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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장 요약: 

지난 6월 4일 오픈 베타서비스로 카카오톡(이하 카톡)이 모바일 인터넷 전화(mVoIP)인 ‘보이스톡’을 출시하자 이통사들은 보이스톡 출시로 트래픽 과부하가 초래되고 이통사의 매출이 급감해 데이터 요금과 기본 요금을 인상할 수밖에 없어 결국 이 피해는 소비자들에게 돌아갈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관련 기사:

카톡 무료통화… “통신업 하지 말란 얘기냐!” (문화일보, 2012년 6월 5일) 외 다수. 해당 기사를 대표적인 출처로 선정한 이유는 이동통신사(이하 ‘이통사’) 이해를 대변하는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의 성명서를 충실히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총평: 

트래픽 엄살 안 통하면 요금 인상 카드로 협박하겠다?

출처: http://www.kakao.com/talk/

분석: 

 1. 멘붕, 쇼크, 발칵, 직격탄… 매출 급감, 트래픽 과부하 과연? 

카톡 보이스톡 출시로 후폭풍이 거세다. 관련 보도 제목들을 살피면, “멘붕”(아이뉴스24), “쇼크”(아시아경제), “발칵”(SBS, 문화일보), “직격탄”(한국경제) 등으로 이통사 반응을 묘사하고 있다. 카톡의 보이스톡 이전에도 국내 서비스로는 다음의 마이피플 (이하 마플), 네이버의 라인과 해외 서비스로는 스카이프, 바이버 등의 서비스가 이미 오래 전에 운영되고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이런 묘사들이 과장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인스턴트 메시지 시장의 신흥 맹주 카톡(5월 초 기준 전체 가입자 4,600만. 국내 3,600만)이 문자 시장에 이어 모바일 인터넷 전화 서비스에 뛰어들었다는 점은 이통사의 ‘충격과 경악’을 이끌어내기 충분해 보인다.

물론 망을 장악하고 있는 이통3사는 모바일 인터넷 전화를 특정 요금제 이상의 사용자에게만 제한적으로 허용했다. SKT와 KT에선 5만 4천 원 이상의 요금제에서만 사용할 수 있었고, LG U+는 요금제와 상관없이 아예 차단하고 있는 상태다(3G 기준). 음성통화가 매출에서 절대적인 비중(70% 이상)을 차치하고 있는 이통사로선 모바일 인터넷 전화에 적대적일 수밖에 없다. 자신들의 음성통화 매출을 잠식하고, 음성통화 시장을 보완하는데 머물지 않고, 음성통화를 대체할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이통사가 모바일 인터넷 전화 서비스를 공격하기 위해 사용했던 두 가지 무기는 ‘트래픽 과부하’와 ‘요금 인상’이었다. 트래픽 과부하를 처리하기 위한 네트워크 투자 비용은 늘어나는데, 그 열매는 콘텐츠 사업자들이 챙기고, 매출은 급감하니, 어쩔 수 없이 요금 인상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그 전가의 보도를 이번 보이스톡 ‘사태’에도 어김없이 뽑아들었다. 이통사의 이해를 대변하는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의 성명서를 다시 충실히 대변하고 있는 위 문화일보 기사에는 다음과 같은 “익명을 요구한 관계자” 의견이 등장한다.

익명을 요구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보이스톡이 상용서비스가 되면 국내 통신사의 음성통화 매출은 전체가 없어진다고 보면 된다”며 “그러나 보이스톡의 공짜 음성전화가 유발하는 엄청난 데이터 트래픽(사용량)을 감당하기 위한 네트워크 확충과 유지·보수 등은 고스란히 통신사의 몫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문화일보, 카톡 무료통화…“통신업 하지 말란 얘기냐 !”, 2012년 6월 5일

망중립성 원칙에 대한 찬반 여부를 떠나 과연 이통사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모바일 인터넷 전화의 등장으로 매출은 급감하고, 트래픽은 과부하에 걸릴까? 그 주장이 과연 근거 있는 것인지 살펴봤다.

2. 매출이 전부 사라진다?

지난 2012년 3월 2일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이 보도자료로 발표해서 인용한 [모바일 인터넷 전화가 이동통신시장의 진화에 미치는 영향](정보통신정책연구원, 2011년 12월, 이하 ‘영향연구’)은 이와 관련해 아주 의미 있는 조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좀 길지만 옮겨보면 다음과 같다.

본 연구는 다음의 세 가지 시나리오에 대해 mVoIP 이용환경의 변화가 이용자의 요금제 선택에 미치는 영향을 추정하였다.

  • 시나리오 1. 모든 요금제에서 3G 망에서의 mVoIP 서비스 이용이 가능한 경우
  • 시나리오 2. mVoIP의 품질이 개선된 경우(통화음질이 좋고, 접속성공률 100%, 음성지연시간은 0초, 통화대상범위는 50%)
  • 시나리오 3. 시나리오 1과 2의 조합

추정 결과 전체적으로 고액 요금제 가입자의 비율이 소폭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나 시나리오 1은 0.74%, 시나리오 2는 1.61%, 시나리오 3은 2.36%의 매출 감소가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되었다. 이는 일반적인 기대와는 달리 전체 스마트폰 가입자에게 mVoIP 이용을 허용하더라도 이동통신사업자 매출이 크게 감소하지는 않는다는 결과로, 무엇보다도 현재 수준에서 이동망에서의 mVoIP 품질에 이용자들이 만족하지 못함에 따라 통화 대체의 정도가 낮은 수준에 그치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영향연구 11쪽)

영향연구 조사에 따르면 이통사에게 가장 불리한 조건에서 조사한 결과(시나리오 3.)에서도 이통사 매출 감소폭은 2.36%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되었다. 영향연구는 “mVoIP 허용에 따라 MNO의 매출이 크게 감소하지 않는다는 본 연구 결과”가 현재 이통사의 “주 수익원인 이동전화에 대한 절대적인 수요가 여전히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하고, “이동망에서의 mVoIP 사용을 허용하더라도 mVoIP는 주로 이동전화와의 통화 대체가 아니라 추가적인 무료통화에 한정되어 사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히고 있다. 물론 동시에 “현재 상황에서는 시장에 미칠 영향이 미미하다고 하더라고 가까운 미래에 시장에 미칠 불확실성을 고려”해야 함을 지적하고 있긴 하지만, 명시적인 조사 결과는 통신사의 ‘매출 감소’는 “전부 사라지”기는 커녕 미미한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점이다. (영향연구 116쪽)

해외 사례도 참조할만하다. 2009년 미국의 대표적인 통신업체인 AT&T는 마지못해 대표적인 mVoIP 서비스인 스카이프(Skype)를 허용했다. 그 뒤 AT&T 매출은 급락했을까? 스카이프를 쓸 수 있는 스마트폰 보급이 급증했음에도 불구하고, 2008년에서 현재에 이르기까지 AT&T는 매출성장률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3. “공짜 음성전화가 유발하는 엄청난 트래픽”?

다시 문화일보를 인용해보자. “보이스톡의 공짜 음성전화가 유발하는 엄청난 데이터 트래픽(사용량)을 감당하기 위한 네트워크 확충과 유지·보수 등은 고스란히 통신사의 몫이 될 것”이라는 진술은 과연 믿을만한 진술일까? 현재로선 직접 보이스톡이 발생시킬 트래픽 규모를 산출하긴 어렵다. 그래서 2012년 6월 기준 2,200만 규모 사용자를 가진 다음 마플을 통해 보이스톡을 포함한 카톡의  트래픽 규모를 예상해보고자 했다.

정혜승 다음커뮤니케이션 대외협력실장은 지난 5월 22일 망중립성 이용자 포럼이 주최한 망중립성 1차 강좌에서 “마플이 다음(daum) 서비스 전체 모바일 트래픽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고작 4%에 불과하다”고 설명한 바 있다. 즉, 이미 카톡과 같은 메시지 서비스를 하면서 동시에 모바일 인터넷 전화(mVoIP) 서비스까지 해왔던 마플이 다음 서비스 전체의 모바일 트래픽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에 불과한 바, 카톡이 보이스톡 서비스를 개시하더라도 우리나라 전체 모바일 트래픽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극히 미미할 것으로 추정한다. (참고로 우리나라 전체 모바일 트래픽에서 모바일 인터넷 전화(mVoIP)가 차지하는 비율은 공식 발표된 바 없다.)

정혜승, '망중립성이 인터넷 혁신에 미치는 영향' (2012)

정혜승은 “트래픽 수요는 인터넷 접속을 위한 소비자의 의지를 반영하며 더 많은 데이터 사용을 위해 고가의 요금제로 업그레이드하려는 경향으로 이어질 수 있고, 통신사업자는 네트워크 접속 대가로 더 많은 수익을 창출할 기회를 마련할 수 있으며, 데이터 트래픽을 안정적으로 쓰기 위해 요금이 더 비싼 4G LTE 사용자가 증가할 가능성”을 지적했다. 더불어 “트래픽 비용이 접속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높지 않고, 기술 발전으로 인해 트래픽 당 네트워크 설비의 단가는 하락할 수 있으며, 무선 트래픽 당 네트워크 비용은 상대적으로 높지만, 트래픽이 높아질수록 비용 구조가 개선”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혜승, '망중립성이 인터넷 혁신에 미치는 영향' (2012) / 도표 출처: Plum Consulting, 2011.10

또한 시스코의 2012년 자료에 의하면 전 세계 모바일 트래픽에서 모바일 인터넷 전화(mVoIP)가 차지하는 비중은 0.3%로 극히 미미해 막대그래프에 표시조차 어려울 정도다. 이와 관련하여 시스코의 2011년 데이터를 대상으로한 한 연구는 다음과 같이 해석하고 있다.

mVoIP 서비스가 트래픽 유발을 발생시키는가와 관련하여서는 시스코에서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2015년 무선에서만 약 0.4% 정도밖에는 되지 않을 것으로 예견되고 있다. (중략) 따라서 이동통신사업자들이 mVoIP 서비스 사업자들에 대한 트래픽 관리의 정당성은 근거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출처: 김보라미, 박건철, 이봉규, 이동통신사에 의한 mVoIP 서비스 차단의 법적 문제, 2012

4. 이통사는 사기업이다. 

이통사들은 사기업이다. 특히 우리나라 이동통신 시장은 통신 3사가 장악하고 있는 과점 시장이다. 보이스톡으로 인해 통신사 수입이 감소하든 감소하지 않든 이를 이용자(소비자)가 걱정할 이유는 없다. 이통사 수익이 감소한다고 해서, 합리적 이유 없이, 사기업인 통신사의 이익을 보전해줄 어떤 의무도 이용자에겐 없다. 이통3사의 매출과 이익 규모는 그야말로 천문학적이다(2011년 기준: SKT, KT, LG U+). 이용자들은 이미 통신사에 요금을 지불함으로써 정당한 대가를 치르고 있고, 인터넷 사업자들 역시 이미 자신의 사용량에 따른 대가를 지불하고 있다. OECD 국가들 중 가계지출에서 통신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높은 나라는 멕시코이고, 두 번째로 높은 나라는 대한민국이다. 

[box type=”info” head=”평가 결과”]

[   ] 아주 믿을만함

[   ] 믿을만함

[   ] 판단 유보

[✔] 믿을 수 없음

[   ] 전혀 믿을 수 없음[/box]

[box type=”note” head=”알림 “]최초 발행 기사에서 다음 마이피플 트래픽 규모를 설명함에 있어 독자에게 혼동을 줄 수 있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이에 그 부분을 수정했습니다. 최종 수정 시각: 2012년 6월 7일 오후 3시 00분. [/bo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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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댓글

  1. 그렇네요. 지금 개인적으로 내는 요금도 음성통화료라기보다 데이터통신료로 인식하고 있는데… 유선망 전화기가 광통신망 정액제를 기반으로한 인터넷 전화로 대체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 의미를 잃지 않는 것처럼, 통신사들이 이 시점에서 음성통화료에 그리 집착할 이유가 있을지 궁금하네요.

  2. 전자신문 – 카카오톡 무료통화 때문에 손해가 ‘어마어마’
    http://www.etnews.com/news/telecom/telecom/2598245_1435.html

    이 기사를 봐도 비슷한 것 같습니다.

    애틀러스리서치앤컨설팅이 통화요금을 분석했다고 하면서 인용하는데 mVoIP 통화를 허용하면 매출이 약 1조 8428억 원이 감소한다고 되어 있죠.

    그런데, 놀랍게도 기본제공 데이터를 “모두 mVoIP 통화에 쓰는 것”으로 가정해 단순비교했다고 합니다.

    세상에 어떤 사용자가 스마트폰으로 이메일 확인도 안하고, 인터넷 서핑도 안하고, 문자도 안보내고, 카카오톡이나 마이피플 같은 채팅도 안하고, 트위터도 안하고, 페이스북도 안하고, 룰더스카이/스머프/스누피 등등 네트워크 연결된 게임도 안하고, 인스타그램도 안하고, 다음/네이버 뉴스도 안보고, 날씨도 안보고, 카페/블로그/커뮤니티도 안보고…

    아무 것도 안하고 오로지 mVoIP 통화만 하겠습니까. 그런데, 그걸 기준으로 조사한 것을 인용하고 있네요. 피해가 크다는 걸 강조하기 위해 무리를 하는 것 같습니다.

  3. 3만4천원 요금제를 쓰면서도 무료통화시간을 다 못쓰는데…늘 하는 생각이지만, 있는분들이 더 하십니다. 그들만의 리그가 열릴까봐 그런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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