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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 반도체 클러스터는 이재명 정부 임기 안에 완공할 수 있을까. 에너지전환포럼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전영환(홍익대 교수)을 만났다.

전영환은 전력 문제의 유일한 해법은 공장을 지방으로 보내는 것이라고 강조해 왔다. 복잡한 문제가 아니다. 공장이 내려가면 지역의 전기를 수도권으로 올려보내지 않아도 되고 지역의 남는 땅에 재생 에너지 발전을 늘릴 수 있다. 여전히 원전 없이는 안 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심지어 김성환(기후에너지환경부) 같은 정책 책임자도 원전이 불가피하다고 말한다. 이 인터뷰는 이 오래된 질문과 새로운 반론에 대한 답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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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왜 중요한가.

  • 숫자를 놓고 이야기해야 한다. 정부의 메가 프로젝트에 필요한 전력은 39.7GW다.
  • 첫째, 용인부터 보면 3GW는 산단 안의 LNG 발전소로 해결한다지만 나머지 12GW는 밖에서 끌어와야 한다. 지중화에도 한계가 있고 송전 선로 건설도 결코 간단치 않다.
  • 둘째, 서남권 6.3GW는 문제될 게 없다. 이미 광주-전남은 72.8TWh를 생산해서 43TWh 밖에 못 쓰고 남는 전기를 수도권으로 올려보내거나 강제로 출력 제어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빛원전이 5.9GW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있고 재생 에너지 설비가 6GW 규모다. 정부는 2035년까지 전남 재생에너지 설비를 37.8GW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 셋째, AI 데이터센터는? 아직 막연한 목표만 있을 뿐 구체적인 계획이 나오지 않은 상태다. 1단계로 SK가 5GW, GS가 2.4GW, 네이버가 1GW인데, 전기가 있는 곳을 찾아가면 된다. 나머지 10GW도 상황을 봐서 가면 된다.

용인을 포기해야 한다.

  • 전영환은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와 별개로 용인 산단의 문제는 여전히 남는다”고 지적했다.
  • “송전망이 없는데 어떻게 전기를 끌어오나. 지중화로 끌어온다는데, 345kV 지중화는 40km 밖에 못 간다. 결국 철탑 세워서 끌고 와야 하는데 주민들이 반대하고, 팹이 4개면 6GW쯤 되는데 345kV 선로를 6개는 깔아야 한다. 못할 거라고 본다. 아직 첫 삽도 안 떴다. 무슨 수로 하나.”
  • 정부는 용인과 호남을 동시에 추진하겠다는 계획인데 전영환은 “용인은 불가능하다는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본질을 봐야 한다. 전기가 부족한 게 아니라 전기를 보내지 못하는 게 문제다. 호남은 변전소가 포화 상태라 태양광을 새로 연결하지 못하고, 송전망이 없어 재생 건설 허가 자체가 나지 않는다. 2030년까지 채우겠다는 재생 에너지 물량도 송전망을 연결하지 못하는 상태다.”

“하이닉스는 억울할 거에요”, 대통령이 말하지 않은 것.

  • 메가 프로젝트 보고회에서 곽노정(SK하이닉스 사장)과 이재명(대통령)의 대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 곽노정: “SK하이닉스 용인 산단은 일반 산단으로 분류돼 있어서 반도체 특별법의 혜택을 받을 수가 없다. 이제 공사 시작한 지 1년 밖에 안 되는데 특별법 수혜를 받게 해 주면 좋겠다. 청주도 같이 배려를 해주면 좋겠다.”
  • 이재명: “SK하이닉스는 좀 억울할 것 같다. 같은 지역 산단인데 어디는 되고 어디는 안 된다, 이런 차이가 있을 텐데 반도체 산업 자체에 대한 지원도 있어야 하고 지역 균형 발전 차원에서 새로운 거점을 만드는 건 대한민국의 균형을 잡는 거라 그건 전폭적으로 지원할 생각이다.
  • 용인 산단은 용수 공급도 아슬아슬하고 전력도 무리하게 설정돼 있다. 어차피 용인을 빨리 완공하고 또 지방에 거점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동시에 추진하려고 한다. 수도권에 기존에 계획된 것은 신속하게 건설한다는 게 기업의 방침이기도 하고 정부는 거기에 전적으로 이제 지원을 할 생각이다.
  • 사실 이렇게 수요가 폭증하는 걸 당시에 예상하지 못하고 이 정도면 되겠지, 이런 판단을 했던 것 같고 정부도 거기다 최대한 맞춰보자 했던 것 같다. 이제는 방향이 완전히 바뀌어서 두 가지를 동시에 만들어 가기로 했다. 지방은 국가적 필요에 의해서 대대적인 지원을 한다, 이건 명백하게 방침을 정해야 한다. 용인 문제는 고민을 좀 해보겠다.
  • SK도 2047년 목표로 했던 걸 2035년까지 앞당긴다는데 최대한 신속하게 문제 해결을 해보도록 하겠다. 지원 문제는 이 자리에서 확정적으로 말하기 어렵다. 지방에 투자하는 것도 고려해서 재정적 지원을 할지 말지 부분은 다시 한 번 실무적 토론을 해보도록 하겠다.”

지방은 대대적 지원, 용인은?

  • 이재명은 용인 산단을 지원하겠다는 말을 끝까지 하지 않았다. 정부 지원은 호남에 집중된다.
  • 전영환은 “할 테면 해라, 반대는 않겠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사실상 지방으로 내려가라는 제안 아니겠냐는 의미겠지만 “물론 행간의 의미는 정확히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 “주사위는 SK에 떨어졌다. SK가 용인에 안 짓고 광주로 가면 엄청난 보너스가 되는 거고, 용인에 남겠다고 하면 리스크를 감당해야 한다. 전기가 들어갈까 판단을 해야 한다. 둘 다 전남으로 가기보다는 새만금이나 경북이나 경남으로 분산되는 게 맞다고 본다. 재생 에너지도 너무 한 곳에 집중되면 안 되니까.”

원전 늘려서 해결할 문제 아니다.

  • 전영환은 “당장 쓸 전기는 이미 있다”고 강조했다. “12차 전기본(전력수급기본계획) 초안에 LNG 발전 69GW가 잡혀 있는데 2038년 이용률이 12.3%에 그친다. 50GW 넘는 여유가 놀고 있다는 이야기다. 수요가 갑자기 늘어도 이 정도는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
  • 그런데도 원전을 넣으려 하는 이유는 뭘까. 정부와 언론은 6.3GW를 돌리려면 1.4GW 원전 4기 이상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반복하는데 애초에 필요 전력을 원전 단위로 환산하는 것부터 잘못된 프레임이다. 전영환은 “공포를 키워 수요를 부풀리는 목적”이라고 지적했다.
  • 원전은 유연성이 없다는 걸 전제로 이야기해야 한다. 껐다 켰다 하는 게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출력을 줄이는 것도 불가능해서 언제나 최고 출력으로 돌려야 한다. 전력 수요는 부족해도 문제지만 넘쳐도 문제다.
  • 전영환은 “원전은 LNG나 재생 에너지 같은 유연 자원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재생 에너지 간헐성을 보완하려 원전을 넣는다는 논리는 인과가 거꾸로”라는 지적이다.
  • “송전망 건설 기간은 지역마다 다르다. 호남은 공장까지만 선로를 깔면 된다. 송전망 길이도 짧고 지역 주민도 반대하지 않는다. 2~3년이면 끝난다. 공장이 내려가서 영광 한빛원전의 전기를 끌어다 쓰면 수도권으로 올라가던 선로에 여유가 생겨 새만금 등에 그만큼 재생에너지를 더 지을 수 있다. 공장이 내려가는 순간 그 용량만큼 재생이 풀린다.”
  • 전영환은 “송전망 구조 자체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금은 모든 선로가 수도권으로 향하지만, 지방 거점 도시끼리 연결해 호남과 영남이 재생을 주고받는 에너지 고속도로로 재편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불편한 진실: 지금도 LNG 발전소가 남아돈다.

  • “한국의 LNG 발전소 발전 용량 69GW 가운데 50GW 이상이 그냥 놀고 있다. 원전 50기 규모의 LNG 발전소를 예비 전력으로 확보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원전 4기를 짓는다고? 그래봐야 6GW다. LNG 50GW가 남아도는데, 언제라도 끌어다 쓸 수 있는데, 원전 6GW가 필요한가?”
  • 급할 때 발전량을 늘려서 끌어다 쓰고 남으면 출력 제어를 할 수 있는 유연성 자원은 LNG 밖에 없다.

AI 데이터센터? 냉정하게 보자.

  • 전영환은 AI 데이터센터 수요도 부풀려져 있다고 본다.
  • “젠슨 황(엔비디아 CEO)이 한국 기업들에게 팔겠다는 GPU는 1만 장에 2조 원꼴이다. 26만 장이면 50조 원이 넘는다. 그런데 26만 장이라고 해봐야 0.6GW 정도다. 8.4GW면 도대체 얼마나 많은 데이터센터를 짓겠다는 건가. 8.4GW 규모 데이터센터를 채우려면 수천조 원이 필요하다.”
  • 전영환은 “데이터센터를 만들겠다는 기업 상당수는 GPU 없이 부동산만 보고 뛰어들었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실제로 GPU가 있느냐, 사업을 할 수 있느냐를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 “전기가 엄청 필요하니 원전을 지어야 한다, 이건 원전계의 희망사항이다. AI 데이터센터는 반도체처럼 인력이 많이 필요한 것도 아니니까, 실제 수요가 있으면 사업자들이 알아서 전기 있는 데로 가게 돼 있다. 8.4GW가 정말 필요하면 남아도는 LNG 쓰면 된다.”

전기 부족하니 원전 지어야 한다는 거짓말.

  • 전기가 남는 지역이 있고 전기가 부족한 지역이 있다. 두 가지를 보면 된다. 첫째, 발전소보다 급한 것이 송전망이다. 둘째, 원전과 재생 에너지는 같이 갈 수 없다.
  • “새만금에서 만든 전기를 용인까지 끌어 가려면 답이 안 나오지만 전북의 전기를 전북의 공장으로 보내려면 2~3년이면 된다. 송전망 까는데 오래 걸린다는 건 지역마다 다르다. 당연히 하남 송전망하고 호남 송전망은 다르지 않겠나.”
  • “일단 전기부터 막자 이거다. 지금 당장은 전기가 부족한 게 아니고 나중에 전기가 부족할 것 같으면 재생 에너지를 늘리면 된다. 원전 이야기할 때가 아니다. LNG가 남아돈다. 더 늘릴 것도 없다.”
  • “너무 무책임한 이야기들이 난무하고 있다. 원전만 갖고 전력 시스템을 운전할 수 있나? 안 된다. 원전은 출력 조절이 안 되니까 재생 에너지나 LNG나 반드시 유연성 자원이 있어야 한다. 재생 에너지의 간헐성을 원전으로 보완한다는 건 거꾸로다. 재생 에너지와 LNG로 원전을 보완해야 하는 거다.”

태양광이라 불안정하다는 거짓말.

  • “재생 에너지는 들쑥날쑥하다고 하는데 생각해 봐라. 용인에 팹을 짓고, 호남에서 재생 에너지를 끌어가면 그 전기는 들쑥날쑥한 전기 아닌가. 공장이 호남에 있으나 용인에 있으나 전기 품질은 같다. 이런 상식적인 걸 해명해야 한다는 게 답답하다.”
  • 호남은 이미 있는 원전과 재생 에너지에 LNG를 유연성 자원으로 쓰면 된다. 부족하면 재생 에너지를 늘리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호남에서 수도권으로 가는 게 병목이었지만 다른 지역의 LNG를 호남으로 끌어가는 건 여유가 많다.
  • 그런데 용인 산단은 재생 에너지로 해결할 사이즈가 아니다. 호남+재생 에너지가 유일한 답이라는 이야기다.

“원전을 기저전원으로 깔고 가자”는 환경부 장관.

  • 김성환(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반도체는 24시간 전기를 안정적으로 공급해야 되는데 재생 에너지의 늘어나는 양만으로 감당하기가 만만치 않다”면서 “원전을 좀 더 추가로 지어야 될지 여부를 빨리 검토를 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 “원전을 일종의 기저전원적 성격으로 깔고, 재생 에너지를 붙여서, 또 중간에 ESS(에너지저장시스템) 등 유연성을 조절하면서 기후 위기 대응도 하고, 탈탄소 에너지원을 잘 활용하는 새로운 에너지 믹스 체계로 가야 한다”는 주장이다.
  • 현재 계획된 반도체 팹 4기는 6.3GW 정도가 필요한데 이미 돌고 있는 재생 에너지와 영광 한빛원전, 충남 석탄화력까지 끌어오면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규모다. 그런데 여기서 더 늘어나면 원전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김성환은 “반도체는 24시간 전기를 안정적으로 공급해야 하기 때문에 거의 기저 전원 성격에 가깝다”고 주장했다.
  • 기저 전원이니 기저 전력이 필요하다는 논리지만 원전이 경직성 전력이라는 사실을 간과한 주장이다. 기저 전력을 원전으로 가거나 재생+ESS로 가거나 선택의 문제일 뿐이다.
  • 원전은 안정적이지만 경직적이고, 재생 에너지는 간헐성이 문제다. LNG는 상대적으로 피크 대응이나 백업에 유리하다. 원전과 재생 에너지는 충돌한다. 전력이 부족할 때도 문제지만 넘칠 때가 문제다. 원전을 끌 수 없으니 재생 에너지를 출력하는 경우가 늘어난다. 전영환이 재생 에너지와 LNG는 같이 갈 수 있지만 원전과 재생 에너지는 같이 갈 수 없다고 지적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 원전 신설 여부는 9월에 확정할 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담긴다. 김성환은 “영광 한빛과 울주 새울에 각각 2기씩 더 지을 땅이 있다”고 주장했다.

속도전? 송전망 계획부터 짜야 한다.

  • 한국의 송전망은 모두가 서울로 가는 구조였다. 전영환은 “지방 거점 도시를 중심으로 서로 연계하는 에너지 고속도로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멀리 끌어가려니 765kV 송전탑이 필요한 거고 지방 거점을 촘촘히 연결하면 송전 거리가 짧으니까 반발이 덜하다. 자기 동네 공장 돌리려고 짓는 송전선을 왜 반대하겠나. 밀양은 고리 원전의 전기를 수도권으로 보내는 거라 반대한 거다. 왜 서울 가는 전기가 하필이면 우리 동네를 지나가냐, 이건 못받아들이지만 우리 지역에 공장이 들어오는데 거기까지 전기를 연결해야 하지 않겠냐 하면 주민들도 감수한다. 그게 바로 지산지소다. 국민이 바보가 아니다. 알 건 다 안다.”

전영환 교수는.

  • 홍익대 전자전기공학부 교수다.
  • 서울대 전기공학과와 동경대전기공학부에서 학위를 받고 전기연구원에서 그룹장을 지낸 전력계통 전문가다.
  • 탄소중립위원회 위원과 전기위원회 위원, 한국전기연구원 그룹장 등을 지냈다.
  • 에너지전환포럼 공동 대표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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