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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와 함께 가라앉은 열 가지 이슈

세월호는 침몰했습니다. 주어와 목적어를 제대로 쓴다면, 엉망진창인 대한민국 시스템이 세월호를 침몰시켰습니다. 서해훼리호 침몰 사고(1993)로부터 교훈을 얻는 데 우리는 실패했습니다.

성수대교(1994)가 그랬고, 삼풍백화점(1995)이 그랬습니다. 씨랜드 화재 사고(1999)가 그랬으며, 대구 지하철 방화 참사(2003)가 그랬습니다. ‘한류’로 세계의 주목을 받지만, 겉만 번지르르하고, 속은 썩을 대로 썩어버린 대한민국의 속사정은 크게 달라진 게 없습니다.

이런 총체적인 부실과 부조리의 구조에는 정부와 정당, 사기업이 따로 없고, 공무원과 민간인이 따로 없습니다. 세월호 일부 승무원을 가리키며 “살인과도 같은 행위”를 저질렀다고 비난하는 박근혜 대통령도 이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오히려 가장 먼저 스스로 책임을 고백하고, 반성해야 할 사람은 박근혜 대통령일 것입니다. 하지만 남 탓이 먼저인 것 같습니다.

세월호와 함께 가라앉은, 하지만 다시 떠올라야 할 이슈들

‘세월호 침몰’이라는 구체적인 사고/사건에 관한 정확한 원인, 그 주범과 공범은 그것대로 명확히 가려야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압니다. 알고 있습니다. 우리가 주범은 아닐 수 있어도 공범, 적어도, 마음의 공범이라는 사실을 말입니다. 그래서 눈물 흘리고, 스스로 가슴을 칩니다. 우리는 어쩌면 ‘천 명의 구경꾼’에 불과했는지도 모릅니다. 언론만 탓할 일은 아닙니다.

세월호와 함께 가라앉은, 하지만 잊어서는 안 되는, 사건 사고들은 여전히 많습니다. 그 부조리와 악행, 그것으로 빚어지는 슬픔과 고통의 크기는 다를지언정, 대한민국을 병들게 하고, 우리의 무관심을 숙주 삼아 그 악의 열매가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는 점에선 다르지 않습니다.

국정원 사건 타임라인 (캡처 페이지 속 이미지 출처: 오마이뉴스)

국정원 사건 타임라인 (캡처 페이지 속 이미지 출처: 오마이뉴스, 텍스트 출처: 그것이 알고 싶다)

1. 국정원 간첩 조작 사건 (유우성 사건) / 2.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 (국정원 댓글 사건)

세월호 사건의 최대 수혜자는 아마도 국정원일 것입니다. 국정원을 역사의 심판대에 세우지 못하면 대한민국이 침몰합니다. 역사는 책 속에 존재하는 과거가 아닙니다. 우리가 숨 쉬는 지금/여기에서만 역사는 바로 세울 수 있습니다. 지금 여기에서 우리가 바로 세워야 합니다. 누가 대신 세워줄 수 없습니다.

3. 삼성SDS 화재 사고 / 4. 현대중공업 화재 사고

우리나라를 대표한다는 두 대기업, 삼성과 현대에서 화재 사고가 일어났습니다. 삼성SDS는 사고가 아니라 사건화하는 중입니다. 금융서비스와 직결하는 서비스임에도 불구하고 장시간 백업시스템이 제대로 가동하지 않아 의문을 증폭하게 합니다.

이 화재로 삼성SDS 협력업체 직원 1명이 어깨를 다쳐 치료 중입니다. 현대중공업 사고로는 현재 2명이 사망하고, 2명이 부상을 입은 상태입니다. 두 사고의 공통점은 사고 피해자가 모두 ‘협력업체’ 직원이라는 점입니다.

5. 게임 셧다운제 판결 선고 임박 (업데이트→ 7:2 합헌 결정)

청소년보호법상 강제적 셧다운제에 관한 헌법소원 판결 선고가 임박했습니다. 내일(2014년 4월 24일 오후 2시)입니다. 슬로우뉴스 편집위원 이병찬 변호사가 사건 대리인인 사건입니다. 슬로우뉴스는 그동안 ‘게임’에 관한 편견에 의문을 제기해왔습니다. 게임에 관한 ‘마녀사냥’은 횡행하는데, 이에 관한 과학적인 입증과 합리적인 토론은 증발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게임 셧다운제 헌법소원 결과

청소년보호법상 강제적 셧다운제에 대해 지금 막 7:2로 합헌 결정이 내려졌습니다. 좋은 소식 전하지 못해 죄송합니다. 도움 주신 분들께 머리숙여 감사드립니다.

– 이병찬 변호사, 본인 페이스북 (입력 시각: 2014년 4월 24일 오후 3시 45분)

6. KT 대량 명예퇴직 사태 

KT 새노조 이해관 위원장은 이번 명예퇴직 조치의 핵심 내용을 “1) 명예퇴직 2) 실질적인 분사 3) 복지 축소를 동시에 진행하려는 경영진의 의도”라고 잘라 말합니다. 그리고 명퇴 조건으로 문서에 기록된 임금피크제, 명퇴금 계산식, 자회사 전직 시의 조건 등을 보내왔습니다. 이해관 위원장과는 이번 사태의 의미를 종합적으로 검토하는 심층 인터뷰를 준비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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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장애인의 날 최루액 뿌린 정부

지난 4월 20일은 장애인의 날이었습니다. 현재 대한민국 장애계의 숙원은 1) 장애등급제 폐지 2) 부양의무제 폐지 3) 활동지원 24시간 보장입니다. 특히 장애등급제와 부양의무제로 인한 장애인, 노인의 자살 사건은 끊이지 않고 계속 이어집니다.

우리 이웃들의 간절한 목소리에 대한 정부 대응은 ‘최루액’이었습니다. 광화문 지하보도에선 장애등급제 폐지와 부양의무제 폐지를 외치는 장애계의 농성이 600일 넘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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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코레일 운임료 인상안

의료 민명화 이슈와 더불어 철도 민영화 이슈로 대한민국은 ‘한때’ 뜨겁게 달아올랐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누구도 이 문제에 관심을 지속하는 것 같지 않습니다. 단순히 코레일의 적자를 운임료 인상으로 충당하겠다는 안이 문제인 것은 아닙니다.

훨씬 더 중요한 문제는 요금 인상이든 민영화이든 자율 경쟁이든 국민의 삶에 밀착한 문제이니만큼 충분한 논의와 검토를 거쳐서 진행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그런 숙의와 토론, 여론 청취가 있었는지 의문입니다.

9. 건강보험료 ‘4월의 폭탄’

드디어 올 것이 왔습니다. 4월에 건강보험료를 정산하기 때문에 흔히 ‘4월의 폭탄’이라고 부릅니다. 지난 2011년 프레시안 인터뷰에서 이진석 서울대 의대 교수는 이렇게 말한 바 있습니다.

진짜 중요한 문제는 건강보험 재정이 아니라 국민 의료비 부담이다. 건강보험 재정 안정화는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다. 건강보험을 통해서 국민 의료비 부담을 해결해야 하므로 재정이 중요하다. 그런데 국민 의료비 부담을 줄이는 방안에 대해선 아무런 말이 없고, 건강보험 재정에만 초점을 맞췄으니, 국민이 반발하는 건 당연하다. (이진석)

“건보료 폭탄?…진짜 무서운 건 국민 의료비 부담!” [인터뷰] 이진석 서울의대 교수 “MB 대선 공약, 남이 하면 포퓰리즘?” (프레시안, 2011년 4월 27일)

Truthout.org, CC BY

Truthout.org, CC BY

10. 새누리당, 국회선진화법 개정안 추진

개정안은 1) 쟁점이 없는 법안을 신속하게 통과할 수 있게 하고, 2) 5선 이상의 의원으로 국회의원 원로회의를 신설해 안건 조정할 수 있게 하며, 3) 국회 원 구성 시에 상임위원장 선출 기간을 넘기면 다수당이 의석비율 따라 위원장 선점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합니다.

물론 국회선진화법을 개정하기 위해선 국회의석 수 2/3 동의가 필요합니다. 따라서 개정이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집권여당의 당론입니다. 생각해볼 만한 가치가 충분하다고 판단합니다.

새누리당 개정안이 과연 ‘국회를 선진화’하는 데 기여할까요? 그보다 우선해서 이 개정안은 민의를 반영하고, 충분히 논의와 검토를 마친 제안인가요? 적어도 저는 아직 확답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슬로우뉴스 독자 여러분은 어떤 생각이신지 궁금합니다.

국회 4월 의사일정 (국회 사이트)

국회 4월 의사일정 (국회 사이트)

세월호와 함께 가라앉은 열 가지 이슈

그림: 신너루 (팟빵직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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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노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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