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우포인트] 치매인 100만 시대, 환자 본인이 스스로 쓸 수 없어 묶인 자산 ‘치매머니’. 어떻게 안전하게 보호하고 올바르게 사용할 수 있을까? (⏳4분)
NH농협금융지주가 치매 문제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농협금융 안심돌봄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치매 고객과 가족이 금융 거래 과정에 겪는 불편과 위험을 줄이고, 고객의 금융 자산을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해서다.
정부도 최근 치매 환자 재산을 국가가 직접 관리하는 치매 공공신탁 제도를 시행하는 등 ‘치매머니’📌 관리에 관한 정부와 민간의 관심 높아지고 있다.
📌 치매머니
만 65세 이상의 고령층 치매 환자들이 보유한 돈으로, 치매 환자 본인이 스스로 쓸 수 없어 묶여 있는 자산을 말한다. 이들 자산은 보이스피싱 등 금융 사기 위험에 노출돼 있고, 치매 독거 노인의 고립과 친족의 재산 편취 문제와도 맞물려 있다.
이게 왜 중요한가.
- 보건복지부가 지난해 3월 발표한 ‘2023년 치매 역학조사 및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2025년 치매 환자 수는 97만 명으로, 치매 환자 수가 100만 명을 넘는 시점은 2026년, 200만 명을 넘는 시점은 2044년으로 추정됐다.
- ‘치매 인구 100만명 시대’에 치매로 인한 금융 사고와 자산 관리 공백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대두되고 있다. 치매 환자의 인지 능력 저하로 보이스피싱이나 불법 투자 권유에 쉽게 현혹될 수 있으며 일부 부도덕한 친족이 환자 돈을 임의로 인출해 가는 문제도 발생한다. 치매 환자 본인의 치료비나 요양원비로 써야 할 돈을 인출하지 못하는 상황도 벌어진다.
- 아울러 치매 환자 자산이 동결되면 금융 거래 및 소비에 제약이 발생하고, 투자와 소비로 이어지는 경제 선순환 구조가 붕괴한다. 실물 경제에 악영향을 미친다.

농협금융 안심돌봄 프로젝트?
- NH농협금융은 4가지를 하겠다고 했다.
- 첫째, 국가 치매 관리 체계📌와 연계한 전국 100개 영업점에 치매 극복 선도 단체📌 시범 인증을 추진한다.
- 둘째, 치매 고객·가족 응대를 위한 가이드라인 및 매뉴얼을 운영한다.
- 셋째, 지방자치단체와 치매 관련 기관과의 협력을 강화한다.
- 넷째, 치매 및 고령 고객 친화적 금융 서비스 제공을 추진한다.
📌 국가 치매 관리 체계
고령화로 인해 급증하는 치매 문제를 개인이나 가족 책임으로만 두지 않고, 국가가 법·제도적 인프라 구축을 통해 예방, 진단, 치료, 돌봄까지 전 과정을 책임지고 관리하는 종합 시스템을 의미한다.
📌 치매 극복 선도 단체
치매 환자와 가족이 자신이 살던 지역사회에서 안심하고 살아갈 수 있도록 치매 친화적 환경을 만드는 데 앞장서는 기업, 기관, 단체, 학교 등을 뜻한다. 국가 치매 관리 체계 일환으로 보건복지부와 중앙치매센터, 각 지역 치매안심센터가 지정하고 관리한다.
“고객 존엄 지키기 위한 금융의 사회적 실천.”
- 이찬우(NH농협금융 회장) 설명은 이렇다.
- “안심돌봄 프로젝트는 금융 서비스 제공을 넘어 고객 삶과 존엄을 지키기 위한 NH농협금융의 실천이다. 치매나 고령으로 인해 금융 서비스 이용에서 소외되는 고객이 없도록 그룹 차원의 보호 체계를 구축하고 고객과 지역사회가 체감할 수 있는 금융의 사회적 책임을 실천해 나가겠다.”
- 이번 프로그램은 NH농협금융 자회사인 은행, 생명, 손해보험, 투자증권, 캐피탈, 저축은행 등이 참여하는 그룹 통합 프로젝트다. NH농협금융 측은 “치매 고객 보호 체계를 마련하고 금융권의 치매 고객 보호 모범사례를 만들 계획”이라고 했다.
- 농협이 지역 노인 돌봄 문제 해결의 구심점 역할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컸다는 점에서 이번 프로젝트에 이목이 모인다.

일본은 ‘치매머니’ 어떻게 관리하나.
- 인구 고령화 문제를 우리보다 먼저 마주한 일본에는 치매 관련 여러 신탁 상품이 출시돼 있다.
- 미쓰이 스미토모 신탁은행은 치매 발병 후 사전에 지정된 대리인이 계약자의 생활비나 돌봄 비용 등을 수령·지불할 수 있는 기능을 기존 ‘인생 100년 응원 신탁’ 상품에 추가했다. 계약자가 건강할 때 자금을 맡기고, 향후 치매 등으로 의사 결정 능력이 흐려지면 사전에 지정한 대리인이 생활비나 간병비를 대신 청구해 지급받을 수 있도록 설계된 상품이다.
- 미즈호 신탁은행은 치매 발병 후 신탁 계약 효력이 발생하여 병원이나 대리인 계좌로의 지불 및 자동이체 등이 가능한 ‘치매서포트신탁’ 상품을 출시했다. 치매 진단을 기점으로 신탁 효력이 자동 활성화하는 구조다.
- 도쿄스타은행은 부동산 담보로 생활비 등 현금 흐름을 창출할 수 있는 역모기지 상품에 치매 진단 이후에도 대리인을 통한 추가 대출이나 입출금 등이 가능한 치매 특약을 결합했다. 고령자 주거와 생활 안정을 돕기 위해서다.
‘100만 치매인구’ 민관 모두 준비 부족.
- 대한치매학회가 지난해 6월 실시한 여론조사를 보면, 국민 10명 가운데 9명은 치매에 부담감과 두려움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 현재 97만 명인 치매 인구는 2050년 226만 명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경도 인지 장애까지 포함하면, 전체 인구의 17%에 달하는 795만 명이 인지 능력 저하를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 지난해 12월 하나금융연구소는 ‘치매인구 100만 시대, 금융의 역할’ 보고서에 이렇게 주문했다.
- “정부는 치매 돌봄 사각지대가 없도록 치매안심센터 등의 운영을 강화하는 한편 복잡한 후견 절차를 완화하고 후견 제도와 신탁 제도 간 연계를 강화해야 한다. 금융회사의 경우 치매 고령층의 자산 보호 및 원활한 금융 거래를 위해 치매 대비 수요가 있는 고령층을 대상으로 체계적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첫 발 뗀 치매안심재산관리서비스.
- 정부는 국민연금공단에 재산을 맡기면 관리해주는 ‘치매안심재산관리서비스(치매공공신탁)’를 지난 4월부터 시행 중이다.
- 민간 은행 상품은 고액 자산가 중심이거나 수수료 부담이 있지만, 이 제도는 취약 계층은 물론 중산층 노인까지 보호하는 데 방점이 있다.
- 치매 환자나 경도 인지 장애 진단자 가운데 재산 관리에 어려움을 겪거나 사기·갈취 등 경제적 학대 위험이 있는 노인은 현금성 자산을 최대 10억 원까지 공단에 맡길 수 있다. 위탁자가 아직 의사 결정을 할 수 있을 때 공단과 함께 매달 요양비, 병원비, 생활비, 용돈 등을 어떻게 지출할지 구체적 계획을 세울 수 있다.
- 위탁자가 계획에 없는 큰 지출이나 계약 해지를 요청할 경우 공단 산하 치매안심재산관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야 한다. 가족이나 주변인의 부정한 재산 사용을 막기 위해서다.
- 임을기(보건복지부 노인정책관)는 “치매안심재산관리서비스는 혼자서 감당하기 어려웠던 치매 어르신의 재산 관리를 국가가 함께 동행하며 지켜드리는 든든한 보호막”이라며 “어르신들이 본인 재산을 자신의 안전하고 건강한 노후를 위해 온전히 사용할 수 있도록 제도 정착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