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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 신화 9: [겨울왕국] 모든 저작권을 샀다면 ‘엘사’ 캐릭터로 속편을 만들수 있다

“이게 정말 불법이 아니라고요?”

저작권에 관한 잘못된 상식은 뜻밖에 널리 퍼져 있습니다. 이런 잘못된 인식은 이용자의 정당한 권리 행사마저 움츠리게 합니다. 오픈넷 박경신 이사(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함께 잘못된 저작권법 상식, 그 신화를 하나씩 깨뜨려 보시죠. (편집자)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의 모든 권리를 사왔다고 치죠. [겨울왕국] 주인공 캐릭터 중에서도 ‘엘사’ 좋아하는 분, ‘아나’를 더 좋아하는 분, 서로 갈리죠? [겨울왕국]의 모든 권리를 사왔으니 내가 좋아하는 엘사의 캐릭터로 따로 영화를 만들고 싶습니다. 그렇게 해도 무방하지 않을까요?

Q. [겨울왕국] 모든 저작권 샀다면, ‘엘사’만 떼어 속편을 만들 수 있을까? 

A. 불가능합니다. 

©Disn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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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과 스토리

영화나 소설 등의 작품에서 가장 중요한 건 ‘인물’과 ‘스토리’죠. 이 인물과 스토리에 관한 저작권을 사왔다면, 스토리와 별도로 인물만 떼어서 별도의 작품을 만들어도 되지 않을까 생각할 수도 있을 텐데요.

그렇게 할 수 없습니다. 이유는 하나의 작품을 구성하는 스토리와 인물에서 그 인물은 특정한 ‘스토리’라는 맥락에 한정되는 의미이기 때문에 그 인물(캐릭터)에 다른 스토리를 입히면 자신이 구입한 권리 범위를 초과하는 결과가 초래하니까요. (아래 도식 참조)

저작권 신화

논술에서 많이 나오는 이야기인데, “정의가 길면 길수록 범주는 더 줄어든다”는 이야기를 들어보셨나요? 마치 [겨울왕국]에서 엘사와 안나라는 인물을 형상화하는 [겨울왕국]의 스토리는 ‘정의’의 역할을 하는 겁니다. 그 이야기의 한도에서만 인물에 관한 권리가 생기는 거죠.

리메이크는 가능! 속편은? 불가능! 

인물만을 떼어내서 새로운 이야기를 그 인물에 적용하면, ‘속편’에 해당하겠죠. 시퀄(sequel, 속편)이나 프리퀄(prequel, 그 이전의 일을 다룬 속편), 스핀오프(spin-off, 파생작)와 같은 말을 요즘은 종종 들어보셨을 겁니다. 아무리 [겨울왕국]이라는 애니메이션에 관한 모든 저작권을 사들였다고 해도, 캐릭터의 속편에 관한 권리는 별도입니다.

이 경우에 인물(캐릭터)만을 따로 떼어내서 ‘속편’을 제작할 권리를 생기지 않고, 다만 구입한 [겨울왕국]의 스토리와 인물이 결합된 형태로 다시 만들 수는 있겠죠. 그리고 이 경우에는 당연히 ‘리메이크’가 되는거고요.

즉,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캐릭터는 애니메이션의 일부분이지만, 동시에 캐릭터 자체가 하나의 독립한 저작물로 인정받습니다. 그래서 애니메이션 전체에 관한 저작권과 별도로 캐릭터에 관한 저작권이 인정되므로, 캐릭터를 바탕으로 속편을 제작하려면, 캐릭터에 관한 권리를 따로 획득해 속편을 제작해야 합니다.

[겨울왕국]을 우주정거장에서 상영할 권리가 있어도…

저작권 계약시에 ‘전권(All rights)을 구입’한다는 표현을 쓰고, 거기에 더해 그 권리의 범위는 세상에 모두 미친다(throughout the world), 더 나아가 우주에까지 그 범위가 미친다(throughout the universe)라는 표현까지 쓰곤 합니다. 왜냐하면 지구를 넘어서 ‘우주 정거장’ 같은 곳에서 [겨울왕국]을 상영할 수도 있을테니까요.

하지만 이런 경우에서조차 엘사나 안나 혹은 [겨울왕국]의 다른 캐릭터만을 떼어내 속편을 만들 수 있는 권리를 존재하지 않습니다.

물론 실무상 저작권자와 저작물 사용자(양수인)가 체결하는 계약서에는 대개 사용범위, 사용기간, 사용가능한 항목에 관한 구체적인 조건이 명시되기 때문에 실제로는 모든 저작권을 넘기는 일은 흔하지 않습니다. 저작권 분쟁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구체적으로 계약서를 작성해야 합니다.

Les Chatfield, CC BY  https://flic.kr/p/eAtSn

[겨울왕국]을 우주정거장에서 상영할 수 있는 권리가 있더라도 ‘속편’은 안 됩니다. (사진: Les Chatfield, CC BY)

저작권 신화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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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소개

박경신
초대필자, 오픈넷 이사

오픈넷 이사. 고려대학교 법학대학원 교수.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 [진실유포죄], [호모 레지스탕스] 등 저자.

작성 기사 수 : 32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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