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현장에서 클라우드의 이용은 세 가지 관점으로 나뉜다.
- LMS[footnote]교육 과정, 학습 및 개발 프로그램을 관리하고, 기록하고, 추적하며, 종합 보고서를 만들기 위해 활용하는 소프트웨어 애플리케이션[/footnote]와 같은 교육 관리를 위한 시스템
- 효과적인 교육 콘텐츠 전달 효율 또는 학습 효과를 높이거나, 가끔은 교육 대상 자체인 각종 소프트웨어 도구
- 교육 콘텐츠 자체의 저장 및 전달
교육 콘텐츠는 이미 존재하거나 학습을 위해 교육 공급자인 교습자가 새로 만든 콘텐츠와 학생이 만들어낸 결과물을 포함한다.
교육 도구로서의 클라우드
교육의 도구로서 클라우드가 좋은 이유는 학교 입장에서 비용이 절감되기 때문이다. 이전에 사용하던 PC 기반의 환경은, 지속적인 하드웨어 비용의 증가, 소프트웨어 라이선스 및 유지 보수비용의 증가, 운영체제 락인(Lock-in) 효과[footnote]새로운 제품이 나와도 소비자가 다른 제품으로 소비를 전환하지 않고 기존 제품이나 서비스에 머무는 현상[/footnote]가 만들어내는 도구 선택의 제약이 문제였다. 클라우드 기반의 도구는 로컬 환경에서는 기본적으로 브라우저만 필요하기 때문에 절대적인 하드웨어 비용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교육 운영비용의 절감을 기대할 수 있다.
글로벌한 IT 인프라가 클라우드 기반으로 빠르게 옮겨가고, 소프트웨어 비용 모델이 패키지에서 서비스 방식으로 바뀌고 있다. 교육 환경도 절대 예외가 아니다. 교육 현장에서 패키지 형태로 구매하여 사용하던 소프트웨어 도구들은 이미 대부분 클라우드/SaaS 방식의 옵션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 초중고, 대학에서 코딩 교육이 많이 이루어지면서 국내에서 IDE개발 도구의 클라우드화가 상대적으로 빠르게 이루어졌다.
클라우드 통합 개발 환경(IDE)
클라우드 IDE(Integrated Development Environment; 통합개발환경)는 에디터, 버전 관리, 컴파일러, 프로젝트 빌드 등 데스크탑 환경에 각각 설치해야 했던 모든 개발도구를 클라우드로 이전하고 브라우저상에서 모든 개발이 이루어지도록 한다. 다양한 개발 도구를 로컬 시스템에서 세팅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교육 환경에 따른 모든 불편을 일거에 해결해준다.
클라우드 IDE 시장에는 AWS Cloud9, Codeanywhere, RedHat이 인수한 Codenvy, 오픈소스 클라우드 IDE인 Koding 등 많은 제품이 나와 있다. 국내에도 오픈소스 프로젝트로 시작된 GoormIDE가 서비스를 하고 있다. 구름(Goorm)은 클라우드 기반 소프트웨어 교육 환경인 GoormEDU, 온라인 코딩 테스트 환경인 GoormTest 등 소프트웨어 교육에 필요한 여러 서비스들을 같이 제공하고 있다. 구름 이외에도 코드온웹(CodeOnWeb), 프로그래머즈(Programmers), 코드윙즈(CodeWings) 등이 코딩 교육/테스트를 클라우드 기반으로 서비스를 하고 있다. 프로그래머즈는 좀 더 커리어 관리 기능, 코드윙즈는 동영상 기반 멘토링에 특화되어 있다.
대부분 클라우드 IDE들은 거의 유사한 기능으로 발전하였다. 다양한 개발 언어, 에디터, 실행 환경을 지원하며, 일부 언어에 대한 GUI 실행 환경, 다양한 클라우드 환경에 맞는 배포 및 원격 디버깅을 지원하고, 깃(Git), 깃허브는 물론 이슈 트래킹, 다양한 애자일 방식의 개발 지원 도구, 코드리뷰를 지원 기능, 동시 편집 기능 등 오픈소스/협업 개발 실천에 필요한 도구들과의 연동도 가능하다.
클라우드 기반의 IDE라서 더 가능한 실시간 동시 편집 기능(AWS Cloud9에서는 셰어링 어 워크스페이스(Sharing a workspace)라고 부른다.)은 코딩 교육 환경뿐만 아니라 실무적으로도 소프트웨어 개발자의 개발 역량 개선에도 효과가 좋은 페어 프로그래밍 (Pair Programming) 환경을 만들어 주기 때문에 유용하다.
한국의 소프트웨어 업체들은 코드라는 자산의 외부 저장에 민감하여 퍼블릭 클라우드 또는 사용 클라우드 IDE 서비스보다는, 온프레미스 서버 또는 프라이빗 클라우드에서 실행되는 IDE를 선호하는 것으로 보이며, 교육기관의 경우, Cloud IDE의 SaaS 비용 모델이 회계 처리, 예산 구조상 쉽지 않아 교육의 효율 향상에도 불구하고 도입이 더딘 편이다.
아마존, MS, 구글의 클라우드 교육 프로그램
클라우드가 IT 인프라의 대세인 지금, 교육 주제 관점에서도 IaaS, SaaS, PasS 등 모든 형태의 클라우드 서비스는 오픈소스 여부와 상관없이 매우 중요하다. 시장 점유율이 높은 아마존 AWS,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의 클라우드 업체들은 예외 없이 자사 클라우드에 관한 교육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실제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AWS Educate 프로그램은 교습자를 위해 AWS 크레딧은 물론, 수업용 콘텐츠, 교육자 협업 포털 등을 지원하고 있다. 아마존 Inspire는 다양한 주제의 K-12 콘텐츠를 제공한다. ‘교육을 위한 애저 (Azure for Education)’ 프로그램 역시 크레딧과 콘텐츠, 교육용 구글 프로그램은 교육 콘텐츠, G Suite 도구, 구글 클래스룸 등 매우 광범위한 정보와 도구를 제공한다.
최근에는 소프트웨어 교육 열기에 힘입어 AWS,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모두 교육 대상을 적어도 중고등학교 넓게는 K-12 전체로 교육 콘텐츠를 확장하고 있다. 2014년 마인크래프트를 인수하여 교육에 활용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는 2018년에는 클라우드 기반 스트리밍 게임업체인 플레이팹(PlayFab)을 인수해 시작한 xCloud와 같은 환경을 소프트웨어 교육에도 활용할 것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15)
아울러 많은 업체가 클라우드 기반으로 교육과 학습 환경 자체를 바꾸기 위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교육 인프라의 클라우드서비스로의 전환은 비용 감소로 이어진다. 19개의 학교와 4,800명의 학생이 있는 캐나다 농촌 지역의 와일드 로즈 (Wild Rose) 학교 디비젼은 자체 데이터센터를 유지해왔다. 이를 마이크로소프트의 애저 클라우드로 전환한 뒤, 연간 12,000달러의 IT 비용이 절감되었고, IT 직원들이 다른 일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교육 콘텐츠는 기본적으로 동영상 등 미디어 저장, 스트리밍을 위한 클라우드, CDN 환경에, 교육에 필요한 관리 도구(LMS)가 연동되는 환경을 바탕으로 제공된다. 대부분 무크 (MOOC) 사이트들이 그러하며, 위에 언급된 교육 클라우드 환경들도 모두 콘텐츠 인프라를 지원한다. 그 가운데 오픈소스인 Open edX는 2012년 AGPL 3.0 라이선스로 공개되어 지속적인 개발이 지금도 진행되고 있다.
Open edX는 모든 주제의 교육 콘텐츠를 서비스하는 edX의 기반 플랫폼이다. edX는 하버드와 MIT가 만든 비영리 조직으로 4,000개 이상의 대학 수준의 교육 콘텐츠, 그리고 마이크로마스터스(MicroMasters) 프로그램을 위한 대학원 수준의 교육 콘텐츠를 제공한다. 또 여러 학교 및 기관들에 내부사용 전용 및 외부 수강생을 위한 무크 인프라를 SaaS 형태로 제공하고 있다.
최근의 코딩 교육 붐에 따라 많이 사용되고 있는 MIT의 스크래치, 커넥트 재단의 엔트리 등도 EPL(Educational Programming Language) 도구, 즉 스크래치 또는 엔트리 개발과 결과물 공유 환경을 클라우드 환경에서 제공하여 다양한 플랫폼에서의 접근을 허용하고 있다. 동시에 EPL의 다운로드 버전도 제공하여 네트워크 상황이 좋지 않은 환경에서도 교육이 진행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커넥트 재단은 에드위드(edwith)라는 주로 소프트웨어 교육 동영상 콘텐츠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우리나라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정보화진흥원은 2015년부터 클라우드 기반의 전국 초중고를 위한 온라인 SW 교육환경인 디지털스쿨백팩을 제공하고 있다. 현재 1,045개 학교가 이용 중으로, 클라우드 기반으로 운영되어 언제 어디서든 쉽게 접근하여 이용할 수 있다.
EBS 교육방송은 2019년부터 코딩 교육 동영상 콘텐츠, 코딩 연습을 위한 플레이그라운드, 결과물 공유, 커뮤니티 활동을 위한 사이트인 이솦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초중 고등학교에 무선랜 인프라가 잘 보급되지 않아서 클라우드 기반의 교육이나 교내에서의 학습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문제도 아직 있다.
국내 대학들의 클라우드 이용 현황에 대하여는 의미 있는 조사가 이루어진 적이 없다. 소프트웨어 중심대학들을 포함한 많은 대학들이 깃허브와 같은 클라우드 기반 소스 및 프로젝트 관리 도구를 사용하고 있으며, 클라우드서비스인 AWS, 애저 등을 교육과정 내에서 사용하거나, 해당 클라우드서비스의 이용법과 관리 도구 자체도 적극적으로 교육하고 있다.
콘텐츠 관점에서는 대학들이 내부 시스템에서 운영하던 동영상 교육 콘텐츠의 일부를 2007부터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의 KOCW(Korea Open CourseWare)에 제공하여 KOCW에는 15,000개가 넘은 강좌가 분류 등록되어 있다. 이와는 별도로 국가평생교육진흥원(NILE)의 KMOOC이 2015년 만들어져, KOCW의 녹화된 수업 스타일이 아닌, 좀 더 진보적인 거꾸로 학습(플립러닝:Flipped Learning)이 가능한 형태의 교육 콘텐츠가 만들어지기 시작했으며 현재 500여 개의 강좌가 등록되어 있다. 일부 소프트웨어 중심대학의 소프트웨어 전공 교육에서는 학교에서 커버할 수 없는 영역의 주제에 대한 학습을 돕기 위하여 각각 국내, 국외 최고의 개발자 학습 동영상 사이트인 inflearn.com, udemy.com 등의 콘텐츠를 활용하기도 한다.
국내 대학들은 매우 보수적이어서 학사 데이터를 퍼블릭 클라우드에 올리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심한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입시 관련 시스템의 경우, 원서 접수 자체는 외부 서비스를 이용하지만, 그 이후에는 교내 망에서도 분리된 서버에서 처리하는 경우가 많다. 매 학기마다 겪는 수강신청 트래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몇몇 선도적인 대학들이 수강 신청 시스템을 몇 년 전부터 클라우드 환경에서 운용하기 시작했고, 국민대, 연세대, 한양대 등 최근 차세대 시스템을 구축했거나 계획하고 있는 대학들은 기존의 컴퓨팅 자원을 이용한 프라이빗 클라우드 플랫폼, 또는 AWS와 퍼블릭 클라우드 환경으로 전환하고 있다.
교육 환경에서도 클라우드는 대세이다. 학습 자원의 보고이기도 하고, 교육 콘텐츠를 생산하기 위한 서비스의 기반이기도 하고, 효율적인 교육 운영을 위한 IT 플랫폼이기도 하고, 클라우드 자체가 교육의 대상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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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한국정보화진흥원의 지원을 받아 작성되었으며, 클라우드스토어 씨앗 이슈리포트에 동시 게재합니다. (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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