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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원회가 가상자산거래소의 대주주 지분을 제한하는 ‘디지털 자산 기본법’을 발의할 예정이다. 오는 4일 자문기구인 가상자산위원회를 소집해 법안 초안을 논의할 거라는 관측이 나온다. 전반적으로 필요한 법안이지만 갑자기 끼어든 가상자산 거래소 대주주 지분 제한 이슈를 두고 찬반 여론이 충돌하고 있다.

이게 왜 중요한가.

  • 정부와 민주당의 입장이 다르고 국민의힘도 반발하고 있다.
  • 한국의 가상자산거래소는 업비트(두나무)와 빗썸이 97%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코인게코 집계 기준으로 지난해 평균 점유율이 각각 68.9%와 28.3%다.
  • 금융위원회가 발의한 디지털자산기본법은 가상자산거래소 대주주의 지분을 15~20%로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만약 이 법이 통과되면 송치형(두나무 회장)은 1조 원 넘는 지분을 매각해야 한다.
  • 증권거래소는 국가 면허 사업이지만, 가상자산거래소는 신고제 사업에 가깝다. 애초에 진입 경로가 다르고 규제의 성격도 다르다.
  • 점유율이 높은만큼 시스템 리스크를 줄여야 한다는 명분이지만 혁신 기업의 성장 동력을 꺾는다는 우려도 나온다.
  • 대주주 지분을 제한하는 것으로 공공성을 담보할 수 있느냐는 본질적인 질문도 있다.

찬성 입장: 독과점 시장, 공공 인프라 수준으로 관리해야.

  • 금융위는 가상자산거래소를 공적 금융 인프라라고 보고 대체거래소(ATS)와 비슷한 수준의 규제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특정 개인이나 집단의 과도한 영향력을 제한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 금융위는 대체거래소가 15% 지분 제한을 받고 있으니 가상자산거래소도 15~20%를 적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 주식은 발행(기업)과 유통(IPO), 거래(거래소), 결제(예택원)가 엄격히 분리돼 있었지만 가상자산은 거래소에 집중돼 있다. 정부가 관리하는 인프라는 아니지만 규모가 큰만큼 리스크 관리를 하지 않을 수 없다.
  • 특정 주주의 리스크가 시장 전체의 리스크가 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자전 거래나 계열사 코인 상장 등의 이해 상충 우려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반대 입장: 혁신 성장 가로막는 세계 어디에도 없는 규제.

  • 가상자산거래소는 국가 단위의 증권거래소나 대체거래소와는 달리 글로벌 유동성이 경쟁하는 완전 자율 시장이다.
  • 애초에 공적 인프라로 출범한 대체거래소와 달리 가상자산거래소는 민간 스타트업이다. 과도한 사유 재산권 제한에 과잉 금지 원칙 위반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 사기업의 지분 구조를 사후적 입법으로 제한하는 것은 소급 입법에 재산권 침해로 위헌 소지도 있다.
  • 강제로 대주주 지분을 줄이면 자칫 경영권 공격을 받거나 투자 적기를 놓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 김윤경(인천대 교수)은 “가상자산거래소 의사결정 핵심인 지배구조 논의는 환영하지만 지배구조 개선=대주주지분율제한이라는 전제는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판을 키울 타이밍인데… 역차별 논란.

  • 일단 바이낸스나 코인베이스 등 해외 거래소들은 지분 규제가 없다. 원화 기반 거래소들만 역차별을 받는다는 주장이 나온다.
  • 세계 1위 거래소 바이낸스는 창업자 자오창펑이 9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 코인베이스는 공동 창업자 브라이언 암스트롱과 프레드 에르삼이 각각 14%와 6%를 보유하고 있다. 브라이언 암스트롱은 2021년 나스닥 상장 직전까지 20% 수준을 확보하고 있다가 여러 차례 분할 매도하고 있는 중이다.
  • 두나무와 빗썸은 아직 기업 공개 이전이라 창업자 지분이 크다. 상장을 하고 주주가 늘어나면 자연스럽게 창업자 지분도 낮아지게 된다.
  • 한국 가상자산 시장은 거래량 기준으로 세계 시장의 9.5%, 시가총액 기준으로 2.3% 정도다.

경계와 영역을 넘는 경쟁.

금융위와 민주당의 충돌.

  • 금융위는 특정 주주에게 권한이 집중되면 이해상충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거래소가 대주주의 사금고화될 우려가 있다는 문제의식이 있다.
  • 민주당 자문위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성장한 기업의 지배구조를 정부가 사후적으로 좌지우지할 수 있는 나라에서 창업과 혁신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의견서를 냈다.
  • 민주당 디지탈 자산 태스크포스는 자문위의 의견을 반영해 절충안을 만들기로 했다. 안도걸(디지털 자산 TF 간사)은 “정부와 여당이 따로 가는 모양새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보이지 않는 힘 있나.

  • 김상훈(국민의힘 의원)은 “윗선의 보이지 않는 힘이 있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지만 확인된 바는 없다.
  • 김상훈은 “해시드오픈리서리 대표를 지낸 김용범(청와대 정책실장)이 해시드에 유리한 방향으로 정책을 구성하면서 지분 제한이 포함됐다는 이야기가 돌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분율 제한이 도입될 경우 바이낸스 등 해외 거래소가 국내 시장을 차지하게 되고 책임 소재가 더욱 모호해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 해시드오픈리서치는 블록체인 전문 투자자 해시드의 싱크탱크 역할을 하는 자회사다.
  • 일단 금융위 초안에 없던 지분 규제가 갑자기 왜 들어갔는지 금융위가 설명을 제대로 못하고 있는 건 사실이다. 한정애(민주당 정책위 의장)가 강하게 지분 규제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이억원(금융위원장)은 “특정 기업이나 특정 인물을 염두에 두고 설계한 정책이 아니라 가상자산 생태계 전반을 고려해 새로운 틀을 마련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 강민구(국민의힘 의원)는 “미국이나 EU에서도 지분을 강제로 분산시키는 사례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해외 거래소들은 대주주 중심의 책임 경영과 혁신을 통해 성장하고 있는데 지분 제한은 자칫 창업자 리더십과 책임 경영, 혁신을 위축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근본적인 질문: 공공재가 맞나.

독과점 규제와 지분 제한, 겉도는 논리.

  • 지난달 28일 국회 토론회에서 정재욱(법무법인 주원 변호사)은 “설령 독과점이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경쟁 요소의 도입으로 해결할 문제고 지분 제한이나 분산으로 독과점을 해소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 최승재(세종대 교수)는 “목적의 정당성이 수단의 적절성을 담보하지는 않는다”면서 “최소 침해되는 대체 수단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 여야 모두 반대 의견이 많다.
  • 민병덕(민주당 의원)은 “마차 시대의 규제로 자동차를 운영할 수 없다”면서 “혁신산업에 우리가 만들어야 할 것은 ‘통제의 틀’이 아니라 ‘신뢰의 구조’”라고 강조했다.
  • 김상훈(국민의힘 의원)은 “민간 기업의 경영권을 인위적으로 제약하는 방식은 자유시장 경제의 원리를 저해할 뿐만 아니라, 우수한 자본과 기술의 해외 이탈을 가속화할 위험이 크다”고 지적했다.

결론: 공정한 경쟁 보호가 핵심.

해법과 대안: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높이자.

  • 현지혜(법무법인 창천 변호사)는 몇 가지 대안을 제시했다.
  • 첫째,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내실화하자. 가상자산 사업자의 대주주 적격성을 심사하는 개정 특정금융정보법이 오는 8월부터 시행된다. 지분율에 대한 인위적 상한 규정을 바로 도입하기보다 새 제도 실효성을 확인해보고 심사를 정교하게 강화하는 방향이 효과적이다.
  • 둘째, 지배 주주 변경에 대한 사전 승인제를 도입하자. 현재 지분 구조는 그대로 유지하되 일정 수준 이상의 지분 변동이나 경영권 이전이 발생할 때 금융 당국 승인을 받도록 하는 사전 승인제가 현실적 대안일 수 있다.
  • 셋째, 공시 의무 강화를 통해 시장 감시 기능을 제고하자. 지배구조 현황, 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거래 내역, 이용자 예치금 및 가상자산의 보관 현황 등을 정기적으로 의무 공시하도록 하자. 시장 참여자가 이를 직접 감시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 “소유 분산이 규제 출발점이 아니라 투명성과 시장 감시가 축적돼 나타난 결과가 바로 소유의 분산”이라는 게 현지혜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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