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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을 무시하는 한국 최고의 웹서비스들

웹페이지들은 모두 고유의 주소를 갖고 있고, 이 주소를 통해 서로 연결되어 있다. 우리는 이 주소를 URL (uniform resource locator)이라고도 하고, 링크 (퍼머링크, permalink; permanent link)라고도 한다. 웹페이지와 웹페이지를 연결하는 것을 링크를 건다고 한다.

웹이 일상생활과 업무의 깊은 곳에 침투하면서 이 링크는 중요해졌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와 같은 소셜 서비스의 시대가 되면서 이 링크는 더욱 중요해졌다. 우리는 공적, 사적으로 링크를 전달하고 전달받는다. 중요하거나 재밌는 혹은 유용한 정보가 담긴 링크를 트위터에 소개하고, 페이스북에 올리며, 이메일로 보내고, 각종 문서에 포함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주요 인터넷 서비스 업체들은 마치 서로 짠듯이 지난 십여 년 동안 자사의 블로그와 카페의 퍼머링크를 이상한 방식으로 구현해서 많은 사람들의 아까운 시간을 허비시키고 있다.

한번 접근하면 변경되지 않는 URL

네이버나 다음의 블로그, 카페는 한번 접속하면 그 안에서 새 글을 읽어도, 페이지를 이동해도, 제목을 눌러 첫화면으로 이동해도 주소창의 주소가 변경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 네이버가 새로 실시한 뉴스스탠드에 대한 NHN의 공식 안내를 찾아 친구에게 이메일로 보내보자.

  • 우선 네이버 블로그에 개설된 NHN 공식블로그인 NAVER 다이어리 http://naver_diary.blog.me/ 에 접속한다.
  • 화면 아래에 “네이버 메인 ‘뉴스스탠드’ 서…”라는 글이 보인다. 제목을 클릭(터치)한다.
  • 원하는 내용임을 확인하고 이 내용을 전달하기 위해 브라우저의 주소창에 있는 주소를 복사한다.
  • 복사한 주소를 이메일에 붙여넣기해서 보낸다.

전혀 문제없어 보인다. 친구에게 제대로 된 정보를 보낸 걸까? 아니다. 네이버 블로그는 한번 접속하면 주소창의 주소가 변경되지 않는다. 따라서, 이 경우에는 처음 접속한 NAVER 다이어리의 첫 페이지의 주소를 보낸 것이다.

페이지의 내용과 주소창의 주소가 일치하지 않는다

실제 주소는 http://naver_diary.blog.me/150155235690 이지만 페이지의 내용과 주소창의 주소가 일치하지 않는다

“네이버 메인 ‘뉴스스탠드’ 서비스를 시작합니다.”라는 글의 퍼머링크는 위와 같다. 하지만, 네이버의 블로그 첫화면으로 들어가면 저 주소를 주소창에 표시되게 접근할 방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주소가 변경되지 않는 이유는 화면에 표시되는 여러 부분들을 나눠서 하나씩 불러오는 방식을 사용하면서 퍼머링크에 대한 고려를 하지 않았거나, 했지만 중요한 요소가 아니라고 판단했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된다. 이렇듯 주소창의 주소가 제대로 변경되지 않으니 다음과 같이 잘못된 동작들이 발생하기 일쑤이고 이용자들은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

  • 즐겨찾기를 할 때 엉뚱한 주소를 저장하게 된다.
  • 또한 새로고침을 하면 자신이 보고 있는 페이지가 새로 고쳐지는 것이 아니라 엉뚱한 내용의 페이지가 등장하게 된다.
  • 요즘 같은 소셜 시대에 자신이 보고 있는 화면을 각종 소셜 서비스로 보내는 다양한 플러그인, 북마클릿 등이 제대로 동작할리도 만무하다.
네이버 블로그의 퍼머링크 표시

물론 각각의 글 옆에 희미하고 조그만하게 퍼머링크를 표시하고는 있다. 그리고, 주소를 복사할 수 있는 버튼도 표시해두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주소창에 표시된 주소와 실제 화면의 내용이 다른 것은 어쩔 수가 없을 뿐더러 이용자에게 혼란을 준다.

이용자의 아이덴티티를 고려치 않은 듯한 URL 시스템

요즘은 명함을 만들어도 그 안에 홈페이지와 이메일 주소가 들어있다. 그리고, 사람들은 쉽고 느낌이 좋은 주소를 고르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포털 서비스의 블로그, 카페 시스템은 자사 서비스 안에서 컨텐츠를 생산하는 이용자들의 개성을 살려주는데 별 관심이 없어보인다. 개인의 특성이 나타난 주소를 제대로 표현해 주지 않기 때문이다.

다음을 보고 어떤 아이디를 사용하는 누구의 어떤 사이트인지 짐작해 보자.

  1. http://cyhome.cyworld.com/?home_id=a0000548&postSeq=10660372
  2. http://blog.daum.net/_blog/BlogTypeMain.do?blogid=0PUiG
  3. http://cafe309.daum.net/_c21_/bbs_nsread?grpid=deH&fldid=646e&contentval=003hqzzzzzzzzzzzzzzzzzzzzzzzzz&datanum=14250&searchlist_uri=%2F_c21_%2Fcafesearch&search_ctx=VnKaQtKZsJZB2Q6rEnyTQNJLYJ1BLByrXH6apwnmUgOL5YegifEsd-esL7M9n.lDG.tZYVjgiyU78wfdDfZca6YTKCk-8m6Uhl1Vl–EQZXIpl_AU9vQnrpg-YJjLIVnMPJGSdgdz_-vZcAVDkgMa-YQiKpOv8FIIlNlJr2w.P6Q2TZK6ysp-lZOxnuCAzvAT_SE97ZD.nJt6Brb4LsScNZOrZVyT.uboysHAEQcsPvIQ_wohk-OzrayrJuwzT4DGVL52RtW7mUkX5iuEzl-JodCCagdUUsJ_NPi26P65xmQ2REvcjlstA00

1번은 싸이월드가, 2번과 3번은 다음이 운영하는 서비스인 줄은 알 수 있다. 하지만, 1번이 싸이월드 공식 운영자 블로그 “블로그사이”인지, 2번이 다음 카페 공식 블로그인지 3번이 harryjjang1107 이라는 이름으로 개설된 카페의 글인지 알 수가 없다. 저 주소는 분명 다양한 경로로 얻어진 블로그의 대표 주소인데 주소를 봐서는 개인/단체의 아이디를 전혀 알 수가 없다. 혹시 국내 포털은 블로그나 카페를 운영하는 이용자의 아이덴티티를 존중하기 보다는 이용자를 그저 거대한 데이터베이스에 자사가 이용할 수 있는 컨텐츠를 쌓는 기계로 보는 것이 아닌 걸까?

정확한 정보를 알려주지 못하는 URL 시스템

  1. http://cafe447.daum.net/_c21_/bbs_list?grpid=15m9h&fldid=KK92
  2. http://cafe447.daum.net/_c21_/bbs_read?grpid=15m9h&mgrpid=&fldid=3d1g&page=1&prev_page=0&firstbbsdepth=&lastbbsdepth=zzzzzzzzzzzzzzzzzzzzzzzzzzzzzz&contentval=000qmzzzzzzzzzzzzzzzzzzzzzzzzz&datanum=3272&listnum=20

그렇다면 이런 주소는 어떨까. 1번은 다음 카페 서포터즈 공식 카페이고 2번은 그 카페의 특정 글 주소이다. 2번처럼 엄청 긴 주소는 얼마든지 존재할 수도 있다. 긴 걸 문제라고 하는 것이 아니다. 2번의 주소를 브라우저의 주소창에 입력하면 저 주소에 해당하는 내용이 화면에 표시되긴 한다. 하지만, 주소창의 주소는 저 글을 가리키고 있지 않다. 무조건 해당 카페의 첫 페이지 (대문)로 이동하기 때문이다.

전세계적으로 사용되는 데스크탑용 브라우저는 ‘새창에서 링크열기’, ‘새탭에서 링크열기’와 같은 기능도 존재한다. 많은 사람들이 동시에 여러 탭 혹은 여러 창을 띄워가며 웹서핑을 한다. 하지만, 다음 카페의 URL 시스템은 아무리 여러 창을 띄워봐야 주소창의 주소는 카페의 대표 도메인으로 이동해 버린다.

그리고 그 이후부터는 위의 네이버 블로그를 예로 지적한 바와 동일하게 작동한다. 해당 카페 내에서는 아무리 링크를 클릭(터치)하며 돌아다녀도 주소창의 주소는 절대 변경되지 않는다.

카페 메인

포털이 자사가 관리하는 카페의 소개 페이지에는 대체로 잘 정돈된 퍼머링크가 연결이 되긴 한다. 하지만, 때로 자사의 공식 페이지에서 조차 http://cafe426.daum.net/_c21_/cafesearch?query=%C0%FC%B4%EB%B9%B0&searchtype=0&item=subject&jobcode=1&grpid=F96B&popquery= 이런 식의 링크를 사용하기도 한다.

몇 가지 해외 사례

웹서비스가 고도화 되고 복잡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기능을 가진 애플리케이션화 되면서 동적으로 변하는 웹페이지를 가진 웹서비스들이 많이 생기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트위터나 페이스북처럼 타임라인을 가진 소셜 서비스들이다. 로그인 후 자신이 원하는 정보를 시간 순서대로 보는 형태를 타임라인이라고 한다. 이러한 타임라인은 새로고침하거나 즐겨찾기하면 이전과는 다른 정보가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그건 잘못된 게 아니라 원래 그런 목적으로 구현된 것이다. 시간에 따라 다른 정보가 표시되도록 구현한 것이다. 그리고, 타임라인만 시간에 따라 다른 정보가 나타날 뿐 각각의 정보는사용자가 원하면 언제든 고유의 URL을 확인할 수 있다.

또 다른 예를 보자. 얼마 전 국내에서도 많이 유명해진 핀터레스트를 보면 타임라인을 보다가 특정 사진을 선택하고 주소창을 확인하면 어느새 주소창에 특정 사진의 정보가 담긴 주소로 변해 있다. 모든 웹페이지가 리로딩되지 않았는데도 화면이 동적으로 변하고 주소창의 주소는 변해있다. 이런 기술은 html5의 history API를 사용하거나 자바스크립트를 이용해 hash를 변경시켜주는 방식으로 구현이 가능하다.

핀터레스트의 주소 체계 예시

핀터레스트는 html5의 pushState 등의 기능을 이용하여 동적인 웹페이지에서도 별도의 페이지 리로딩 없이 퍼머링크를 시키고 있다.

즉, 각각의 서비스들은 목적에 맞게 웹페이지가 구현되고 있고, 필요하다면 새로운 기술을 도입해서라도 고유의 주소인 퍼머링크를 유지하는 것은 기본인 셈이다. 사실 해외의 사례를 들 필요도 없다. 국내의 대다수의 웹서비스들은 위의 사항들을 기본적으로 잘 지키고 있다.

가장 기초적인 것을 무시하는 한국의 웹서비스들

대부분의 인터넷 이용자들은 기술적인 부분을 잘 모르기 때문에 블로그와 카페의 퍼머링크과 관련하여 이런 일이 발생하면 그냥 자기가 인터넷을 잘 사용하지 못하는 줄 알고 넘어갈 수 있다. 국내 포털 서비스들이 이러한 웹의 기초적인 기술을 제대로 구현하지 않음으로써 이용자들은 자신도 모르게 해당 웹서비스 회사의 페이지뷰를 올려주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전혀 쓸데없는 클릭들로 말이다.

현재 보고 있는 웹페이지를 사용하기 위해 주소창의 정보를 복사하는 게 당연한가, 아니면 ‘이 페이지를 나중에 다시 제대로 보려면 주소창의 주소는 무시하고 여기, 이걸 복사해서 써’ 라고 강요하는 기능을 사용하는 게 당연한가.

이용자들이 매일 엉뚱한 링크를 메일로 보내거나, 메신저로 전달하거나, 다른 문서에 참조를 함으로써 발생하는 헛수고를 시간으로 환산해 보면 어떨까? 네이버와 다음 등의 국내 포털 서비스들은 전국의 수많은 이용자들로부터 엄청난 시간을 앗아 가고 있다.

퍼머링크가 사람이 보기에 쉬운 형태이면 좋겠다는 식으로 보이는 것은 바라지도 않는다. 퍼머링크의 방식을 이용자가 원하는 형태 중에서 고를 수 있게 하는 옵션 역시 바라지도 않는다. 하지만, 한국의 대표적인 웹서비스인 네이버와 다음은 자사의 블로그와 카페 서비스를 처음 시작할 때부터 지금까지 10년 가까운 기간 동안 퍼머링크를 주소창에 제대로 표시해주지도 않고 상식적으로 쉽게 이용할 수도 없는 상태로 서비스를 방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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