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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가 2일 ‘2026 한국경제보고서’를 공개했다. 그 내용을 요약 정리했다.

이게 왜 중요한가.

  • 한국 경제에 대한 국제기구의 공식 진단서라는 무게감을 무시할 수 없다.
  • OECD는 2년마다 회원국의 경제 상황을 ‘경제보고서(Economic Survey)’로 평가한다. OECD 산하 핵심 위원회인 경제개발검토위원회(EDRC)의 승인을 거친 보고서다.
  • 소득세 면세자 33%, 연금 수급·납부 연령 3년 공백, 대학 등록금 16년 동결, 보유세 인상과 거래세 인하, 수도권 집중과 지역 소멸 등 보고서가 다루고 있는 의제는 한국 정치가 풀지 못한 숙제다.
  • 정부의 국정 과제나 재정 개혁 논의에 좋은 참고 자료다. 국내 언론 다수는 “보유세 비중 높이라”는 보고서 권고에 주목했다.

반도체 하나로 버틴다.

  • OECD는 올해 한국 성장률을 2.6%로, 물가 상승률을 2.6%로 전망했다. OECD가 제시한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1.9%다.
  • 2024년 12월 비상계엄과 지난해 6월 조기 대선, 이어진 중동 분쟁까지 연쇄 충격을 겪었지만 반도체 수출이 버텨줬다는 평가를 내렸다.
  • 건설업과 여타 제조업은 여전히 부진하다. 성장과 세수 모두 반도체 한 품목에 쏠려 있다.
  • OECD는 한국의 반도체 의존에 “성장과 세수를 늘리지만, 외부 충격과 경기 변동성에 취약성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 올해 경상수지 흑자는 GDP 대비 12.3%까지 치솟을 전망이다. 지난해(6.6%) 두 배 수준이다.

북한 리스크, 위기이자 기회.

  • 보고서는 ‘저확률·고충격’ 리스크 목록에 북한 관련 시나리오를 두 개나 넣었다.
  • 남북 접경 지역에서의 충돌이 격화해 군사적 긴장으로 고조되는 경우다. “과거 핵실험, 미사일 발사, 접경 충돌에도 한국의 금융시장은 회복력을 보였지만 확전은 시장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고 짚었다.
  • 북한 정권 붕괴 등 예기치 못한 사건이 평화 통일로 이어진다면, 장기적으로 경제적 이득을 가져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 지난해 9월 국가정보자원관리원 대전센터 화재 사례도 언급됐다. “디지털 공공서비스 취약성과 백업 시스템 미비를 드러낸 사건”으로 평가했다.
  • 미·중 무역 갈등으로 주요 수입품 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에 공급망을 재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국민 3명 중 1명, 소득세 안 낸다.

  • 2023년 기준 임금 근로자의 33%가 근로소득세를 한 푼도 안 낸다. 근로장려세제(EITC) 확대 등 각종 공제 때문이다. 세제를 더 단순하고 효율적으로 개편해야 추가 세수도 확보할 수 있다.
  • 잠재적 개인소득세 세수의 35.3%가 비과세·감면으로 빠져나간다.
  • 법인세 사정 비슷하다. 4단계 세율 구간과 각종 혜택으로 잠재 세수의 13.1%가 새 나가고 있다. “기업 규모에 따라 적용하는 다단계 법인세율 체계는 인센티브를 왜곡한다. 기업들이 세제 혜택을 유지하기 위해 규모를 작게 유지하거나 분할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 한국의 부가가치세(VAT) 세율 10%는 2024년 OECD 평균인 19.3%의 절반 수준이다. 담배·주류에 매기는 세금도 낮다.
  • OECD는 “VAT 등 간접세와 담배, 주류, 온실가스 배출세와 같은 교정세 등을 더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세수를 늘리고 세제를 성장 친화적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보유세 비중 높이고, 거래세 비중 낮추라.

  • 한국의 재산세는 높은 수준이다. 2024년 GDP 대비 재산세 비중은 3%로 OECD 평균(1.6%)의 2배 수준이다.
  • 부동산 보유세보다 거래세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구조다.
  • OECD는 “한국의 재산세 세수 구조는 OECD 평균과 비교해도 거래세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며 “세수 중립적인 보유세 방식으로 세제를 개편하면, 주거 이동성을 촉진하고 주택 시장 긴장을 완화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했다.
  • 상속·증여세가 전체 세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OECD 회원국 중 1위다.
  • 처방은 명확하다. 법인세는 기업 규모와 무관한 단일 세율로 단순화하라. 부가가치세와 교정세 비중은 늘리라. 개인 소득세 면세자 규모를 줄이라.

공무원 시험 때문에 노동시장 진입 미룬다.

  • 공무원 시험 및 기타 시험 준비는 한국 청년들이 노동시장 진입을 미루는 원인이다.
  • OECD는 한국의 시험 제도에 “숙련된 인재들이 전공 분야에서 실무를 쌓는 일을 방해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 공무원 시험 응시자 수는 2010년대 중반 20만 명 이상이었으나 최근 몇 년간 10만 명 조금 넘는 수준으로 감소했다. 매년 약 1~5%만 채용되고, 응시자의 60~70%는 재수생이다.
  • 변호사 시험 합격률은 50% 안팎. 초등교사 임용 시험도 사정이 비슷하다.
  • OECD는 “‘공부만으로도’ 취업할 수 있다는 사실은 ‘실습을 통한 학습’보다 ‘책으로 배우는 학습’과 ‘시험 대비 학습’을 장려한다. 시험 응시 능력과 직무별 특정 기술 간의 상관 관계는 다양할 수 있는데도 시험에 능숙한 개인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한다”고 지적했다.
  • 청년 70%가 대졸자인데도 취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전공과 다른 분야에서 일하는 인구가 절반에 가깝다. 고학위로 인한 임금 메리트가 다른 OECD 국가에 비해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 “사교육은 학생들의 읽기, 과학 및 수학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그러나 지나치게 입시에 초점을 맞춘 탓에 비판적 사고와 자기 주도적 학습에 필요한 능력을 기르지 못하고 있다”는 게 OECD 진단이다.

등록금 16년째 동결, 좋아할 게 아니다.

  • 대학 등록금은 2009년부터 2025년까지 동결됐다.
  • 그 결과 한국의 대학생 1인당 공공 지출은 6,617달러로 OECD 평균(1만 5102달러)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 반면 초·중등 교육에는 법으로 정해진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 학생 수 감소와 무관하게 흘러 들어간다. 학생 수는 줄어드는데 학생 1인당 지출은 늘어나는 역설이 발생한다. 초·중등교육에 배정되는 세입 비중을 점진적으로 줄여야 한다.
  • OECD는 “더 심도 있고 연구 중심의 교육을 가능토록 초·중등 의무 교육에서 고등 교육으로 자금 배분의 우선순위를 재조정해야 한다”며 법 개정 필요성을 강조했다.

노동시장 이중구조 혁파하라.

  • OECD는 과거 보고서에서 “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고용 보호 규제를 완화하여 노동시장 이중 구조를 해소하는 한편 사회 보험 가입 대상을 확대해야 한다”고 권고한 바 있다. 이와 관련, 한국 정부는 고용 보험 적용 범위를 넓혔고, 원·하청 협력 지원 프로그램도 추진 중이다.
  • OECD는 “육아휴직 한도를 높이고, 더 높은 급여 대체율을 적용하는 단기 육아휴직 제도를 도입하라”고도 권고했는데, 정부는 지난해 육아휴직 수당을 월 150만 원에서 250만 원으로 인상했고, 사후 지급 제도도 폐지했다. 부부 모두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경우 월 최대 450만 원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2030이 서울 가는 이유, 계층 상향.

  • 한국은행과 OECD가 한국노동패널 조사(KLIPS)를 활용해 1000명 이상의 1971~1990년생과 그들의 부모 세대 소득을 조사했다.
  • 한국은행 연구 결과, 수도권에서 태어난 자녀들은 수도권 권역 내에서 이주했을 때, 특히 저소득층 자녀를 중심으로 계층 상향 이동이 이뤄지고 있었다.
  • 반면 비수도권 출생 자녀들은 수도권으로 이주할 경우 경제력 개선 폭이 커졌지만, 광역권역 내부에서 시·도간 이주 시에는 그 효과가 과거에 비해 크게 축소됐다. 수도권에 노동과 자본이 집중된 결과다.
  • 비수도권에서 광역권을 벗어나지 않는 이주가 경제력 향상으로 충분히 이어지지 못한다는 사실은 특히 저소득층 자녀에게 불리하다. 저소득층은 주거비 부담 때문에 서울·수도권으로 이주를 포기하고 인근 거점 도시 등 권역 내 이동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 OECD는 이 보고서를 인용하며 “지역 노동시장의 질, 교육 접근성, 사회 기반 시설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저렴한 주택, 이주 지원, 고등교육 접근성 제고 등을 통해 이주 비용을 낮춰야 한다”고 했다.

연금 수급 연령 더 높여야 한다.

  • 한국의 국민연금 수급 개시 연령은 63세. OECD 회원국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연금 납입 상한 연령은 60세다. 3년의 공백이 있다. 지급액은 다른 OECD 국가들에 비해 더 완만한 속도로 인상될 예정이다.
  • OECD는 “2035년까지 현재 법에 규정된 것보다 연금 수급 자격 연령을 더 높이고, 연금 최대 납입 연령을 연금 수급 자격 연령과 연계하라”며 “이후에는 이 두 가지를 기대 수명과 연계하라”고 권고했다.
  • 고령화로 인한 재정 압박이 공공 재정을 점점 더 위태롭게 만들고 있다. GDP 대비 공공 지출 비중은 1996년부터 2025년까지 20%P 상승한 반면, 총 공공 부채는 GDP의 10% 미만에서 50%로 증가했다.
  • OECD는 “재정 기구를 강화하면 장기적 재정 건전성을 확보하고 지출 우선순위를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된다”며 “개혁은 폭넓은 정치적 합의를 바탕으로 이뤄져야 하며, 장기적 재정 건전성과 부합하는 재정 목표를 세워야 한다”고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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