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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하하’ 오리지널 웃긴 동영상을 만든다 – 선바 인터뷰

웃긴 동영상 전성시대다.

하지만 소셜 서비스를 타고 유통되는 동영상 대부분은 정체불명이다. 몇몇 콘텐츠 업체들은 저작권과 유튜브 임베드 정책을 무시하면서 마치 자신들이 직접 제작이라도 한 것처럼 직접 다운로드한 뒤에 원본으로 이어지는 고리를 끊은 뒤 페이스북 등을 통해 다시 업로딩하고 유통하기도 한다.

‘웃긴 동영상인데 뭘 그렇게 까다롭게 생각해.’
‘어차피 인터넷 콘텐츠는 다 공짜 아냐.’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 그야말로 원본 없는 무한 복제의 시대다. 매체는 매체를 훔치고(‘우라까이’), 사람들은 타인의 욕망을 끊임없이 모방한다. 그러는 사이에 우리는 그 웃음의 뿌리와 맥락을 잊어버린다. 그 즐거움과 기쁨이 태어난 인간의 노동을 잊는다.

이런 환경에서 ‘오리지널’ (코미디) 동영상을 만든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유튜브 스타를 꿈꾸는 젊은 1인 동영상 제작자를 만났다. ‘선바의 예술세계’를 운영하는 선바다. 10초짜리 웃긴 동영상을 만들며 거기에 생생하게 살아 있는 2014년을 사는 젊은 남자 사람의 숨결을 불어넣는 선바는 온종일 코미디 영상을 고민하는 대학생이다.

그는 오늘도 감독이자 시나리오 작가이며 배우이자 편집자로서 자신만의 코미디를 찾아 날마다 모험을 떠난다.

  • 언제: 2014년 7월 29일
  • 어디서: 신촌 인근 식당과 카페
  • 사정상 인터뷰 발행이 늦어졌습니다.

선바는 누구? 

–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

선바. 방학을 알차게 보내고 있는 학생.

– 학생이었나.

왜 대학에 다니나 하는 생각을 많이 한다. 울며 겨자 먹기로 다니는 친구들이 많다.

– 전공은?

철학인데. 철학으로 취업을 하기가 어려워서 고민도 많다. 철학과를 바라는 기업이 없으니까. 철학과는 직업을 찾으려면 타임머신 타고 고대 그리스로 가라는 말도 있고… 그렇다. 3학년 1학기까지 끝냈고. 지금은 24살이다.

– ‘선바’라는 닉네임은? 

초등학교 때부터 별명이다. 초등학교에 아이스바를 다 먹고 막대기를 던졌는데, 하수구 구멍에 딱 걸려서 수직으로 세워졌다. 그때부터 별명이 선바가 됐다. ‘서 있는 바’, 선바.

– 고민이 많겠다.

다음 학기를 다녀야 하나 고민 중이다. 다음 학기 등록해도 똑같을 것 같고, 방학은 끝나가고. 고민이다.

선바. 이렇게 생긴 평범한(?) 대학생입니다.

선바. 이렇게 생긴 평범한(?) 대학생이다.

선바가 ‘웃긴 동영상’에 빠진 날 

– 처음 찍은 영상은 뭔가.

군인일 때 핸드폰으로 말도 안 되는 내용으로 피아노 치는 동영상을 개인 페북에 올린 적 있다. 군대 동료들이나 페북 친구들이 좋아하더라. ‘웃기다’는 말도 많이 하고, 그래서 개그 욕심이 생겼다.

– 본격적으로 영상을 찍게 된 계기는?

바인(vine)이라는 어플을 깔면서부터다. 촬영도 쉽고, 끊어서 촬영할 수도 있다. 무엇보다 무료 어플이었다. 내가 하고 싶은 표현을 위한 최적의 도구였다. 금방 찍을 수 있고, 쓰는 시간에 비해서 반응도 좋으니까.

선바를 본격 '웃동'으로 인도한 '바인'

선바를 본격 ‘웃긴 동영상’으로 인도한 ‘바인’. 트위터에서 인수해 운영하고 있다.

– 제작과정이 궁금하다.

일어나자마자 아이디어를 고민한다. 친구와 만나서 웃긴 에피소드가 떠오르면 웃지도 못하고 메모부터 한다. 핸프폰에 메모하고, 그 메모를 쓸 수 있는 상황이 오면 찍는다. 찍은 건 편집할 때도 안 할 때도 있는데, 1분 안에 찍어서 바로 올리는 편이다. 15초짜리 찍는데 30초 만에 편집 마치고 바로 올릴 때도 있지만, 보통 편집하면 30분에서 한두 시간은 걸린다.

-바인은 언제부터 썼나.

전역을 하자마자 썼다. 한 1년 됐다.

– 표현하고 싶은 테마는 뭔가? 짧은데도 연출과 구성에 아주 신경 쓰는 것 같다. 

일상에서 찾고 싶었다. 누구나 느끼는 일상 소재들을 잘 표현하고 싶었다. 연출을 가미하면 이야기가 살아난다. 표정을 조금만 과장해도 밋밋했던 게 재밌어진다.

– 동영상 제작의 원동력은?

“군 생활 6초 요약”(‘바인’으로 찍을 수 있는 최대 길이가 6초)을 찍으면서 그전까지는 친구들만 보고 재밌다는 수준이었는데, ‘군 생활 6초 요약’이 퍼지니까 신기했다. 소위 말하는 ‘나도 페북 스타가 되는 건가? 그런 생각도 들고. (웃음) 그 영상은 찍는 데 10초도 안 걸렸고, 올리는 데 10초도 안 걸렸다.

함께 울고 웃는 동료들 

– 코미디 동영상 동료랄까? 그런 친구들이 있나. 

‘고탱의 비디오’를 운영하는 고탱 형과는 항상 많이 얘기한다. 유준호 씨 페이지에서 영상을 봤는데, ‘나랑 비슷한 걸 하네’하면서 신기해 했던 기억이 있다.

– 어떤 친구들인가.

만난지 한 3개월 된 친구들이다. 다 20대고, 1인 제작자 마인드로 만난 사람들이다. 비슷비슷한 생각과 고민을 하니까 친해지게 됐다.

– 모임도 자주 하나.

일주일에 한 번 이상은 만난다. 많으면 10명 정도 만나고. 요즘은 함께 모바일 어플을 만들려고 기획 중이다.

오리지널리티에 관하여 

– 웃긴 동영상 열풍은 어떻게 보나.

세웃동이나 피키캐스트에서 올리는 동영상을 접하며 짜증 났던 게, 외국에서 퍼온 거고, 원 저작자가 누구다, 이런 말 하나도 없다. 사용자 규모가 커지니까 자기들이 뭐라도 되는양 굴고. 그런 게 싫었다. 사실 누가 영상을 만들었는지는 아무도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이거 봐봐, 골 때린다!’ 그러고 끝이다. 그런 풍토가 좀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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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웃동이나 피키캐스트에서 올리는 동영상을 접하며 짜증났던 게, 외국에서 퍼온 거고, 원 저작자가 누구다, 이런 말 하나도 없다.”

– 오리지널리티에 대한 생각이 궁금하다. 

‘내 것’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무슨 노고를 인정해주는 것까지는 바라진 않는다. 영화를 보면 누가 만들었는지 정도는 알지 않나. 영화 감독이나 배우 정도 이름은 다들 아니까. 동영상 제작자들에 대해서도 ‘이 동영상, 누군가는 아이디어 짜내서 만들었구나’ 정도만이라도 알아줬으면 좋겠다.

– 일주일에 어느 정도 시간을 쓰나.

깨어 있는 시간 동안은 어떻게 동영상을 만들까? 그런 생각만 생각한다.

– 그럼 지금 본업은 학생이 아니라 ‘선바’인가.

그렇다.

– 영향 받은 사람이 있다면.

코미디 영화를 좋아한다. 최승현이라는 개인 제작자가 있는데, 정말 크리에이티브한 분이다. 아이디어가 정말 기발하고, 전체적인 완성도도 높다. 1인 제작으로선 완벽하다고 생각했다. 승현 씨도 ‘바인’을 사용해서 영상을 제작한다고 했다. 승현 씨의 동영상을 보고. 다시 해야겠다, 다시 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페이스북 페이지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도 처음 했고, 영상 제작에 관해서도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돈은 벌 수 있을까? 

– 유통 플랫폼으로서 페이스북은 어떤가.

‘바이럴’을 일으키긴 쉽지만, 흘러가서 잊히는 속성도 강하다. 일주일만 쉬어도 바로 잊히니까. 페이스북을 통해서 인지도를 쌓고, 유튜브 쪽을 생각하고 있다. 지금은 페이스북에 집중하고 있다.

– 따로 독립 사이트 플랫폼이 필요하다는 생각은 없나.

아직은… 생각해본 적은 없다.

– 페북은 컨텐츠를 통해 직접적으로 수익을 얻을 수 없는 플랫폼인데.

컨텐츠로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건 유튜브밖에 없다는 생각도 들고 그렇다. ‘바야브로’라는 친구가 있었는데, 페이스북이 얼마나 플랫폼 파워가 있는지를 느꼈다. 바야브로는 컨텐츠 제작자에게 제작비를 돌려주겠다는 취지로 사이트를 만들었다. 페이스북을 통해 컨텐츠 제작자가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은 페이스북이 금지한 광고밖에 없으니까. 그런 취지로 독립 사이트를 만들었는데, 잘 안 됐다. 그런 걸 하려면 준비를 훨씬 더 많이 해야 할 것 같다. 페이스북 떠나면 고생이다. (웃음)

– 독립 사이트보다는 유튜브가 사업(수익) 가능성이 높다고 보나.

그렇다. 하지만 웃긴 동영상으로 성공한 유튜브 채널은 유준호쿠쿠크루 정도인 것 같다.


– 선바의 예술세계는 어느 정도 팬들이 있나.

페북 6만 정도(현재는 팬 8만 명 정도). 유튜브는 채널만 있는 정도다.

– 직업으로서 고민하고 있나.

직업적인 가능성으로도 생각한다. 영상을 찍는 제작자로서, 크루로서 무슨 일을 할까 그런 고민도 있다. 무엇보다 컨텐츠의 질을 어떻게 높일까 생각한다. 여러 가지 가능성을 고민하고 있다.

– 선바의 예술세계를 통해 돈 벌 수 있으리란 기대는 있나.

유튜브는 30초 이상이 되어야 광고 수익이 가능하다. 혼자서는 힘들다. 아직 ‘선바 세계’로 돈을 번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 성공한 모델이 있나.

우리나라에서는 유준호와 쿠쿠크루 정도. 해외에는 굉장히 많다.

– 해외 모델?

니가히가(nigahiga). 구독자가 1천 3백만이 넘는다. 보면서 이런 세계가 있구나. 유튜브가 개인이 만들어서…. 이런 수준까지 올라갈 수 있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

– 우리나라 오리지널 컨텐츠가 없는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나.

보상이 없다. 인기밖에 없다. 인기는 유동적이다. 하지만 유일한 보상이기도 하다. 찍다가 접는 친구들도 많다. 페북하면서 구독을 신청하는데, 인기가 떨어지면 더 업데이트를 하지 않더라. 그런 식으로 간접적으로 체험, 관찰한 결과가 그렇다. 막연하게나마 제대로 된 보상이 방식, 고민을 나누는 모임을 생각하고 있다. 그냥 만나서 자연스럽게 이야기는 하지만, 공식적인 조직이나 그런 건 아니니까. 그런 걸 만들어보고 싶다.

선바라는 캐릭터에 관해 

– 롤모델은 있나?

취미와 직업의 경계라서.. 누구처럼 되어야지라는 생각은 아직 없다. 배우로는 잭 블랙과 짐 캐리를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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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 블랙이 나온 [스쿨 오브 락,] 짐 캐리의 [트루먼 쇼]. 특히 [트루먼 쇼]는 작품성, 스토리 자체가 신선했고, [스쿨 오브 락]은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들과 함께 감동적인 쇼를 보여주는 모습이 너무 좋았다.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들과 함께 멋진 공연을 하듯이’ 누구나 창작할 수 있는 그런 환경이 오면 좋겠다. 그중에서 퀄리티 있는 영상이 나오고 그랬으면 좋겠다. 개인적으로는 ‘선바 세계’를 보고 “나도 저거 해봐야지”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좋겠다.

– 자기의 캐릭터에 대해서는. 

‘하하하하’ 웃으면서 만들고 있는데, 소재가 중구난방이다. 바보 같고, 약간 모자란 캐릭터다. [신돈]이라는 드라마가 사극드라마가 신돈이 ‘하하하하하’하고 웃는다. 평소에도 이렇게 웃는다. “하하하하”

선바의 트레이드마크, "하하하하하하하하하"

선바의 트레이드마크, “하하하하하하하하하”

– 바보 같으면서도 순박한 캐릭터라는 느낌이 든다.

바보 캐릭터가 표현할 수 있는 게 더 많다. 개그맨들도 똑똑한 캐릭터보다 바보 캐픽터가 표현할 수 있는 게 많아서 그런 캐릭터를 설정하는 것 같다.

– 현실 생활에서의 싱크률은?

낯 안 가리면 똑같거나 더 심한 캐릭터…. 그래서 친한 친구들은 별로 놀라지 않는데, 약간 덜 친한 친구들은 영상을 보고 많이 놀란다. 사회생활을 하면서는 숨겨 놓은 캐릭터를 표현하는 것 같다.

– 장르로서 코미디가 목적인가.

장르로선 코미디가 맞다. 일단 웃겨야겠다, 재밌어야 한다는 전제가 그거다. 그런 뒤에 메시지나 감동이나 그런 것들이 있다면 전하고 싶다. 그 뒤에 메시지를 고려한다. 메시지는 유머 안에서 녹여내기가 힘든 작업이다. 동영상을 통해서 어떤 사회이슈에 대해 직접적인 견해나 메시지를 드러낸 적은 없다. 조심스러워진다.

– 세월호 이슈에 대해선?

학기 중이리기도 하고, 세월호 참사 이후엔 한동안 쉬었다. 추모의 의미도 있고. (– 정치와 사회적인 소재도 훌륭한 소재인데?우리 사회의 색깔론이랄까, 그런 게 너무 심해서 어느 한 편에서 서서 다른 편을 까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피하는 편이다. 모두가 웃을 수 있는 소재가 좋다. 정치적인 소재는 피하고 싶다. 내가 표현하고자 하는 것에 제약 요소로 작용할 것 같다. (– 개인적인 견해를 밝힐 수 있지 않나.영상 자체로서의 퀄리티가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 몇 개나 올라왔나. 가장 좋아하는 영상은? 

50개 정도? 가장 좋아하는 동영상은 ‘금이빨’. 영화 [아저씨] 패러디다.(– 성적표 에피소드도 좋았다.고맙다. (– 알람 에피소드도 아이디어가 신선하더라.엠티 때 일찍 일어나는 게 너무 짜증이 났다. 그게 생각이 나서 만들어봤다.

앞으로 다루고 싶은 소재는 평범한 대학생의 삶 

– 앞으로 하고 싶은 소재, 테마는?

대학생의 힘든 삶이라고할까. 돈을 못 벌면 학교를 못 다니는. 지난 학기에는 돈을 버는 시간이 배우는 시간이 훨씬 더 많았다. 그러면서 더 학교에 회의가 생기기도 했고. 내가 당사자니까 웃기다기보다는 좀 슬프게 나오더라. 그런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

– 주변에도 그런가.

돈 없어서 밥 못 먹겠다는 친구도 있고. 학교 다니면서 충당해야 하니까 쉽지 않으니까. 주변에서 흔히 보는 모습이다. 평범한 학생들의 삶이다. 그런 평범한 대학생의 삶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는 동영상 컨텐츠는 별로 본 적이 없다.

– 길게 찍고 싶다는 욕구는?

없다. 의도적으로 짧게 찍고 싶다. 최대한 토막을 내서 편집하는 걸 중요하게 생각한다. 30초를 찍어도 최대한 필요 없는 장면이 1초도 없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다. 바인이라는 어플을 통해 짧은 영상의 파괴력을 느꼈다. 나 스스로 긴 영상을 보는 걸 괴로워 한다. 유튜브를 하면 좀 더 호흡이 긴 영상도 제작해볼 생각이 있다.

– 작업은 즐겁나.

즐겁다. 촬영하는 것도 재밌고, 뿌듯하고, 대견하고. 내가 찍은 영상 하나하나가 자식 같다. 내가 나온 영상이 좋다. (허허허허) 셀카는 가장 히트했지만, 내가 덜 나와서 애정이 덜 간다. (허허허허허)

– 활동의 사회적 가치에 대한 생각은?

작업 자체는 크게 어렵지 않다. 이런 활동을 계속 보여주는 것 자체에 사회적 의미가 있다고 본다. 프로 코미디언도 아니지만, 더 친근한 웃음을 주는 차원에서는 평범한 사람들이 재밌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작업들이 많이 생겨야 다른 활동에도 영감을 줄 수 있을 것 같다.

– 끝인사 겸해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내 동영상을 보고 영감을 받아서, 많은 이들이 이런 작업을 함께 할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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