수)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를 테면 PER* 배수가 미국이 20배인데, 우리가 10배 밖에 안 된다거나 PBR이 비교 대상 국가는 2배인데, 우리는 0.5배 밖에 안 된다고 하면 코리아 디스카운트 상태다. 한국의 멀티플 수준이 선진국 평균이라면 코리아 뉴트럴이라 볼 수 있고, 더 높아지면 그때가 코리아 프리미엄에 접어드는 순간일 것이다.”

📌 PER:

주가수익비율(Price Earnings Ratio). 주가를 주당순이익(EPS)으로 나눈 값. 기업의 주가가 순이익에 비해 얼마나 비싼지 알 수 있는 지표. 일반적으로 PER이 10 이하인 경우 저평가된 주식, 10보다 높을수록 고평가된 주식으로 해석된다. 

📌 PBR:

주가순자산비율(Price to Book-value Ratio). 주가를 주당순자산가치(BPS)로 나눈 지표. PBR이 1보다 낮다면 저평가, 높다면 고평가됐다는 의미. 장부 가치에 비해 실제 시장 가격이 얼마나 낮은지, 높은지 보여준다.

— 끝으로 남길 메시지가 있다면?

주총 의장 선임 청구권이 시급하다. 이강일 의원(민주당)이 발의하기도 했지만, 많은 이들의 공감과 관심이 필요하다. 주총 현장에서 느끼는 어려움 가운데 하나는 의장의 불공정성이다. 소액 주주에게 유리한 제도를 만들자는 게 아니다. 법원이 선정한 제3자가 공정하게 주총 심판을 보자는 것이다. 공정한 심판 관할 아래 표에서 진다면 할 말 없는 거다. 인정하고 다음에 더 준비를 잘하면 된다. 지금은 의장들 반칙이 너무 심하다. 반드시 바뀌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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