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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 슬로우뉴스가 본 2014년 (문화 부문)

2015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하지만 새로움은 그저 시간이 흘러가고, 숫자가 바뀐다고 생겨나지 않습니다. 고통스럽지만 지난 과거를 응시하고, 자신을 바라보는 성찰과 돌아봄의 연속선 위에서만 새로운 출발은 가능합니다.

슬로우뉴스가 바라본 2014년을 ‘미디어, 정치, 사회, 테크(IT), 경제/노동, 문화, 사람’으로 나눠 돌아봅니다. 각 영역을 상징하는 키워드와 편집팀이 선정한 10대 뉴스를 정리하는 ‘돌아봄’으로 2015년 새해를 맞이하고자 합니다. (편집자)

슬로우뉴스 편집팀이 한 해의 문화계를 돌아보며 그중 굵직한 소식 10개를 2014년 문화 지표로 삼아보았습니다.

2014년 문화계는 지상파 방송과 케이블 방송 사업자 간의 희비가 엇갈리는 가운데 디지털 만화시장, 소위 웹툰의 영향력이 물량으로나 소비자 인식으로나 큰 힘을 발휘하기 시작한 기념비적인 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2014년 한해를 정리하는 문화 키워드로 ‘웹툰’을 선정했습니다.

웹툰을 기반으로 한 미디어계의 변화는 컸습니다. 소비자는 웹툰을 공짜로 보는 콘텐츠에서 사고파는 콘텐츠로 서서히 인식하기 시작했습니다. 대형 포탈 서비스는 서둘러 웹툰 10주년을 선포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와중에 많은 사업자들이 너도나도 웹툰 시장에 뛰어드는 양상이 빚어졌습니다.

그럼, 슬로우뉴스 편집팀이 선정한 2014년 10대 문화계 이슈입니다. (6번 이하 소개 순서는 순위와 무관.)

1. [미생] 신드롬과 [송곳]의 인기

웹툰이 원작인 미디어 콘텐츠 [미생]은 2013년 출간 단행본이 높은 판매고를 올려서 당시에도 만화계의 화제였습니다. 여기에 더해 tvN 의 드라마로 거듭난 [미생]은 그야말로 2014년을 [미생]과 ‘장그래(미생의 주인공)의 해’라 불러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대단한 인기를 얻었습니다.

드라마 [미생]의 인기에 힘입어 원작 판매량만 100만 부를 돌파했죠. 러브라인 없이 잘 만들어진 직장인 소재의 드라마와 만화가 비춰내는 현실은 많은 화제를 불러일으켰습니다.

이렇듯 현실사회의 부조리한 면을 사실적으로 그려낸 웹툰 [미생]의 대중적인 성공은 네이버 웹툰으로 연재 중인 [송곳]을 비롯한 같은 장르 작품들의 인지도까지 끌어올리는 계기로 작용했습니다.

송곳 (최규석, 네이버웹툰), 미생 (윤태호, 다음웹툰)

송곳 (최규석, 네이버웹툰), 미생 (윤태호, 다음웹툰)

윤태호

윤태호 작가

2. 삼성의 치부를 다룬 영화 [또 하나의 약속]

2014년 2월 극장가에 선보인 [또 하나의 약속]은 삼성반도체 공장에서 근무 중 백혈병에 걸려 숨졌으나 아무런 산업재해인정을 받지 못한 피해자와 그 가족이 겪은 실제 사건을 소재로 만든 영화입니다.

영화 [또 하나의 가족]의 실제 인물 황유미 씨의 투병 중 사진

영화 [또 하나의 가족]의 실제 인물 황유미 씨의 투병 중 사진

실제 사건을 둘러싼 크고 작은 소동과 더불어 비용 문제 때문에도 2013년 제작을 완료했지만, 개봉하지 못하고 있던 영화가 여러 단체의 후원과 함께 시사회의 뜨거운 반응 등에 힘입어 결국 개봉할 수 있었습니다.

한편, 개봉 와중에도 메가박스 측의 갑작스러운 상영관 축소 소동과 공정위의 배분 불공정 조사까지 받게 된 상영축소 외압 사건은 영화의 원인인 대기업의 사실 왜곡과 부당한 압력을 그대로 떠올리게 해 있따른 의혹을 낳았지만, 해당 배급사 관계자는 2014년이 끝나도록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았습니다.

3. 러버덕 프로젝트 열풍

2014년 10월 14일부터 11월 14일 한 달 동안 석촌호수에는 예쁜 고무 오리를 보려는 사람들의 행렬이 이어져 거대한 인형과 함께 진풍경을 낳았습니다.

화제를 불러일으킨 러버덕 프로젝트는 네덜란드의 설치미술가 플로렌타인 호프만이 2007년부터 세계의 도심지에서 선보이고 있는 설치미술로서, 욕조에서 볼 수 있는 흔한 고무 오리를 거대화해 강이나 호수에 띄워 그 지역의 조형물로 거듭나게 하는 행사입니다.

이를 국내에서는 롯데월드 몰이 공공미술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석촌호수에 띄워 사람들의 호평을 얻은 것인데요. 첫날에는 바람 빠진 모양새로 안타까운 분위기마저 선보였지만, SNS를 통해 쏟아지는 격려 속에 다시 바람이 채워져 하루 뒤 건강(?)을 찾는 모습 등이 더 큰 인기를 불러일으키는데 한몫했습니다.

러버덕 (출처: 송파구청 트위터 @songpafocus)  https://twitter.com/Songpafocus/status/521814514870657024/photo/1

러버덕 (출처: 송파구청 트위터 @songpafocus)

4. 웹툰 시장의 성장과 신규 웹툰 사업자의 범람

웹툰이라는 단어가 선보인지 십수 년, 웹툰이 곧 인터넷에 연재되는 한국만화를 총칭하게 된 최근 몇 년은 한국 만화 문화가 웹툰에서 두터운 뿌리를 내렸다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2008년 무렵부터는 웹툰을 원작으로 한 극장영화들의 흥행과 더불어 시장 성장률이 연간 5배에 이를 정도의 규모 확대를 보이자, 기존의 웹툰을 서비스하는 포탈 서비스 외에 새로운 사업자들이 계속 생겨나 다양성 측면에서도 뚜렷한 확대를 보여준 한해였습니다.

그러나 사업자들이 보인 작가 고용 및 계약관계의 부실함과 반감을 사는 마케팅 방식 등 우려스러운 모습들은 앞으로 웹툰 시장의 발전을 위해 꼭 개선해야 할 과제를 남기기도 했습니다.

에이코믹스 편집장 김봉석  http://acomics.co.kr/

에이코믹스 편집장 김봉석

5. 미국 드라마 제작사의 한글 자막 제작자 고소 소동

2014년 서울 서부경찰서에는 한글 자막 제작자들이 줄줄이 소환되어 조사를 치러야만 했습니다. 미국 드라마 제작사의 인기 드라마를 한글 자막으로 제작한 이들을 저작권 위반혐의로 고소했기 때문입니다.

영상파일을 무단으로 배포하는 것과 달리 텍스트로 대사를 번역해서 공유한 사람들이 형사 고소되는 사례는 세계적으로도 드문 것으로, 이 사건은 저작권 방면의 전문가들과 영상 사업자들이 서로 다양한 목소리를 내게 하는 계기로 작용했습니다.

아울러, 저작권의 침해에 대해 경찰수사가 동원되어 그 과정에서 바로 범법자로서 다뤄진 이 사건은 저작권자의 이해관계를 떠나 인권적인 차원에서도 과연 해외 영상 제작사들이 의도한 주의 환기에 비해 지나친 인권침해 사례가 아니었는지 반성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워너브라더스, 20세기폭스, NBC, ABC 등 대형 미드 제작사들이 한국의 ‘자막 제작자’를 때려잡기 위해 십자군을 결성했다.

워너브라더스, 20세기폭스, NBC, ABC 등 대형 미드 제작사들이 한국의 ‘자막 제작자’를 때려잡기 위해 십자군을 결성했다.

6. 1,700만 관객을 극장가로 부른 영화 [명량]

7월 30일에 개봉하여 9월 10일까지 누적 관객 1천7백4십3만 명을 기록한 영화 “명량”은 이로써 한국 극장 영화 사상 최대의 관객동원 기록을 낳았습니다. 그외에 역대 최다 개봉관객수, 역대 최단기간 100만, 1300만 관객 돌파, 역대 최고 일일 관객수, 등 숫자만으로도 엄청난 기록들을 양산하며 2014년 극장영화의 대표 작품이 되었다 할 수 있습니다.

[명량]은 소설을 원작으로 역사의 실존인물 이순신 장군이 치러낸 명량해전을 128분의 극장영화에 담아낸 해전영화였는데요. 영화의 압도적인 흥행과 달리 역사적 고증에 대해선 비판과 더불어 스크린 독점 문제에 대해서는 문화의 다양성을 저해한다는 강한 비판이 일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명량] 같은 영화가 스크린을 독점해서 다른 영화들을 선택할 수 있는 상영 기회의 다양성을 훼손하고 관객들이 강제로 해당 영화를 선택하게 했다는 기존 주장은 그만큼 큰 반발을 맞기도 했습니다. [명량]이 스크린을 최다 독점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스크린마저 모자라서 영화를 보기 힘들다는 하소연과 항의 또한 대단했기 때문입니다.

[명량]이 낳은 스크린 독점 현상의 해소와 개선에 대해서는 단순한 제한 규제보다 더 세심한 정책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준 소식이기도 했습니다.

독점 명량 도둑들 아바타 극장

7. 지상파 TV의 한숨과 케이블 TV의 약진

1961년 KBS 개국과 함께 집집이 놓인 TV는 한창 인기 드라마가 절정을 누릴 때는 서울 시내의 수돗물 소비량이 순간적인 급감을 보일 정도로 국민적인 인기를 누렸습니다. 하지만 인터넷을 통한 영상문화의 보급이 계속되고 저마다 스마트폰을 소유하게 된 최근 몇 년은 소위 ‘제로 TV 가구’가 등장할 정도가 되었습니다.

이렇듯 TV의 존재 자체가 위협을 받는 가운데 2014년은 인기 케이블 드라마가 화제를 뿌리고, 케이블 뉴스가 포탈 서비스와 손을 잡고 스포트라이트를 일궈내는가 하면, 다양성 측면에서도 지상파 TV 프로그램의 아류에서 벗어난 해였습니다. 지상파에 비해 표현 수위가 높고 인기 탤런트가 아닌 개성 있는 출연진들을 중심으로 시청률을 끌어올린 케이블 토크쇼가 결국 지상파 인기 프로그램들의 시청률을 한자리대로 끌어내리는데 톡톡한 역할을 했습니다.

이런 현상은 2014년 만의 현상이 아니라 계속 몇 지상파 채널이 시청률을 독점하고 안방극장의 왕으로 군림했던 시대가 막을 내리고, IT 기술의 발달로 인한 정보의 범람이 생활 속 오락문화의 지평도 바꿔나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과연 기존 방송 시스템이 어떻게 시대의 변화에 적응해나갈는지 궁금합니다.

TV보는 아이

8. 도서정가제 시행에 따른 출판문화의 충격

한국 도서출판계는 2월 기존 19%였던 할인율을 15%로 고정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개정안에 합의했습니다. 이에 국회는 4월 ‘출판문화산업 진흥법 일부개정법률안’을 통과시켜, 소위 도서정가제 법안은 2014년 11월 21일부터 시행됐습니다.

사실 2003년에 도서정가제를 도입했지만, 다시 11년 만에, 기존의 도서할인문화에 대해 큰 수술을 감행한 것입니다.

그러나 시행 전부터 중소 출판사와 작은 서점의 생존권을 보장할 것이라는 취지와 달리 어디에서나 비싼 가격에 책을 구매하게 될 것이라는 비판 의견이 지배적이었습니다. 관련 업계가 개정안 시행 전 대대적인 할인 행사를 펼치며 재고 처리에 힘쓴 덕분에 개정안 시행 전날은 한국의 모든 인터넷 서점 사이트가 마비되는 소동을 빚기도 했습니다.

과연 개정안의 취지가 잘 살아날는지는 참고서 수요가 높은 내년 신학기를 지나봐야 한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입니다. 이렇게 2014년은 한국 출판계에 조금 더 추운 겨울을 앞당긴 해가 되었습니다.

9. 게임 셧다운제 합헌 판결 

헌법재판소는 4월 “강제적 게임 셧다운제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합헌 결정을 내렸습니다.

2011년 10월 위헌소송을 낸 “자정부터 오전 6시까지 만 16세 미만 청소년의 심야 온라인게임 접속을 일괄 차단하는 청소년보호법 개정안” 이 기본권을 해치지 않는다고 판결을 내린 것입니다.

몇 년 동안 게임업계와 정부 공공기관 사이에 빚어지는 이 첨예한 갈등은 2014년 4월의 합헌 결정에서 다시 한 번 절정을 이뤘는데요. 문화연대 소속 게임 및 문화콘텐츠 규제 개혁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게임규제개혁공대위)가 다시 한 번 강제적 셧다운제에 대해 헌법소원을 신청할 것으로 보입니다.

청소년을 위한다며 법으로 게임 접속을 차단하는 국가적인 대처에도 불구하고, 2015년 한국 청소년은 여전히 수면 부족으로 무한 경쟁에 시달릴 전망이지만, 정작 근본적인 청소년의 고민에 대해서는 법적으로 아무런 조치가 나오지 않는 사이 청소년 자살률은 높아져만 갑니다.

게임 아이

ourcommon, CC BY NC ND

10. 1990년대 한국 음악계를 주름잡았던 신해철 사망

2014년은 참 많은 이들이 유명을 달리해 아쉬움이 깊었던 한해였습니다.

그중 신해철의 때 이른 죽음은 너무도 큰 슬픔이었습니다. 신해철은 1988년 대학가요제에서 밴드 무한궤도로 데뷔, 수많은 자작곡과 더불어 많은 밴드와 후배 가수들을 프로듀싱해 한국 밴드문화의 큰 궤적을 남긴 음악인입니다.

신해철은 꾸준한 앨범활동과 더불어 사회적인 목소리를 내는데도 자신을 아끼지 않아 16대 한국 대통령 선거 당시 대통령 후보 연설로 많은 반응을 이끌어낼 정도였습니다. 그 뒤에도 방송활동과 함께 실험적인 음악과 녹음 시도로 한국음악 전체의 발전을 견인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국과수 발표에 따르면, 신해철은 병원 측 과실로 사망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신해철 사건을 계기로 관련 의료법의 문제점과 개선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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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 제어와 Network 에 의미를 부여하며 , 콘텐츠 기획에 일과 흥미를 섞고 있는 nomodem 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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