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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자동차-스타트업의 전략 투자자

2019년 2월 15일 아마존이 배터리 전기 픽업 트럭을 생산하는 스타트업인 리비안(Rivian)7억 달러를 투자한다는 소식이 알려졌습니다. 리비안이 2018년 11월 LA 오토쇼(LA Auto Show)에서 2020년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하는 배터리 전기 픽업 트럭을 소개한 이후 3개월만에 이뤄진 투자입니다. 리비안 픽업 트럭의 소개 영상을 보시죠.

https://www.youtube.com/watch?v=H7XqPB6-NSA

아마존의 이번 투자는 ‘전략 투자’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첫째, 아마존은 직접 배송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아마존은 텍사스 오스틴에서 5,000대의 차량으로 직접 배송을 테스트해 오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2018년 9월 메르세데스 벤츠의 스프린트(Sprinter)를 2만 대 주문했습니다. 스프린트는 밴(Van) 또는 준중형 트럭으로 분류되며 유럽 및 미국의 물류 배송에 이용되고 있습니다.

아마존의 직접 배송 확대는 배송 차량에 대한 아마존의 구매력 확대를 의미합니다. 이러한 흐름에서 볼 때 아마존은 리비안의 주요 고객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AWS 초기, 아마존 스스로가 AWS의 주요 고객이었던 점과 유사합니다.

아마존 리비안

둘째, 아마존은 리비안 투자 소식이 알려진 2019년 2월 15일 공식 블로그를 통해 ‘탄소 제로 물류’를 약속하고 있습니다. 2030년까지 배송 차량 뿐 아니라 여기에 쓰이는 에너지를 포함해서 탄소 배출을 50% 감축하겠다는 계획입니다. 독일 DHL이 2050년까지 ‘배기가스 제로 물류’를 선언하고 직접 배터리 전기트럭 생산에 뛰어든 것과 비슷합니다. 아마존은 한 발 더 나아가 태양력, 풍력 등 재생에너지 생산에도 직접 참여하며 이를 위해 100여 명의 과학자와 기술자로 구성된 연구팀을 발족시키겠다는 의지도 밝히고 있습니다.

이 두 가지 이유에서 아마존의 리비안 투자는 전략적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아마존은 자동차 산업의 킹 메이커 또는 스스로 킹이 될 수도 있습니다. 참고로 리비안은 레벨3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또 다른 아마존의 자동차 산업 투자 소식이 있습니다. 2019년 2월 7일 알려진 바에 따르면, 아마존과 벤처캐피탈 Sequoia는 공동으로 자율주행 기술기업인 오로라(Aurora)에 5억 3천만 달러를 투자합니다. 오로라는 2018년 1월 CES에서 현대차그룹이 자율주행 파트너로 소개한 기업입니다. 오로라는 2021년까지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 시스템 상용화를 목표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테크크런치(Techcrunch)에 따르면, 오로라는 사람의 이동뿐 아니라 물류 이동 영역에서 수준 높은 자율주행 기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현대차의 파트너인 오로라에 아마존도 투자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현대차의 자율주행 파트너인 ‘오로라’에 아마존과 Sequoia도 공동으로 5억 3천만 달러를 투자합니다(출처: 현대차).

소프트뱅크의 비전 펀드도 2019년 2월 초 자율주행 배송 스타트업인 Nuro에 9억 4천만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습니다. Nuro는 2018년 6월 미국 슈퍼마켓 체인 크로커(Kroger)와 자율주행 배송 실험을 시작한 기업입니다. Nuro와 오로라(Aurora)에 대한 투자는, 스타쉽(Starship), 아마존 스카우트(Scout), 배달의 민족 딜리 등 ‘작은’ 배송 로봇을 넘어 전통적인 배송차량인 밴 또는 트럭에 자율주행 기술이 접목되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전기 공유차량 콘셉트 카: 시트로엥 아미 원(Ami One)

완성차 기업은 모터쇼에서 콘셉트 카를 선보이곤 합니다. 콘셉트 카는 일반적으로 고급 차량을 대상으로 완성차 기업이 자신의 기술력과 디자인 능력을 자랑하는 용도로 이용됩니다. 그런 이유로 ‘양산’ 가능성 등 ‘경제성’과는 관계가 없습니다. 그래서 멋져보이는 콘셉트 카를 시장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프랑스의 시트로엥은 2019년 2월 7일부터 17일까지 열린 스위스 제네바 모터쇼에서 ‘공유차량’ 전용 콘셉트 카 아미 원(Ami One)을 선보였습니다. 아미 원은 기술과 디자인보다는 ‘경제성’에 초점을 맞춘 콘셉트 카입니다. 아래 동영상을 보시면 쉽게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차량 설계와 구조에서부터 차량 공유서비스가 중심에 놓여 있습니다.

아미 원 대여는 짧게는 5분에서 길게는 5달까지 가능합니다. 여기에 추가적으로 5년 동안의 리스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습니다. 자동차에 내재화되어 있는 앱 그리고 고객의 스마트폰에 설치된 앱으로 이 모든 대여 옵션이 구현 가능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tX67ZpguMew

위 동영상에서 완성차 기업 시트로엥이 직접 차량 공유서비스에 뛰어들 수 있다는 메시지를 읽을 수 있습니다. 물리적 의미의 자동차(Car)를 서비스로 제공하겠다는 의지, 다시 말해 Car As a Service입니다.

BMW, 테슬라 모델3로부터 경쟁 압력 받고 있어

저는 며칠 전 뉴스톱에 기고한 글(“현대기아차는 수소차에 ‘올인’하지 않을 것…문제는 정부의 ‘수소경제 올인’”)에서 일본 도요타 프리우스의 매출이 테슬라 모델3 때문에 하락하고 있다는 점을 소개했습니다.

2019년 2월 20일 블룸버그는 미국에서 다섯 번째로 큰 자동차 딜러 네트워크 소닉 오토모티브(Sonic Automotive) 소식을 전하고 있습니다. 소닉 오토모티브의 2018년 4/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크게 떨어졌고, 그 결과 소닉 오토모티브는 2019년 1/4분기 약 600명의 직원을 해고합니다.

소닉 오토모티브의 경영이 악화한 핵심 원인은 테슬라의 모델3입니다. 테슬라는 모델3를 비롯 자사 제품을 전통 자동차 판매망이 아닌 직접 판매하고 있습니다. 모델3의 판매가 급증할 수록 전통 자동차 딜러 네트워크의 매출은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여기서 가장 피해를 본 기업과 상품은, 도요타 프리우스, BMW 3시리즈 그리고 혼다의 어코드(Accord)와 시빅(Civic)입니다.

'모델 3'의 직접 판매는 소닉 오토모티브의 매출 급감에 영향을 줬다.
‘모델 3’의 직접 판매는 소닉 오토모티브의 매출 급감에 영향을 줬다.

2019년에도 모델 3의 판매가 계속 증가한다고 가정한다면, 자동차 딜러 네트워크의 매출 감축은 피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이 딜러 기업들이 완성차 기업에 압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빨리 배터리 전기차를 생산하라고 말입니다. BMW는 미니(Mini) 배터리 전기차 모델의 판매를 시작합니다. 그러나 2020년에야 SUV 모델인 X3를 배터리 전기차로 양산하기 시작합니다. i3를 제외한다면 이렇다할 매력적인 배터리 전기차 모델의 양산 계획을 발표하지 않고 있습니다. 자동차 딜러들의 불만이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아마도 BMW는 곧 강력한 배터리 전기차 전략을 발표하고 양산 시기를 앞당길 것입니다. 이렇게 모델3는 전통 완성차 업체가 경쟁하는 시장의 축을 배터리 전기차 시장으로 옮겨 놓고 있습니다. 모델3가 한국에서 판매를 시작한다면 한국에도 유사한 양상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2009년 아이폰 출시 상황을 떠올려 보십시요.

여러분은 한국에서 모델3가 판매된다면 가장 피해를 받을 자동차 모델은 무엇이라 생각하시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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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수의 디지털 경제 브리핑 

강정수 박사가 바라보는 전 세계 디지털 경제의 풍경을 독자에게 전합니다. 이 연재물의 원문(초안)은 ‘디지털 이코노미’ ‘이메일링 서비스’를 통해서도 이용할 수도 있습니다.

  1. 인스타그램의 미래, 테슬라의 생존 가능성
  2. DHL의 오판, 아마존의 배송 혁명
  3. 2018년 노벨경제학상과 아마존 규제 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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