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론] 중앙 중심, 정부 주도의 농협 개혁에 대해 지역 중심, 현장 중심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최범진(한국후계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정책조정실장)의 기고. (⏳3분)
📢 이 글은 중앙 중심, 정부 주도의 농협 개혁에 대해 지역 중심, 현장 중심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비판적 성격의 기고입니다. 농협 개혁을 위한 다양한 의견과 제언이 모여 생산적인 결실을 맺길 기대합니다. ‘농협 개혁’ 관련 기사는 하단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편집자)
지난 3월 9일 정부는 ‘농협 정부합동 특별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회장 문제≠농협 전체 문제
국무조정실을 주축으로 한 특별감사반은 1월 26일부터 농협중앙회·자회사·회원조합 등에 특별감사를 진행해 왔다. 특별감사반은 농협 핵심 간부들의 위법과 전횡, 특혜성 대출·계약, 방만한 예산 집행이 광범위하게 발생하고 있으며, 이런 문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내부 통제 장치와 금품에 취약한 선거 제도와 무관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위법 소지가 큰 14건을 수사 의뢰하고, 지적된 사항들이 시정될 수 있도록 96건에 대해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해 처분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3월 11일 정부와 여당은 당정협의회를 열고 △내·외부 견제 장치 강화 △투명성 확대 및 조합원에 의한 통제 △선거제 개편 및 금품선거 방지를 골자로 대대적 개혁에 나서겠다고 구체적 방향을 제시했다. 핵심 간부들의 비위 의혹은 철저한 수사로 진실을 밝혀야 한다. 위법 시 엄중한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 다만 사실 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의혹만으로 중앙회장 사퇴를 종용하고, 이것이 조직 전체의 문제인 양 몰아가는 태도는 지양할 필요가 있다.
특히 우려스러운 부분은 이런 식으로 농협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조장하고, 이를 개혁의 동력으로 삼으려는 분위기다. 핵심 간부의 비위 문제와 농협 개혁은 분명히 구분할 필요가 있다.

과도한 외부 개입, 감사∙선거 만능주의 경계해야
당정에서 제시한 농협 개혁 제도 개선 방향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하나 일부 과제는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
먼저 외부 농협감사위원회 설립, 중앙회·경제지주 준법감시인 외부 전문가 임명, 인사추천위원회 외부 위원 확대 등은 조직 운영의 투명성 강화에는 일부 도움이 될 수 있으나 외부의 과도한 개입은 협동조합의 정체성 훼손할 수 있고 운영 경비 등 재정 부담을 가중한다. 여기에 선거인단제(8만 명) 또는 조합원 직선제(204만 명)로 선거제 개편 시 대표자 선출에 관한 민주적 정당성은 강화할 수 있겠지만, 천문학적 행정 비용 지출로 자칫 농업·농촌·농업인 지원 사업이 축소될까 우려스럽다.
유권자 수가 대폭 늘어남에 따라 정부 의도와 달리 중앙회장 위상 및 권한 강화로 이어질 수도 있다. 또한, 전국 단위 선거로 치러지는 만큼 세대·지역·이념 갈등이 격화하여 교육감 선거와 같이 준(準) 정치적 선거로 변질할 가능성도 농후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농협이 각종 사업을 통해 발생하는 수익을 감사와 선거로 다 소진하겠다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온다. 제도 개선 필요성에는 충분히 공감하나 농협 운영의 자율성 침해와 조합원을 위해 활용해야 할 소중한 재원의 소모는 또 다른 문제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자체 쇄신 노력도 존중받아야
아울러 농협 내부에서 주요 농업인 단체장을 포함한 개혁추진위원회를 자체적으로 구성하여 쇄신안 마련에 착수했는데도 이런 노력이 외면받고 있다는 점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농협은 농업계의 큰 자산인데도 정부 주도 개혁 논의는 학계, 법조계 등 비농업계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어 농촌 현장의 소외감은 극에 달하고 있다.
소수의 농업인단체가 참여해 현장 목소리를 대변한다고는 하나 지역, 품목, 영농 규모 등에 따라 이해관계가 다르므로 입법 등 실질적 제도 개선에 앞서 범 농업계 차원의 논의와 여론 수렴 등 충분한 숙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따라서 정부 농협 개혁추진단은 이제라도 지역농협 조합원, 농업인단체 등의 이해와 동의를 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만약 이를 생략하고 일방적으로 제도 개선을 추진한다면 200만 농업인은 ‘누구를 위한 개혁’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정부와 국회는 이번 농협 개혁은 어디까지나 조직 설립 목적에 맞게 농업인의 경제·사회·문화적 지위 향상에 있음을 분명히 명심하기 바란다.


📰 ‘농협 개혁’ 관련 기사
🔖 강호동 5성급 스위트룸? 더 심각한 건 4년 35억 원 연봉과 폐쇄적 방만 경영. (2026.01.09)
🔖 ‘5성급 스위트룸’ 농협회장 강호동 사과 “정부 개혁에 동참.” (2026.01.13)
🔖 “농협 경영 들여다 보니, 흥청망청 임기 4년 재벌 회장.” (2026.01.20)
🔖 회장 선거만 바꾸면 될까? “농협을 인적 분할하자.” (2026.03.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