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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 신화 6. 저작권은 등록해야 보호받을 수 있다

“이게 정말 불법이 아니라고요?”

저작권에 관한 잘못된 상식은 뜻밖에 널리 퍼져 있습니다. 이런 잘못된 인식은 이용자의 정당한 권리 행사마저 움츠리게 합니다. 오픈넷 박경신 이사(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함께 잘못된 저작권법 상식, 그 신화를 하나씩 깨뜨려 보시죠. (편집자)

“혹시 저작권 등록을 해보신 분 있나요? 그리고 돈은 얼마나 들었나요?”

저작권을 주제로 한 강연에서 제가 이렇게 질문하니 한 청중께서 ‘음악 저작권’을 등록한 적이 있다고 답해주셨습니다. 한국음악저작권협회에 돈을 내고 있다고 말이죠. 하지만 이야기를 들어보니 답해주신 청중은 저작권 등록을 한 것이 아니라 음악저작권협회에서 행하는 신탁사무에 관한 비용을 내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음악 저작권은 역사적으로 ‘공연권’이나 ‘복제권’ 등 여러 저작권의 하위 권리들을 나눠서 관리합니다. 가령, 공연권에 관한 위반 사항이 있으면 현장에서 이를 확인하고, 증거를 확보해야 하죠. 그래서 이런 저작권 침해 행위를 ‘대신’ 행사하는 곳이 한국음악저작권협회입니다. 저작권자는 이 단체에 저작권관련 업무를 신탁하는 것이고요. 제 강연에서 음악 저작권을 ‘등록’했다고 말한 청중은 사실은 음악 저작권을 협회에 등록한 것이 아니고, 협회의 ‘신탁 업무’ 서비스에 관한 비용을 내고 있었던 것입니다.

문제는 이렇습니다. 저작권 등록하지 않으면 자신의 저작권을 보호받을 수 없을까요? 혹은 덜 보호받는 걸까요?

등록

저작권은 등록해야 보호받을 수 있을까? 혹은 등록하지 않으면 덜 보호받을까? (사진: NHS Confederation, CC BY)

저작권 ‘보호’는 ‘등록’과 무관합니다

저작권은 등록이 필요 없습니다. 저작권 보호는 등록과는 전혀 관련이 없습니다. 저작권은 창작하는 바로 그 순간 생깁니다. 그냥 자기가 쓰면 자기 것이 되는 게 저작권입니다. 즉, 여러분이 만든 창작물이 저작물의 3 요소(‘문화 예술’의 범주에 속한 창작적이고 구체적인 ‘표현’으로서 어느 정도의 ‘독창성’이 있다면)를 충족한다면 어느 누구의 판단을 받을 필요도 없고, 어떤 기성의 저작물과도 비교할 필요 없습니다.

만약 여러분이 소설을 썼다면, 그 소설을 ‘공표’하지 않아도, 언제 썼는지도 상관없이 그저 여러분이 그 소설을 썼다는 ‘증거’만 있으면 그 소설의 저작권은 여러분에게 귀속합니다. 물론 그 입증을 위해서는 특정한 시공간의 제약을 받는 인간의 행위 특성상 그 창작 시기와 관련한 정보들이 있을 테지만요.

저작권은 특허와는 아주 다릅니다. 특허는 등록절차가 있습니다. 특허는 세계 최초의 기능에만 부여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등록하려는 특허가 ‘세계 최초’인지 누군가는 판단해야 합니다. 그 판단 절차를 우리는 ‘등록’이라고 부르죠. 반면, 저작권은 등록할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물론 저작권을 객관적으로 등록하면, 소송 시에 이로운 점이 있기는 합니다. 하지만 저작권의 ‘보호’와는 전혀 관련이 없습니다.

저작권 교실

저작권은 저작물 창작 즉시 생깁니다. 따로 등록할 필요가 없어요. (사진: opensource.com, CC BY SA)

대법원의 입장: 사례

  • 대법원 2006. 7. 4. 선고 2004다10756 판결

1. 편집앨범을 제작하고 싶은데 제작자(저작인접권) 외에 따로 저작권자 허락을 받아야 하나?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그렇다)

[1] ‘편집 앨범’의 제작자는 원반 등의 음반제작자의 저작인접물에 대한 이용허락 외에 저작권자로부터 음악저작물에 대한 이용 허락을 얻어야 하는지 여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렇다)

: 저작권법 제2조 제7호 , 제42조 제3항 , 제62조 , 제67조 의 규정에 비추어 볼 때, 저작권자가 자신의 저작재산권 중 복제ㆍ배포권의 처분권한까지 음반제작자에게 부여하였다거나, 또는 음반제작자로 하여금 저작인접물인 음반 이외에 저작권자의 저작물에 대하여까지 이용허락을 할 수 있는 권한 내지 저작물의 이용권을 제3자에게 양도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인정되지 않는 한, 음반제작자에 의하여 제작된 원반(原盤) 등 저작인접물에 수록된 내용 중 일부씩을 발췌하여 이른바‘편집앨범’을 제작하고자 하는 자는 그 음반제작자의 저작인접물에 대한 이용허락 이외에 저작권자로부터도 음악저작물에 대한 이용 허락을 얻어야 한다.

2. 저작권법상 등록을 하지 않아도 저작권을 신탁적으로 양도받은 자가 침해자에게 손해배상할 수 있나? (등록 없이도 할 수 있다)

[2] 저작권침해자가 저작권법 제52조 의 ‘제3자’에 해당하는지 여부(아니다) 및 음악저작물의 저작권자로부터 저작권을 신탁적으로 양도받은 사람이 신탁업법 및 저작권법상의 등록을 하지 않았더라도 저작권침해자에 대하여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지 여부 (그렇다)

: 신탁법 제3조 제1항 의 취지는 등기 또는 등록하여야 할 재산권에 관하여 신탁재산이라는 뜻을 등기 또는 등록하지 않으면 제3자에게 신탁재산임을 주장할 수 없다는 취지에 불과한 것이고, 저작권법 제52조 에 따른 저작재산권의 양도등록은 그 양도의 유효요건이 아니라 제3자에 대한 대항요건에 불과하고, 여기서 등록하지 아니하면 제3자에게 대항할 수 없다고 할 때의 ‘제3자’란 당해 저작재산권의 양도에 관하여 양수인의 지위와 양립할 수 없는 법률상 지위를 취득한 경우 등 저작재산권의 양도에 관한 등록의 흠결을 주장함에 정당한 이익을 가지는 제3자에 한하고, 저작재산권을 침해한 사람은 여기서 말하는 제3자에 해당하지 않는다. 따라서 음악저작물의 저작권자로부터 저작권을 신탁적으로 양도받은 사람은 신탁법 및 저작권법상의 등록을 하지 않았더라도 저작권침해자에 대하여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참고. 저작권법 제52조 (권리변동 등의 등록·효력)

다음 각호의 사항은 이를 등록할 수 있으며, 등록하지 아니하면 제3자에게 대항할 수 없다. [개정 2000.1.12] [시행일 2000.7.1]
1. 저작재산권의 양도(상속 기타 일반승계의 경우를 제외한다) 또는 처분제한
2. 저작재산권을 목적으로 하는 질권의 설정·이전·변경·소멸 또는 처분제한

저작권 신화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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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소개

박경신
초대필자, 오픈넷 이사

오픈넷 이사. 고려대학교 법학대학원 교수.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 [진실유포죄], [호모 레지스탕스] 등 저자.

작성 기사 수 : 32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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