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우리포트] 4275억 원 선불 충전금 얼마나 빠질까가 관건… 지난해 영업이익 1730억 원인데, 1주일 만에 80억 원 매출 감소. (⌚6분)
스타벅스가 탱크 데이 논란 이후 1주일 만에 80억 원 가까이 매출이 줄었다. 4000억 원 규모의 선불 충전금 환불도 앞두고 있다. 정용진(이마트 회장)이 사과 기자회견도 했지만 논란이 가라앉지 않는 모양새다.

이게 왜 중요한가.
- 단순히 한 기업의 마케팅 이슈를 넘어 한국 사회가 국가 폭력 이슈를 희화화하는 일탈적 행동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중요한 선례를 남기는 사건이다.
- 한국 사람에게 커피는 단순히 음료수를 넘어 네트워킹 매체 역할을 한다. 특히 스타벅스는 취향 상품과 공간 비즈니스로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해 왔다.
스타벅스의 1주일.
- 탱크 데이 이벤트 공지가 뜬 건 5월18일 오전 10시였다. 하필이면 5월18일, 탱크 데이라는 이름의 이벤트에 ‘책상에 탁’이라는 문구는 우연이라고 생각하기 어려운 역사 모독이었다.
- 논란이 되자 이재명(대통령)이 “저질 장사치의 막장 행태”라고 비판하는 글을 올렸고 곧바로 손정현(당시 스타벅스코리아 대표)를 해임했다.
- 다음날 정용진(신세계 회장)의 사과문이 나왔고
- 세월호 참사 10주기에 사이렌 머그컵을 출시한 것도 뒤늦게 논란이 됐다. (사이렌은 배를 난파시키는 그리스 신화의 인어다. 스타벅스 로고가 사이렌이다.)
- 23일 이재명이 다시 X에 글을 올렸다. “저질 장사치의 막장 행태가 아니라 악질 장사치의 패륜 행위 같다”고 비난했다.
- 26일 정용진이 기자회견을 열고 진상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스타벅스의 해명.
- 스타벅스코리아의 해명에 따르면 단테 텀블러와 나수 텀블러, 탱크 텀블러를 프리퀀시 상품으로 밀기로 했고 각각 ‘한 손에 착’, ‘가방에 쏙’, ‘책상에 탁’이라는 문구를 선정했다.
- 홍보 문구는 임원이나 경영진에게 보고하지 않았다고 한다.
- 손정현(스타벅스코리아 대표)은 나중에 보고를 받고 “이런 문구를 하필, 그룹과 즉시 내용 공유하고 대응합시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일시적인 충격? 브랜드 이미지 손상?
- 스타벅스의 주간 결제 금액이 322억 원에서 237억 원으로 26% 줄었다. 아이지에이웍스 분석이다.
- 앱 사용자 수는 390만 명에서 409만 명으로 늘었는데 선불 충전금 환불 등으로 접속한 이용자가 많기 때문일 수도 있다.
- 한국 사람들은 1년에 커피를 416잔 마신다. 세계 평균의 두 배가 넘는다.
- 스타벅스 매장은 미국과 중국에 이어 한국이 3위다. 스타벅스코리아는 지난해 3조2380억 원 매출에 1730억 원의 순이익을 냈다.
“여기가 서민들이 오고 그런 곳은 아니죠.”
- 2024년 2월 한동훈(당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했던 말이다. 엄청난 논란을 불러 일으켰지만 아주 틀린 말은 아니다.
- 저가 커피 3대장으로 불리는 메가커피와 빽다방은 아이스아메리카노가 2000원, 컴포즈커피는 1500원이다. 이디야가 3200원으로 좀 더 비싸고 스타벅스는 톨 사이즈 기준 4700원이다. 스타벅스 한 잔 가격이면 저자 커피 두세 잔을 마실 수 있는 가격이다.

- 매장 수는 메가커피가 3420곳으로 1위, 컴포즈커피가 2772곳, 이디야가 2581곳, 빽다방 1712곳, 투썸플레이스 1670곳 순이다. 저가 3대장 매장 수가 7686곳이고 동네 커피 숍까지 모두 다 합치면 10만 곳 정도로 본다.
- 스타벅스는 다른 커피 프랜차이즈와 시장이 다르다는 분석도 있다. 와이파이와 콘텐츠, 눈치보지 않고 오래 앉아 있을 수 있는 환경 덕분에 비싼 가격에도 충성 고객을 확보했다.

‘얼죽아’ 열풍이 말하는 것.
- 스타벅스에서는 한때 아이스 음료 비중이 77%에 육박하기도 했다. 얼어 죽어도 아이스 아메리카노라는 한국적 현상이 만는 소비 패턴이다.
- 미국에서는 따뜻한 커피의 비중이 여전히 절반을 넘고, 일본에서도 사계절 내내 뜨거운 커피 선호가 강하다.
- 이유는? 빠르게 먹고 식어도 맛이 달라지지 않고 인스타그래머블하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가격도 싸다.
- 사람마다 취향이 다를 수 있지만 ‘아아’는 스타벅스나 저가 커피나 맛 차이가 크지 않다. 그래도 굳이 스타벅스 ‘아아’를 찾는 건 스타벅스기 때문이었다.

외신도 관심이 많았다.
- 로이터는 이 사건을 “민주화 운동을 기념하는 날에 군사 진압을 연상시키는 마케팅으로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고 지적했다. 가디언은 “책상에 탁”이라는 문구가 군사 독재 시절 고문치사 사건을 연상하게 한다”고 설명했다.
- 도이체벨레는 “역사적 트라우마를 이해하지 못한 글로벌 브랜드의 실패”라고 지적했다.


스타벅스코리아 대주주는 이마트.
- 스타타벅스코리아의 법인명은 SCK컴퍼니다. 미국 본사 지분이 없기 때문에 법인 이름에 스타벅스를 쓸 수 없다. (이 기사에서는 편의상 스타벅스코리아로 부른다.)
- 이마트가 67.5%를 보유하고 있고 나머지 32.5%는 싱가포르 국부펀드인 GIC가 보유하고 있다.
- 스타벅스코리아는 매출의 5%를 본사에 로열티로 지급한다. 지난해 매출 기준으로 계산하면 1619억 원이다. 영업이익의 94% 수준이다.
계열분리한 정용진의 캐시카우.
- 지난 2024년 정용진과 정유경(신세계 회장)이 계열 분리를 하면서 신세계와 스타벅스는 아무런 지분 관계가 없다.
- 정용진을 흔히 신세계 그룹 회장이라고 부르지만 그룹이란 건 아무런 법적 실체가 없는 개념이다. 정용진은 이마트에서 미등기 회장을 맡고 있고 G마켓에서는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그래서 이마트 회장이나 G마켓 의장으로 부르는 게 맞다.
- 이마트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28조9704억 원, 영업이익은 3225억 원이다. 스타벅스코리아가 이마트 영업이익을 떠받치고 있는 상황이다.
그래서 정용진은 스타벅스로 얼마를 벌었나.
- 스타벅스코리아는 최근 3년 연속 해머다 1062억 원을 배당했다. 합계 3186억 원.
- 스타벅스코리아 지분 67.5%를 보유하고 있는 이마트가 2150억 원을 받았고,
- 이마트는 또 최근 3년 동안 536억 원과 536억 원, 670억 원을 배당했다. 합계 1741억 원.
- 이마트 지분 29%를 보유하고 있는 정용진은 지난해에만 193억 원의 배당을 챙겼다.
- 우리가 스타벅스를 열심히 마시면 그 돈이 이마트로 가고 이마트가 열심히 배당해서 정용진에게 간다는 이야기다.

스타벅스코리아의 수익 구조.
- 2114개 매장으로 매출 3조2380억 원을 나누면 매장당 연 매출은 약 15억3169만 원, 월 1억2764만 원, 하루 약 425만 원 수준이다. 객단가를 6000원으로 잡으면 매장당 하루 709잔꼴이다.
- 매장당 연간 8300만 원 정도 이익이 남는 셈이라 이익률은 크지 않다.
- 핵심 상권의 임차료는 매출의 15~20%, 인건비는 25~30%. 원두와 원부재료가 25~30%, 여기에 본사 로열티 5%와 기타 비용을 빼면 영업이익률은 5~7% 정도다.

- 애초에 영업이익률이 크지 않기 때문에 매출이 흔들리면 심각한 타격을 입는다.
- 당장 다음주부터 선불 충전금 환불이 시작될 텐데 지난해 말 기준으로 4275억 원이다. 이 중에 얼마가 빠져나갈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2020년 이후 스타벅스코리아가 챙긴 이자 이익이 408억 원이다.
스타벅스 굿즈 들고 다닐 수 있을까.
- 스타벅스는 MD 상품 매출이 연간 2800억 원 정도, 전체 매출의 7% 수준이다. 음료는 영업이익률이 5~7% 정도인데 굿즈는 20% 이상 마진을 남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 2022년에는 캐리백 사태가 있었다. 발암 물질 논란으로 100만 개가 넘는 제품을 공식 리콜하면서 400억 원 이상의 일회성 비용을 지출했다. 2021년 2393억 원이었던 영업이익이 1224억 원으로 반토막난 것도 굿즈 판매 손실 때문이라는 분석이 있었다.
- 1년에 두 차례 프리퀀시가 마케팅 대목인데 탱크 데이 사태로 여름 프리퀀시 이벤트를 연기한 상태다. 한 시즌 매출이 1000억 원 규모인데 만약 이벤트를 못하게 되면 올해 실적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

스타벅스 텀블러 1년에 300만 개 이상 팔렸다.
- 김소희(국민의힘 의원) 의원실 추산에 따르면 스타벅스가 3년 동안 판매한 텀블러가 948만개, 2587억 원 규모다. 김소희는 “텀블러가 예쁜 쓰레기가 돼 가고 있다 ”고 지적하기도 했다.
- 텀블러는 50회 이상 써야 일회용컵보다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적다.
- 스타벅스 종이 빨대도 그린 워싱이라는 비판도 많았다.
정용진의 사과에 빠진 것.
- 실제로 정용진이 몰랐을 수도 있다. 실제로 우연이 겹쳐서 하필이면 5월18일 탱크 데이 이벤트라는 마케팅 역사에 기록될 참담한 실수를 저질렀을 수도 있다.
- 어쨌거나 분명한 것은 정용진이 최대 리스크라는 사실이다. 정용진은 과거에 “공산주의가 싫다”는 글을 인스타그램에 올려 논란이 된 적 있다. “멸공”이라는 글을 올렸다가 삭제 당하자 “#노빠꾸 #ㅁㅕㄹㄱㅗㅇ”이라는 해시태그를 달기도 했다.
- 정용진의 극우 놀이가 조직 안에 일상화돼 있기 때문에 나온 해프닝일 수 있다는 의혹도 나온다.
- “회사 차원에서 2차 가해 행위에 법적 처벌을 요청하고 정치인들에게 경고를 보냄으로써 사태 해결의 의지와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 ”는 지적도 나온다. 정용진이 나서서 단호하게 거리를 두지 않으면 스타벅스의 브랜드 이미지에 심각한 손실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불매 운동 충격은?
- 매출은 3조 원에 영업이익률은 5%. 1주일에 80억 원 규모의 매출 감소라면 매출의 10% 정도다. 물론 반짝 충격에 그쳤다 회복할 수도 있지만 그동안 쌓아온 스타벅스라는 강력한 브랜드를 회복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 충전금의 10%만 빠져나가도 400억 원이 넘는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1730억 원인데 빠르게 대응하지 않으면 올해 영업 적자로 돌아설 가능성도 있다.

- 과거 불매운동 사례와 비교하면 유니클로는 불매 운동 이후 3년 만에 회복했지만 남양유업은 10년에 걸쳐 매출 3000억 원이 날아갔다. 기업의 윤리적 문제는 장기적인 브랜드 손실로 이어진다는 교훈을 얻어야 한다.


2030 고객의 선택은?
- 2024년 한국갤럽 조사에서는 13~18세 여성의 57%가 가장 좋아하는 커피 브랜드로 스타벅스를 꼽았다. 같은 세대 남성도 이 비율이 52%나 된다. 19~29세 남성과 여성도 각각 51%와 56%가 스타벅스를 최고의 브랜드로 꼽았다.
- 스타벅스 결제에서 2030이 차지하는 비중은 65% 안팎이다. 40대가 20%, 50대 이상이 10%가 좀 넘는다. 당장 2030 세대는 상대적으로 분노가 덜할 수도 있지만 윤리적 소비와 사회적 책임을 좀 더 민감하게 받아들인다.
- 스타벅스가 한국에서 특히 인기를 끌었던 이유는 비싸도 가고 싶은 브랜드였기 때문이다.
- 그런데 이제 질문이 바뀌었다. 비싼데도 가고 싶은가? 스타벅스 텀블러를 들고 다니는 게 여전히 힙해 보이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