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바 인터뷰 35.] 45년만의 ‘비상계엄’은 민주주의라는 날개에 상처를 냈고, 또 다른 날개인 경제에도 상처를 낼 수 있다. 환경과 사회 그리고 거버넌스(ESG)를 생각한다. 이상헌(ILO 고용정책국장)이 이야기하는 인간과 노동. (⌚10분)

한국은 지금 민주주의와 경제라는 두 날개 가운데 하나를 잃을 위험에 처해 있다. 예전에는 경제 안정을 위해 민주주의를 유보한다는 논리가 통했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민주주의가 날갯짓을 멈추는 순간, 경제라는 다른 날개도 같이 멈춘다. 

이상헌, 2024.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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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2024년 11월 29일(금)에 진행한 인터뷰를 정리한 것입니다. 독자의 가독성을 위해 질문은 소제목이나 본문에 맥락화했고, 본문은 이상헌 박사의 답변을 중심으로 정리했습니다. 최종 정리 과정에서 이상헌 박사가 직접 내용을 확인하고 퇴고했습니다.

절대 평가와 상대 평가

ESG의 기본적인 논의 틀은 다음과 같다.

ESG는 환경(Environmental), 사회(Social) 그리고 거버넌스(Governance)인데, ‘거버넌스’를 ‘지배구조’로 번역하는 건 좀 센 번역이고, 기업을 어떻게 민주적으로 구성할 것인가 그리고 어떤 방식으로 기업에 참여할 것인가의 문제다. 기업 경영 전반의 다양한 민주적 운영 방법론을 의미한다. 그래서 지배구조보다는 좀 더 포괄적인 의미다. 가령 여성이 어떤 기업에 얼마나 참여하고 있느냐는 것 같은 것도 거버넌스 이슈다.

ESG는 사회∙경제∙정치적인 문제에서 기업이 이윤 추구만 해서는 안 된다는 전제로 출발한다. 사회와 정치, 특히 사회와 문화 환경의 측면을 고려해 기업을 운영해야 하고, 사회에도 기여해야 한다는 아이디어다. 쉽게 말해 이윤만 추구할 게 아니라 사회적인 가치 창출도 중요하다는 취지에서 나온 게 ESG다.

절대 평가를 하자면, ESG가 결정적으로 중요하다고 말하긴 어렵다. 어떤 경제적인 돌파구랄까, 그런 중요성이나 기대는 없다. 전 세계적으로도 뚜렷한 방향성이 있는 건 아니고, 정책도 구체성이 부족하고 희미하다. 그래서 도드라지게 뭔가 없다. 하지만 이런 부족함이나 미진함을 인정하고 그 맥락을 통해 보면 뭔가 보인다. 그러니까 상대 평가를 통해 뭔가 다른 것과 비교해서 보면 ESG에 뭔가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꽤 중요하다.

세계화와 CSR, 그 회의적 경험

ESG를 어떻게 바라 보는가. 희망을 거는 쪽도 있고,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나는 어느 쪽이냐면 실용적인 관점으로 본다(웃음). 그러니까 개별 기업이 어떻게 ESG를 운용하느냐에 따라 그 효과는 아주 달라질 수 있다.

‘다국적’ 기업이라는 난점

회의파는 기본적으로 경험적인 면을 지적한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운동이 한때 있었다. 배경은 세계화였다. 다국적 기업이 전 세계에 공장도 만들고 그래야 제3세계가 혜택을 받는다는 식의 프레임이 세계화였다. 그런데 알고 보니 강제 노동에 ‘나이키 축구공'(1996년 라이프 6월호)으로 상징되는 아동 노동, ‘임금 착취’ 같은 문제들이 불거졌다.

1996년 ‘라이프’ 6월호에 실린 사진. 파키스탄 소년이 학교에 가지 않고 나이키 축구공을 만드는 사진. 이 사진으로 나이키 불매운동이 촉발했다.

특히 ‘다국적’ 기업이라는 게 문제였다. 개발도상국 개별 국가들을 현지에서 통제하기도 힘들고, 그렇다고 본국에서 원격으로 통제하는 것은 더 힘들었다. 다국적 기업이 여러 가지 문제를 일으키는데 정작 국가 단위로 그 문제들을 통제하기가 힘들었다. 그래서 국제적인 규모에서 해결하자는 아이디어도 있었지만, 흐지부지됐다. 일국 단위의 정책으로는 다국적 기업의 문제들을 현실적으로 통제하기 어려웠다. 특히 법적∙정치적으로 접근하기가 아주 어려웠다.

소비자운동의 성과와 한계

그러다가 나온 소리가 ‘기업이 스스로 각성해야 한다.’ 기업에도 사회적 책무는 있다. 그런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물론 기업이 어느 날 스스로 각성해서 그런 건 아니다. 앞서 말한 열악한 환경 속에서 축구공을 꿰매는 아이들의 문제가 이슈화하면서 소비자운동이 크게 일어났다. 스포츠 분야, 의상, 패션 쪽에서도 그런 소비자의 각성이 크게 일었다.

그렇게 기업의 사회적 책무를 푸시하기 위해 많은 소비자운동이 있었다. 성과가 없진 않았지만, 크다고 할 수도 없었다. 소비자운동이라는 게 태생적인 한계를 지닌다. 우선 기업에 대한 강제력이 전혀 없다. 그리고 어떤 기업은 소비자운동을 민감하게 받아들이지만, 어떤 기업은 둔감하게 반응한다. 생산재 기업이냐 소비재 기업이냐에 따라서 소비자운동이 미치는 영향력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결국, 소비자운동이라는 건 특별한 강제 수단도 없고, 기업의 자율성에 맡겨버리는 방식이 될 수밖에 없었다.

CSR의 두 번째 난점, 해당 국가의 정책적 역량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흐름의 두 번째 약점은 정책적 역량과 관련이 있다. 다국적 기업에서 문제가 생기면 해당 국가가 적극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 그런데 기업의 사회적 책무만 강조하다 보니까 그런 적극적인 정책을 만들 능력이나 적극적인 집행 능력 따위를 갖출 역량이 오히려 줄어드는 측면이 있었다.

다국적 기업 입장에서는 공급 사슬망이 끝도 없이 내려가고 내려간다. 그 관계망이라는 게 정말 방대하다. 필요한 ‘그 부분’에 효과적으로 개입하기 쉽지 않다. 그래서 그래도 가장 ‘현장의 진실’에 가까운 해당 국가가 좀 통제하고 개입해야 하는데, 그런 행정적 개입이 효과를 발휘하려면 해당 국가의 행정력이 필요하다. 그런데 그런 효과적인 행정력 개입이 쉽지 않았다.

그래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어느 순간 보니 ‘이게 아닌가 보다…’는 회의가 크게 일었다. 그래서 다시 국가 단위의 규제로 가야 한다는 입장으로 흐름이 돌아섰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라는 방향성은 조금씩 시들해졌다. 그런데 국가 단위 규제로 가니까 아무래도 개발도상국은 좀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측면이 두드러졌다.

세계 경제 구조의 재편: IT와 환경 문제의 대두

이런 과정을 거치는 동안에 전 세계적인 경제의 재편이 일어나 다국적 기업의 성격이 예전과는 크게 바뀌었다. 예전에는 의류, 스포츠 용품 분야에서 다국적 기업이 많았다면, 요즘은 IT 중심 상품과 서비스로 다국적 기업이 재편됐다.

그리고 예전에는 없었던 환경 문제가 여기에 결합했다. 기업이 포괄적으로 환경에 관심을 가져야겠다는 움직임이 생겼고, 이런 가치를 추구함에 있어서 다국적 기업에 포커싱할 필요 없이 모든 기업을 대상으로 하자는 방향성도 생겼다.

ESG 핵심 포인트, 투자 기준인가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이 너무 자발성을 요구하고 강제력을 발휘할 수단이 거의 없었는데, 그런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기업의 사회적 책무를 투자 결정 기준으로 삼도록 하자!’ 그러기 위해서는 기업이 어떻게 활동하는지 관찰하고, 지표화해서 공개하는 활동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그게 ESG다.

여전히 기업의 자발성에 기대고 있긴 하지만, 투자자 입장을 전략적으로 고려하는 방법론이라는 차원에서는 약간의 강제성이랄까 강제력이랄까 그런 게 생겼다고 볼 수도 있다. 이런 아이디어가 합쳐져서 만들어진 게 ESG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ESG에 노동(L)이 더해진 게 L-ESG다.

ESG라는 관점에서 가장 중요한 건 그 관찰과 평가가 해당 기업에 대한 투자 결정에 영향을 줄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ESG 지표들이 해당 기업에 투자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주요한 고려 사항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느냐는 점이다. 그게 핵심 포인트다. 그래서 중요한 게 평가 항목과 지표이고, 그걸 수치화하는 것이다.

이런 작업은 통상 컨설팅회사가 한다. 기업이 스스로 그런 작업을 할 수는 없으니까. 맥킨지 등 전 세계에 이런 작업을 체계적으로 하는 큰 회사가 10개 정도 있다. 크게 보면 투자의 근거가 되는 지표와 근거를 만드는 작업이다.

그런데 문제는 컨설팅회사를 관통하는 일관된 흐름이나 모두에게 적용 가능한 기준이나 지표가 없다는 점이다. 요즘은 그런 기준과 지표가 서로 융화하고 일정한 경향성을 가지며 수렴하는 경향이 있지만 여전히 서로 다른 기준과 지표를 사용한다.

투자할 때, 모든 정보를 다 고려할 수는 없다. 그 정보들에도 우열이 있다. 어떤 정보가 투자를 결정하는데 중요하고 고려해야 할 정보인가, 그걸 결정하고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이를 ‘머티리얼 벨류'(material value; 중요성 원칙)라고 한다. 이게 뭐냐면 어떤 기업의 ESG 정보가 해당 투자를 결정함에 있어서 ‘핵심 정보’인지가 중요하다는 말이다. 그저 단순히 ESG만으로 주요 정보가 되는 것은 아니다.

결국, ESG가 어떤 기업의 핵심 정보인지 아닌지는 투자자 스스로 판단해야 한다. 예를 들어 의류를 판매한다고 하면, 소비자가 어떤 의류 기업의 여성 임원 비율을 중요하고 민감하게 생각한다면, 거버넌스 평가 중에서 여성 임원 비중이 ‘핵심 정보’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아마존 같은 (이미 유통회사에서 변신해) IT에 기반을 둔 기업에서는 여성 임원 비중이 투자 기준에서 별로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

이렇게 일관적인 기준이나 표준 없이 중구난방이랄까. ESG라는 관점을 투자 정보로서 연동하는 게 좋긴 한데, 투자 결정에 정말 중대한 영향을 주는가, 아닌가. 이게 핵심일 수밖에 없다. 그런데 아직은 핵심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ESG의 위상

L-ESG: 노동 문제에서의 중요성

평가기관에서 ESG 지표를 분석할 때 노동 문제가 반영된 경우가 채 30%도 안 된다. 노동 반영 비율이 아주 낮은 편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상황이라 노동계에서는 ESG를 좀 회의적으로 바라본다. 매일노동뉴스에서도 이런 문제의식에서 토론회를 기획한 거다(이상헌 박사는 최근 한국에서 매일노동뉴스와 L-ESG평가연구원이 공동주최한 L-ESG 토론회에 참석했다. 편집자).

전략적 개입 지점을 어떻게 찾을 것인가

두 가지다. 첫 번째는 ESG 지표 평가에서 노동 문제를 배제하는 이런 상황에서 ESG를 무시할 것인가? 이렇게 질문할 수 있다. 노동 입장에서 보면 사회적으로 구체적인 변화를 만들어가야 하는데, 실질적인 변화를 추동하지도 못하면서 더 큰 추상성을 이야기하는 것에 회의적일 수 있다. 그래서 구체적으로 무엇을 변화할 것인가. 무엇을 변화해야 하는가. 이를 위해 ‘전략적인 개입 지점’을 찾아보면 그게 현실적으로 사례가 많지 않다.

예를 들면, 삼성전자에 ‘전략적인 개입 지점’이 뭐냐? 반올림 정도의 노동자 안전 문제를 빼고는 별 접점이 없다. 예전에 많았던 재벌 해체 같은 담론도 힘을 잃은 지 오래다. 그런 담론 공간이 사라진 상황에서 무엇을 할 것인가.

L-ESG를 효과적으로 써먹으려면 ‘전략적 개입 지점’을 찾아야 한다. 하지만 그게 쉽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는 어떻게 하면 ESG를 좀 더 전략적으로 이용할 수 있을지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 ESG의 위상이 100점 만점에 60점도 안 되니까 갖다 버릴 건지, 지금은 40점 50점밖에 안 되니 갖다 버리자고 할 수도 있지만, 무엇보다 주의해야 하는 건 목욕물 버리려다 그 속에 있는 아이까지 버리는 우를 범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국제무역에서 상대적으로 중요한 위상 (코트라)

두 번째는 좀 더 중요한 이야기인데, ESG가 국제무역에서는 꽤 중요하다는 점이다. 유럽연합은 국제 교역에서 ESG를 꽤 중요한 기준으로 삼는다. ESG라고 표현하지 않더라도, 기업의 사회적 책무를 수행하지 않으면 기업에 벌금을 추징하기도 한다. 이미 유럽연합 ‘안’에서는 이런 정책적 방향성이 있었지만, 이를 ‘바깥’으로 확장하려고 한다.

가령 아리셀 공장 배터리 사고를 보자. 아리셀이 유럽에 납품했다고 가정하면 천문학적 벌금(적어도 몇천억 정도?)을 내지 않고서는 EU와 거래할 수 없었을 거다. 그게 EU의 방향성이다. 다만, 현재 유럽연합의 정치적인 상황이 좋다고 볼 수는 없다.

그래서 우리나라에서 관심을 가지고 있는 곳이 코트라다. 제한적이지만, ESG의 잠재적 활용도에 희망을 걸어볼 수 있다.

ESG의 미래?

한국에서의 논의 수준

아주 낮다. ESG 관점에서 평가된 지표를 사회적으로 어떻게 활용할 건지 어떤 방식으로 사회적 운동과 결합해야 하는지에 관한 구체적인 아이디어나 선례가 아주 부족하다. ESG 지표가 사회적∙경제적인 활동과 결합해야 한다. 시민사회의 전략적 판단과 결합해야 한다. 그런데 그런 실천적인 움직임이 부족하다. 노조와 시민단체가 좀 더 적극적으로 움직이면 좋은데, 아무래도 시민사회의 전체적 흐름이 저조하다.

중요한 건 ‘성공 사례’를 만들어내는 거다. 가령, ‘유한양행’의 사회적인 책무에 관한 이야기는 그런 좋은 전범이다. 그런 기업 이야기를 중심으로 기업에 대한 사회적인 이미지에 대항할 수 있는 미래 지향적인 의미를 담아낼 수 있다면 좋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런 기업 이야기, 성공적인 사례가 필요하다.

ESG 역시 사회적인 커뮤니케이션의 문제인데, 지금 상황에서는 의미가 있지 않을까 싶다. 이 문제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특히 한국 정치의 전체적인 위기 상황 속에서 쉽지 않겠지만, 그런 시도가 더욱 필요해 보인다.

싹수 있는 기업? 싹수없는 기업은 있다

잘하는 기업은 없다. ESG의 가치에 반하는 신생 기업들은 많다. 가장 대표적인 기업은 쿠팡과 배민이다. 사회적인 가치보다는 주주의 가치를 극대화한다. 소비자 이익을 추구한다는 명분으로 노동자 안전에는 반하는 행태로 일관한다.

사회적으로 막대한 비용을 초래하면서 그 비용을 본인이 감당하지 않고, 노동자(안전)나 소비자(유익)에게 넘기는 방식을 취한다. E, S, G 어느 하나에도 부합하지 못한다. 해당 기업들도 별로 ESG에는 관심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쿠팡은 미국 주식시장에 상장됐는데, 미국에서 ESG가, 의견이 분분하기는 하지만, 아직은 그렇게 중요한 기준은 아니다.

이른바 ‘검은 머리 외국인’ 김범석 쿠팡 공동창업자. 쿠팡Inc. 이사회의장 겸 CEO. 김범준은 쿠팡물류창고 화재가 있던 날 한국 쿠팡법인 등기이사에서 사임했다. 지배는 있지만, 책임은 없다. 쿠팡뉴스룸 제공.
국제적 분위기

ESG를 둘러싼 정치적 환경이 좋지 않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컨설팅 회사들이 ESG를 주도하고, UN에서도 푸시하기는하지만, ESG를 열심히 하는 나라는 점점 줄어들고, 바이든 때는 그래도 좀 하려고 했지만, 유럽연합에서는 계속하려고는 하겠지만, 트럼프 재등장으로 국제적인 상황은 별로 좋지 않다. 트럼프는 E, S, G에 모두 반대한다.

그가 다시 온다.
RE100와의 관계, CCPI 남녀평등지수 등

RE100보다는 ESG가 더 큰 개념이다. 우리나라가 잘 못하고 있다는 자료들이 있는데, ESG의 관점에서 보면 그런 랭킹이 중요한 게 아니다. 앞서 말했듯, 그 ESG 지표가 해당 기업에 대한 ‘투자 여부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가 핵심이다. 랭킹은 부수적인 자료다. 랭킹에서 일등을 했는지 꼴찌를 했는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는 말이다.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서 꼴찌에서 등수를 얼마나 올렸다, 특정한 행동을 취했다, 그런 게 중요하다.

결국 투자자와 경영자의 판단으로 수렴한다. 그 전략적인 선택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느냐가 핵심이고, 투자자와 경영자에게 ESG 지표가 영향을 줄 수 있느냐가 핵심이다. 나머지 지표나 수치나 랭킹은 부수적이다.

한국 ‘특유’의 세습적 기업 경영

미국과 한국 그리고 일본 주요기업의 경영 유형. ©이상민

한국은 특히 주요 기업들을 전문 경영인이 아니라 가족 경영을 한다는 건데, 당연히 거버넌스에서 한국 기업들은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없다. 문제는 이런 평가 때문에 대기업이 바뀔 수 있느냐인데, 그건 또 다른 문제다.

그리고 국제적인 비교에서는 좀 ‘불공정’한 기준이 있긴 하다. 우리나라 상위 랭크 기업은 좀 오래된 기업들이다. 우리는 대체로 20세기 중반 이후 기업들인데 반해 미국 등은 대부분 신생 그룹이다. 그래서 단순 비교하기가 어려운 측면이 있긴 하다. 그런데 일본과 비교해도 전문경영인 비중이 아주 낮다.

그럼 한국 신생기업은 거버넌스 점수가 높은가. 앞서 지적했듯 그렇지 않다. 카카오나 쿠팡이나 좋은 모범 사례는 아니고 오히려 그 정반대에 가깝다. 오히려 기존 재벌을 벤치마킹해서 독점력을 확보하는 건 아주 대단한 학습능력을 보여줬다. 철저하게 소수 주주 중심이고, 새로운 가치 경영을 하는 기업은 아주 드물다.

한국 기업의 경쟁력, 가격과 기술에서 그동안은 기술이 계속 올라가고 있어서 가격만 문제였는데, 지금은 반도체 경우에 기술 경쟁력도 문제되는 상황이라서 예전 위기와는 질적인 차이가 있다. 가격 변동 상황만 문제였는데, 이제는 기술 경쟁력 걱정이 여기에 겹쳐졌다. 지금은 기술력에서도 뒤로 밀려나는 게 아니냐고 걱정한다.

그야말로 초유의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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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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