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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진 의원님, 게임중독법이 규제 법안이 아니라고요?

이 녹취록은 2010년 5월 조두순 사건의 피해 아동 주치의였던 소아정신과 전문의 신의진 박사가 말하는 “부모가 변해야 한다”는 인터뷰의 내용입니다. 2013년 ‘중독 예방ㆍ관리 및 치료를 위한 법률안’에 게임을 집어넣고 국가가 게임을 규제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과는 사뭇 다른 내용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질문: 아이들에게 지나친 관심은 오히려 독이 된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어느 정도까지 관심을 가져야 이 아이들에게 부담이 없을지 알기 쉽지 않을 것 같은데요, 과잉 관심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줄이고 부모도 집착하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이나 마음자세가 있을까요?

신의진 전문의: 우선 그 전제하에서는 부모님들이 자녀를 양육할 때 우리 아이한테 좋은 습관을 길러줘야 된다는 무슨 강박관념 같은 게 큰 문제라고 생각을 해요. 왜냐면, 인간의 아이들은 사실 야단 안치고 가만히 내버려둬도 다 착해져요. 왜냐면, 이들이 매일 보고 접하는 사람들의 행동에 의해서 아이들의 행동이 통제가 되는 거거든요.

그런데, 많은 부모님들은 그렇게 스스로 주변 사람들을 모델로 해서 통제되는 것은 생각을 하지 않고, 마치 ‘부모가 뭘 가르치고 이끌어야지만이, 부모의 통제에 의해서만이 아이가 자기 욕구를, 충동을 억제시키고 올바른 아이로 자랄 수 있다’라고 잘못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까 어떤 문제가 생기냐면, 아이들한테 자꾸 자율권을 침해하게 돼요. 가만히 내버려두면 스스로 배워서 자기를 조절할 수 있는 것을 가지고 자꾸 하라, 하지 말라고 하니까 아이 입장에서는 쓸데없이 간섭을 당하는 것이 되고, 자기 스스로 하려는 의지를 자꾸 꺾게 되니까 아이 입장에서는 굉장히 기분이 나쁘기 시작해요.

그래서, 요즘에 정말 과잉 통제를 당한 분노가 아이들에게 정말 많고요, 그것이 넘치게 되면 다른 아이를 괴롭히는 걸로 가요. 사실 요즘에 왕따 문제가 많은데 왕따는 괴롭히는 애가 있어야지 괴롭힘을 당하는 애들도 있거든요. 그래서, 남의 아이를 자꾸 괴롭히는 애들 중의 대부분이 부모의 과잉 통제로 인한 분노가 흘러넘쳐서 다른 아이를 괴롭히는… 그런 게 제일 많아요.

그래서, 부모님들이 한 번쯤 우리 아이를 내가 잘 기르기 위해서는 나의 통제보다는 우리가 올바른 모델이 돼서 부모들이 말을 곱게 하고 예의 바르게 행동하면 아이들은 다 고대로 배워요. 그 효과가 더 큰 거고, 괜히 나서가지고 과잉 통제, 과잉 간섭을 해서 아이를 분노케 만들고, 또 부모하고 사이가 나빠지게 하는 그런 악수를 두지 않아야 되거든요. 그런데, 많은 부모님들이 예의 바른 아이를 기른다는 그런 마음으로 오히려 통제를 해가지고 아이를 정말 질식하게 만드는, 지금 그런 세태라고 봅니다.

그래서, 과잉 관심보다는 자연스러운 아이들의 훈육을 하는 거, 그런 것들을 좀 알아주는 것은 생활의 지혜라고 생각합니다.

질문: ‘존중’만으로도 아이들이 바른 가치를 갖고 성장할 수 있다는 말씀인가요?

신의진 전문의: 사실 아이들이 아무래도 어리다 보니까 지혜가 부족하고 자기를 통제하는 힘이 약하기 때문에 실수를 하게 되죠. 그래서, 아주 위험한 행동을 하거나… 예를 들어 누구를 때리거나 욕하거나 침 뱉거나… 이런 아주 정말 도덕적으로 해서는 안 될 행동들이 아주 어릴 때 있을 때가 있거든요. 그럴 때는 부모가 약간 개입을 해도 돼요. 개입하는 방법도 통제적으로 보다는 아이가 하고 나서 달래면 제일이거든요.

‘아니, 그렇게 하면 딴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겠니.’, ‘에이, 그렇게 하면 착한 애가 안된다?’ 요 정도만 충분히 해도 아이들이 따라 해요, 부모님의 가치를 내면화시키는데, 대부분 이것보다 열 배 정도는 강하게 들어가요. ‘너, 왜 이러냐!’ 이러다 보면 아이들은 점점 점점 더 야단을 많이 쳐야지만 말을 듣는 아이로 바뀌어요.

질문: 지나친 과잉통제로 인해 일정 선을 넘어서서 문제를 일으키게 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신의진 전문의: 그래서, 보통 그런 부모님들이 어려운 게, 이 부모님들이 다른 사람하고 참 다른 기준으로 살아요. 무슨 얘기냐하면 다른 사람들은 ‘이 정도면 아이가 괜찮다’라고 생각을 하는데, 대부분 과잉통제하시는 부모님들은 아이의 그런 어떤 이상적인 행동에 대한 기준이 무지무지 높아요.

제가 볼 때는 모든 면에서 모범생이 되는 것을 세 살짜리 애들한테 바라세요. 제가 볼 때는 그래요. 그 기준이 잘못됐다고 내가 얘기를 하면 굉장히 저한테 화를 내는 사람들도 있어요. 사실 아이들이 세 살쯤 되면 상 위에 올라갑니다. 그런데, 그 상 위에 올라갔다고 난리가 난리가 나는 그런 부모님도 계세요.

그래서 그런 아이들이 이제 과잉통제로 인한 분노, 이런 게 많기 때문에 나중에 이제 한 초등학교 4학년쯤 되면, 사춘기가 들면서 굉장히 반항적으로 변해요. 그 때 이제 병원을 찾아오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럴 때 부모님의 기준을 내리지 않고는 도저히 치유가 안 될 뿐더러 사실 그 나이에 오면 많이 늦은 거예요.

대부분 그런 부모님들은 굉장히 자기 기준이 옳다고 우겨서 여태까지 왔다가 결국 자녀가 큰 문제가 생겨야지만이 이제 오게 되기 때문에 부모님들 기준 낮추는 작업이 아주 어려워요. 그리고, 부모님들의 기준 역시 그냥 생긴 게 아니죠. 그 부모님의 부모님들이 계세요. 그러기 때문에 이런 문제 하나 고치는 게 간단한 게 아니고 삼대의 묵은 문제가 이제 와서 터지는 거예요.

그래서, 참 어려운 문제이긴 하지만 전반적으로 자녀가 하나이다 보니 사실 부모 심정에는 얘가 번듯하게 자라주면 싶고, 공부도 잘했으면 좋겠고, 행동도 점잖았으면 좋겠고… 그런데, 자기들도 안그러면서 어떻게 애한테 그걸 바라시는지… 그러다 보면은 기다려주면 참 잘될 수 있는 아이들이 오히려 어릴 때부터 분노로 인해서 성격이 비뚤어지게 되는, 지금 그런 가정이 너무 많습니다.

질문: 위의 질환들로 치료를 받고 있는 아이들을 둔 부모님이나, 아이들의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아 통제하고 싶어하는 부모님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신의진 전문의: 기다리는 거예요. 중간중간 아이들이 많이 변하는데, 치료를 하면서도 변하고… 일단은 자기 입장에서 납득이 안가는 행동이 있더라도, 저는 항상 이렇게 (이야기해요)… 저 아이가 왜 저러는지 이유를 모르면 가만히 있는 게 방법이에요. 괜히 이유를 모르면서 억지로 통제적으로 한다거나, 아니면 뭔가를 하여튼… 학교를 어떻게 해버린다거나 이런 식의 이유를 모르면서 행동을 통제하려는 것은 굉장히 큰 실수를 범할 수 있고, 또 그게 나중에 아이한테 굉장히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가 있거든요.

대부분의 부모님들은 못참아요. 왜냐면 자기 불안 때문에… 이대로 뒀다가는 아이가 참 망칠 것 같고, 잘못될 것 같다는 그런 불안을 다 가지시기 때문에 그걸 못버텨서 자꾸 악순환을 만드는 그런 경우가 많고요.

꼭 병원에 오지 않는 경우라도 많은 가정에서 실은 부모, 자녀 간의 관계가 벌어져서 사춘기가 되면은 굉장히 냉대하는 집이 굉장히 많습니다. 그리고, 컴퓨터 게임이나 각종 다양한 어떤 문제들 때문에 지금 대한민국의 많은 가정에서 부모, 자녀간에 갈등이 많습니다.

실은 그게 어떻게 보면은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들이 아이가 너무 잘되기만을 바라겠단 자기 욕심이 앞서서 아이를 통제했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이거든요. 자유롭게 아이 스스로가 실수를 하면서 배워나가는 아이들은요, 부모한테 그렇게 반항하지 않습니다.

질문: 예전 한 인터뷰에서 조기 교육을 반대하는 대신 독서를 권장한다고 하셨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신의진 전문의: 제대로 책을 이해를 하고 읽으려면 초등학교 3학년은 돼야 합니다. 요즘에 독서열풍이 유아들한테 불어닥쳐서 저는 반대를 하는 입장이예요. 그 아이들은… 책이라는 건 따지고 보면 상징이거든요. 책에 있는 것들은, 물론 처음에 그림책들은 그림이 나와있지만 글로 된 이야기들은 글이라는 상징을 통해서 사고를 하는 거거든요. 그런데, 아직 유아들은 상징에 대한 이해력이 부족하고, 좀 더 어려운 이야기로 (하자면) 추상적 사고력이 부족해요. 책은 추상적 사고력이 발달되는 순간부터 굉장히 많이 도움이 돼요.

그래서, 사실 책을 좋아한다 싫어한다는 아이가 얼마큼 추상적인 사고력이 가능한가에 따라서 달라요. 예를 들면 중학생이 되더라도 아이가 단순하고, 생각이 단순하고 머리 쓰는 거 싫어하고, 그런 아이들은 책 별로 안 좋아해요.

그래서 책을 좋아하는 아이로 만들고 싶다면 어렸을 때부터 책을 읽힌다고 좋아지는 게 아니고 그 책의 상징성을 이해할 수 있는 추상적 사고력을 가지고, 또 추상적인 생각을 하는 것을 즐기는 아이로 바뀌어야 돼요.

그러기 때문에 책을 읽혔다고 해서 책을 좋아하는 건 아니고요, 오히려 추상적인 생각을 하는 것을 재밌어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되요. 그래서, 예를 들면 저는… 아주 어렸을 때는 억지로 뭘 가르치면 아이들이 생각하는 걸 싫어하게 되거든요. 억지로 글을 가르치거나, 아이 수준에 높은 어떤 선행학습 많이 시키거나… 그런데 이걸 시작하면 아이들은 생각하는 걸 싫어하는 아이들이 되기 때문에 나중에 추상적 사고력을 좋아할 수가 없어요.

그렇기 때문에 어릴 때는, 유아 때는 그게 안 좋다고 생각을 하는 거고, 오히려 유아 때는 감각이나 이런 예술이나 이런 것을 맘껏 즐기고 자기 나름대로의 논리로 표출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마음대로 그리고 놀고 뛰는 게 제일 위에요.

초등학교에 들어 가면 이제 글도 배우고 어떤 그… 교육을 시키게 되죠. 생각도 많이 하게 되고, 그런 것들을 제대로 배우고, 이런 것들이 단계적으로 이루어져야 되고요.

이런 걸 하려면 그럼 어떻게 해야 되느냐… 하는 게 이제 부모들 입장인데, 자기들이 그래야 돼요. 부모가 신문 사설도 안 읽는데 아이들이 추상적 사고력이 어디서 나옵니까.

질문: 소아 정신과 의사이자 두 아이의 엄마이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조두순 사건의 피해자 나영이를 진료하면서 그 마음이 더욱 애틋했을 것 같은데 어떠셨는지요?

신의진 전문의: 저는 사실 1998년도부터 성폭력 피해 어린이들을 많이 치료를 해왔기 때문에 참으로 가슴 아픈 사연들을 많이 봐서… 초기에는 저도 굉장히 많이 메스껍고 토할 정도로 힘들었어요. 너무나 끔찍한 일들이 많아서… 그런데, 요즘에는 웬만큼 단련돼서 감정을 억누르고 치료를 잘할 수 있는데… 조두순 사건 같은 경우는 그런 저한테도, 굉장히 제가 분노할 정도의 사건이었어요.

아주 아주 심각한 사건이었고, 아이는 굉장히 많이 다쳤었고, 저한테 올 때는 밥도 못 삼킬 정도로 우울한 상태에서 왔었고… 그래서 참 많은 환자 중에서 제 감정적인 격앙이 많이 됐던 사건이었는데… 제가 치료를 하고 다 했었어요. 그게 묻혀있다가 작년 9월달에 그게 언론에서 발고가 되면서 관심을 가지게 된 사건이거든요. 근데 사실 그러기 전부터 저희는 충분히 끔찍하게 생각했었고, 그 아이를 치료하고 도움을 주기 위해 최선을 다 했었고요.

문제는 우리 사회에서 아직까지도 이런 끔찍한 사건이 일어난다는 것도 문제고, 또 일어났을 때 사후 조치도 아직은 완벽하지가 않아요. 그래서, 조두순 사건의 피해 어린이는 처음에는 백을 차고 다닐 정도로… 아이가 손상이 많이 돼서… 대변을 못 보니까… 그래서 그러한 것들을 해야 되고…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었는데, 그 아이들이 힘든 것을 다 도와주는 게 사실 미진했어요. 다행히 국민들이 많이 성금을 보내서… 그 백이 굉장히 비싸거든요. 그런 것들에 많은 문제점들을 제기를 하게 됐고… 그러면서 저도 참 많이 배웠어요.

왜냐면, 우리 사회에는… 우리가 가난한 나라는 아니거든요, 이미.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린 아이들이 성폭력을 당하는 것을 예방하는 체계적인 대응시스템이 없습니다, 아직도. 참으로 제가 가슴이 아픈 것은 정부에서 계속 잘하고 있다는 말만 들었지, 저는 정부에서 이게 부족합니다… 라는 얘기를 들어본 적이 없어요. 그런데, 정말 저는 현장 전문가로서 엄청나게 부족하거든요.

어린이 성폭력 문제는 아동복지 영역이에요. 이게 말이 성폭력이지 다른 폭력과 다를 거 하나도 없고요, 이 어린 아이들을 안전하게 못 지켜 주는 우리 사회의 복지 수준인 거예요. 우리 사회의 어린이 안전 수준인 거예요. 하지만, 다행히 요즘에는 가장 기본적인 치료는 되거든요. 그러니까 아이가 혹시 그런 일이 있으면 해바라기 아동센터가 전국에 많이 있어요. 지역사회에 가서 빨리 도움을 받으시고.

그다음에, 나중에 내 아이가 다른 아이를 이렇게 하지 않도록 기르셔야 돼요. 사실 예방은요, 지금… 우리가 성범죄자 그러면 굉장히 먼 곳에 있을 것 같잖아요. 그런데, 실은 어린이 성폭력의 60%가 아는 사람에 의한 성폭력이에요. 조두순 사건처럼 갑자기 외부인이 와서 하는 것은 소수예요, 오히려. 근처 근처 아는 사람들이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각 부모님들이 끔찍한 사건이 벌어지거나 할 때, 내 아이라도 이렇게 안 할 수 있도록 성교육도 잘 시키셔야 되고, 다른 아이를 함부로 침범하지 않게 해야 되고, 또 이상한 포르노 사이트에 안 들어갈 수 있도록 교육시켜야 되고, 잘 감시하셔야 되고…

사실 학부모님들은 이런 것들에 대해 자꾸 원망만 할 문제가 아니라 우선 나부터라도 그런 일을 안만들어겠다는 그런 생각을 하고, 혹시 아이가 그런 문제가, 조금 조짐이 보이면 빨리 병원에 데리고 오셔야 돼요. 청소년들은 치료가 돼요. 성적인 이상한 환상이 있고 그럴 때, 치료를 하면 어른보다는 훨씬 다른 길을 가요.

질문: 또 다른 나영이를 만들지 않기 위해서 우리 어른들이 해야 할 몫은 어디에 있을까요? (성범죄 사고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가정에서 지도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신의진 전문의: 지금 많은 부모들이 ‘내 아이는 아니야’라는 마음에, ‘공부만 잘해라’ 때문에 우리 애가 그런 걸 해도 치료조차 안시키는 그런… 지금 문제예요. 저는 사실 이 모든 것의 가장 기본에는 우리 모두의 무책임함이 있는 거라고 생각을 해요. 그래서, 현재 제도가 부실하고, 자꾸 이런 사건이 터질 때 우리가 정부만 원망해서는 절대로 안 됩니다. 우리가 만든 거거든요, 제도라는 것은.

그래서, 자기 각자 가정에서부터 하고 혹시 친척 아이라든가 누군가 이런 애들이 생기면 꼭 치료를 하고 도움을 줄 수 있도록 각 가정에서, 동네에서, 학교에서 먼저 단속을 해주시는 것이 제일 좋은 예방책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성교육도 제대로 실효성 있는 것을 단계에 맞게 시켜야지, 우르르 다 모아놓고 그냥 일방적인 걸 시키면 누가 듣습니까, 그것을. 지금 현재 계속 그런 식의 눈 가리고 아웅의 것만 하는 게 참 너무 안타깝고요.

그래서, 우리도 언젠가는 이런 어린이 복지에 대한 그런 거에 대해서 좀 더 전문화하고 세분화하고 제대로 실효성이 있게끔 나가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야지 성폭력이 근절이 되지, 지금과 같이 하는 시늉만 했다가는 더 큰 피해자가 또 생기고, 누가 하나 죽어도 지금 슬퍼하다 말고, 이런 문제가 생겨서 참으로 저도 사실 이 현실에서 괴로움이 많습니다.

질문: 알려지는 게 두려워 적극적으로 치료하지 못하는 피해자들도 많을 텐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 ?

신의진 전문의: 만약에 자기 아이가 성폭력을 당한 게 아니고 그냥 누구한테 폭력을 당했다면 쉬쉬할까요? 이게 바로 성폭력과 다른 폭력의 차이점인데요, 그래서 성폭력은… 성적인 차별의 이슈예요. 여성이 순결해야 되고, 성문제는 감춰야 되고 하는 성에 대한 잘못된 개념들, 남녀평등적인 시각이 없는 것들… 사실 이런 것들이 성폭력을 다른 폭력과 다르게 대응하게 하는 거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그런데, 그렇지 않아요. 이것도 폭력이에요.

그리고 요즘에 성폭력 좀 당했다고 해서 뭐 순결성을 잃었다, 어쩐다 그런 생각을 아무도 이제 안 해요. 그런 구시대적인 생각으로 이런 폭력 문제를 성적인 문제로 잘못 오해를 하시는 것은 정말 아니거든요. 요즘에도 물론 가끔 그런 분들이 계십니다만, 그래도 예전보다는 참으로 많이 깨졌고요. 그래서 특히 성폭력 문제가 나오면 우리가 남녀평등 문제라든가 성에 대한 이중적인 관념들, 이런 것들을 분명히 저는 깨야 한다고 생각을 하고, 그렇게 해야만이 성폭력 당한 아이들이나 청소년, 여성들이 떳떳하게 대놓고 ‘내가 뺨 한 대 맞았어요’ 같은 정도의 느낌으로 ‘나도 이런 피해자입니다’라고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그런 사회를 만들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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