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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피로도는 극에 달해 있었습니다. 변화를 바라는 이들은 확신했습니다. 질 수 없는 선거라고 말했습니다. 메시아처럼 등장한 나꼼수가 직접 선수로 등판했습니다. 많은 이들이 열광했습니다. SNS라는 날개까지 달았습니다. 거기에 KBS 노조는 청와대의 민간인 사찰을 폭로했습니다. 새누리당은 도저히 이길 수 없는 선거였습니다. 그런데 단독 과반에 성공했습니다. 박근혜는 선거 불패의 신화를 이어갔고, 김용민은 8년 전 막말 덕분에 역적으로 몰렸습니다. 그리고 그토록 주목받던 SNS에 대해선 거품론이 한창입니다.

한편에선 나꼼수와 SNS 덕분에 그래도 수도권에서 이나마 야당이 승리했다는 목소리들도 있습니다. 어떤 이들은 조중동 프레임에 말렸다고도 아쉬워합니다. 또 어떤 이들은 민주통합당의 총체적인 시스템 붕괴, 선거 전략 부재를 성토합니다. 하지만 정말 중요한  교훈은 선거 승패분석에만 있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이 어수선한 와중에 국기문란사건으로까지 불리는 민간인 사찰 문제는 어디로 흘러갈지 알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늘 우리들의 관심 밖이었던 ‘정책’은 계속 그렇게 실종 상태입니다.

슬로우뉴스는 4.11 총선의 의미를 근심했습니다. 그래서 보름 전 시작된 2호 특집 기획 논의는 자연스럽게 ‘4.11 총선’으로 모아졌습니다. 우선 무엇보다 SNS와 선거의 상관관계를 직접 파헤치고 싶었습니다. 과연 SNS가 새로운 시대의 킹메이커 자격이 있는지 궁금했습니다. 그래서 직접 설문조사를 통해 그 작은 시금석을 마련했습니다. 더불어 이번 총선에서 가장 큰 정치적 의미라고 할 수 있는 새누리당의 승리, 즉, 민주통합당의 패배 원인을 분석했습니다. 그리고 SNS의 한계와 가능성을 더불어 살피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또 언론의 총선 관련 보도 사례를 몇 가지 짚어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4.11 총선을 통해 이야기하고자 했던 건 그저 SNS와 민주당의 패배만은 아니었습니다. 우리는 또 다른 존재의 공간으로 자리한 온라인 그 자체, 그리고 민주주의라는 시스템 그 자체를 고민했습니다. 그리고 이 축제라기 보다는 아비규환의 난장판에 가까운 북새통 선거 뒤에 너무 쉽게 지워지고 있는 의미들을 찾아봤습니다. 그 목소리, 그 몸짓들은 잊기엔 너무도 소중한 의미들이었습니다. 우선 정당등록이 취소된 정당들을 살펴봤습니다. 더불어 이제 당명이 바뀌는 진보신당의 목소리를 들었고, 나꼼수처럼 열광해주는 이 없지만 정책선거를 위해 애쓰고 있는 시민단체 활동가의 목소리를 들었습니다. 시선을 좀 더 넓게 돌려 미국에서 우리에게 귀감이 되는 시민 정치활동의 전범들을 찾아 봤고, 현재 진행중인 프랑스 대선의 의미를 다각도로 분석했습니다. 우리는 선거정보 개방의 의미와 필요성을 제안할 필요도 느꼈습니다. SNS에 대한 이런 저런 왈가왈부 속에서 정치인 PR 풍속도를 살펴보고, 더불어 자신만의 작은 실천을 몸소 보여준 생활정치의 사례를 발굴했습니다. 그리고 이번 총선에서 드러난 이미지 정치의 한계를 짚어봤습니다. 끝으로 준비한 글은 온라인과 선거의 미래를 위한 실천적인 대안과 비전의 설계입니다.

이번 2호 특집은 슬로우뉴스가 창간 특집에서 밝혔던 ‘슬로우’의 의미를 실천하고자 합니다. 그것은 단순히 느린 속도가 아니라고 우린 지적했습니다. 슬로우는 되돌아보고, 살펴보며, 성찰하는 방법론이고, 태도이며, 철학이길 바란다고 우린 말했습니다. 그래서 ‘아픈 애기를 업고 뛰어가는 여인’도 돌아볼 수 있는 그 마음으로 찬찬히 4.11 총선의 의미를, 우리가 존재의 거푸집으로 삼고 있는 온라인의 의미를 살펴보고자 합니다. 이 여정은 닫혀 있지 않고 열려 있습니다. 그래서 그 여정의 길목에서 만난 친구들이 소식을 전해오길 우리는 기대합니다. 그래서 이번 2호 특집은 여러분에게 열려 있습니다. 슬로우뉴스는 당신이 이번 특집의 여정에 기꺼운 길동무로 함께 할 수 있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슬로우뉴스 2호 특집 ‘온라인, SNS, 그리고 4.11 총선’은 다음과 같습니다.

  1. SNS 여론의 영향력, 어디까지 믿어야 할까? (필로스) : 4월 16일 (월)
  2. ‘기병대 정치’의 종말: 19대 국회의원 선거가 드러낸 민주당의 한계 (한사) : 4월 16일 (월)
  3. 한겨레의 이정희 찬가 (임예인) : 4월 17일 (화)
  4. 정책 비교 사이트를 이용한 똑똑한 투표, 대선에선 가능할까? (오병일) : 4월 18일 (수)
  5. 내 타임라인의 제1정당 (행인) : 4월 19일 (목)
  6. 등록취소 정당들, 미래는? (엔디) : 4월 20일 (금)
  7. 수민이의 한걸음을 위하여: 트위터로 생활정치 실험한 홍윤희 씨 (펄) : 4월 23일 (월)
  8. 저항과 연대를 노래하는 사람들 (deulpul) : 4월 23일 (월)
  9. 나꼼빠 대 나꼼까: “여기 바보가 있다!” (임예인) : 4월 24일 (화)
  10. 정치인, 이럴 거면 트위터 때려치워라: 악수정치를 넘어 생활정치로 (이승환) : 4월 24일 (화)
  11. 선관위의 선거정보 완전 개방을 제안한다 (뗏목지기) : 4월 25일 (수)
  12. 프랑스 대통령 선거 분석: 극우의 확산과 SNS (강정수) : 4월 25일 (수)
  13. 이미지 정치의 함정 (이정환) : 5월 1일 (화)
  14. 선거와 온라인의 미래 (캡콜드) : 5월 1일 (화)
  15. 19대 총선에 독일식 선거제도를 도입했다면 (예인) : 5월 3일 (목)
  16. 140자로는 설명할 수 없는 소셜 서비스에 대한 평가 (써머즈) : 5월 4일 (금)
  17. 설렌 인터뷰 2: 연대하면 두려움이 사라진다 (진보신당 김순자 편) (설렌) : 5월 4일 (금)
  18. 인터뷰: 망령과 싸우는 정치학자 정대화가 본 총선과 향후 정국 (민노씨) : 5월 6일 (일)

 

* 2호특집은 총 18개의 글로 2012년 5월 6일 마무리되었습니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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