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우레터] 김기현이 김건희에게 선물한 로저비비에 클러치백, “사회적 예의 차원”이라고?… 실패한 목표, 빈손으로 COP30에 가는 한국 정부. (⌚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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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항소 포기.
- 7일 자정이 항소 시한이었다.
- 서울중앙지검이 항소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지만 대검찰청이 항소 금지 결정을 내렸다. 정성호(법무부 장관)의 압력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
- 정진우(서울중앙지검장)가 항의 차원에서 사의를 표명했다.
- 대검은 “일부 피고인에게 검찰 구형보다 높은 중형이 선고돼 항소의 실익이 없다”는 입장이다.
- 원칙적으로 항소 제기 여부는 해당 지검 검사장이 판단한다.

“보고 받았지만 지휘한 적 없다.”
- 법무부는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 노만석(검찰총장 대행)이 입장문을 내고 “내 책임 아래 서울중앙지검장과 협의를 거쳐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 정진우는 “대검의 지시를 수용하지만 중앙지검의 의견이 다르다는 점을 명확히 하고 이번 상황에 책임을 지기 위해 사의를 표명했다”고 말했다.
“기다려 보라더니 자정 임박해서 지시가 내려왔다.”
- 수사팀 입장은 다르다. 내부 결재가 끝났는데 7일 오후 항소장 제출을 보류하라는 지시가 내려왔다고 한다.
- “마감이 임박하도록 기다려보라고만 하다가 자정이 임박한 시점에 항소 금지라는 부당하고 전례 없는 지시를 함으로써 항소장 제출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하게 했다”는 입장문을 냈다.
- 조선일보가 구체적인 정황을 확인했다. 7시30분에 박철우(대검 반부패부장)가 중앙지검에 재검토하라고 통보했고 서울중앙지검 검사들이 모여 세 시간 가까이 회의를 했다.
- 9시53분, “중앙지검장이 알아서 처리하면 되느냐”고 물었고 10시20분부터 공판 검사들이 서울중앙지법 접수대에서 대기했다.
- 11시20분 이준호(서울중앙지검 차장검사)가 “대검에서 불허하고 지검장도 불허해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 11시45분 이준호가 정진우와 통화한 뒤 11시53분 이준호가 “항소를 승인하지 않겠다”고 최종 통보했다.

남은 재판의 성격이 달라졌다.
- 어차피 김만배(화천대유 대주주) 등이 모두 항소했기 때문에 항소심은 진행된다. 다만 검찰이 항소를 포기했기 때문에 1심보다 후퇴하면 후퇴했지 추가로 형량이 늘어날 가능성은 없다.
- 대장동 사건은 성남도시개발공사가 가져갈 수 있는 이익을 김만배 등 민간 업자들에게 몰아줬다는 게 핵심 혐의다.
- 1심 재판부는 김만배(화천대유 대주주) 등이 이재명(당시 성남시장)의 재선을 돕고 정진상(당시 성남시 정책비서관)과 김용(당시 성남시의회 상임위원) 등에게 금품을 제공한 대가로 특혜를 받았다고 판단했다.
- 회사의 재산을 빼돌린 혐의(업무상 배임죄)만 유죄를 인정했고 성남도시개발공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특경법상 배임죄)는 인정하지 않았다. 만약 1심의 결정이 그대로 유지되면 특경법상 배임죄로 기소된 이재명도 무죄가 선고될 가능성이 크다.
- 검찰은 1심에서 7886억 원의 추징을 요구했지만 법원은 473억 원만 인정했다. 검찰이 항소를 포기했기 때문에 항소심에서는 이 금액 이상을 추징할 수 없다.
항소의 실익이 없다고?
- 대검 내규에는 구형의 2분의 1 미만일 경우 원칙적으로 항소하고 예외적인 경우 항소 포기하도록 돼 있다.
- 검사들의 반발이 거세다. 안미현(서울중앙지검 검사)은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3분의 1은 도대체 어디서 나온 것이냐”고 지적했다.
- 대장동 수사를 맡았던 김영석(대검 검사)은 검찰 내부망에 “검찰 역사상 일부 무죄가 선고되고 엄청난 금액의 추징이 선고되지 않은 사건에서 항소 포기를 한 전례가 있었느냐”는 글을 남겼다.
“대통령 한 사람을 위한 방탄.”
- 대장동 사건에 대한 판단과 별개로 검찰의 항소 포기가 매우 예외적이라는 건 분명하다.
- 1심 법원은 이재명이 김만배와 유동규 등의 유착을 몰랐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어차피 재임 중에 재판을 받지 않을 가능성이 크고 퇴임 이후 재판을 받더라도 무죄 선고가 날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었다.
- 국민의힘은 “권력에 굴종한 검찰 수뇌부가 이재명으로 향하는 대장동 수사를 스스로 봉인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대장동 계엄”이란 말까지 나왔다. 최보윤(국민의힘 대변인)은 “사법부를 흔들고 법을 바꾸려 하고 검찰의 항소까지 막은 모든 흐름은 대통령 한 사람을 위한 방탄”이라고 주장했다.
- 민주당은 “양심을 지킨 결정”이라며 환영했다. 김병기(민주당 원내대표)는 “대장동 검찰 수사를 상설특검에 올리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시스템 파괴 행위다.”
- 중앙일보는 사설에서 “수사와 사법 시스템이 파괴되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심각한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 국민일보는 사설에서 “정권 입김에 따라 검찰의 행태가 반복된다는 국민의 불신을 확인해준 셈”이라면서 “스스로 ‘정치 검찰’을 자임한 모양새가 됐다”고 평가했다.
- 조선일보는 “용기 있는 검사가 단 한 명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공판 검사가 마감 직전까지 법원 앞에서 대기하고 있었지만 결국 지시를 따랐다. “이재명 관련 사건을 건드렸다가 불이익을 당할까 봐 권력 눈치를 살폈다고 볼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 서울신문은 “정치적 민감성이 큰 사건일수록 더 엄정히 다뤄야 한다는 상식과 충돌한다”고 비판했다. “검찰이 기계적 항소를 자제했으니 잘했다고 말할 상식 있는 국민이 과연 얼마나 되겠느냐”는 이야기다.
- 적당히 넘어가기 어렵게 됐다. 한국일보는 “누가 왜 항소를 막았는지, 윗선은 어디인지 국정조사를 해서라도 전모를 밝히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검찰개혁 반대 세력의 준동이 시작됐다.”
- 경향신문은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를 침소봉대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사설에서 “그런 결기라면 검찰이 김건희를 대놓고 봐줬을 때, 윤석열 구속 취소에 항고를 포기했을 때 들고 일어났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 한동훈(전 국민의힘 대표)이 “검찰이 자살했다”고 한 걸 두고도 “검찰은 이미 윤석열 정권 때 자살했고 한동훈도 책임이 작지 않다”고 지적했다.
쟁점과 현안.
울산 발전소 붕괴 사고도 위험의 외주화가 문제.
- 한국전력의 자회사 한국동서발전이 발주한 사업을 HJ중공업이 받아서 코리아카고에 하도급을 줬다.
- 작업에 투입된 9명 가운데 8명이 계약직 노동자였다. 경험이 부족한 미숙련 노동자를 투입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
- 경향신문은 “고질적인 최저가 입찰제와 비용 절감식 하도급 시스템을 손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전 산하 발전소들이 자회사 형태로 독립하면서 위험 관련 정보 공유가 단절된 것이 원인이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 사고 나흘째, 매몰된 7명 가운데 3명의 시신을 수습했다. 추가 붕괴 위험이 높아 실종자 수색이 중단된 상태다.

눈앞에서 숨졌다, 소방관들 눈물의 경례.
- 7일 사고 직후 발견됐을 때는 의식이 있었지만 구조가 늦어져 골든타임을 놓쳤다. 결국 8일 오전 4시에 숨졌고 9일 오전 11시에 시신을 수습했다.
- 소방관들이 시신을 실은 구급차에 거수 경례를 했다.
오세훈 5선, 명태균 입에 달렸다.
-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았다.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명태균에게 미공표 여론조사 결과를 13차례 제공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김한정(후원자)에게 3300만 원의 여론조사 비용을 대납하게 했다는 게 핵심 의혹이다.
- 오세훈(서울시장)은 “대납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지만 명태균(브로커)은 “김한정은 어떻게 내 전화번호를 알았을까, 누군가가 지시해서 연결해줬을 것 아니냐, 그게 바로 오세훈”이라고 주장했다.

대만 전쟁 때 일본 자위대 투입한다고?
- 다카이치 사나에(일본 총리)가 “미국과 중국이 충돌하는 유사 사태를 일본의 존립 위기로 본다”고 말했다. 미군과 함께 무력 행사에 나설 수 있다는 의미다.
- 아사히신문은 “기존 정부의 견해를 넘어선 것”이라며 “총리 개인의 의견”이라고 지적했다.
더 깊게 읽기.
김건희가 받은 선물 리스트.
- 선물 리스트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
- 김기현(당시 국민의힘 대표)의 부인이 준 로저비비에 클러치백을 받은 사실이 확인됐다. 김기현은 “사회적 예의 차원에서 선물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100만 원이 넘는다.
- 통일교 본부장에게 받은 그라프 목걸이는 6220만 원이고 사넬 가방 두 개는 각각 802만 원과 1271만 원이다.
- 21그램에서 받은 디올 3종 세트도 있다. 재킷과 팔찌, 벨트 등이다.
- 이봉관(서희건설 회장)에게 받은 반클리프 아펠 목걸이와 티파니 브로치, 그라프 귀걸이는 합쳐서 1억 원 상당이다.
- 로봇 개 사업자에게 받은 바쉐린 콘스탄틴 시계는 5000만 원 상당이다.
- 김상민(전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에게는 이우환(화백) 그림을 받았고 이배용(전 국가교육위원장)에게는 10돈짜리 금거북이를 받았다.
- 최재영(목사)에게 받은 디올백도 있다.

트럼프 지지율 43.3%.
- 집권 1년차에 벌써 레임덕에 빠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 리얼클리어폴리틱스 지수는 42.9%까지 떨어졌다.
- 연방정부 폐쇄가 40일째고 중국과 무역 전쟁에서도 밀렸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 취임 24시간 안에 끝내겠다던 전쟁은 악화일로다.
- 관세 전쟁이 대법원에서 뒤집힐 가능성도 있다.

투자 협정 팩트시트 늦어지는 이유는.
- 원자력 잠수함 건조 장소를 두고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
- 미국 정부는 미국에서 만들라고 하고 한국 정부는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위성락(국가안보실장)이 “처음부터 한국에서 만드는 걸 전제로 이야기한 것”이고 강조했다.
다르게 읽기.
배당소득 분리과세도 화끈하게 25%로.
- 지금은 2000만 원을 초과한 금융 소득에 최고 45%를 부과한다. 정부 안은 35%였는데 당정 협의 결과 더 낮춰잡았다. 코스피 5000으로 가는 이재명 정부의 강한 의지를 담은 결정이다.
- 박수현(민주당 대변인)이 “세수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도 배당 활성화 효과를 최대한 촉진할 수 있도록 최고 세율을 합리적으로 조정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 이상민(나라살림연구소 연구위원)은 “공정 과세를 위한 이재명 정부 첫 세제 개편의 취지를 퇴행시키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 진성준(민주당 의원)은 “상위 10%가 전체 배당소득의 91.2%를 차지하는 현실에서 최고세율을 낮추면 감세 혜택이 상위 10%에 집중돼 자산격차가 심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원-달러 환율 1500원 넘을 수도.
- 외국인 주식 매도가 늘면서 환율이 1460원을 넘어섰다. 지난주에만 7.3조 원어치를 내다 팔았다.
- 한국과 미국의 펀더멘털 격차도 크다. 미국의 성장률은 올해 2.0%(IMF 전망), 한국은 0.8%(한국은행 전망) 정도다. 기준 금리는 미국이 4.0%, 한국은 2.5%다.
해법과 대안.
실패한 목표, 빈손으로 COP30에 가는 한국 정부.
- 최근 유엔환경계획(UNEP) 보고서에 따르면 인류는 지구 평균 기온을 1.5도로 제한한다는 목표에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 이대로면 2.8도까지 치솟을 거라는 암울한 전망이 나온다.
- 지구의 미래를 이야기하는 기후 변화 당사국 총회 COP30이 11월10일부터 20일까지 브라질 벨렝에서 열린다. 한국은 온실가스 배출 15위국이면서도 특별한 의제 없이 빈손으로 참석한다.
- 특히 올해 COP30은 10년 뒤인 2035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업데이트하고 검토하는 자리다. 한국 정부는 지난 9월 40% 중후반과 53%, 61%, 67%의 네 가지 안을 내놨다가 50%와 53%를 하한으로 하는 두 가지 안으로 좁힌 상태다. 9일 당정 협의회에서는 53~61%안을 잠정 채택했는데 최악과 차악 가운데 차악을 선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민사회 요구를 일부 반영했다고 하지만 하한을 높인 것일 뿐이고 여전히 IPCC(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 협의체) 권고 67%와는 거리가 멀다.
- 김원상(기후솔루션 연구원)은 “주요국은 60% 이상 감축 목표를 제시했다”면서 “정부안의 하한선은 한국 경제의 미래를 스스로 제약하는 선택”이라고 비판했다. 기후솔루션 등은 IPCC 권고 기준인 61% 이상이 돼야 한다고 반발하고 있다.
- 올해 COP30은 아마존 한가운데서 열리는 만큼, 자연과 생물다양성 보호가 핵심 의제로 떠올랐다. 기후 공약을 ‘측정 가능한 실행’으로 옮기고 다자주의(국제 협력)를 강화하기 위한 논의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 의장국인 브라질은 산림 훼손을 막고 열대우림을 보호하기 위한 ‘열대우림 영구 기금’(Tropical Forest Forever Facility, TFFF) 출범을 제안할 계획이다. 목재 펠릿 수입 3위 국가인 한국도 근본적인 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무너진 1.5도와 ‘오버 슈트’.
- 파리 협정 10년이 되는 해다. 지구 평균 온도 상승을 산업화 이전 대비 2도 이하로 제한하고, 1.5도를 목표로 잡았다.
- 그런데 이미 지난해 1.55도를 기록했고 UN환경계획은 2100년까지 2.33~2.5도 오를 거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 이른바 ‘오버 슈트’ 상황이라고 해서 목표가 무산된 것은 아니다. 클라이밋애널리틱스는 “2050년 이전 지구 온도 상승폭을 1.7도로 제한하고 화석 연료를 단계적으로 폐지하고 탄소 제거 기술을 확대하는 등 1.5도 아래로 낮출 수 있는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다”고 분석했다.
- 윤세종(플랜1.5 활동가)은 “배출량 정점을 찍고 내려가는 선순환의 경험을 만드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고 전망했다.

정년 1년 늦추면 5만 명 은퇴 유예.
- 그만큼 질 좋은 일자리 공급이 줄어들 거라는 우려도 나온다.
- 2023년 기준 59세 상용 근로자가 29.1만 명이었는데 2024년 60세가 되면 23.7만 명으로 줄어든다. 만약 정년이 1년 늘어나면 이 가운데 상당수가 계속 근무를 하게 될 수 있다.
- 한국은행은 고령 근로자가 1명 늘어날 때 청년 근로자는 0.4~1.5명 줄어든다는 분석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 한요셉(KDI 연구위원)은 “연공 서열형 임금 체계 완화 등 구조적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늘의 TMI.
저위험 총알 가격은 9배.
- 내년 경찰청 예산안에 저위험 권총 9126정 구매 예산으로 137억 원을 편성했다. 1정에 150만 원꼴이다. 총알은 1발에 3150원, 모두 246만 발에 78억 원이다.
- 지금 쓰고 있는 38구경 권총은 1정에 95만 원, 총알은 1발에 355원이다. 저위험 권총이 권총은 1.5배 비싸고 총알은 9배 비싸다.
- 실탄 발포는 1년에 10건이 채 되지 않는다.

윤석열 영치금 6억5725만 원.
- 1만2794건이 입금됐고 180여 차례 출금했다.
- 영치금 보유한도는 400만 원이다. 한도를 넘어가면 개인 계좌로 이체할 수 있다.
- 올해 대통령 연봉은 2억6258만 원이다. 윤석열은 대통령 연봉의 2.5배를 구치소에서 받고 있다.
- 박은정(조국혁신당 의원)은 “수용자 편의를 위해 도입된 영치금 제도가 사실상 ‘윤어게인’의 정치자금 모금 창구로 변질했다”면서 “영치금 한도액 설정 등 제도 개선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외국인 노동자들도 계급이 있다.
- 천현우(작가)는 “외국인 노동자들에게는 국적이 스펙”이라고 분석했다.
- 블루 칼라 세계의 ‘외국인 노동자’ 대다수는 서류 면접을 안 본다. 말이 안 통하고 문화도 다른 인도네시아와 네팔 노동자들은 계급이 낮다. 베트남과 태국, 필리핀 출신이 상대적으로 고급 직무를 맡는다. 특별한 기준이 있는 건 아니지만 고용주의 선호가 계급을 가른다.
- 가장 높은 계급이 조선족이다. 말도 통하고 문화도 비슷하다. 계급이 높으면 노동 강도가 약한 일을 고를 수 있다. 공장에서 일하는 조선족 노동자가 많지 않은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 아마도 천현우는 차별은 엄연히 존재하고 구호만으로 차별을 없앨 수 없다는 현실을 강조하고 싶었을 수도 있다. 같은 임금을 받고 더 힘든 일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계급을 만든다는 이야기다.
“양심껏 설문해 보자” 했더니 353명 중 커닝이 190명.
- 연세대에서 인공지능을 이용한 부정행위가 다수 발견됐다. 600여 명이 듣는 교양 강좌 ‘자연어 처리와 챗GPT’에서 온라인으로 중간고사를 치렀는데 일부 학생들이 AI를 이용해 답변을 작성한 정황이 드러났다.
- 부정행위를 막으려고 컴퓨터 화면과 손과 얼굴이 동시에 나오도록 영상을 찍어 제출하도록 했는데 일부 영상에서 문제를 보는 시간보다 영상의 사각지대를 오래 쳐다본다거나 시험 문제를 캡처하는 등의 수상쩍은 행동이 발견됐다.
- 에브리타임에서 익명 설문을 실시한 결과 응답자 353명 가운데 직접 풀었다는 답변은 163명에 그쳤다. 담당 교수는 중간고사 점수를 모두 0점 처리했다. 자수하지 않으면 유기 정학을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밑줄 쳐 가면서 읽은 칼럼.
정부 감축 하한선은 위헌적 숫자다.
- 정부가 2035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를 53~61%로 잡은 걸 두고 조한철(서강대 교수)은 “상한선 61%는 지키지 않아도 그만인 영혼 없는 숫자”라고 지적했다.
- “현재를 고집하면 미래는 현재의 연장이고 변화는 없다. 성장이 가져올 미래는 현재의 양적 팽창일 뿐이다. 우리의 현재를 직시해도 그런 미래가 바람직할까.”
- 이윤주(경향신문 정책사회부장)는 “뭘 제대로 해본 적이나 있냐”고 반문했다. “지금 하지 않으면 앞으로도 할 수 없다”는 이야기다.
가치가 빠진 숫자는 공허하다.
- 온실가스 감축 목표는 우리 사회가 지향할 가치를 선택하는 과정이다. 그런데 정부는 전문가들만 앉혀놓고 일방적인 공청회를 치렀다.
- 윤지로(클리프 대표)는 “전문가 이야기만 들려줄 거였으면 정부가 먼저 안을 정하고 일곱 차례에 걸쳐 국민을 설득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 “정부가 고른 숫자가 일자리와 평등, 세대 정의, 기후 회복성, 비용과 편익 면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지 설명하고 이해를 구해야 했다”는 이야기다.
패소할 결심 시즌 2.
- 시즌 1은 윤석열 정부 초기 한동훈(당시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당시 대통령)의 징계 무효 소송 항소심을 포기한 걸 말한다.
- 윤석열 당선 이전 1심 선고에서 법원은 징계가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한동훈은 1심 승소를 이끈 변호사들을 모두 해임하고 변론을 하는 둥 마는 둥하다 패소했고 상고도 포기했다.
- 최현철(중앙일보 사회부국장)은 “지난 정권의 법무부가 패소할 결심을 했던 것과 무엇이 다른지 궁금할 따름”이라고 지적했다.

공정한 것만큼 중요한 건 공정해 보이는 것이다.
- 검찰은 계속 실패하고 있다. 정환봉(한겨레 법조팀장)은 “이제 여권이 주장하는 검찰 개혁과 사법 개혁도 의심의 시선을 거두기 어렵게 됐다”고 지적했다.
- “권력의 입맛에 맞는 수사와 재판을 위해 형사 사법 절차를 송두리째 바꾸려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 “개혁 자체를 삼킬 것”이라는 경고다. 납득할 만한 설명을 내놓을 수 있을까.
원산-갈마 리조트에서 이산가족 상봉을.
- 80세 이상 이산가족 생존자는 2만3400명이다. 김민서(조선일보 정치부 차장)는 “이들에게 먼저 원산의 문을 개방하는 게 어떠냐”고 제안했다.
- 북한이 자랑하는 원산-갈마 리조트가 마침 2만 명까지 수용 가능한데 거의 비어 있는 상태다. “북한이 가장 적대적인 국가의 호주머니를 합법적으로 털 수 있는 확실한 방법”이라는 제안이다.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이 조선일보를 읽을까.
대통령이 쿠팡에 가야 한다.
- 쟁점을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다.
- 첫째, 소비자들의 찬반 여론은 별개의 문제다. 노동자들이 맞닥뜨린 위험이 새벽 배송을 중단 또는 제한할 정도로 심각한 수준인가를 먼저 이야기해야 한다.
- 둘째, 택배 노동자들의 직업 선택의 문제로 봐서는 안 된다. 필요하다면 사회가 판단하고 국가가 규제할 영역의 문제다.
- 셋째, 노동자들의 일자리 보호를 함께 논의해야 한다.
- 넷째, 쿠팡이 답을 내놓아야 한다.
- 0~5시 노동 금지라는 조건을 두고 찬반 논쟁을 벌이니 쟁점이 사라진다. 새벽 배송 주문 마감 시간을 앞당긴다거나 분류와 포장 작업에 인력을 더 투입하고 배송 단가를 높이되 물량을 줄이는 등의 방법으로 최소한의 노동 조건을 만들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 결국 이윤의 문제다. 쿠팡의 지난해 매출은 36조21276억 원, 영업이익은 1조3827억 원이었다.
- 다섯째, 정부가 제 역할만 해도 달라진다.
- 당연한 것들을 안 하고 있어서 생기는 문제가 많다. 일단 쿠팡CLS의 사고는 원청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 퀵플렉서 등 특수고용 노동자들의 노동자성을 인정하고 교섭을 보장해야 한다.
- 노동자들이 위험한 상황이라고 판단하면 근로감독에 들어가야 한다.
- 물류 센터에 에어컨과 히터를 놓으라고 지시해야 한다. 작업 속도를 늦추라고 지시하고 휴게 시간을 보장하지 않으면 무겁게 과태료를 물리면 된다.
- 대통령이 파리바게뜨에 찾아갔던 것처럼 쿠팡 물류센터를 돌아보고 택배 배송에 동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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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마다 아침 7시에 찾아뵙겠습니다.
피드백.
- 월요일마다 발행하는 ‘AI in a Week’는 당분간 쉽니다. 한상기(테크프론티어 대표)님이 단행본 마감 작업을 끝내고 다시 돌아오기로 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