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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2013년 11월의 일입니다. 오원국 씨는 ‘부분 수리’가 가능하다는 말을 믿고, 아직 구입한지 1년이 되지 않은 아이폰5를 지역 애플 서비스센터에 맡겼습니다. 하지만 수리를 맡긴 지 5일 만에 부분 수리가 불가능하다며 34만 원을 내고 리퍼폰을 가져가라고 애플 측은 오원국 씨에게 통보했습니다.

오원국 씨는 “리퍼폰은 됐으니까 내 원래 폰이나 돌려주세요”라고 답했습니다. 아직 오원국 씨는 ‘아이폰5’를 돌려받고 있지 못합니다. 이유는, “애플의 정책상 돌려드릴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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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 맡긴 아이폰5 반환 거부 사건, 기억하십니까?

모든 것을 영원히 기억할 수는 없습니다. 때론 잊어야 할 기억들도 있습니다. 또 다른 세월 속에 놓아야 할 기억도 있습니다. 하지만 세월호를 잊겠습니까? 그럴 수 없고, 그래서도 안 됩니다.

한 소비자의 억울한 사연에 많은 분들이 함께 분노했습니다. 제 일처럼 격려하고, 제 일처럼 관심을 주셨습니다. 그것으로도 아주 고마운 일입니다. 그 관심과 기억을 내내 붙들고 있어달라는 것, 무리입니다. 인정합니다. 그래서 다시 펜을 듭니다. 왜냐하면 이 싸움 역시 이대로 잊혀져선 안 되기 때문입니다.

212일째

오늘로 애플코리아가 오원국 씨의 아이폰5의 반환을 거부한 지 꼭 212일째입니다. 여전히 오원국 씨는 자신의 아이폰5을  돌려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이폰은 어디론가 사라졌습니다. 그렇게 사라진 아이폰의 소재를 설명해주는 사람은 누구도 없습니다. 사람들의 관심도 줄어들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동안에도 여러 가지 일들이 있었습니다. 오원국 씨는 외로운 싸움을 계속 중입니다.

조정절차 종료: 강제조정문, 오원국 애플 모두 거부 

지난 5월 2일, 민사 조정신청 관련해 광주지방법원으로부터 아래와 같은 강제조정문을 받았습니다.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1. 피신청인(애플)은 신청인(오원국)에게 2014년 5월 31일까지 1,000,000원을 지급하라.
2. 신청인은 피신청인으로부터 위 제1항의 금원을 지급받으면 신청인의 휴대폰 반환청구를 포기한다.
3. 조정비용은 각자부담한다.

– 광주지방법원 강제조정문 중에서

이 조정문을 오원국 씨도 거부(이의신청)했고, 애플도 이 법원 조정을 거부했습니다. 이제 사건은 민사소송으로 전환해 소송이 진행 중입니다.

아이폰5 횡령 사건 접수 조사 진행 중 

오원국 씨는 민사 소송과 더불어 형사 사건으로도 이 사건을 신고했습니다. 애플코리아가 오원국 씨 소유의 아이폰5을 돌려주고 있지 않으니까요. 반복하지만, 애플이 아이폰5의 반환을 거부하는 유일한 이유는 “정책상 돌려줄 수 없습니다”라는 그 하나입니다. 이것이 과연 정당한 이유라고 볼 수 있는지, 아니 정당한지 여부를 떠나 상식적으로 말이 되는 이유인지는 독자 여러분께서 판단해주시기 바랍니다.

현재 사건은 강남경찰서에서 광주로 이송됐습니다. 오원국 씨에 따르면 담당 형사가 “사건 종결하지 않을테니 걱정하지는 마라”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사건의 귀추를 슬로우뉴스도 관심있게 지켜보겠습니다.

경실련 소비자정의센터도 나선다

경실련 소비자정의센터도 애플 A/S 사건을 다루고 있습니다. 현재 소비자정의센터 위원인 최수진 변호사가 애플수리약관에 관한 내부 심사를 완료했고, 공식적으로 공정위에 약관심사를 청구할 예정입니다. 다음 주 중으로 약관심사 청구가 완료되지 않을까 전망합니다. (저는 소비자정의센터 운영위원으로 참여 중입니다. 제가 이 사안을 공식 제안했습니다.)

애플 수리약관에 관한 공정위 심사 청구의 주요경과와 결과 역시 오원국 씨 사건과 마찬가지로 꼭 끝까지 기록해 독자들께 전하겠습니다.

“스스로 돕는 자가 돕는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하지만 홀로 200일 넘게 큰 기업을 상대로 싸움을 계속하는 일. 쉽지 않은 일입니다. 어쩌면 어리석은 일입니다. 그 기회비용을 생각해보십시오. 정당함은 확신하지만 현실에선 이길 수 있을지도 장담할 수 없는 싸움입니다. 서류 정리하고, 경찰서에 들락거리고, 여기 저기 발품 팔고, 고민하고, 스트레스 받고…… 게다가 상대는 큰 기업입니다. 거기에서 고용한 로펌 변호사를 상대해야 하는 일입니다.

오원국 씨는 이 외롭고 힘든 싸움의 경비를 십시일반으로 도와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썼습니다.

후원금은 이렇게 쓰겠습니다. 제 이름 석자를 걸고 약속합니다.

  1. 후원금은 소송에 필요한 경비로만 쓰겠습니다.
  2. 남은 후원금이 있다면 단 한 푼도 제 사익을 위해 쓰지 않고, 소비자를 위해 일하는 곳에 기증하겠습니다.

당당한 소비자의 힘을 보여주도록 여러분도 함께 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애플코리아 부당 A/S 소송 후원하기

소셜펀치 애플
오원국 씨가 소셜펀치에 개설한 [애플 부당 A/S 소송 비용 모금함] 10만 건 이상 읽힌 관련 기사들의 반응과는 대조적으로 후원함은 초라하기만 합니다.
이 싸움은 어떤 싸움입니까? 광주에 사는 오원국이라는 어떤 사람, 나와는 상관없는, 어찌 보면 바보 같은 사람의 싸움입니까? 아니면 당신의 싸움, 아니 우리의 싸움입니까?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합니다. 오원국 씨의 힘든 싸움을 함께 하는 일, 그 일은 우리 스스로를 돕는 일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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