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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우 폴리시] 30년째 제자리걸음인 공제·비과세 기준. 물가와 자산 가격을 따라가지 못한 채 세 부담만 커진다. 이광재(민주당 의원)가 세액 공제와 비과세 제도 혁신을 제안했다. (⏳4분)

이광재(민주당 하남 갑 의원)가 30년째 제자리걸음인 세액 공제 및 비과세 제도를 대폭 손질하자고 제안했다.

한국경제 규모와 국민소득이 비약적으로 성장하고 자산 가치와 물가가 가파르게 치솟는데 반해 세제 기준은 과거에 멈춰 서있다는 문제의식에서다.

당초 부유세 성격으로 설계됐던 세목이 30년이 지나 중산층 세 부담을 가중하는 과세 수단으로 변화하면서 수도권 중심으로 조세 저항이 커지고 있다는 게 이광재 생각이다.

민주당 하남 갑 의원 이광재. 사진=이광재 페이스북.

이게 왜 중요한가.

  • ‘부자 감세’ 프레임에 갇혀 민주당 안에서는 제대로 논의되지 않는 상속세, 증여세, 소득세 등 ‘세금 문제’를 2026 국정감사 의제로 꺼내겠다는 포부다.
  • 이광재는 첫째, 적게 거두고 둘째, 가처분 소득을 늘리고 셋째, 성장과 구조 개혁으로 재원을 발굴한다는 3원칙을 강조했다.
  • “중산층 세 부담은 합리적으로 줄이고, 성장 과실로 두터운 사회 안전망을 만들어 취약 계층을 보듬는 것이 민주당이 가야 할 유능하고 따뜻한 경제”라는 주장이다.

‘양도세 30년, 상속세 29년.’

  • 이광재 의원실이 국세청 자료를 분석한 결과, 5년 이상 개정되지 않고 고정된 세법상 공제 및 비과세 제도는 38개에 이른다.
  • 이 가운데 자산 격차 완화와 조세 형평을 위해 설계된 상속·증여세 관련 항목이 21개로 절반(55.3%) 이상이다.
  • 대표적인 경우는 다음과 같다.
    • 양도소득세 기본공제(연 250만 원) ⇨ 30년째 동결
    • 상속세 기초·일괄 공제(2억∼5억 원) ⇨ 29년째 동결
    • 배우자 상속 공제(최저 한도 5억 원) ⇨ 29년째 동결
    • 근로자 보장성 보험료 세액 공제(연 100만 원) ⇨ 24년간 동결
    • 직계존비속 증여 재산 공제(5,000만 원) ⇨ 10년째 동결

가팔라지는 과세 대상.

  • 대표적 사례가 상속세의 배우자 공제(최저 5억 원)와 일괄 공제(5억 원)다.
  • 즉, 배우자가 있는 경우 면세 기준선은 10억 원. 29년 동안 바뀌지 않았다.
  • 2005년만 해도 상속세는 ‘전체 사망자의 0.7%’ 남짓에만 부과되던 대표적 부유세였다.
  • 물가와 주거 비용이 급등한 탓에 세목 성격이 바뀌었다. 서울의 경우 작년 기준 연간 사망자의 16%에게 상속세 고지서가 발부됐다.

상속세 대상 75%가 과표 10억 이하.

  • 국세청 자료를 보면, 지난해 상속세 부과가 결정된 피상속인(재산이나 권리를 물려주는 사람)은 2만 2,524명으로 역대 최다였다.
  • 이 가운데 과세표준(세금을 매기기 위해 정한 기준 금액) 10억 원 이하 대상자는 1만 7,294명으로 2007년(1,971명) 대비 약 9배 증가했다. 전체 상속세 과세 대상자 4명 중 3명(76.8%)이 과표 10억 원 이하 구간에 집중된 상태다.
  • 특히 대상자 3명 가운데 2명(65.3%)이 서울(8,383명)과 경기(6,322명) 거주자였다. 이 수치는 20년 전 대비 각각 7배, 11배 늘어났다.
  • 반면 이들 10억 원 이하 납세자가 부담한 총 세액은 8,756억 원으로 전체 상속세 세수의 9.8%에 불과했다.

증여세, 10억 이하 부담자가 86.8%.

  • 증여세에서도 직계존비속 간 증여 재산 공제(5,000만원) 한도는 10년째 그대로다.
  • 자녀의 주거 독립이나 전세 자금 지원 등 실생활 자금 이동도 과세 사정권으로 밀려들고 있다.
  • 국세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증여세 부과 18만 1,653건 가운데 10억 원 이하 구간이 86.8%(세액 비중은 18.9%)를 차지했다.
  • 전·월세 보증금이 비싼 서울·경기도에는 각각 6만 985건, 4만 7,676건의 증여세가 부과됐다. 두 지역은 전체 증여세 부과 건수의 59.8%를 차지했다.
상속세 과표 구간별 사람 비중과 세액 비중.

30년 전 제도 ‘운전보조금 월 20만원.’

  • 낡은 세제는 직장인과 자영업자 발목도 잡는다.
  • 이를테면 소득세법 시행령 제12조 ‘자기 차량 운전보조금 월 20만 원’은 31년 전인 1995년 제정됐다.
  • 영업직 직원이 개인 차량을 회사 업무에 쓰고 기름값과 차량 유지비 등을 수당 형태로 받는 것은 소득으로 보기 어려우니 20만 원까지는 세금을 물리지 말자는 취지다.
  • 하지만 30년 사이 리터(L)당 휘발유 값은 두 배 넘게 뛰었다. 현재 월 60만 원을 수당으로 받는다고 가정하면 20만 원을 뺀 40만 원에 소득세를 물린다.
  • 2009년 이후 개정되지 않은 간이영수증 한도는 영세 사업자를 불편하게 한다. 간이영수증 제도는 3만 원 이하 지출은 간이영수증을 증빙 자료로 대신하고 가산세 2%를 물리지 않는 것이다. 현금 거래가 잦은 자영업자에게 유용하지만 한도가 낮다는 지적이다.
증여세 과표 구간별 건수 비중과 세액 비중.

세제에 ‘물가 연동’ 반영할까.

  • 제도가 방치되면서 과세 대상은 소리 없이 넓어지고 세금은 절로 늘어난다.
  • 공제 한도는 그대로인데 물가와 임금이 상승해 세 부담이 느는, 이른바 ‘스텔스 증세’가 납세자의 유리지갑을 더 쪼그라뜨리고 있다.
  • 국세청도 “현실화한 공제 기준이 마련될 수 있도록 적극 개정을 건의하겠다”는 입장이다.
  • 특히 임광현(국세청장)은 지난달 국회에서 “배우자 상속 공제가 27~28년여 동안 5억 원에 머물러 있다. 제도 개선 필요성이 매우 시급하다”고 밝혔다.

재경부장관은 신중하다.

  • 이형일(부총리 겸 재정경제부장관)은 28일 국회에서 물가연동제 도입에 관해 “과표를 정할 때는 물가 변동도 감안해야 하지만 세수에 미치는 영향, 면세 비율 등을 종합적으로 봐야 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드러냈다.
  • 반면, 같은 자리에서 이광재는 “지난 20년 동안 부동산 가격이 4.6% 상승했으면 그 가운데 2%P가 물가상승률이다. 이를 세금에 포함해야 하는가, 아니면 일부는 제외해야 하는가, 이 부분은 논쟁 영역”이라면서 “다만 국제적 기준을 따라가야 합리성이 높아진다”고 주장했다.
  • 한국조세재정연구원 보고서를 보면, 2022년 7월 기준 OECD 38개 회원국 가운데 물가연동 세제를 적용하고 있는 국가는 최소 22개국이다. 이광재는 “주요국처럼 경제 성장과 물가 변동을 세제에 유기적으로 반영하는 물가연동제를 도입하고, 낡은 공제 항목을 현실화하는 조세 개혁 법안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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