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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논증의 탄생
- 글쓰기가 어려운 이유 (ft. 생각, 말, 글)
- 대화의 파토스와 에토스 vs. 글의 로고스
- 논증이냐 아니냐: 고등학교와 대학 글쓰기의 차이
- 왜 이것은 논증이고, 저것은 논증이 아닌가
- 논증의 다섯 가지 요소: 일상 대화에서 찾는 논증의 원리
- 냉소적인 방관자 ‘독자’ 설득하기: 실용 논증과 개념 논증
- 가치 있는 주장을 위한 세 가지 조건
- 인간이 가장 쉽게 빠지는 생각의 오류 (ft. 비판적 상상력)
- 우리가 원인을 잘못 판단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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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다른 사람과 대화하는 과정에서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경험을 자주 한다. 질문하고 대답하는 과정에서 자신도 미처 깨닫지 못하고 있던 가치있는 주장을 발견하기도 하고, 주장을 뒷받침하는 이유와 근거를 즉흥적으로 떠올리기도 한다. 관심 있는 주제를 놓고 대화하다 보면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일이다.
논증이란 무엇인가
글을 쓸 때도 마찬가지다. 글을 쓴다는 것은 혼자 자신이 아는 것을 쏟아내는 것이 아니라, 가상의 독자와 끝없이 질문과 대답을 주고 받는 것이다. 간단하게 말해서 일상의 평범한 대화 속에서 오가는 질문과 답을 혼자서 해내는 것이 곧 논증이다. 다음 대화를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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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 학교생활은 어떠니?
슈: 학생회에서 ‘학생권리헌장’이라고 하는 것을 만드는 일에 참여하느라 정말 바쁘게 지냈어.
앤: 그게 뭔데?
슈: 뭐… 학교 안에서, 강의실 안에서 학생들의 삶을 개선하자는 것이지.
앤: 문제가 뭐지?
슈: 우리는 좋은 교육을 받을 권리가 있는데, 학교는 학생들에게 마땅히 제공해야 할 서비스에 전혀 신경 쓰지 않잖아.
앤: 그래서 어떻게 하자고?
슈: 학교가 우릴 학생으로만 생각하지 말고 고객처럼 대우해줘야 한다고 생각해.
앤: 고객이라… 어떻게 그런 결론이 나온거지?
슈: 음… 우린 교육을 받기 위해 상당히 많은 돈을 내지만, 비슷한 돈을 내는 고객들에 비하면 우리가 받는 관심 수준은 한참 떨어지잖아.
앤: 어떻게 떨어져?
슈: 하나 예를 들자면 수업시간 외에는 교수님들을 보기 힘들지. 지난 주에 나는 예술과학관 1층에 있는 교수실 문 앞에 걸려있는 근무시간표를 둘러봤는데… [가방에서 종이쪽지 하나를 꺼낸다.] 평균 근무시간표가 일주일에 채 한 시간도 되지 않더라고.
앤: 좀 볼까?
슈: 봐봐. [종이를 건네준다.]
앤: 음, 정말 그렇네. 하지만 거기에만 교수실이 있는 건 아니잖아. 다른 곳도 좀더 알아보면 결과가 달라지지 않을까? 그런데 아까 네가 등록금을 내니까 우리는 고객이 되는 거라고 했잖아. 잘 이해가 안 가는데… 학비를 내는 것과 고객이 되는 것은 무슨 관련이 있는 거지?
슈: 어떤 서비스든 돈을 내야 살 수 있잖아? 무언가 돈을 내고 산다는 것은 곧 우리가 고객이 된다는 뜻이지. 우리도 교육을 받기 위해 등록금을 내니까 학생도 고객처럼 대우받아야 해.
앤: 하지만 교육과 서비스가 완전히 같은 건 아닌 것 같은데. 적어도 배관공에게 돈을 주고 일을 시키는 것과는 다르지. 의사도 돈을 받지만 환자를 단순히 고객이라고만 생각하지 않잖아. 학생이 학교의 고객이라면 우리는 그냥 돈을 내고 학위를 산다는 뜻이 되잖아. 또 “고객이 왕이다.” “고객이 무조건 옳다” 같은 말은 어떻게 되는 거지? 내가 시험문제에 쓰는 답은 늘 틀리던데.
슈: 나는 모든 측면에서 우리가 고객과 똑같다고 말하려는 건 아니야. 다만 좀더 정당한 대우를 받고 싶다는 것이지. 캠퍼스와 기숙사를 오가는 버스 운영방식을 좀더 개선해주거나 밤늦게까지 공부할 수 있도록 도서관 운영시간을 늘려달라는 거지. 무엇보다도 교수님들을 좀더 쉽게 만날 수 있으면 좋겠어. 수업이 끝나고도 우리는 공부할 게 많거든. 교수님에게 물어보고 싶은 게 있어도 물어볼 수가 없잖아.
앤: 그렇다면 학생을 고객이라고 정의하기보다는 의뢰인이라고 정의하는 건 어때? 변호사와 상담을 할 때 돈을 낸다는 이유만으로 듣고 싶어하는 말만 해주지 않잖아. 물론 좋은 변호사는 의뢰인의 감정까지 배려해서 이야기하겠지만. 대학도 마찬가지 아닐까? “학교는 학생을 의뢰인으로 대하라.” 어때?
슈: “학생은 의뢰인이다.” 음, “학생은 고객이다”처럼 입에 딱 붙지 않는데… 어쨌든 고민은 해볼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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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짧은 대화를 통해 슈와 앤은 문제를 완벽하게 해결하지는 못했지만, 상대방의 관점을 좀 더 이해하게 되었다. 사실 그보다 더 값진 것은, 각자 자신의 생각을 명확하게 정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는 점이다. 학생을 고객처럼 대우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앤은 집요하게 의문을 제기함으로써 슈의 주장을 세련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실제로 이 대화내용은 완벽한 논증을 구성하는 다섯 가지 요소를 모두 담고 있다.
논증을 구성하는 다섯 가지 요소
질문 1. 주장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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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 그래서 어떻게 하자고?
슈: 학교가 우릴 학생으로만 생각하지 말고 고객처럼 대우해줘야 한다고 생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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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이런 질문을 던져줄 때 우리는 대부분 반가워한다. 내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 때문이다. 뒤이어 나오는 질문 역시 반갑다. 내가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설명함으로써 자신의 생각을 펼칠 수 있는 판을 깔아주기 때문이다.
질문 2.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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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 고객이라… 어떻게 그런 결론이 나온거지?
슈: 음… 우린 교육을 받기 위해 상당히 많은 돈을 내지만, 비슷한 돈을 내는 고객들에 비하면 우리가 받는 관심 수준은 한참 떨어지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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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점에서 앤이 슈의 의견에 동의한다면 이 문제에 대한 논의는 끝이 나고 다음 화제로 넘어갈 것이다. 반대로 슈의 의견을 가치 없다고 판단한다면 방어적으로 묵살해버릴 수도 있다(“멍청한 소리 하고 있네!”). 하지만 앤은 슈의 생각이 들어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한다.
하지만 슈가 제시한 주장과 이유만으로는 납득할 수 없다. 그래서 그 주장과 이유를 뒷받침하는 객관적 사실이 있는지 묻는다. 이는 슈의 생각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입증하려는 것이 아니라, 슈가 왜 그런 생각을 하는지 알아보고 자신도 동의할 수 있는 것인지 가늠해보기 위한 것이다.
질문 3. 이유를 뒷받침하는 근거는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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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 어떻게 떨어져?
슈: 하나 예를 들자면 수업시간 외에는 교수님들을 보기 힘들지. 지난 주에 나는 예술과학관 1층에 있는 교수실 문 앞에 걸려있는 근무시간표를 둘러봤는데… [가방에서 종이쪽지 하나를 꺼낸다.] 평균 근무시간표가 일주일에 채 한 시간도 되지 않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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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은 슈가 제시한 간략한 근거에 대해 반박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러한 근거에 대한 보고가 정말 신뢰할 수 있는 것인지 확인하고 싶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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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 좀 볼까? (= 객관적 증거에 좀더 가까운 것을 보여주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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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지를 보자고 하는 것은 사실, 슈가 근거를 제대로 보고하는지 의심하는 것이다. 물론 메모지 자체도 조작된 것이라고 의심할 수 있지만, 앤은 일단 슈가 정당한 근거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는 수준에서 멈춘다. 어쨌든 슈가 보고하는 근거를 믿고 다음 단계 논의로 넘어간다.
지금까지 앤의 질문은 슈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밝힐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러한 질문에 대한 대답은 논증의 세 가지 핵심 요소라 할 수 있는 주장-이유-근거가 된다. 주장은 이유에 기반하고 이유는 근거에 기반한다. 근거는 이유보다 많고 이유는 주장보다 많기 때문에 피라미드 형태가 된다.
논증의 문답 파트: 주장에 대한 궁금증과 이견에 대한 질문
앞에서 본 세 가지 질문은 슈의 생각이 무엇인지 드러낼 수 있는 자리만 깔아준 것이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앤은 동의하지 못한다. 슈의 주장이 제대로 설득력을 갖기 위해서는, 자신의 생각에 동의하지 않는 이들의 의구심에 대해서도 답해야 한다.
질문 4. 복잡한 상황, 근거, 원칙, 관점 등에 대해서 무엇이라고 말할 것인가?
이 질문은 대화 중 여러 차례 나온다. 먼저 앤은 슈가 제시한 근거의 신뢰성을 의심한다.
- 앤: 하지만 거기에만 교수실이 있는 건 아니잖아. 다른 곳도 좀더 알아보면 결과가 달라지지 않을까?
또 슈의 주장이 관철되었을 때 현재 치르는 손실보다 더 큰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 앤: 학생이 학교의 고객이라면 우리는 그냥 돈을 내고 학위를 산다는 뜻이 되잖아. 또 “고객이 왕이다.” “고객이 무조건 옳다” 같은 말은 어떻게 되는 거지? 내가 시험문제에 쓰는 답은 늘 틀리던데.
또 다른 해법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는다.
- 앤: 그렇다면 학생을 고객이라고 정의하기보다는 의뢰인이라고 정의하는 건 어때? 변호사와 상담을 할 때 돈을 낸다는 이유만으로 듣고 싶어하는 말만 해주지 않잖아.
이것말고도 슈에게 더 많은 질문을 던질 수 있다.
- 학생이 제대로 대우 받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또다른 이유가 있는가?
- 그런 주장에 대해 교수들은 뭐라고 할지, 또 학부모나 입법의원들은 뭐라고 할지 생각해봤는가?
- 그런 주장을 한다고 실제로 학교가 정책을 수정할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질문 4.는 다른 사람들의 생각과 관점에서 슈의 주장에 대해 던지는 의문이다. 앤처럼 똑똑하고 사려깊은 친구가 곁에 있다면 이런 질문을 함으로써 좋은 논증을 만들 수 있도록 도와주겠지만, 궁극적으로는 이런 질문을 혼자서 모두 상상해내야 한다. 특히 글을 쓰고자 한다면 이처럼 내 생각을 의심하고 질문하고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면에 늘 가지고 있어야 한다.
결국, 논증의 문답 파트는 가장 수준 높은 비판적 사고를 요구한다. 자신의 논증의 핵심 요소(주장-이유-근거)에 대한 온갖 반론과 모순되는 정보들을 하나하나 점검하고 평가할 줄 알아야한다. 그러한 시선을 수용하지 않는다면, 논증을 회피하거나 거기에 대해 답변하지 않는다면, 어설픈 논증에 기반하여 잘못된 판단과 선택을 하고 말 것이다.
논증의 논리 파트: 주장을 구성하는 논리에 대한 질문
논증요소들은 모두 논리적으로 연결되어 있어야 한다. 또한 논리를 굳이 드러내지 않아도 대부분 독자들은 주장-이유-근거 사이에 연결고리를 잘 이해한다. 하지만 그러한 연결고리에 대해 의심을 품는 독자가 있을 수 있다고 여겨질 때는 논리를 명시적으로 진술해야 한다.
질문 5. 이 이유가 주장을 뒷받침하는 원리, 이 근거가 이유를 뒷받침하는 원리는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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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 그런데 아까 네가 등록금을 내니까 우리는 고객이 되는 거라고 했잖아. 잘 이해가 안 가는데… 학비를 내는 것과 고객이 되는 것은 무슨 관련이 있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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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가 제시한 이유는 그 자체로 거짓이 아니다. 학생들은 ‘상당히 많은 돈’을 지불한다. 하지만 그 사실이 ‘학생은 고객’이라는 주장을 왜 뒷받침하는지, 주장과 이유가 어떻게 연관되는지 이해하지 못한다.
이 질문은 논증의 헛점을 파고든다. 이처럼 추론의 원리를 따지는 질문은 논증 자체를 허물어버릴 수 있는 훨씬 근본적인 질문이며, 따라서 대답하는 것도 매우 까다롭다. 깊은 사고와 객관적인 분석 과정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사실 이러한 질문을 하기도, 이러한 질문에 대답하기도 어렵다. 슈는 이 난관을 다음과 같은 답변으로 극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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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 어떤 서비스든 돈을 내야 살 수 있잖아? 무언가 돈을 내고 산다는 것은 곧 우리가 고객이 된다는 뜻이지. 우리도 교육을 받기 위해 등록금을 내니까 학생도 고객처럼 대우받아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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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슈는 이유와 주장을 이어주기 위해 보편적인 원리를 진술한다. 이러한 보편적인 원리를 전제(warrant)라고 부른다.
전제는 논증을 구성하는 다섯 가지 요소 중에서 가장 이해하기 어려운 요소다. 잘못된 결론으로 사람들을 현혹하는 논증들은 대부분 전제를 조작한다. 전제까지 파고들어 논증의 헛점을 찾아내는 일은 사실 매우 고된 일이고 고차원적인 일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살펴본 논증의 요소들을 모형으로 그리면 다음과 같다.
대화를 통해 찾아낸 논증의 요소들을 글로 쓰면 논증글이 된다. 문장마다 논증에서 차지하는 역할을 꼬리표로 달았다.
- 대학은 우리를 단순히 학생으로 대해서는 안 된다. 좋은 학교로 성공하려면 우리를 고객으로 대해야 한다. (주장)
- 서비스를 받기 위해 돈을 내는 사람은, 당연히 기업이 고객을 대하듯이 대우받을 자격이 있다. (전제)
- 학생은 교수의 서비스를 받기 위해 돈을 낸다. (이유 1.)
- 학교이사회에 따르면 등록금의 60% 이상이 교원 급여로 사용된다고 한다. (이유 1.을 뒷받침하는 근거 보고)
- 그럼에도 우리는 다른 고객들처럼 충분한 대우받지 못하고 있다. (이유 2.)
- 예를 하나 들자면, 많은 교수진들이 근무시간을 충분히 지키지 않는다. (이유 2.를 뒷받침하는 이유 2-1.)
- 예술과학관 1층에 있는 교수실을 조사해본 결과 일주일 평균 근무시간이 한 시간도 채 되지 않는다. (이유 2-1.을 뒷받침하는 근거 보고)
- 고객을 그렇게 대한다면 어떠한 기업도 살아남지 못할 것이다. (이유 3. 근거를 제시하지 않음)
- 물론 이것은 사소한 예에 지나지 않는다. (예상되는 반론 언급)
- 하지만 이는 빙산의일각일 뿐이다. (반론에 대한 반박)
- 물론 대학이 모든 측면에서, 특히 수업시간에도 우리를 고객처럼 대한다면 제대로 교육할 수 없을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비유를 끝까지 밀고 나갈 수는 없을 것이다. (이견 수용)
- 그럼에도 학생을 고객처럼 대하는 것이 대학생활을 더 생산적으로 만들어준다면 ‘고객으로서 학생’이라는 원칙을 고려해 볼만한 가치가 있지 않을까. (이견에 대한 반박, 주장 재진술)
이 글을 잘 보면 앞에서 살펴본 다섯 가지 질문에 대한 대답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실 우리가 ‘글’이라고 하는 것은 대부분, 질문에 대한 대답을 나열해 놓은 것이다.)
물론 이처럼 ‘얄팍하고’ ‘허술한’ 논증글로 생각을 바꾸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비판적 사고를 하는 사람들은 이러한 글을 읽으면서 다음과 같은 의문을 품는다.
- 이유가 너무 빈약하다. 더 많은 이유가 필요하다.
- 근거를 몇 개 제시했지만 부족하다. 더욱이 그 근거가 타당한지 확신할 수 없다.
- 전제를 제시했지만 전제가 과연 옳은 것일까? 전제에 대해 납득할 수 있도록 또다른 논증이 필요하다.
- 자신의 주장의 한계를 인정하면서도 여전히 주장을 굽히지 않는다. 수긍할 수 있도록 더 정교한 논증을 제시하라.
이러한 질문과 의구심에 대답하다보면 논증은 훨씬 복잡해질 것이다. 여러 논증이 층층이 쌓여 복잡한 구조를 만들어낼 것이다. 하지만 그러한 복잡한 구조 속에서 ‘탄탄하고, 폭넓고, 깊이있는’ 논증만이 설득력을 발휘할 수 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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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출판사와의 협의 하에 [논증의 탄생: 21세기 민주시민을 위한 비판적 사고, 토론, 글쓰기 매뉴얼] (조셉 윌리엄스)에서 발췌한 내용을 슬로우뉴스 원칙에 맞게 정리한 것입니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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