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바이의 명가 할리데이비슨(Harley Davidson)이 그 이름에 걸맞는 전기 오토바이를 2018년 11월 6일 선보였습니다.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공개된 라이브와이어(LiveWire)라는 이름의 전기 오토바이는 2019년 판매를 시작합니다.
오토바이의 ‘모델 X’(테슬라)라고 표현해도 과장이 아닌 매력적인 디자인과 ‘소리’를 뽐내고 있습니다. 잘 알려진 할리데이비슨의 우르릉 소리 또는 굉음은 사라졌지만, 인위적으로 만들어낸 전기 오토바이 소리는 미래 느낌을 전달하기에 충분합니다. 동영상에서 직접 감상할 수 있습니다. 맞습니다. SF 영화에서 들을 수 있었던 바로 그 소리입니다.
전기자동차, 소리와 디자인을 바꾸다
내연기관, 동력 전달 장치(Power Train), 배기가스 시스템 등은 자동차가 자동차로 존재하기 위해서 빼놓을 수 없는 구성요소입니다. 자동차 어딘가에는 모터가 있어야 하고, 내연기관 모터에서 발생한 상하 운동의 힘을 회전 운동으로 전환해서 이를 여러 개의 바퀴에 전달하는 일련의 장치가 있어야 합니다. 화석연료 연소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연소 가스를 나름 정화해서 밖으로 쏟아내는 배기가스 시스템, 연소과정에서 발생한 열을 식히는 냉각 시스템 등도 자동차가 작동하기 위해 빠질 수 없는 구성요소입니다. 이러한 요소들을 고려한 상황에서도 자동차 디자인은 지난 125년 동안 쉼없는 변화와 진보를 이뤄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에는 자동차 디자인의 근본 개념을 바꿔놓을 수 있는 시도들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 대표적 예는 오르비스(Orbis)라는 미국 기업이 일본 혼다(Honda)와 함께 개발하고 자동차 구동시스템입니다. 휠 허브(wheel hub)에 전기 모터를 직접 삽입한 형태죠. 1897년 독일 포르쉐가 역사상 최초로 제작한, 하이브리드 자동차에 등장한 이후 사라졌던, 휠 허브 모터(Wheel Hub Motor)가 다시 부활한 것입니다(아래 그림 참고). 그러나 1897년 휠 허브 모터는 내연기관과 함께 작동했기 때문에 구동의 독립성을 가졌다고 평가하기는 어렵습니다.
[dropcap font=”arial” fontsize=”33″]Q.[/dropcap]전기 자동차에 휠 허브 모터가 장착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요?
첫 번째, 자동차 네 개 바퀴는 반드시 서로 연결될 필요가 없습니다. 두 개의 바퀴 내부에 동력 장치를 내장하거나 네 개의 바퀴에 동력 장치를 설치할 수 있습니다. 바퀴 각각의 독립 회전으로 이론적으로는 차량의 360도 회전도 가능합니다. 두 번째, 자동차 디자인에서 큰 변화가 일어날 수 있습니다. 우선 전기자동차에 설치된 중앙 전기모터가 불필요해집니다. 또한, 디자이너는 자동차 디자인의 주요 제약 조건인 동력 전달 장치, 배기가스 시스템에서 자유로워 질 수 있습니다.
자동차 좌석을 좌우에 배치한 이유는 그 아래 동력 전달 장치가 놓여 있기 때문입니다. 프랑스 도시 전기자동차 미아(Mia)는 바퀴 허브 모터를 사용하지는 않지만, 자동차에 대한 상상을 자극합니다. 3인승 자동차인 미아의 운전석은 가운데 위치합니다. 삼각형 모양의 좌석 배열로 뒷 줄의 두 좌석은 보다 넓은 공간을 확보합니다(아래 동영상 참고).
[dropcap font=”arial” fontsize=”33″]Q.[/dropcap]휠 허브 모터에 기초한 택배 자동차는 어떤 모습으로 변할 수 있을까요?
화물 공간이 차체 크기 대비 상대적으로 커질 수 있습니다. 무인화가 가능해지면 차체 크기와 화물 공간이 같아질 수도 있습니다. 디젤 모터에서 쉽게 경험하게 되는 스탑앤고(Stop & Go) 현상도 전기 모터에서는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360도 회전할 수 있는 바퀴는 주차 시 그 효용성이 극대화됩니다. 한정된 공간에 더 많은 자동차의 주차가 가능해 질 것입니다.
새로운 자동차 디자인이 시장에서 통용되기까지 향후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것입니다. 이용자 입장에서 후드(hood)가 사라진 자동차는 불안감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위험은 다양한 실험을 통해 충분히 극복될 수 있습니다(현재의 내연기관 자동차와 전기 자동차의 외형이 비슷한 것은 어쩌면 과도기적 현상일 수 있습니다). 전기에 의해 작동되는 바퀴 허브 모터 개발에 미국, 독일, 일본 기업들이 앞다퉈 뛰어드는 이유입니다.
고용과 공급망(supply chain)의 변화
그렇다고 전기 자동차 또는 전기 오토바이가 만들어 내는 미래가 마냥 아름답지만은 않습니다. 전기 자동차의 생산량이 증가할 수록 기존 완성차 기업의 고용은 축소될 수 있고, 전통 내연기관 자동차의 공급망(supply chain)에 연결된 수많은 하청업체의 미래는 낙관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2012년부터 독일 다임러 벤츠와 금속노동조합연맹(IG Metall)은 공동으로 전기자동차가 가져올 고용 및 산업 효과에 대한 연구를 독일 프라운호퍼 연구소에 위탁해 오고 있습니다. 2018년 연구 결과가 지난 10월 15일에 발표되었습니다. 이번 보고서는 다임러 벤츠와 금속노동조합연맹 외에도 베엠베, 폭스바겐 등도 참여했습니다.
현재 독일 자동차 산업의 직접 고용 규모는 약 84만 명 수준입니다. 이 중 내연기관 및 파워 트레인 관련 직종 종사자 수는 약 21만 명입니다. 다임러, 베엠베, 폭스바겐 등 독일 완성차 기업이 생산하는 완성차 중 순수 전기자동차의 비율 약 25%, 플러그인-하이브리드 비율 15%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2030년, 독일에서 사라지는 자동차 산업 직접 고용자 규모는 10만 명입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배터리 등과 관련해서 새롭게 만들어지는 일자리는 2만5천 명 수준으로 10만 명에서 2만 5천 명을 뺀 7만 5천 명의 일자리가 독일 자동차산업의 직접 고용에서 사라진다고 합니다.
프라운호퍼 연구소의 이번 보고서는 자동차 산업 구조의 거대한 지각 변동을 예고하고 있습니다(이 보고서의 잘못된 점은 배터리를 포함한 전기자동차 구성 요소 및 부품 모두가 독일에서 생산된다는 전제입니다). 독일 경제의 전체 고용 규모가 4천4백만 명 수준임을 감안한다면 7만5천 명은 작은 숫자입니다. 그러나 이 일자리 감소가 특정 지역과 특정 기업에 집중된다면 그 파급력은 결코 작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내연기관과 파워 트레인 관련 공급망(supply chain)에 속한 기업들이 대체 생산을 찾아내지 못한다면 자동차 산업 구조의 변동은 큰 시련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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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roterra and Daimler’s Thomas Built Buses Unveil Electric School Bus: 성장하는 전기 버스 시장과 관련해서 다임러 벤츠가 미국의 전기 버스 기업인 Proterra에 1억5천3백만 달러를 투자한다는 소식도 참조하세요. 미국의 낡은 학교 버스를 전기 버스로 교체하는 사업을 두 회사가 함께 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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