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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본좌의 주간 뉴스 큐레이션

2015년 마지막 주 좋은 기사 솎아보기

1. 박근혜, 국회를 ‘진실한 사람들’로 채우자?

ⓒ 주간동아
ⓒ 주간동아

최고지도자의 말에는 가치관, 그리고 대중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는 메시지 프레임이 담겨 있다. 주간동아가 2015년 한 해 동안 박근혜 대통령이 사용한 단어를 분석했다. 2015년 1월 6일부터 12월 14일까지 주재한 국무회의와 수석비서관회의 중 언론에 공개된 것들이 대상이다.

박 대통령의 말에서 주목할 만한 부분은 단어의 사용 횟수다. 국무회의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2회 이상 등장하는 단어가 300개 안팎에 머문다. 해외 다른 지도자들이 대중연설에서는 쉬운 단어를 구사하지만, 국무회의, 수석비서관회의 등 각료회의에서는 전문적이고 다양한 단어를 많이 쓰는 것과 대조된다. 박 대통령이 각료회의를 일반 유권자 연설과 동일시하고 있다는 뜻이다.

박 대통령이 사용한 단어들 중 부정적 용언과 함께 자주 쓴 단어는 시위, 폭력, 기득권, 불법 등이다. 하지만 이 중 가장 돋보이는 단어는 ‘국회’다. ‘노동’과 ‘일자리’에 비견될 정도로 많이 등장한다. 국회는 ‘통과’, ‘지연’ ‘어려움’ ‘방기’ ‘발목’ 등의 단어와 함께 나온다. ‘국회에서 법안 통과를 해주지 않는 바람에 발목이 잡혀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식의 어법이다. 기·승·전·국회 탓이다.

이런 국회 탓에서 읽을 수 있는 박 대통령의 가치관은 ‘위기를 극복하고 경제를 살리려 애쓰는 선한 정부’와 ‘이익만 챙기며 책임을 피하고 상황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국회 혹은 정치권’ 간의 대립이다. 이런 가치관에서 나오는 행동이 대통령의 노력을 방해하는 국회를 압박하는 것이다. 이런 논리의 끝은 ‘진실한 사람들’로 국회를 갈아치우겠다는 방식으로 연결된다. 2015년 대한민국에 ‘삼권분립’은 존재했던 걸까.

● 주간동아

ⓒ 주간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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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현직 보좌관이 말하는 국회 사용 꿀팁

박 대통령의 세계관에서 국회는 법안 처리도 안 하는 게으른 정치꾼들이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국회는 24시간 12개월 1년 내내 바쁘게 돌아간다. 다만 일하는 모습을 여러 통로를 통해 보여줄 수 있는 행정부와 달리 국회가 일하는 모습은 잘 눈에 띄지 않는다.

머니투데이 the300이 현직 보좌관의 글을 통해 맨날 싸우기만 한다는 비난을 받는 국회가 어떻게 우리 삶에 직접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지 소개한다. 대부분 사람들은 민원 처리를 위해 행정부라 불리는 관을 찾는다. 하지만 관은 현재의 법과 제도를 집행해야 할 위치로, 융통성이 없다. 반면에 국회는 법과 제도를 바꾸는 곳이다. 관이 해결하지 못하는 민원 처리를 위해 국회나 지역 국회의원 사무소 문을 두들겨 보는 건 어떨까.

● 머니투데이 the300 ‘국회사용꿀팁’

the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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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깜깜이 기부, 투명성 높이면 기부도 늘어난다

지난해 국내 기부금이 5년 전보다 25% 늘어났을 정도로 기부문화가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내가 낸 기부금이 어디에 쓰이는지, 즉 투명성에 대한 요구는 여전하다. 한국일보가 2014년에 이어 2015년 말에도 ‘한국가이드스타’와 함께 45개 대형 공익법인들의 기부금 실태를 효율성과 투명성 지표로 살펴봤다.

길 길은 멀었다. 정보 투명성을 평가한 투명성은 낙제 수준이었다. 45개 단체의 기본 정보공개 성실성, 재무보고서 접근성, 재무현황 요약표 등 지표를 조사해 100점 만점으로 점수를 매긴 결과 평균은 D등급인 53점이었다. 홈페이지조차 없거나 이사회 명단도 공개되지 않은 기구들도 있었다.

채원호 가톨릭대 행정학과 교수 연구팀이 분석한 결과 공익법인들의 투명성 지표 점수가 10% 증가할 때 기부금 수입은 4.9%포인트 증가했다. 투명할수록 기부금도 늘어난다.

● 한국일보 ‘깜깜이 기부금’ 기획기사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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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여성’ 없는 한국 영화 

2015년 한국사회에는 ‘페미니즘’과 여성 혐오가 주요 의제로 던져졌다. 중앙일보 월간지 ‘매거진M’이 2015년 한국 영화의 여성에 관해 물었다. 2015년 한국 영화의 주인공은 남성투성이였다. 22편의 흥행작 중 여배우가 앤드 크레딧 첫 번째 순서에 오른 영화는 3편에 그쳤고, 50편으로 범위를 넓혀도 11편에 불과하다. 영화 포스터에 여성이 아예 나오지 않는 영화도 12편이나 됐다.

이 기사는 단순히 ‘여성이 안 나온다’에서 한 단계 나아간다. 영화의 양성평등을 측정하는 ‘백델 테스트’(Bechdel test: 이름 있는 여성이 2명 이상 등장하는가, 두 여성이 서로 대화를 하는가, 대화의 내용이 남성과 관련 없는가)를 통과한 작품은 22개 중 8개에 불과했다.

또 다른 테스트인 ‘마코 모리 테스트’(최소 한 명 이상의 여성이 등장하는가, 그 여성이 자신이 이야기를 하고 있는가, 그 이야기가 남성 인물의 이야기를 보조하는 데 그치진 않았나)를 통과한 영화는 10편이다. 등장하는 여성들도 매우 전형적이다. 여전사이거나 소녀, 아니면 성을 이용한 요부, 아니면 어머니 등등. 2016년 한국영화의 여성들은 안녕할 수 있을까.

● 매거진M

중앙일보 매거진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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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내부고발자 108명 중 70명 해고, 59% 자살 충동

도가니 사건, 제주도 7대 경관 전화 투표 조작사건, 민간인 불법사찰, 하나고 입시비리 등등. 모두 내부고발자들에 의해 세상에 드러난 사건들이다. 그 사건의 내부고발자들은 지금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JTBC 뉴스룸 ‘탐사플러스’가 내부고발자들의 ‘그 이후’를 취재했다.

내부고발자들은 사회를 고치는 데 이바지했다. 하지만 이들의 삶은 망가졌다. 1990년부터 2014년까지 사회 이슈가 됐던 108명의 내부고발자, 이들 중 70명이 해고됐다. 도가니 사건을 폭로한 전응섭 씨는 해고당했다. 같은 과 교수의 성추행을 폭로한 덕성여대 미술강사 김 모 씨는 지금 영어를 가르치고 있다. 사학재단 비리를 고발한 안종훈 교사는 두 차례 파면과 무더기 소송을 당하고, 지금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

2013년 호루라기재단 실태조사에 따르면, 내부 고발자의 절반 이상이 제보 이후 1년 사이 자살 충동을 겪었다. 3%는 동료들로부터 집단 따돌림과 가정불화 등을 겪었다. 5명 중 3명은 생계유지가 힘들거나 배우자의 경제활동으로 생활을 유지한다고 답했다. 이들 중 대부분은 이런 고생을 했음에도 다시 고발하겠다고 했다. 언제까지 이들의 양심에만 맡겨둘 것인가.

● JTBC 뉴스룸 ‘탐사플러스’

JTBC 내부고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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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블로터가 털어놓은 6가지 거짓말

하루에도 수백 개씩 쏟아지는 언론의 기사 중에는 설레발도 있고 오보도 있다. ‘블로터’가 2015년 발행한 기사 중 결국 ‘거짓말’이 되어버린 기사들을 소개했다.

기사가 거짓말이 되어버리는 경우는 다양하다. 삼성이 블랙베리를 인수한다는 소문은 뜬소문에 그쳤고, 미래부가 액티브 X 퇴출을 지원한다는 기사는, 정책은 진행 중이지만 방향이 잘못돼 ‘거짓말’로 꼽혔다. 업체의 소식을 빠르게 전하려는 언론의 메시지가 업체에 의해 번복되기도 한다. 애플의 이동통신사업 진출 소식이나 구글의 아라폰 낙하실험 뉴스가 대표적인 사례다.

블로터 기사 내용과 달리 페이스북은 ‘싫어요’를 만들지 않았고 구글은 크롬 OS와 안드로이드를 통합하지 않았다. 언론은 본래 자신들의 특종은 대대적으로 홍보하지만, 거짓말이나 오보는 숨기려 든다. 블로터처럼 ‘거짓말’을 드러냄으로써 그 단점을 ‘거짓말도 알려주는’ 장점으로 승화시켜보는 건 어떨까.

● 블로터

블로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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