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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연 인터뷰] 교육 3주체 학생, 교사, 학부모. 학생은 경험할 기회를 잃고(지난 4월 대통령의 ‘소풍’ 논란), 교사는 민원에 시달리며, 학부모는 ‘빌런’으로 악마화한다. 어떻게 문제를 풀어야 할까? (⌚6분)

천하람(개혁신당 의원)은 지난 4월 대정부질문에서 초등교육 현장에서의 ‘악성 민원’ 문제를 의제로 꺼냈다. 소수 학부모가 제기하는 과도한 민원이 교육 현장을 무너뜨리고 있다는 진단이다.

악성 민원에 고통을 호소하는 교사들의 제보는 의원실에 “전화번호부 두께”로 쌓였고, 추락한 교권을 제고해야 한다는 사회적 여론도 확산됐다.

넷플릭스 드라마 ‘참교육’ 인기와 맞물려 교권·악성 민원 문제는 올여름 가장 뜨거운 교육 의제가 됐다. 7일 오후 국회에서 천하람을 만났다.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이 7일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슬로우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김도연 기자.

이게 왜 중요한가.

  • 천하람 의원실 조사 결과, 전국 312개 초등학교가 점심시간이나 방과 후에 축구 등 스포츠 활동을 금지하고 있었다.
  • 부산의 경우 전체 303개 초등학교 가운데 105곳(34%)이 금지 조처를 내렸다. 서울도 전체 605개 초등학교 중 101개 학교(16%)가 점심시간 스포츠 활동을 금지하고 있다. 작지 않은 비율이다.
  • “선생님들 말을 들어보면, 문제 핵심은 민원이다. 우리 애는 왜 축구팀에 안 끼워주느냐, 왜소한 우리 아이는 소외될 수 있다, 그러다 우리 아이가 다치면 책임질 거냐. 축구 하나에 민원이 쏟아진다. 특히 점심시간엔 선생님이 급식 지도를 해야 하는데, 그 와중에 운동하다가 사고라도 나면…. 선생님들로선 도저히 대응할 수 없는 거다.”

“우리 애는 이기는 팀에 넣어 달라.”

  • 황당한 학부모 요구가 빗발친다. “내일 운동회 날인데, 자기 아이를 이기는 팀에 넣어 달라고 민원 넣는 학부모도 있었다.”
  • “민원 수준을 넘어 선생님을 집요하게 괴롭힌 사례가 적지 않았다. 어떤 학부모들은 온 가족을 동원해 악성 민원을 반복적으로 제기했고, 소송도 불사하면서 수년간 스토킹 수준으로 선생님을 괴롭혔다.”
  • “단순하게 민원 문제로 봐서는 안 된다. 적어도 선생님이 학생을 가르칠 수 있는 분위기가 만들어져야 하는데, 시끄러운 소수가 교육 현장을 뒤흔들면서 최소한의 원칙과 규율이 다 무너졌다.”
축구하다 아이가 다치면 누구 책임이다? 교사 책임이다! 게티이미지.

왜 이렇게 됐는가.

  • 천하람은 “다른 학생의 학습권을 침해하는 학생들을 제재할 수 있는 도구가 없다”고 지적했다.
  • “학생 인권은 보호해야 한다. 그와 동시에 타인의 학습권을 침해하는 학생을 교권이 어떻게 제지할 수 있는지 고민해야 했다. 자신의 권리를 넘어 다른 학생 또는 선생님의 인권을 침해할 때는 제재하는 수단이 필요하다. 당국과 전문가들은 학생에게 폭력을 가하던 그 시절 학교 현장만 생각하고 교권 보호 중요성을 간과했다. 지금은 선생님이 학습권 침해 학생에게 복도에 나가 손 들고 있으라고 하면 바로 정서적 아동 학대로 고소당하는 시대다.”
  • 한국은 교육감을 선거로 뽑는다. 천하람은 “책임져야 할 분들 상당수가 선출직이다 보니 민원이라면 무조건 해결해 주는 쪽으로 행정이 이뤄진다”고 지적했다. 민원 처리 실적이 인사 평가 기준인 교육 현장, 민원을 수천 건 넣어도 무료인 민원 시스템이 악성 민원인을 방치하게 만든다.

여전히 학부모 민원 직접 상대한다.

  • 2023년 서이초 교사 죽음은 ‘악성 민원’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을 높였지만 학교 현장에선 달라진 것이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1일 발표한 자체 조사를 보면, 교사 10명 중 8명은 여전히 학부모 민원을 직접 상대하고 있었다.
  • 교육청은 일선 학교 교장과 교감, 행정실장 등을 중심으로 학교 민원 대응팀을 꾸려야 한다는 매뉴얼을 만들었지만, 천하람은 “민원 ‘대응’팀이 아니라 민원 ‘전달’팀”이라고 비판했다. 교감, 행정실장들이 ‘사안을 제일 잘 안다’는 이유로 담임 선생님에게 민원을 다시 넘긴다는 것이다.
  • “민원 대응팀이 민원인과 끝까지 소통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식으로 작동해야 하는데, ‘담임 선생님이 적당히 마무리하시면 안 되느냐’고 되돌아오는 구조가 문제다. 한국 특유의 연공서열 문화가 ‘책임 떠넘기기’로 나타나고 있다. 요즘은 단순 민원이 아니라 아동 학대 고소, 손해배상 청구 등 송사로 이어지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이 단계에서는 그 누구도 도와주지 않는다. 선생님에게는 방패가 필요하다.”
게티이미지.

교사 소송 국가 책임제, 왜 필요한가.

  • 천하람은 ‘교사 소송 국가 책임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100건의 고소·고발이 들어와도 실제 선생님이 처벌받는 건 한두 건뿐인데 불필요하게 경찰서를 오가며 명예와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는다”는 것이다.
  • 선생님이 정상적 교육 과정에서 학부모로부터 고소·고발을 당했을 때, 교육청 소속 변호사가 경찰서 출석 등 초기 대응을 담당하자는 것이다. 선생님이 경찰서에 불려 다니는 일은 없게 하자는 취지다. “절차적 방어막만 잘 설치해도 민원과 소송에 대한 두려움이 상당 부분 줄어들 것”이라고 기대했다.

‘공짜 민원’을 없애자.

  • ‘유상 민원제’도 검토하고 있다. 천하람은 “민원을 아무리 넣어도 비용이 0원이니까 남용하기 마련”이라며 “연간 일정 건수, 이를테면 1,000건을 초과하는 민원인에게는 실비를 부담케 하는 방안도 구상 중”이라고 했다.
  • 앞서 천하람은 소음·진동관리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아이들의 목소리는 소음이 아니다”라는 취지로, 운동회나 체육 수업, 어린이집 보육 활동 중에 발생하는 통상적 소음은 규제 대상에서 제외하자는 내용이다. 경찰청은 천하람과 적극적으로 협의한 뒤 학교 운동회 소음과 관련한 112 신고가 들어와도 현장 출동을 자제한다는 지침을 마련했다.

‘참교육 교권보호국’ 필요할까.

  • 최근 넷플릭스 드라마 ‘참교육’이 화제였다. 무너진 교권을 회복하기 위해 교육부 산하 교권보호국 소속 감독관들이 영악하고 폭력적인 불량 학생과 악성 부모들을 물리적으로 응징하는 내용이다.
  • 안민석(경기교육감)은 교권보호국에서 착안한 ‘교육활동보호국’을 교육감 직속으로 신설할 계획이다.
  • 천하람은 “드라마 보고 함부로 조직을 만들 것은 아니지만, 장기적으로 교육 현실을 고민하는 기구라면 정치권도 논의할 수 있다”며 “아이들의 학습권이 무너지는 상황을 바로잡는 전담 부서는 필요하다”고 밝혔다.
‘참교육’ (2026, 넷플릭스) 중에서.

교도소까지 퍼진 ‘민원 공화국’ 민낯.

  • 학교뿐 아니다. 교도소도 민원에 몸살을 앓고 있다. 재소자들이 과도한 정보 공개 청구나 민원을 무기로 교도관들을 통제하려 든다는 것이다.
  • 천하람은 “재소자들이 밥이 맛없다거나 약을 제때 안 준다면서 교도관들을 시종처럼 부리고, 원하는 서비스가 이뤄지지 않으면 민원을 넣는다. 어마어마하게 많은 민원이 교도관들한테 들어오고 있다”면서 “민원 해결이 안 되면 인사 평가에 불리하다 보니 교도관들이 완전히 재소자 민원에 끌려다니고 있다”고 전했다.
  • 실제 재소자가 교도소에 민원을 내면 교도관은 반드시 재소자와 면담하고 답변서를 써야 한다. 재소자가 청구하는 행정 심판도 마찬가지다. 얼토당토않은 민원과 행정 심판에 교도관들이 위축되는 이유다. [관련 기사: 욕설 민원도 상담하고 답변…제도 악용에 교도관만 고통] ‘권리 보호’를 위해 만든 선의의 제도와 법안을 소수가 악용하는 행태가 한국 사회 곳곳에 뻗어있다.

국회 후반기는 국방·운영위.

  • 후반기 국회 천하람은 국방위원회와 운영위원회에서 활동한다. 운영위는 청와대를 관할한다는 점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충돌도 벌어질 수 있다.
  • 천하람은 “방위 산업 등 국회의원으로서 지원할 역할은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초급 간부 처우 문제, 예비군 사망 사건, 군대 내 가혹 행위 등은 제대로 살펴보고 감시할 것”이라고 했다.
  • 다만, 그는 후반기 국회의 협치를 어둡게 전망했다.
  • “의석이 압도적인 여당이 또다시 우격다짐으로 각종 법안을 밀어붙일 거로 생각한다. 국회라면 서로 주고받는 게 있어야 하는데, 타협과 절충이 실종됐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국민은 민주당에 회초리를 들었지만 여전히 민주당은 자기들끼리 검찰의 보완 수사권을 놓고 폐지하느냐, 마느냐로 싸우고 있다. 후반기 국회 모습이 좋을 것 같지 않다. 국회의 강 대 강 대치 속에서 거대 양당이 놓치고 있는 것들을 우리가 제대로 챙길 생각이다.”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이 7일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슬로우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김도연 기자.

천하람은 누구.

  • 1986년 대구 출생. 전남 순천에서 변호사이자 정치인으로 활동.
  • 고려대 법학과, 동 법학전문대학원 졸업. 제1회 변호사 시험 합격. 김&장 법률사무소 근무.
  • 지식경제부(현 산업통상부), 근로복지공단에서 공익법무관 근무.
  • 은평메디텍고등학교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 위원, 대법원 사법행정자문회의 사법정책분과위원회 위원, 대한변호사협회 법제이사 등 역임.
  • 2020년 21대 총선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소속으로 전남 순천 갑 지역구 출마했지만 낙선.
  • 22대 총선 개혁신당 비례대표 후보 출마 후 당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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