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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야, 문제는 소프트웨어야!": 눈앞에 전기차, 저 멀리 수소차

2018년 11월 14일부터 테슬라는 프랑스, 스페인, 독일 등 유럽 10개국 및 일본에서 모델 3 전시 행사를 시작했습니다.

테슬라 모델3

테슬라 모델 3 ‘현상’

매장 외부까지 (잠재적) 고객들로 긴 줄이 늘어졌습니다만, 이들에게 시험 운전을 할 기회가 주어진 것도 아닙니다. 고작 최대 15분 동안 모델 3에 ‘앉아 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을 뿐입니다.

12월부터 유럽과 중국 및 일본의 고객들은 테슬라 모델 3를 주문할 수 있고, 빨라야 2019년 2월 또는 3월에 주문한 모델 3를 인도받을 수 있습니다. 당장 구매할 수도 없는 제품을 구경하기 위해 기꺼이 ‘테슬라 스토어(Stores)’ 앞 길게 늘어선 줄로 뛰어드는 테슬라 팬들의 모습을 보자니 ‘애플 스토어’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한국 언론도 테슬라 모델 3를 다양하게 보도하고 있습니다만, 한국에서는 아직 모델 3를 직접 볼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미국까지 날아가 모델 3를 체험한 한국인 시승기는 유튜브에서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습니다. 시승도 아니라 단지 모델 3에 앉아 보고자 길게 줄을 선 모습, 쉽게 이해가 안됩니다. 그렇습니다, 이것은 하나의 ‘현상’입니다.

전기차, 덕후들이나 찾는 비싼 장식품?

내연기관 자동차 시장과 비교한다면 여전히 모델 3를 비롯한 전기차의 판매 규모는 틈새 시장으로 분류될 정도입니다. 그러나 모델 3에 관한 소비자의 높은 관심은 마치 전기차가 자동차 시장을 움직이는 중심 흐름으로 성장했다는 착각에 빠지게 합니다. 모델 3의 생산과 판매에 힘입어 테슬라는 2018년 ¾분기 역사상 처음으로 흑자를 기록했습니다.

테슬라

아래 그림에서 3/4기 테슬라 전기차 판매 수가 급증하고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모델 3 덕분이죠. 2018년 모델 3의 판매가 사실상 미국에 제한되어 있다는 점을 상기하면, 2019년 모델 3 판매가 유럽과 아시아로 확대될 경우, 공급이 수요를 쫓아 가지 못하는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테슬라

2018년 11월 29일 전자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2019년 전기차 생산량 10만대에 도전한다고 합니다. ‘코나 일렉트릭’, ‘아이오닉 일렉트릭’, ‘니로 EV’, ‘쏘울 EV’ 등의 4종 모델로 2019년 전기차 시장에서 승부수를 던지겠다는 현대기아차의 계획인 것 같습니다.

현대기아차가 전기차 10만대 생산과 판매 목표를 이룰 수 있을까요? 테슬라의 경우 2018년 3/4분기 자동차 판매수가 83,500 대이고, 4/4분기 테슬라 판매수는 10만 대에 육박할 것입니다. 테슬라 모델 3 하루 평균 생산량은 1,000대입니다. 모델 3 수요초과 현상이 지속된다고 가정한다면, 테슬라 모델 3의 2019년 판매수는 365,000대로 예상됩니다.

현대차의 10만 대 생산 목표를 양적으로 달성하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 더욱 중요한 질문은 “현대기아차는 언제쯤 테슬라와 유사한 수준의 전기차를 생산할 수 있을까?”입니다. 일부 비평가는 모델 3의 허접한 용접 상태나 미숙한 빗물 처리 등을 언급하며 테슬라의 낮은 완성도를 비판합니다. 그 분들께는 아래 동영상을 추천합니다. 욕망과 호기심의 대상이 된 테슬라에게 전통 완성차 시각에서 낮은 완성도라는 비판은 효과가 없어 보입니다.

‘클린 디젤’을 외치며 테슬라에 저항했던 독일 완성차 기업들은 현재 큰 위기를 겪고 있지만, 강력한 전기차 공세를 선언하고 있습니다.

폭스바겐:

2022년까지 340억 유로를 전기차 개발에 투자합니다.

  • 이를 통해 폭스바겐은 2019년과 2020년 매년 약 15만 대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와 배터리전기차(BEV)를 생산할 계획입니다. 참고로 폭스바겐의 연간 승용차 및 상용차 판매 수는 1,100만 대 수준입니다. 15만 대면 1.5%에도 못미치는 수준입니다. 2019년 15만 대 이상 생산 및 판매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이미 2025년에는 연간 전기차 1백만 대 생산 및 판매 목적을 제시하고 있는 폭스바겐 그룹에게 15만 대는 매우 겸손한 목표일 것입니다. 그 이유와 현대기아차의 2019년 10만 대 생산목표가 가진 정책적 배경은 이 글 후반부에 설명하겠습니다.

다임러 벤츠:

미국에서 다임러 벤츠의 2018년 9월 승용차 총 판매 수는 테슬라에 뒤졌습니다. 다임러 경영진에게는 꽤 충격적인 사실이었을듯 합니다. 2018년 독일에 두 개의 자동차 밧데리 공장을 설립한 다임러 벤츠는 2019년부터 EQC를 시작으로 2022년까지 EQ 시리즈로 10개의 양산 모델을 선보인다고 합니다.

  • 다임러 벤츠는 2009년 5월 테슬라의 지분 9.1 퍼센트의 확보했습니다. 문제는 이 지분 중 5.1퍼센트를 아부다비(Abu Dhabi) 국가 펀드에 싼 값에 매각했고 테슬라의 상장 이후 2014년 나머지 지분도 테슬라에 매각했습니다. 전기차의 시장 가능성을 높게 보지 않았기 때문이겠죠.
  • 2018년 10월 29일 다임러의 대표는 언론 인터뷰에서 흥미로운 발언을 합니다. 다임러의 테슬라 지분 매각을 후회하지 않지만, 다임러와 테슬라의 협업을 원한다는 내용입니다. 아마도 다임러 벤츠는 전기차 충전소 네트워크 사업, 폭스바겐의 We Share에 맞선 전기차 공유서비스 사업 등에서 테슬라의 공동 투자를 원할 수 있습니다.
  • 미국의 전기차 충전 네트워크 사업자 중 1위 사업자는 ChargePoint입니다. 현재 5,700여 개의 충전소를 미국, 캐나다, 멕시코, 호주에서 운영하고 있는 기업입니다. 2018년 11월 라우드 H 투자가 완료되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ChargePoint 투자자입니다. 다임러 벤츠와 베엠베가 투자자 그룹에 속합니다. CharingPoint는 2018년 영국에 400 여개의 전기 충전소 네크워크 구축에 나서고 있습니다. 이탈리아 전기 기업이 다수 지분을 가지고 있는 스페인 최대 전기 기업 Endesa는 2018년 11월 현재 운영 중인 8,500 개의 충전소를 2023년까지 10만 개의 충전 네트워크로 성장시킨다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북미와 유럽 지역의 전기차 충전소 사업이 뜨겁게 달아 오르고 있습니다. 인터넷 망 시장처럼 시장 정리가 앞으로 이뤄진다면 전기차 충전소 또한 과점시장(Oligopoly)으로 변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큰 초기 투자를 감내할 수 있는 대형기업이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시장입니다.

베엠베(BMW):

  • i3 외에도 Mini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를 생산하고 있는 베엠베는 2019년 미니의 전기차(BEV) 양산을 시작합니다.

이러한 독일 완성차 업체의 전기차 대응을 The Verge는 전화위복이라 묘사합니다. 과연 전화위복이 될지는 아직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모델 3는 전기차 중에서 매력있을 뿐 아니라, 전통 내연기관과 비교했을 때에도 매력적이기 때문입니다. 아래 그림은 미국에서 모델 3의 2018년 1월부터 10월까지 판매량이 BMW 3시리즈의 동일 기간 판매량을 넘어섰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확장에서 말하면 모델 3는 BMW 3시리즈, 벤츠 C 클래스, 아우디 A4 그리고 현대차의 제네시스 등에도 위협이 될 것입니다.

출처: CleanTechnica https://cleantechnica.com/2018/11/18/1-5x-more-tesla-model-3-sales-than-bmw-3-4-series-sales-in-2018-so-far/

출처: CleanTechnica
https://cleantechnica.com/2018/11/18/1-5x-more-tesla-model-3-sales-than-bmw-3-4-series-sales-in-2018-so-far/

테슬라의 매력: 소프트웨어 

2018년 11월 30일 미국 전 대통령 조지 H.W 부시가 사망했습니다. 1992년 연임을 시도한 부시 전 대통령을 막았던 클린턴의 선거 핵심 구호는 “바보야, 문제는 경제라고!(It’s the economy, stupid!)”였습니다. 이를 통해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은, 경제 상황이 선거 결과에 미치는 높은 영향력을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저는 [임박한 한국 자동차 산업의 몰락] (2015. 11. 4.)이라는 글에서 “스마트폰 시장을 닮아갈 전기자동차 시장”이란 표현으로 자동차 시장에서 소프트웨어의 시장 장악력이 높아질 가능성을 주장한 바 있습니다. 2012년 출시된 테슬라의 모델 S는 “바퀴를 가진 스마트폰(smartphone on wheels)” 또는 “회전하는 태블릿(rolling tablet)”이란 평가를 받아왔습니다.

앨런 머스크와 테슬라 엔지니어들은 전통 자동차가 가진 (조정) 버튼 중 대부분을 17인치 터치스크린 안으로 집어 넣었습니다. 자동차의 내부 온도 조절 기능에서부터 네비게이션, 미디어 플레이어, 에너지 관리 등이 터치스크린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대다수 완성차 기업들도 모델 S 방식의 터치스크린과 UI/UX를 도입하고자 애쓰고 있습니다만, 그 수준은 테슬라 모델 S 및 모델 3와 비교한다면 삼성전자의 옴니아 아니 애니콜에 불과합니다.

테슬라 자동차는 모두 인터넷과 연결됩니다. 이를 통해 이른바 “over the air” 방식으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가 진행됩니다. 스마트폰에서 익숙한 방식입니다. 이러한 방식으로 2013년 또는 2014년 생산된 모델 S에는 2018년의 소프트웨어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테슬라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방식으로 전체 판매 차량 대상으로 동시에 버그(!)나 하드웨어 일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또한 스마트폰과 테슬라 모델들과의 연동도 뛰어납니다. 테슬라 앱을 스마트폰에 설치할 경우, 스마트폰을 통해 자동차 문과 트렁크 문을 열 수 있고, 충전을 시작하거나 멈출 수 있고, 스마트폰에 입력된 주소를 자동차 네비게이션으로 옮길 수 있습니다. 유사 기능을 최근 다른 완성차 기업들도 제공하기 위해 애쓰고 있습니만, 테슬라는 소프트웨어 관련 기준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테슬라는 내연기관을 배터리와 전기 모터로 대체했을 뿐 아니라, 자동차의 개념을 바꾸어 놓았습니다.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한 하드웨어 업데이트는 전통 자동차 소비자에게 친숙하지 않습니다. 10년 이상의 내구성을 가진 자동차의 물리적 업데이트는 빠르게 진행되지 않습니다. 완성차 기업이 CD 플레이어를 자동차의 기본 옵션으로 제공했을 때 쯤, 소비자 대다수는 USB를 수단으로 음악을 듣기 시작했습니다. 완성차 기업이 USB 단자를 기본 제공했을 때 소비자들은 스트리밍으로 음악 소비 수단을 바꿨습니다. 빠르게 변화하는 소비자들의 다양한 취향 변화를 자동차의 하드웨어에 반영하기란 매우 어렵습니다. 테슬라는 소프트웨어로 소비자의 행동 변화를 따라가고 있습니다.

중국 시장의 힘: 중국은 수소차가 아닌 전기차 원해

잘 알려진 것처럼 중국의 연간 신차 시장 규모는 2,400만 대를 넘어섭니다. 아래 그림을 보시지요. 중국의 신차 시장 규모는 미국, 일본 그리고 독일 신차 시장의 합보다 큽니다. 그만큼 시장 결정력이 가지고 있다는 뜻입니다. 중국이 결정하면 전체 자동차 시장의 성격이 변할 수 있습니다.

중국 자동차 시장 규모

중국 정부가 전기차로 자동차 시장의 성격 변화를 꾀하고 있음은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중국 정부는 중국 자동차 시장에 판매를 원하는 모든 기업에 2019년 10%, 2020년 12% 신에너지 차량 생산 의무화를 시행합니다. 앞서 설명한 2019년 폭스바겐의 전기차 15만 대 생산 및 현대기아차의 전기차 10만대 생산은 중국 정부의 규제를 통과하기 위해서도 절실한 생산 목표입니다. 이러한 목적의 차량을 Compliance Car라 부릅니다.

중국 정부 입장에서 수소차는 R&D 대상이지 중국 기업들에 세계 자동차 시장의 주도권을 선사할 수단이 아닐 것입니다. 수소차의 기술적 한계가 수소차 시대의 도래에 걸림돌이 되는 것이 아닙니다. 그보다는 수소차가 대중 시장으로 성장할 기회가 없기 때문일 것입니다.

한국 정부와 정치인 일부는 ‘반도체 신화’처럼 ‘수소차 신화’를 기대하는 듯 합니다. 전기차 시대를 살아남지 못하는 한국 기업들이 수소차 신화를 꿈꿀 수는 없습니다. 한국 정부와 정치인은 현대기아차에 이렇게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당신들은 언제쯤 모델 3와 같은 차를 양산할 수 있습니까?’

‘모델 3 수준의 전기차를 양산하고 대중화하기 위해 정부가 도울 일은 무엇입니까?’ 

현 시점에서 ‘수소차 시대’를 이야기하는 것은 삼성전자가 애니콜과 옴니아를 버리고 아이폰과 경쟁할 수 있는 갤럭시를 생산하기 위해 사력을 다하던 때에 드라마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에서 현빈이 착용한 ‘스마트 컨택트 렌즈 시대’를 꿈꾸는 일과 같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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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소개

강정수
슬로우뉴스 편집위원, 메디아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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