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공유하기

경제 강의나 재무 컨설팅을 진행하면서 만나는 분들 대부분은 당연히 제가 ‘경제학’이나 ‘경영학’과 같은 상경 계열 전공자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그렇지 않습니다. 저는 경제와는 1도 어울리지 않는 ‘생물학’을 전공했습니다. 그야말로 ‘경알못(경제를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이었죠.

저는 생물학을 전공했습니다. 경제나 회계, 재무에 관해선 전혀 알지 못했죠.
저는 생물학을 전공했습니다. ‘경알못’이었죠.

사회에 진출해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저는 1995년 유명한 발효유 회사인 H사에 입사했습니다. 생물학을 전공한 까닭에 경기도 평택에 위치한 발효유 공장 품질 관리 파트에서 일을 시작했고 당연히 그곳에서 저의 경력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저의 생각과는 다르게, 어찌 보면 운이 좋게도 생산관리 사무 파트 쪽으로 자리를 옮기게 되었고, 이때 모셨던 팀장님이 1년 뒤 서울 본사 구매 부서로 영전하면서 얼떨결에 저도 같이 본사로 따라가게 되었습니다.

새옹지마, 회계팀 대신 재무팀으로 

본사로 옮기게 된 것은 제게 큰 변화, 그것도 일생에 걸친 대단한 변화를 가져오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마치 ‘빅픽쳐’처럼 말이죠. 구매부서에서 5년을 일한 후 타 부서로 옮겨야 했을 때(본사에서는 일정 기간 근무 후 부서를 옮겨 일하는 직무 순환제를 시행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회계팀을 희망했습니다. 여기에는 저만의 이유가 있었는데, 구매 부서에서 일하는 동안 회계에 대해 워낙 모르다 보니 곤란을 겪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회계팀 직원들의 불친절 또한 더욱더 회계를 배워야겠다는 야망(!)에 불을 지르도록 만들었죠.

하지만 그 희망은 곧바로 물거품이 되고 말았습니다. 왜냐하면 당시 전보권을 쥐고 있던 회계 팀장님 왈, “경영이나 경제, 무역 등과 같은 상경계열 전공자가 아니라면 절대! 회계부서로 올 수 없어”라는 것이었습니다. 정말 많이 억울했습니다. 아무리 대학에서 관련 분야를 전공했다 하더라도 회사 업무를 위해서는 처음부터 다시 배워야 하는 게 회사 일인데, 고작 전공만으로 사람을 판단하다니요. 전 얼마든지 열심히 배우고 잘할 자신이 있었는데 말이죠.

그러나 이 일이 오히려 제게는 새옹지마가 됐습니다. 회계팀 대신 2지망으로 지원했던 재무팀에서 와도 좋다는 ‘OK’ 사인을 준 겁니다. 원래는 재무팀도 철저히 전공을 따지는 부서인데, 당시 재무팀장님이 저의 무한한(?) 가능성을 높이 산 덕분에 운 좋게 자리를 옮길 수 있었답니다. 더 잘됐다고 생각했죠. 재무팀에 가면 회계뿐만 아니라 경제와 금융, 자산운용에 대해서도 배울 수 있었으니 더 득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재무팀장님이 통 크게 허락은 했지만, 생물학 전공자가 자신의 팀에 와서 잘 적응할 수 있을까 하는 우려를 지우긴 힘들었는지 며칠 후 제게 오셔서 “정말 잘 할 수 있겠냐?”고 조심스럽게 묻기도 하셨습니다. 그때 제가 한 대답이 있습니다. “생물학적으로 탐구하고 분석하듯 재무 업무에 도전해 보겠습니다!” 그때 재무팀장님의 웃음 뒤로 보이던 표정을 잊을 수가 없네요. 뭐 이런 놈이 다 있나 하는…

한번 해보겠습니다!
생물학적으로 탐구하고 분석하듯 재무 업무에 도전해보겠습니다!

‘일일 보고’로 기초를 다지다 

막상 그렇게 자신감을 내보이긴 했지만, 당연히 재무팀 업무가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특히나 회계는 더 어려웠죠. 차변과 대변, 자산과 부채, 변동비와 고정비, 직접 원가와 간접 원가, 손익 분기점, 재무 상태표, 현금 흐름표 등등. 그 의미는 고사하고 용어조차도 이해하기 힘들었습니다. 덕분에 생물학적 분석은커녕, 업무를 쫓아가기도 힘들었죠.

4970476하지만 안 되는 것은 없었습니다. 저녁 시간을 활용해 회계 학원에 등록해 회계 기초를 배우고, 업무 중 시간이 날 때마다 회사 내부 매뉴얼과 관련 도서를 읽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그때 읽었던 책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금융 지식이 돈이다』 시리즈(총 3권)였습니다. 아무래도 업무 특성상 은행이나 증권사 담당자들을 많이 만나야 했는데, 그럴 때는 금융 지식이 필수였습니다. 책은 제가 그들의 대화를 이해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어디선가 들어보기라도 했다는 위안이 대화를 할 수 있는 자신감을 주었죠. 그럼에도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있으면 염치 불고하고 금융 담당자분들에게 묻거나 아니면 나중에 관련 자료를 찾아가며 하나씩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조금씩 지식이 쌓여가기 시작했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단편적인 경제 지식은 꾸준히 늘어갔지만, 경제 전반의 흐름을 읽는 것은 여전히 어렵기만 했습니다. 어떻게 해야 큰 숲을 바라보는 눈을 키울 수 있을까? 그러던 중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부서 내 업무 조정을 통해 ‘일일경제 지표 보고’라는 업무를 맡게 된 것입니다. 금리, 주가, 환율, 유가, 금 가격은 물론이고 그날의 경제 전망까지, 저는 종이 한 장으로 이 내용을 요약해서 매일 아침 팀장과 임원에게 직접 구두 보고를 해야만 했습니다.

일일 보고는
‘일일경제 지표 보고’ 업무를 맡았습니다. 종이 한 장에 금리, 주가, 환율, 유가, 금 가격은 물론이고 그날의 경제 전망까지 요약해 매일 아침 팀장과 임원에게 직접 구두 보고했습니다.

생각해 보세요. 경제 초짜가 매일 경제 지표를 들여다보며 마치 전문가인 양 윗분들에게 브리핑까지 해야 한다니요. 처음에는 입이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냥 정리한 것을 더듬더듬 읽는 수준이었죠. 하지만 시간이 흐름에 따라 조금씩 익숙해지기 시작했습니다. 패턴을 익히게 되고, 이벤트에 따라 경제 지표의 움직임들이 조금씩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실력이 조금씩 쌓이자 팀장님과 부문장님의 질문 수준과 요구 사항들도 갈수록 높아졌습니다. 금리는 왜 자꾸 떨어지는 것이며, 향후 환율은 얼마나 오를 것인지 등등. 거기에 답하려면 더 많은 공부를 해야만 했습니다. 기존 자료뿐만 아니라 경제연구소에서 발행하는 웬만한 리포트는 죄다 섭렵해야만 했습니다. 그렇게 6개월을 보내자 서서히 어느 정도 감이 잡히더니, 1년이 되자 거짓말처럼 경제의 큰 흐름이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돌이켜보건대, 제 경제 실력이 가장 빠르게 그리고 가장 단단하게 기초를 다지게 된 게 바로 이때부터였던 것 같습니다.

재무팀의 세 가지 업무 

재무팀의 업무는 크게 세 가지로 나누어 집니다. 첫째는 집금(集金) 업무로 각 영업장에서 제품을 팔아 번 돈을 본사 계좌로 모으는 일입니다. 두 번째는 출납(出納) 업무로 돈을 내보내는 일입니다. 직원의 급여를 비롯해 원부재료비, 광고비 등 여러 거래 업체에 대금을 지불하는 일이죠. 마지막 세 번째는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자금을 운용하는 일입니다. 소위 자산관리를 하는 것입니다.

아무래도 회사에서 제일 중점을 가지고 하는 일은 자산 관리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게다가 H사는 자산 운용 규모만 수천억 규모에 달했기 때문에 여기에서 발생하는 이자만 해도 상당히 큰 금액이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은행을 비롯한 보험, 증권사에서 회사의 자금을 유치하기 위한 경쟁 또한 매우 치열했죠. 금융사 직원들은 수시로 찾아와서 자신들이 출시한 금융 상품을 소개했고, 제가 하는 일은 이들로부터 상품 설명을 듣고, 투자 여부를 판단하는 일이었습니다.

재무팀의 세 가지 업무 중 가장 중요한 건 아무래도 '자산관리'였습니다.
재무팀의 세 가지 업무 중 가장 중요한 건 아무래도 ‘자산관리’였습니다. 금융사 직원들이 수시로 찾아와 금융 상품을 소개했고, 저는 상품 설명을 듣고 투자 여부를 판단했습니다.

물론 대부분의 자금을 안전한 정기 예금 위주로 투자했기 때문에 크게 신경 쓸 일은 없었지만, 전체 자산 규모의 20% 정도는 일반 주식형 펀드나 공채, 금융채와 같은 채권, 그리고 이름도 복잡한 DLS(파생결합증권), ABCP(자산유동화 기업어음) 등 다양한 금융 상품에 투자했습니다. 당연히 법인 자금으로 투자하기 위해서는 상품의 구조와 어떻게 수익이 발생하는지 그리고 해당 상품이 가지고 있는 리스크까지 빠짐없이 제대로 분석하고 파악해야 합니다.

금융 상품뿐만 아니라 환율도 체계적으로 공부해야만 했습니다. 제품 생산을 위해 외국으로부터 들여오는 수입 원재료 대금을 달러 혹은 유로화로 지급하기 때문이었죠. 여기에 더해 외국에 위치한 계열사로부터는 달러가 들어오기 때문에 환율 관리는 필수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환율에 관해 배우기 위해 각종 금융기관에서 열리는 관련 세미나나 포럼, 교육까지 빼놓지 않고 다녔죠. 틈나는 대로 책도 열심히 사서 읽었고요.

그런데도 환율은 쉽지 않았습니다. 처음 환율 교육을 받으러 갔을 때 수업 시작과 동시에 했던 강사님의 말씀이 잊히지 않네요.

“환율은 신의 영역입니다.”라고 하셨던…

아홉수의 열병 

그렇게 3년을 재무팀에서 근무한 뒤 다른 부서로 재배치가 되었습니다. 이때가 30대 후반으로, 당시 저는 지독한 아홉수의 열병에 걸려 있었습니다. 모두가 선망하는 부서에서 근무하고 있었고, 승진도 누락 없이 잘 되고 있었죠. 하지만 가슴 한쪽에서는 뭔지 모를 불안과 답답함이 계속해서 쌓여 가고 있었습니다. 1년 뒤면 마흔이 되는데 돌아보니 모아 놓은 것도, 특별히 이룬 것도 없는 것 같더군요. 지금까지 뭐 하며 산 거지? 이제 어디로 가야 하는 거지? 숨이 막혀 왔습니다. 그리고 그 숨 막힘은 ‘앞으로 어떻게 살 것인가?’란 하나의 질문으로 압축되어 저를 조여왔습니다.

익숙한 것과의 결별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책을 통해 ‘구본형’이란 분을 알게 되었습니다. 20년을 직장인으로 근무하다 자신의 주 업무였던 ‘변화 경영’이란 키워드를 가지고, 『익숙한 것과의 결별』이란 책을 내고, 이후 두 권의 책을 더 출간한 후 본격적으로 1인 기업가로서의 길을 걷기 시작한 분입니다. 그의 말에는 강렬한 끌림이 있었고 가슴에 불을 지르는 마력이 있었습니다. 그에 대해 좀 더 알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그가 진행하는 2박 3일 프로그램에도 참여했고, 이후 그가 운영 중이었던 변화경영연구소 연구원 과정에 응시하여 연구원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연구원 과정은 그야말로 힘든 고통과 인내를 요구했습니다. 두껍고 어렵기만 한 인문, 사회, 철학, 역사 서적들을 매주 한 권씩 독파해야 했고, 그런 다음에 최소 20~30페이지에 달하는 북리뷰를 작성해야만 했습니다. 더불어 책을 읽는 동안 얻게 된 생각을 A4 1장 분량의 칼럼으로 써내야 했죠. 여기에 더해 한 달에 한 번은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과제 발표까지도 해야 했습니다. 그런데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버틴 이유는 이런 공부를 통해 ‘앞으로 어떻게 살 것인가?’란 답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었습니다.

소심야구그렇게 악으로 깡으로 1년을 공부하고 나면, 2년째에는 자신의 책을 출간하는 과제를 해결해야만 했습니다. 당연히 쉽지 않았습니다. 원래 글을 쓰지 않던 사람이 1년간 북리뷰와 칼럼 쓰는 연습을 했다고 해서 자신의 책을 뚝딱하고 출간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으니까요. 결국 책을 쓰기 위한 첫 번째 시도는 원고를 완성하지 못한 채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이후 심기일전하여 다시 도전한 두 번째 시도에서는 우여곡절 끝에 『소심야구』란 제목의 전자책을 출간할 수 있었습니다. 제 사회인 야구 경험을 토대로 한 스토리텔링이었죠. 아주 기뻤습니다. 어쨌든 이 세상에 제 이름으로 된 책을 출간한 거니까요. 하지만 딱 거기까지였습니다. 책 한 권 출간으로 제 인생이 달라지진 않았으니까요.

새로운 시도, 지식 ‘공유’  

매일 새벽 『소심야구』를 쓰면서 회사에서는 일상 업무 외에 새로운 시도를 시작했습니다. 재무팀에서 일하며 배운 경제 지식과 내용을 회사 직원들과 나누고 싶었던 거죠. 그래서 경제 상식, 금융 상품, 재테크, 최근 시장 상황 분석 등, 매일 하나의 주제를 정한 다음 A4 용지의 1/2 정도의 짧은 글로 쓰고 이를 회사 게시판에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어려운 경제를 쉽고 재미있게 풀어내는 것이 제 미션이었습니다. 처음엔 별 반응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조금씩 직원들의 호응이 오기 시작했습니다.

처음부터 오래 할 생각은 없었습니다. 오래 할 수 있으리라 생각도 못 했고요. 또한 초반 3, 4개월 동안은 무척이나 힘들었습니다. 글을 쓰는 것보다 글을 쓰기 위한 소재를 매일 찾는 것이 더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각종 뉴스, 기획, 리포트, 책은 물론이고, 심지어는 생활의 여러 현상을 경제와 연관 지어 생각했습니다. 하루하루가 고민의 연속이었습니다. 회사에 출근하여 오늘은 어떤 소재로 글을 써야 할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해야만 했고, 다행히 하나를 건지게 되면 다시 그 소재를 어떻게 써야 할지 고민했습니다.

사내 게시판에 글을 연재했습니다.
매일 하나의 주제를 정한 다음 A4 1/2 정도의 짧은 글로 쓰고, 이를 사내 게시판에 글을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어려운 경제를 쉽고 재미있게 풀어내는 게 제 미션이었습니다.

그러나 습관의 힘은 무서웠습니다. 시간이 흘러 생각의 틀이 잡히고, 글을 쓰는 것도 점점 힘이 붙자 경제 글쓰기를 어느 정도 즐길 수 있는 수준까지 올라서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 거의 1년 가까이, 편수로는 약 200편을 연재할 수 있었습니다. 저도 놀랄만한 결과였죠. 덕분에 직원들에게 감사 인사도 많이 받았습니다. 이 시도를 통해 저는 회사의 ‘재무통’ ‘경제통’으로 인정받기 시작했습니다.

‘재무 전문가’로 자리매김하게 된 거죠. 하지만 그보다도 더 좋았던 건 글쓰기를 통해 저 자신의 경제 실력이 일취월장했다는 것입니다. 그냥 아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제 언어로 표현하는 과정에서 실력이 한, 두 단계 더 업그레이드 된 겁니다.

279986431년여의 연재를 마치고 그다음 해에는 간단한 경제 상식이 아닌, 직원들의 경제적 삶에 더욱 더 보탬이 될 수 있는 현실적인 경제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습니다. 당시 제가 가지고 있던 경제관과 가치관을 결합하는 작업이었죠. 그래서 일주일에 한 편씩 돈의 관점으로 본 인생사』란 제목으로 다시 연재를 시작했습니다.

새로운 글에 대한 반응도 좋았습니다. 그렇게 4개월여를 연재했고, 직원들의 열렬한 호응 속에 글을 마무리할 수 있었죠. 그리고 이 연재는 얼마 후 제게 큰 행운을 가져다주었습니다. 이 글들을 모아 『불황을 이기는 월급의 경제학』이란 책을 출간하게 되었으니까요. 책을 낸 후 축하도 많이 받았습니다. 더불어 완전한 재무 전문가로 인정받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여러 사람과 함께 만들어간 습관들’ 

그해에는 연재와 함께 한 가지 새로운 시도를 더 했는데, 그것은 바로 1년짜리 경제 공부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경제 도서들로 커리큘럼을 구성하고, 서평을 쓰되 2주에 한 권 분량으로, 그리고 한 달에 한 번은 오프 모임을 통해 과제를 발표하는 형식으로 진행하는 프로그램이었죠. 결코 쉬운 과정은 아니지만, 이 정도의 공부를 마치고 나면 분명 경제에 대한 체계가 잡힐 것이란 생각을 했습니다.

첫 기수는 회사 직원들을 대상으로 모집했는데 마감날 확인해보니 총 19명의 직원이 지원했더군요. 첫 상견례를 가졌던 그날 저녁의 풍광이 잊히지 않습니다. 아마도 제 인생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몇 순간을 꼽으라고 한다면 이날 저녁을 제외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이날이 바로 제 1인 기업의 이름이자 카페 이름이기도 한 “에코라이후”의 태동이자 첫걸음이었으니까요.

그렇게 시작된 에코라이후가 올해로 8년째를 맞이했습니다. 지금은 8기가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첫 시작은 회사 직원만을 대상으로 했지만, 3기부터는 사내가 아닌 외부 사람들까지 합류함으로써 에코라이후 모임은 본격적인 경제·경영·인문의 균형 찾기 프로그램이 되었습니다. 지금까지 약 70명의 사람이 이 프로그램을 거침으로써 경제에 대한 기본 실력을 갖추고, 더불어 인생을 더욱 더 넓게 바라볼 수 있는 시각과 관점을 얻게 되었습니다.

800x0최근에 제가 쓴 책 『돈의 흐름을 읽는 습관』은 바로 이 프로그램의 기반이 된 각종 경제 공부법과 제가 회사에서 스스로 공부하며 터득하게 된 경제 공부법들을 하나씩 소개하는 책입니다. 대부분 구체적인 실천을 담보하는 활동들입니다. 그래서 습관입니다. 책을 읽고 서평을 쓰는 과정, 각종 경제 지표를 점검하고 이를 해석하는 공부. 이 모두가 누군가 공식처럼 가르쳐줘서 익힌 경제 공부법이 아니라 매일같이 실천하면서 스스로 정립한 습관들입니다.

그래서 책에서 제안하는 경제 공부 습관들은 모두 제가 직접 경험하면서 만든 것들입니다. 생각으로만 제안하는 게 아니라 직접 해보고 여러 사람과 함께 만들어간 습관들입니다. 그래서 ‘이거만 하면 된다’ 이런 건 없습니다. 오히려 매일매일 오랫동안 지속해야만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는 정석 같은 것들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걸 실천했을 때 따라올 내 실력은 어마어마합니다.

꼭 한두 개의 습관은 반드시 ‘나의 경제 공부’ 루틴으로 만들어 보시기 바랍니다. 다시 말씀드려 제가 말씀드리는 공부를 모두 실천해야 한다고 말씀드리진 않습니다. 나랑 잘 맞고, 내가 실천하기 용이한 한두 개부터 행동으로 옮겨보세요. 그거면 충분합니다.

생물학을 전공한 평범한 사원에서 이제는 재무 전문가로. 자신에게 맞는 습관
생물학을 전공한 평범한 사원에서 이제는 재무 전문가로. 자신에게 맞고 실천하기 쉬운 습관 한두 개부터 행동으로 옮기세요!

 

[divide style=”2″]

[box type=”note”]

이 글은 ‘차칸양’이라는 닉네임을 필명으로 쓰시고 계시는 양재우 작가님의 이야기입니다. 양재우 작가님은 대기업의 자금 및 회계 관리 부서에서 근무를 하다가 현재는 다양한 매체에 경제 관련 글을 쓰고 있으며, 재무 강사 및 컨설턴트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저서로는 [불황을 이기는 월급의 경제학], [평범한 사람도 돈 걱정 없이 잘 살고 싶다면 어떻게 살 것인가]이 있습니다. (좋은습관연구소)

이 글은 ‘좋은습관연구소’가 기고한 글을 슬로우뉴스 원칙에 맞게 편집해 발행한 글입니다. 좋은 글을 독자와 함께 나눈다는 목적 외에 광고(X)대가(X) 등의 목적은 없습니다. 슬로우뉴스 기고(editor@slownews.kr)는 모든 필자에게 열려 있습니다. (편집자)

[/box]

 

관련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