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공유하기

2013 슬로우뉴스 올해의 인물

슬로우뉴스 편집팀이 뽑은 올해의 인물은 권은희와 에드워드 스노든입니다. 두 명 다 올해 국내와 전 세계에 큰 반향을 일으킨 사건의 내부 고발자(whistleblower)입니다.

2013 올해의 인물

[dropcap font=”arial” fontsize=”28″]권은희[/dropcap]는 2005년 경정 특별채용에 합격하고 2007년 제1호 여성 수사과장이 오른 후 2013년 현재 서울 송파경찰서에 근무하는 경찰공무원입니다.

그는 지난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을 조사와 관련하여 당시 경찰의 수뇌부가 수사를 축소 및 은폐하려고 했다고 폭로를 했습니다. 2012년 선거 기간 중 그는 서울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이었습니다. 당시 국정원 직원이 서울 역삼동의 한 오피스텔에서 불법 선거개입을 위한 댓글을 달고 있다는 신고를 받고 수사를 지휘했지만 두 달 만에 송파경찰서로 전보되면서 수사 일선에서 물러났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 경찰의 수사 결과 발표 바로 다음날인 2013년 4월 19일 ‘경찰 윗선의 개입으로 수사가 축소됐다’며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국회 국정조사 청문회와 원세훈 전 국정원장,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서 증언했습니다.

YouTube 동영상

그는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이 지난 2013년 8월 16일 청문회에서 “전화를 건 것은 맞지만, 격려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라는 증언에 대해 “거짓말을 했다”고 말하는가 하면 지난 대선 당시 선거일 바로 전날 밤에 이루어진 경찰 발표에 대해서도 “대선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부정한 목적이었음이 분명하다.”며 “최종 수사결과에서도 보셨듯이 불충분, 객관적이지 못하게 일부 공직선거법 혐의 자료를 모조리 은폐하고, 축소해서 발표한 것이다. 절대 있어서는 안 될 일이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사건 수사 중 겪은 부당함을 밝히지 않았다는 죄책감을 안고 수사과장 직을 수행할 수는 없었다.”고 말했죠.

[dropcap font=”arial” fontsize=”28″]에드워드 스노든[/dropcap](Edward Snowden)은 미국 중앙정보국(CIA)과 국가안보국(NSA)에서 일했던 미국의 컴퓨터 전문가입니다.

그는 2013년 6월 6일 영국의 가디언과 미국의 워싱턴포스트를 통해 놀라운 사실을 폭로했습니다. 미국 NSA가 미국의 9개 인터넷 기업을 통해 전 세계 이용자의 이메일, 채팅, 비디오, 사진, 데이터, 인터넷전화(VoIP), 파일전송 등의 내용을 감시하는 프리즘(공식명칭은 UX-984XN)이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는 NSA가 EU 본부와 미국 주재 38개국의 대사관도 도·감청한 사실을 밝혔습니다.

프리즘(PRISM) 프로젝트에 참여한 기업과 정보의 종류

이와 같은 폭로는 가디언을 통해서도 이루어졌습니다. 2013년 6월 6일 가디언은 NSA가 해외정보감시법(FISA)에 따라 수년 동안 자국의 통신사 버라이즌(Verizon)을 통해 수백만 명의 통화기록을 제공받았다고 보도했고, 6월 9일 전 세계 컴퓨터와 전화망을 감시하는 ‘국경 없는 정보원(Boundless Informant)’ 시스템에 대해 보도를 했습니다. 그 이후에도 이와 같은 전 세계를 아우르는 감시 및 해킹에 대한 사실들이 계속해서 알려졌습니다.

그는 자신의 폭로가 대중의 이름으로 자행되고 대중의 반대편에 있는 일을 대중에게 알리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말했습니다. (출처: 위키백과) 여러 나라에 망명을 신청하고 현재 러시아에 망명 중인 것으로 알려진 그는 지난 2013년 크리스마스에 영국의 채널4에 출연해 프라이버시의 중요성에 대한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습니다.

2013 슬로우뉴스 올해의 사건

2013년 한해 중요한 사건들도 함께 뽑아봤습니다. 중요한 일들이 많았기 때문에 편집팀 내에서도 다양한 의견이 오갔고 그중에서 최종으로 5개 사건을 골랐습니다.

2013 올해의 사건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 올해 1년 내내 정치권을 달군 사건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선거 때 국정원으로부터 어떤 도움도 받은 적 없다”는 발언까지 했지만, 수사가 진전될수록 다양한 국가 기관이 다양한 형태로 참여한 것이 밝혀졌습니다. 이 모든 것이 개인의 일탈이라고 보는 시선도 있고, 조직적인 선거 개입이라는 시선도 있죠. 아직 진실이 전부 드러난 건 아닌 것 같습니다.

미국 NSA 감시 폭로 및 감시 사회 가시화: 미국이 전 세계를 대상으로 광범위한 도·감청을 실시해왔다는 사실이 폭로됐습니다. 제대로 말 한마디 못했지만, 우리나라도 그중 한 나라인 것도 같습니다. 초국적 인터넷 기업이 그 뒤를 도와줬다고 합니다. 2013년 확실히 전 세계가 감시 사회화되고 있음을 느끼게 해준 한 해였습니다.

안녕들 하십니까: 한 대학생이 쓴 대자보 하나가 많은 공감을 불렀습니다. 그는 서슬이 퍼렇게 누군가를 향해 분노를 뿜어내지 않고 자신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이야기하며 주변 사람들에게 진정 안녕하냐고 물었습니다. 그리고 사회 곳곳에서 그 메시지에 응답을 해줬죠.

박근혜 대통령 총체적 난맥상: 2013년은 박근혜 대통령의 집권 1년 차입니다. 하지만 사회 곳곳에서 소통 부재의 징후들이 보이고 있습니다. 복지 정책은 하나둘씩 후퇴하고 있고, 심지어 박정희 대통령이 집권하던 시기를 떠올리는 사람들도 생겼습니다. 내년에는 어떤 모습일까요.

통진당 해산 신청: 이석기 의원이 내란음모로 재판에 회부되었습니다. 재판 결과와 관계없이 그가 속한 통진당은 해산시켜야 마땅하다며 청구안이 통과됐습니다. 사회 곳곳에서는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종북 세력이고 빨갱이라 몰아붙입니다. 대부분의 사람은 북한 없어도 잘 살지만, 이 시대의 누군가는 분명 북한 없이는 살아갈 수 없나 봅니다. 그런데 북한 없이 살 수 없는 그들은 과연 누구일까요.

관련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