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락] 주총 이틀 뒤 발행 주식 40% 규모 유상증자 발표, 주식 가치 훼손 우려에 주가 급락… “비핵심 자산부터 매각해야” 주주 행동주의 돌입.
금융감독원이 한화솔루션*의 2조 4000억 원대 대규모 유상증자(유증)를 막아섰다.
지난 9일 한화솔루션의 증권신고서에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하면서다. 중요 사항 기재의 명확성 및 충실성이 부족하다고 판단할 때 내리는 조치다.
대규모 자금 조달 일정에 차질이 생긴 가운데, 한화솔루션은 유증 철회보다 보완 후 재추진할 전망이다.
한화솔루션:
한화그룹에서 에너지와 소재 분야를 담당하는 핵심 기업. 석유화학 사업이 중심이었으나 공격적 인수합병과 투자를 통해 현재는 글로벌 태양광 1위를 목표로 하는 ‘에너지 솔루션 기업’으로 성장했다.
이게 왜 중요한가.
- 금감원 제동 이면에는 유증에 대한 소액 주주들의 거센 반발이 있다.
- 유증은 발행 주식 수 증가로 기존 지분의 가치를 희석시킬 우려가 있고, 단기적 주가 급락을 부른다.
- 한화솔루션은 지난달 26일 이사회를 열고 2조 4000억 원 규모의 유증을 결의했다. 보통주 7200만주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한다는 계획이다.
- 기존 발행주식 수의 40%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시설 투자 과정에서 누적된 차입금을 상환해 재무 구조를 개선한다는 명분을 내세웠다.
“의도적으로 기만, 사기 주주총회.”
- 예상하지 못한 대규모 유증 발표로 당일 한화솔루션 주가는 18% 이상 급락했다. 투자자들은 반발한 이유다.
- 특히 이틀 전 주주총회에서는 정관 변경으로 신주발행 한도를 늘렸을 뿐, 유증 계획에 어떠한 언급도 없었다.
- 소액 주주 측 천경득(자본시장 정상화를 바라는 한화솔루션 주주 대표)은 “회사 빚을 갚기 위해 주주들 호주머니를 털면서도 주총에서는 일언반구도 하지 않았다”며 “의도적 기만이고 사기 주총”이라고 비판했다.
주주 달래기 나섰지만….
- 한화솔루션은 김동관(전략부문 대표이사·한화그룹 부회장)이 약 30억 원 규모 주식을 매수하겠다고 밝히는 등 42억 원 상당의 자기 주식 매입 계획을 발표했다.
- 한화솔루션이 3일 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 연 기업설명회(IR)에서 소액 주주들은 “김동관 부회장이나 대표이사, 적어도 이사회 구성원이 직접 나와서 설명하라”며 분노를 표출했다.
- 이 자리에서 정원영(한화솔루션 CFO)은 “최소한 2030년까지는 추가 유증 없이 영업 활동을 통해 창출한 현금을 바탕으로 차입금을 점진적으로 상환해 재무 건전성을 강화하고, 사업 성장에 맞춰 주주 환원 정책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화솔루션 “이사회 검토 충분히 거쳤다.”
- 한화솔루션 측은 이사회 의결 전 유증 정보를 사전 제공하기 어려웠던 이유에 “공정 공시 의무와 미공개중요정보 이용행위 우려 등 관련 제도상 제약을 따랐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이사회 검토와 토론을 충분히 거친 결과”라는 입장이다.
- 유증 논란에 ㈜한화는 책임 경영 의지를 밝혔다. 한화솔루션 지분 36.31%를 보유한 ㈜한화는 이번 유증에 배정받는 물량을 100% 이상 소화하는 것에 더해 20%를 추가로 청약하는 ‘초과 청약’ 방안을 검토 중이다. 대주주가 7000억~8000억 원 이상의 자금을 유증에 투입하겠다는 것이다.
유증 통한 자금 조달, 설명이 필요하다.
- 지난해에도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돌연 3.6조 원의 유증 계획을 발표하며 시장에 충격을 줬다. 국내외 방위 산업과 및 해외 조선 시설, 무인기 엔진 투자 등에 대규모 자금이 필요하다는 이유였다.
- 한화에어로는 글로벌 방산 수주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한화솔루션은 태양광과 친환경 에너지 사업을 위해 대규모 설비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폭증하는 자금 수요를 자체적으로 감당하지 못하면서 외부 자금에 의존하는 모양새다. 다만 한화에어로 유증은 국내외 사업 확대를 위한 투자 목적이 강했고 빠른 시간 안에 시장의 신뢰를 회복한 사례다. [관련기사: “삼성의 비극 못봤나? 한화 유상증자 본질은 편법 승계 시드머니.”]
“주주 이익 침해한 이사진에 책임 물을 것.”
- 외부 자본 조달은 주가 희석 우려로 주주 이해와 부닥친다. 특히 조달 자금 상당수가 미래 성장 투자보다 채무 상환에 쓰인다는 점에 한화솔루션의 충분한 설명이 필요했다. 이 과정을 생략했다는 비판이다.
- 주주행동 플랫폼 ‘액트’를 중심으로 3%가 넘는 소액주주 지분이 결집했다. 이들은 향후 임시 주총 소집과 사외이사 해임 추진에 나설 방침이다.
- 소액 주주 결집률이 3%를 넘으면 임시주총 소집 청구, 주주 제안, 이사·감사 해임 절차 진행 등이 가능하다.
- 천경득을 필두로 한 ‘자본시장 정상화 주주 모임’은 “주주 이익을 침해한 이사진에게 상법상 책임을 묻고, 주주 지갑을 털기 전 비핵심 자산부터 매각할 것을 강력히 요구할 것”이라고 했다. “주주 주머니 털어서 부채 청산하는 증자는 반대한다”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