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인스타그램을 공동 창업한 마이크 크리거(Mike Krieger: 인스타그램 CTO)와 케빈 시스트롬(Kevin Systrom: 인스타그램 CEO)은 인스타그램(정확히는 기업으로서 페이스북)을 몇 주 내로 떠나겠다고 2018년 9월 24일 공식 발표했습니다.
공식 발표에서 이들 두 명의 창업자는 “호기심과 창의성(curiosity & creativity)”을 다시 찾기 위해 휴식을 취하고 싶어 회사를 떠난다고 말했습니다. 모호한 표현입니다만, “새로운 일(new things)”을 시작하기 위한 힘도 필요하다고 했죠.
흥미로운 점은 무엇인가?
인스타그램은 기업 페이스북에게 서비스 페이스북보다 점차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분석가들에 따르면, 인스타그램의 2020년 매출은 2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기업 페이스북 전체 매출의 1/4에 해당합니다. 공동 창업자가 물러난 이후 인스타그램은 더욱 강하게 매출 성장의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앞선 매출 전망은 충분히 상향 조정될 수 있습니다.
특히 인스타그램 이용률은 페이스북 이용률 성장이 멈춤 북미와 유럽에서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북미와 유럽은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이 광고 매출의 대부분을 실현하고 있는 시장입니다. 미국 10대의 경우 인스타그램이 페이스북을 앞서고 있습니다.
2018년 7월 페이스북의 2/4분기 실적 발표이후 페이스북 주가가 크게 하락했던 일을 기억하십니까? 주가 하락은 서비스 페이스북의 성장률 정체, 그 주된 이유로 꼽히는 페이스북의 데이터 스캔들의 영향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기업 페이스북 입장에서 천만다행인 것은 ‘인스타그램’은 이용자 다수에게 데이터 스캔들(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 사태)과 무관한 것으로 인지되고 있다는 점이죠. 따라서 인스타그랩은 왓츠앱(Whatsapp)과 함께 기업 페이스북에게 미래를 약속하는 성장판입니다.
공동 창업자가 인스타그램을 떠난 이유?
추측만이 있을 뿐입니다만, 이 추축은 단 하나의 방향을 향하고 있습니다. 블름버그의 사라 프라이어(Sarah Frier)는 “마크 주커버그와의 증가하는 긴장과 갈등(growing tensions)“라고 분석했고, 레코드의 커트 와그너(Kurt Wagner)는 “주커버그의 증가하는 간섭과 통제(meddling & control)에 대한 불만”이라고 해석했습니다. 테크크런치의 조쉬 컨스틴(Josh Constine)은 2017년 주커버그와 이들 공동 창업자 사이에서 인스타그램의 전략 결정에서 ‘독립성’을 두고 갈등이 자주 발생했다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이들 세 명의 기자는 미국에서 명성이 높은 사람들입니다. 이들 세 명이 자신들의 보도에 관한 정확한 출처를 밝히고 있지는 않지만, 그리고 이들 세 명에게 내부 정보를 흘린 페이스북 직원들도 뭔가 꿍꿍이가 있었기 때문이라고도 말할 수 있지만, 주커버그와 인스타그램 공동 창업자 사이의 갈등이 존재한다는 점은 의심할 필요가 없을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떠나는 케빈 시스트롬과 마이크 크리거를 점령군의 수장 주커버그와 맞선 멋진 용사로 인식할 필요는 없습니다. 이 두 명은 2012년 인스타그램을 페이스북에 매각할 때 그 매각 대금의 상당 부분을 ‘페이스북 주식’으로 받았습니다. 기업 페이스북은 2012년 이후 광고 매출의 급상승을 통해 주가를 높여왔고, 이제 인스타그램과 기업 페이스북을 떠나는 케빈과 마이크는 막대한 부를 거머쥐게 되었습니다. 케비과 마이크 입장에서 2018년 9월은 명분과 실리를 모두 찾은 적절한 탈출 시기(the ideal time to exit)였을 뿐입니다.
페이스북의 지배구조: “There is but one King!”
페이스북은 인스타그램 인수 뿐 아니라, 왓츠앱 인수 그리고 오큘러스(Oculus) 인수 때에도 페이스북 주식을 인수 대금의 일부로 지불했습니다. 그런데도 기업 페이스북에서 주커버그의 결정력은 절대적입니다. 이것이 어떻게 가능할까요?
주커버그는 심지어 2015년 12월 자신이 가진 주식의 99%를 매각하겠다고 공언했고, 그 약속을 실현하기 위해 2016년 8월 기부 명목으로 9,500만 달러 상당의 주식을 매각합니다. 정말 자신의 주식 중 99%를 매각하면 주커버그의 지위는 어떻게될까요?
옴 말릭(Om Malik)이 분석한 것처럼, 여전히 주커버그는 기업 페이스북의 절대 권략자로 남아 있을 수 있습니다. 주커버그는 주식 없이도 기업을 지배할 수 있는 방법론을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에서 배워왔습니다. 알파벳은 구글의 창업자인 세르게이 블린(Sergey Brin)과 래리 페이지(Larry Page)의 지배력이 절대적인 곳이죠?
주식은 없는데 기업 지배는 가능하다?
알파벳과 페이스북은 이른바 ‘주식 C’라는 새로운 종류의 주식 카테고리를 창조했습니다. 주식 A는 주식 하나 당 한 개의 투표권을 가진 주식이고, 주식 B는 주식 하나 당 10개의 투표권이 있습니다. 주커버그는 페이스북 주식 B 카테고리의 주식 중 2/3을 가지고 있습니다.
주커버그는 이 주식 B를 주식 C로 전환해서 매각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주식 C는 ‘투표권이 없는 주식’입니다. 주식 C는 투표권을 제외한 모든 권리(배당 권리, 매매 권리 등)가 보장된 주식입니다. 주식 C가 시장에서 거래가 많이 되어도, 아니 주식 C의 수량이 증가하면 증가할 수록 주커버그의 페이스북 지배력은 영원할 수 있습니다.
Be Smart: 매출 중요성이 더욱 강화되는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특정 서비스 및 제품의 미래와 해당 기업의 미래는 구별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나 기업 경영진의 교체는 서비스 및 제품의 미래와 직접적인 관계가 있습니다. 앞으로 인스타그램의 대표를 누가 맡는가에 따라 인스타그램 서비스의 성격의 변화를 겪을 수 밖에 없습니다. 인포메이션(The Information)의 사라 쿠란다(Sarah Kuranda)의 예측처럼, 현재 페이스북 ‘타임라인’을 책임지고 있는 애덤 모세리(Adam Mosseri)가 인스타그램의 새 대표로 지명됐습니다. 모세리는 주커버그와 코드가 일치한다는 평가를 받는 사람입니다.
인스타그램은 앞으로 서비스 페이스북과 서비스 인스타그램의 통합성을 높일 것으로 전망됩니다. 또한, 인스타그램의 광고 노출도 더 많아질 것입니다. 더욱이 2018년 8월 페이스북 경영진 중 한 명이었던 알렉스 스태이모스(Alex Stamos)가 페이스북의 데이터 정책을 비판하면서 페이스북을 떠난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는 페이스북 경영진 구성에서 주커버그에 비판적인 사람들이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음을 뜻합니다. 이들 비판 세력은 주커버그와 달리 페이스북 기업의 이익보다 페이스북 서비스 이용자의 권익에 좀 더 많은 가중치를 두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페이스북 대표 주커버그는 여러 차례 페이스북의 사회적 책임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인류를 연결하고, 이를 통해 세계를 보다 열린 사회로 만들겠다며, “연결은 인권이다(connectivity is a basic human right)”라고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기업을 평가할 때 기업 대표의 말이 아니라 기업의 행위가 기준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페이스북을 둘러 싼 다양한 사회적 그리고 경제적 요구가 있습니다. 그 중 가장 명확한 목소리는 투자자들의 목소리입니다. 페이스북 주주는 더 많은 매출을 요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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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에서 무엇을 배울 것인가?
테슬라의 미래 또는 테슬라의 생존 가능성에 대한 논쟁이 뜨겁습니다. 테슬라의 현재 문제점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생산 문제고, 다른 하나는 엘론 머스크의 대외 발언과 행동입니다.
엘론 머스크는 2018년 8월말까지 모델 3의 주간 생산량을 6,000대로 약속했었습니다. 그러나 8월 마지막 주 생산량은 4,300대에 그쳤습니다. 하지만 2018년 3/4분기 목표치는 50,000대에서 55,000대이기 때문에 굳이 주간 생산량이 6,000대일 필요는 없습니다. 요약하면 테슬라는 주간 생산량 목표치는 달성하지 못했지만, 분기 목표치는 이룰 수 있습니다.
테슬라의 또 다른 약속은 모델 3의 유럽 판매를 2018년에 시작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약속은 지킬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다만 유럽용 모델 3에 필요한 충천 플러그가 생산되기 시작했다는 소식을 전하고 있습니다(Electrek). 따라서 2019년 초 또는 중반부터는 모델 3의 유럽 판매가 시작될 것으로 보입니다.
독일 자동차 완성차 기업은 2018년 2월 테슬라 모델 3를 수입하여 이를 뜯어보는 이른바 리버스 엔지니어링(Reverse Engineering)을 진행했습니다. 이 과정을 통해 두 가지 흥미로운 점이 발견되었습니다.
- 첫 번째는 모델 3의 생산 비용은 평균 28,000달러라는 점입니다. 모델 3의 가격이 35,000달러에서 78,000달러까지임을 고려한다면 모델 3는 충분히 이익을 창출할 수 있습니다.
- 두 번째는 모델 3는 총 2,170개의 배터리 셀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 셀의 코발트 함유량이 업계 평균인 8%에서 2.8%로 크게 줄었다는 점입니다. 코발트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코발트 가격이 상승하고 있는 점을 고려한다면 테슬라는 모델 3의 배터리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생산 기술 뿐 아니라 소프트웨어 능력을 배워야
2018년 5월 미국의 컨슈머리포트(Consumer Reports)는 테슬라 모델 3에 대한 테스트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참고로 컨슈머리포트는 미국 소비자 연합(Consumers Union)이라는 비영리소비자단체가 1936년부터 매달 발행하는 제품 평가 및 비교 저널입니다. 이 저널에 따르면 모델 3의 제동거리는 상대적으로 길었습니다. 이 발표가 있은 직후 테슬라는 모델 3 소프트웨어의 오버더에어(Over-The-Air) 방식 업데이트를 통해 제동거리를 총 20피트(약 6m)를 단축시켰습니다.
안드로이드 운영체계 없는 삼성전자 갤럭시의 탄생과 성장을 상상할 수 없는 것처럼, 테슬라는 자동차에 대한 소프트웨어 제어 및 향상 능력을 자동차라는 하드웨어와 결합하고 있습니다. 전통 완성차 기업은 테슬라에게서 전기차 하드웨어 생산능력을 배워야할 뿐 아니라, 소프트웨어에 대한 능력을 배울 필요가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서 벤 에반스(Ben Evans)의 글(“Tesla, software and disruption”)을 추천합니다.
연합할 것인가 아니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생산자의 운명을 따를 것인가?
2018년 9월초 VW 그룹은 자율주행차 소프트웨어 개발을 공동으로 진행하는 컨소시엄 구성을 제안했습니다. BMW는 즉각 참여 의사를 밝혔습니다. 자율주행 기술에서 앞서가고 있는 구글(알파벳), 테슬라, 우버 등을 추격하기 위한 기업들의 연합이 다양한 모습을 띄고 있습니다. 몇가지 흐름을 나열해 보겠습니다.
- GM은 소프트뱅크의 비전펀드로부터 2018년 5월 자율주행 기술 개발을 위해 투자금 약 23억 달러를 유치했습니다. 소프트뱅크가 중국 알리바바의 최대 주주인 점, 알리바바도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적극 뛰어 들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GM이 중국 테크기업과 연합전선을 구축할 가능성이 존재합니다.
- BMW도 중국의 텐센트와 함께 자율주행 기술 개발을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 도요타는 2018년 8월 우버의 자율주행 기술에 5억 달러를 투자했습니다.
소프트웨어 기술이 결정적인 경쟁 우위임 인정한다면, 한국의 개별 기업에서 각자 진행되고 있는 자율주행 기술 개발 사정은 그렇게 녹록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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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수의 디지털 경제 브리핑
강정수 박사가 바라보는 전 세계 디지털 경제의 풍경을 독자에게 전합니다. 이 연재물의 원문(초안)은 ‘디지털 이코노미’의 ‘이메일링 서비스’를 통해서도 이용할 수도 있습니다.
- 인스타그램의 미래, 테슬라의 생존 가능성
- DHL의 오판, 아마존의 배송 혁명
- 2018년 노벨경제학상과 아마존 규제 논리
- 자율주행, 기술의 진보인가 시장의 확장인가
- 우버의 기업공개, 우버의 경제학
- 전기자동차가 가져올 변화
- 웨이모와 안드로이드: 구글의 시장 지배 가능성
- “바보야, 문제는 소프트웨어야!”: 눈앞에 전기차, 저 멀리 수소차
- 2018 미디어 시장 회고, 그리고 희망은 계획이 아니다
- 미세먼지 특수, 유튜브 수익모델의 진화, 탈내연기관 가속화
- 전기차의 ‘시장 재편’ 조건
- 페북이 ‘웃동’ 실험(LOL) 하는 이유
- 페이스북과 이별해야 하는 이유
- 유튜브처럼 성장하려면? 창작자 보상체계가 중요!
- 아마존, 자동차 산업에 뛰어들다
- 테슬라발 자동차 시장 재편
- 미 해군처럼 생각하지 않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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