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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진 의원님, 게임중독법이 규제 법안이 아니라고요?

2013년 11월 17일 KBS 일요진단 (사회: 홍기섭 KBS 보도의원)에서 “게임중독법 논란. 규제? 진흥?” 이란 주제로 토론이 붙었다.

  • 프로그램명: KBS 일요진단
  • 방송일: 2013년 11월 17일
  • 주제: “게임중독법 논란. 규제? 진흥? (신의진 의원이 대표 발의한 “중독 예방 관리 및 치료를 위한 법률안”)
  • 찬성 패널: 신의진 새누리당 국회의원 / 법안 발의자, 이해국 의정부 성모병원 정신의학과 교수 / 중독포럼 상임위원
  • 반대 패널: 최민희 민주당 국회의원 / 이인화 이화여대 디지털미디어 교수

이 프로그램에서 신의진 의원은 자신이 발의한 법안이 규제 법안이 아니고 치료, 예방, 실태조사를 위한 법안이라고 설명을 했다. 하지만 그동안 신의진 의원이 해온 발언을 보면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 굵직한 것만 몇 가지를 살펴보자.

들어가기 앞서

최근 게임 관련해서 세 가지 법안이 발표되었다.

이 세 가지 법안은 구체적으로는 각기 다른 내용을 담고 있지만, 전반적으로 인터넷게임을 중독이라고 확정한 뒤 그에 대한 예방 및 대책을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과연 게임을 중독으로 볼 수 있는가에 대한 이야기부터 게임을 과연 마약산업과 동일한 선상에 놓고 봐야 하는지, 미디어 콘텐츠를 잠재적 중독물질로 바라보는 것이 맞는지 등 다양한 논란을 낳고 있다.

뒤바뀐 순서 – 중독물질을 규정한 후 그에 대한 현황을 파악하자?

교수님 (이인화)께서 말씀하신 (인터넷 게임 중독자가) 줄고 있다, 늘고 있다 이런 말씀 있잖아요, 저는 그런 것조차도 함부로 하기 힘든 상황입니다. 사실 제가 이 법을 만들기로 한 것 중의 제일 큰 부분이 과학적 실태조사가 잘 안 되어 있는 거예요.

(중략)

의학적으로 상담이 꼭 필요한 중독자의 숫자와 만성적으로 중독이 돼서 폐인이 된 숫자를 우리도 겨우겨우 만들어서 할 수 있거든요. 봅시다. 복지부의 실태조사, 행안부의 실태조사, 범죄백서 등등을 다 뒤져 가지고 겨우겨우 이런 추정치입니다. 정확한 게 없어서 빼야 된다는 게 아니라 정확한 데이터를 만들기 위해서 기본법을 줘야 됩니다. (신의진)

토론에서 신의진 의원은 당당하게 현재 정확하게 실태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자신들이 법안을 발의하기 위해 적어낸 수치도 겨우겨우 만들어서 집어넣었지만, 그것을 어떤 기준으로 취사, 선택했는지는 법안에도, 그의 공식 홈페이지에도, 토론 방송 중에도 어디에도 공개하지 않았다.

신의진 의원이 토론 중에 제시한 중독자 현황표

토론 중에 제시한 자료에도 인터넷 중독인지, 인터넷 게임 중독인지 모호하게 표시했을 뿐만 아니라 그 근거도 명확지 않다고 신의진 의원 스스로 말했다.

심지어 같은 측 패널로 참여한 이해국 의정부 성모병원 정신의학과 교수도 게임과 우울증, ADHD 사이에서 무엇이 원인이고 무엇이 결과인지 알 수 없다고 이야기를 하고 있다. 하지만 신의진 의원은 인터넷게임을 현재 존재하는 명백한 중독으로 규정하면서 어떤 것이 원인인지 그리고 그 피해가 얼마나 되는지 실증할 수 없다고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자신의 법안은 절대로 규제법이 아니다?

새누리당에서 의원님들이 아까 말씀대로 제 법 외에 다른 규제에 관련된 법도 있고 돈 내는 법도 있으니까 사람들이 다 묶어서 생각할 수 있다 그것에 동의한다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제 법은 절대로 규제법이 아니거든요. 그래서 그것이 예를 들면 새누리당 내에서도 다른 의견을 낼 수 있고요, 그 법들하고 거의 인접해서 나왔다 하더라도…

신의진 의원은 토론에서 자신이 발의한 법안과 다른 사람이 발의한 법안은 다르고, 자신이 발의한 법안은 규제 법안이 아니라는 말을 했다. 아마도 위의 (가), (나)의 법안은 손인춘 의원이 대표 발의를 한 것이어서 속칭 “손인춘 법안”이라고 불리기 때문일 것이리라.

실제로 이 두 개의 법안은 이미 인터넷 게임 중독을 현존하는 명확한 중독으로 규정하고 그에 대해 각종 규제 – 중독유발지수 표시, 게임중독유발 인터넷게임 제작, 배급 금지, 인터넷게임 관련 사업자 대상 과징금 제도 도입, 매출액 1% 이하 범위에서 부담금 징수 등을 실시해야 한다는 매우 강력한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런데 재밌는 사실은 이 두 개의 강력한 규제 법안에 신의진 의원 자신이 공동 발의자라는 사실이다. 대표 발의자가 손인춘 의원일 뿐 자신도 버젓이 제안자로 이름을 올리고 있는 이 두 개의 법안에 서명 해놓고 ‘새누리당 내에서 다른 의견을 낼 수 있지만, 자신은 다르다’는 식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인터넷게임중독 예방에 관한 법률안 발의자 (신의진 의원 포함)

중독유발지수 의무적 표시, 게임중독유발 인터넷게임의 제작/배급 금지, 인터넷게임 관련 사업자에게 과징금 제도 도입 (신의진 의원이 공동발의자인 인터넷게임중독 예방에 관한 법률안)

인터넷게임중독 치유지원에 관한 법률안 (신의진 의원 공동발의)

인터넷게임 관련 사업자의 매출액의 1% 이하를 인터넷게임중독 치유 위한 부담금 제도 도입 (신의진 의원이 공동발의자인 인터넷게임중독 치유지원에 관한 법률안)

혹시라도 이 두 개의 법안을 읽어보지도 않고 동의한다는 사인을 했다면 지금이라도 ‘나는 이렇게 게임을 규제하는 법률에 내가 동의한지 몰랐다’는 발표 정도는 해야 하지 않을까?

자신은 규제에 회의적인 사람?

제가요, 아까 자율적 규제든 타율적 규제든 저는 규제를 과연 해야 될 것인가 회의적인 사람입니다. 제가 지금 제일 걱정하는 게 뭐였느나면 효과가 검증되지도 않았는데 갑자기 행정적 규제가 팍 나옵니다. 예를 들면 아까 셧다운제 이야기가 나왔으니까 말씀을 드리는데요, 저는 그게 별로 의미도 없는 것이 왜 갑자기 나왔나… 그랬을 때 그 이유를 생각해 보니 문제가 심각해졌을 때까지 치료도 안 하고 가만히 내버려뒀다가 극단적으로 갔을 때 갑자기 할 수 있는, 국가로서는 못하게 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거를 막기 위해서라도 평소에 예방하고 치유하는 법을 열어놔야지 그런 갑작스러운 행정적 규제를 막을 수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신의진)

그렇다면 이번에는 자신이 대표 발의한 법안에 대해 살펴보자. 신의진 의원은 토론에서 자신은 자율적 규제든 타율적 규제든 규제 자체에 대해 회의적인 사람이라 이야기를 했다.

하지만 그가 낸 법안의 제14조 (중독에 관한 광고의 제한)을 보면 분명히 “중독물질에 대한 광고 및 판촉을 제한하는 데 필요한 시책을 강구하여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제까지 실태조사도 제대로 되어있지 않은 인터넷게임 및 미디어 콘텐츠를 우선 중독물질로 규정한 뒤 그렇게 규정한 물질은 광고 및 판촉을 제한하라고 해놓고 이게 규제가 아니라고 하는 것이다.

또한, 제13조 (중독폐해 예방환경 조성)을 보면 역시 “생산, 유통 및 판매를 적절하게 관리하기 위하여 필요한 시책을 강구”해야 하고 “중독물질등에 취약한 계층이 중독환경에 노출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시책을 강구하”고 되어 있다.

중독 예방ㆍ관리 및 치료를 위한 법률안 제13조, 제14조

신의진 의원 자신이 발의한 법률안에도 규제 조항이 존재한다.

즉, 자신이 대표 발의한 법안에도 분명 여러 조항에 걸쳐 중독물질을 규제해야 한다는 조항이 있으면서 자신은 규제에 회의적이고, 자신의 법안은 규제법이 아니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이건 어떻게 해석을 해야 하는 걸까?

이 역시 자신은 모르는 일이고, 자신은 정말 게임을 규제할 생각이 없다고 한다면 이번 법안에서 ‘인터넷게임 등 미디어 콘텐츠’를 중독물질 및 행위에서 빼면 될 것이다. 한편으로는 ‘학부모들을 위해서 인터넷게임을 넣지 않을 수가 없었다’고 하면서 한편으로는 게임을 규제할 생각이 없다고 하는 이중적인 발언을 뒤죽박죽 하고 있는 셈이다.

소아정신과 전문의 신의진 박사 시절의 발언

신의진 의원은 과거 소아정신과 전문의 시절 조두순 사건의 피해 아동 주치의였다. 그리고 당시 삼성화재와 “부모가 변해야 한다”는 주제로 인터뷰를 한 적이 있다.

그는 이 인터뷰에서 아이에게 좋은 습관을 길러줘야 한다는 부모의 강박관념이 과잉 통제로 이어지고, 요즘 시대에는 이렇게 부모에 의해 과잉 통제를 당한 아이들이 정말 많아 다른 아이를 괴롭히게 된다고 말했다.

아이가 납득이 안 되도 이유를 모르면 억지로 통제하지 마라

또한 아이가 납득이 안가는 행동을 할 때에도 왜 그러는지 이유를 알지 못하면 부모라 하더라도 가만히 있는 게 방법이라고 했다. 괜히 이유를 모르면서 억지로 통제하려는 것은 굉장히 큰 실수를 범할 수 있고 그것이 아이에게 굉장히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부모들이 자기 불안을 못 견뎌서 통제를 하게 되고 그래서 악순환을 만드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소아정신과 전문의 신의진 박사가 전하는 부모가 변해야 한다 (2010년 5월) 녹취록 전문 보러가기

전문의 시절 이렇게 말했던 그가 3년 후 국회의원이 되서 자신의 전문가 시절 발언과는 매우 반대되는 법안에 찬성하고 심지어 발의했다는 사실은 참으로 의아스럽다.

그는 왜 검증도 끝나지 않은 매체에 대해 국가가 나서서 통제해야 한다고 할까?

그는 왜 이제 더 이상 아이들을 이해하라거나 이유를 먼저 알아내야 한다거나 과잉 통제를 조심해야 한다는 이야기하지 않고 국가가 나서서 통제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을까?

그는 왜 검증도 끝나지 않은 인터넷게임 및 미디어 콘텐츠를 주적(중독물질)으로 상정하고 그것을 때려잡는 것이 모든 문제 해결의 시작이라는 법안을 내게 됐을까? 3년 동안 그에게는 어떤 일이 생긴 것일까. 그동안 어떤 한계에 부딪혔던 것일까.

마지막으로 그에게 제안한다면, 많은 이들을 중독에 빠뜨린 그 악랄한 게임을 리스트로 정리했으면 좋겠다. 게임을 특정하기 어려우면 게임 장르도 좋다. 그리고 그 게임의 어떤 면이 사람들에게 중독을 일으키는지 설명해주면 좋겠다. 그리고 그것들이 어떤 해악을 가지길래 부모의 과잉 통제 금지 법안보다 인터넷게임을 중독에 포함하는 법안부터 만들게 됐는지도 설명해주면 좋겠다. 아마 이런 과정이 존재한다면 더 많은 사람들이 그의 의견에 동의할 것이다.

제가 지금 제일 걱정하는 게 뭐였느나면 효과가 검증되지도 않았는데 갑자기 행정적 규제가 팍 나옵니다. 예를 들면 아까 셧다운제 이야기가 나왔으니까 말씀을 드리는데요, 저는 그게 별로 의미도 없는 것이 왜 갑자기 나왔나… 그랬을 때 그 이유를 생각해 보니 문제가 심각해졌을 때까지 치료도 안 하고 가만히 내버려뒀다가 극단적으로 갔을 때 갑자기 할 수 있는, 국가로서는 못하게 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신의진)

혹은 아이의 수면권을 위한다는 터무니없는 셧다운제 같은 법안이 별 의미 없다고 생각한다면 우선 새로운 법안을 만들기 전에 전문가로서 셧다운제 법안은 별 효용이 없는 미봉책이니 이제라도 폐지하는 게 좋겠다는 발언부터 하는 것도 좋은 선택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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