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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도 정말 많은 뉴스가 만들어지고, 또 소비된다. 하지만 우리가 소비하는 뉴스들은 정해져 있다. 굵직굵직한 정치 이슈나 자극적인 사건 사고, 주식과 부동산이 얼마나 올랐느니 하는 소식이 대부분이다. 그 와중에 좋은 기사는 묻힌다. 그래서 ‘의미 있는’ 기사들을 ‘주간 뉴스 큐레이션’에서 선별해 소개한다.
소소하지만 우리 삶에 매우 중요한 이야기, 혹은 아무도 주목하지 않은 목소리에 귀 기울인 기사, 그리고 지금은 별 관심이 없지만 언젠가 중요해질 것 같은 ‘미래지향’적 기사들, 더불어 세상에 알려진 이야기 ‘그 이면’에 주목하는 기사 등이 그 대상이다. (필자)[/box]
8월 첫째 주 ‘좋은 기사 솎아보기’
1. 머니투데이 ‘메이드 인 창신동’…“어떤 동네 만들지 그곳 사람들이 결정해야”
해외를 여행할 때 기억에 남는 도시는 그 도시만의 ‘특성’이 가장 잘 보이는 곳이다. 그런 면에서 한국 도시, 동네에는 ‘특성’이 별로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냥 높은 건물들, 어디에나 있는 맥도날드와 스타벅스. 머니투데이의 ‘대한민국 리포트’ 4편은 지역 주민들이 스스로 만들어가는 동네, 창신동을 소개한다.
하청생산에만 익숙했던 주민들이 메이드인 창신동에 주목하고 있다. 아직 종류와 양을 별로 안 되는 미미한 변화지만, “어떤 동네를 만들 것인지는 결국 그곳에 터를 잡고 사는 사람들이 결정해야 할 몫”이라는 점에서 창신동의 변화는 크다. 지역 정치, 지역자치를 고민한다면 이런 작은 변화부터 시작해야 하지 않을까? 추천!
• 머니투데이, 하청인생에도 브랜드가 붙었다 ‘메이드인 창신동’
2. SBS 취재파일, “언론, ‘공적 연금’ 제대로 보도해라!”
공무원연금은 항상 대중의 ‘공분’을 불러일으키는 주제다. ‘철밥통’ 공무원들이 퇴직하면 연금까지 많이 받는다며 언론에 의해 난타당하기 일쑤다. 특히 대다수 국민이 받는 국민연금에 비해 지나치게 많다는 사실을 부각한다.
SBS 취재파일은 이러한 언론의 보도행태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다. ‘국민연금 vs 공적연금’이 아니라 ‘국민연금 + 퇴직금 + 고용보험 + 산재보험 + 노동 3권을 통한 협상력 vs 공적연금 + 상대적 직업 안정성’이라는, 더 복합적인 관점이 필요하다는 것. 앞 뒤 맥락 툭툭 잘라내고 말초적인 팩트를 교묘하게 배치해 악감정을 제기하는 언론보도에 반기를 든 이 기사, 추천!
• SBS 취재파일, 언론이 공적 연금을 다루는 어떤 방식에 대해
3. 한겨레, 28사단 집단구타 사건 가해자도 평범한 이들이었다!
지난 한 주 충격적인 28사단 집단구타 사건(윤 일병 사망 사건)이 대한민국에 큰 충격을 줬다. 가해자들의 악마적인 폭력을 묘사하는 보도들이 쏟아졌고, 그들이 재판장에서도 뻔뻔했다는 내용의 ‘분노를 자아내는’ 보도들이 이어졌다. 그렇다면 이 악마들은 어떻게 만들어진 것일까? 한겨레는 수사기록을 통해 가해자들도 여러 차례 군대 내 폭력에 노출된 이들이었고, 악마가 아니라 평범한 청년들이었다고 밝힌다.
이 기사를 두고 “가해자 쉴드치지 마라”는 비난이 나왔다. 하지만 한겨레의 이 기사는 가해자를 쉴드치는 기사가 아니라, 군대에서 탄생한 ‘악의 평범성’(한나 아렌트)에 주목한 기사다. 폭력이 또 다른 폭력으로 이어지는 이 구조를 바꾸지 않으면 우리는 28사단 집단구타 사건에서 아무것도 배우지 못하게 되는 것이 아닐까. 분노의 방향을 ‘악마’에서 우리 안에 존재하는 ‘악의 평범성’으로 변화시켜준 이 기사 추천!
• ‘윤 일병 폭행 주도’ 이 병장, 과거엔 ‘배신자’ 낙인
– ‘가해자 쉴드 치냐’고 질문한 독자들께
4. 오마이뉴스, 윤 일병의 죽음은 ‘내부 제보자’의 폭로로 알려졌다
폐쇄적인 군대에서는 수많은 죽음이 그냥 묻혀버린다. 그런데 28사단 집단구타 사건은 어떻게 알려지게 됐을까. 그 배경에는 “양심상 모른 척할 수 없었다”는 내부 제보자가 있었다. 오마이뉴스는 수사기록을 분석해 가해자 중 한 명에게 이야기를 듣고 괴로워하던 한 상병이 본부포대장 대위에게 이 사실을 알리면서 윤 일병의 억울한 죽음은 세상에 알려졌다. 폐쇄적이고 꽉 막힌 군대에 ‘더 많은 구멍’이 필요하다는 점을 보여준 이 기사 추천!
• 오마이뉴스, ‘윤 일병 사망’ 결정적 제보자 “양심상 모른 척할 수 없었다”
5. 국민일보, 군대 내 폭력 막기 위해 종교활동이 중요하다?
반복되는 군대 폭력은 군의 폐쇄성에 근거하며, 고로 군대에는 더 많은 구멍이 필요하다. 국민일보는 기획기사를 통해 그 구멍 중 하나를 ‘군종’, 군대 내 종교활동으로 짚었다. 군인들이 외부와 소통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창구가 종교활동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크리스천이었던 윤 일병은 지난 3월부터 교회에 출석하지 못했다.
혹자들은 ‘군종이 뭐가 중요하나’ ‘그게 본질적인 문제냐’고 말할 지도 모른다. 하지만 생명의 위협에 직면한 군인들에게 당장 시급한 것은,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하나의 ‘소통 창구’ 아닐까. 군대 내 구조적 폭력을 당장 없애버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그런 구조적 변화가 오래 걸린다면, 당장 할 수 있는 것만이라도 하는 것도 의미 있지 않을까. 기독교 언론만 쓸 수 있는 접근법의 기사, 이 기사 추천!
• 국민일보, 군폭력 근절 군종이 대안이다
– 군대 내 종교활동, 이래서 중요
– 병영문화개선 위한 군종들의 땀방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