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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바 인터뷰 32.] 짧게는 1년 길게는 5년을 준비해 ‘꿈의 나라’ 한국에 온 이주노동자는 왜 스스로 목숨을 끊는가. 이노자 260만 시대. 우리는 ‘함께’ 살아갈 준비가 된 걸까. 이상헌(ILO 고용정책국장)이 말하는 인간과 노동. (14분)
2024년, 누군가에겐 ‘꿈의 나라’였을 한국에서 실제로 벌어진 일

4년을 준비했다. 2천만 원. 평범한 방글라데시 국민이라면 평생 만져 보기 어려운 돈. 있는 돈 없는 돈 다 끌어모아 빚까지 내서 에이전시에 돈을 지급했다. 어렵게 한국행 ‘E-9비자’(비전문취업, 이른바 고용허가제 비자)를 얻었다. 이제 가족의 운명은 A 어깨 위에 올려져 있다. 무너질 수 없다. 일해야 한다. 그렇게 3년을 일했다. 그리고 4년째, 재취업을 앞둔 상황. 일하기로 했던 기업 사정이 갑자기 어렵단다. 결국 취업하지 못했다. 우울증, 외로움, 고독감, 압박감… A는 결국 자살했다.

더 기막힌 일이 A의 가족을 기다리고 있었다. A의 친형 B가 장례를 치르기 위해 한국에 왔다. 시신을 돌려받는 것도 여러 날이 걸렸다. 이제 가족의 미래가 걸린 A의 3년간 노고가 담긴 은행 잔고를 돌려받아 다시 가족에게 돌아가야 한다. 하지만 돌려줄 수 없다고 한다. 시민단체의 도움을 받아 싸웠지만, 누구를 위한 것인지 알 수 없는 뒤엉킨 행정 절차는 풀릴 생각이 없다. 그렇게 한 달이 넘었다. A의 가족은 아직 그 돈을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 (실제 사례를 재구성한 것입니다.)

K-팝과 K-드라마의 나라,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초고도 성장을 이룩한 다이내믹 코리아, 그 ‘꿈의 나라’에 와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이주노동자(이하 ‘이노자’와 함께 씀). 이미 잃은 이노자의 생명을 찬찬히 돌아보며, 미래의 이노자는 더는 허망하게 떠나보내선 안 된다는 심포지엄이 있었다. 한국이주민건강협회 ‘위프렌즈’와 서미화(민주당 의원)이 함께 마련한 자리였다.

위프렌즈에 심포지엄 자료를 요청해 제공받았다. 그 자료집을 바탕으로 ‘이주노동자의 자살, 정신 건강 문제’에 관해 그리고 ‘이주노동자와 함께 살아가기 위한 방법’에 관해 이상헌 박사에게 물었다.

1.썸낭 씨 이야기 (캄보디아 노동자)
  • 인적사항: 1992년생, 남자, 2017년 6월 E-9 비자로 입국
  • 가족사항: 부인, 자녀 1명, 2022년에 부인 입국하여 출산 후 가족과 동반거주
  • 빚을 진 상태 입국. 월급 본국 송금. 나머지 돈 생활.
  • 2022년 부인이 고용허가제로 입국. 떨어져 생활. 임신 후 근로 중단 출산
  • 임금체불로 인한 경제적 압박과 가족부양의 책임감으로 자살 생각

“가족과 같이 문제를 이야기하고 힘든 마음을 이야기하고 나니 위로가 되었습니다. (중략) 혼자라고 생각하지 말고 같이 이야기 나누고 혼자 있지 마세요.”(썸낭 씨)

2. 우연스님 (마하보디사 이주민쉼터)
  • 지난해(2023) 9월 고용노동부가 외국인노동자지원센터 예산 전면 삭감, 제가 아는 센터들이 폐쇄했습니다.
  • 동국대학교 박사과정에 있으며 양주시에 있는 스리랑카 등 동남아 이주민 쉼터 ‘마하보디사’ 관리.
  • 이주노동자 일상은 오전 출근 오후 10시 퇴근 반복.
  • 시차가 있다 보니 본국의 가족과 연락이 잘 안되기도
  • 작년에만 해도 폐소공포증 등 정신질환으로 이주노동자 10~15명과 함께 병원에 가서 치료
  • 쉼터에서 연 2~3회 의료봉사. 양주시 무료 진료소 지원. 정신건강 지원 정책 더 확장해 주었으면.
3. 케이피 시토울라 대표 (재한네팔인공동체)
  • 한국 내 네팔 이주민 수는 2024년 8월 말 기준 약 7.5만 명. (주한 네팔대사관 제공)
  • 유학생, 전문 인력 파견, 이주노동자로 구성. 대부분 공장이나 산업체 노동자.
  • 2008년부터 현재. 전체 사망자 259명 중에 자살로 인한 사망자는 70명. (주한 네팔대사관 제공)
  • 자살 전체 사망원인 1위. 원인불명 65명, 산업재해 30명, 교통사고 29명, 질병 23명, 심장마비 17명, 익사 4명, 기타 21명
  • 고용허가제 합격 네팔노동자는 대부분 고학력(석사나 박사). 현지의 노동 경험 거의 없음.
  • 직장 내 문화, 언어, 신체적 폭력, 음식, 자연환경의 차이.
  • 대부분 결혼 유무 상관 없이 ‘홀로’ 지내는 경우.
  • 고용허가제 준비, 짧게는 1년, 길게는 4~5년 준비. + 막대한 빚.
  • 같은 고용허가제로 들어와도 근무지(제조업, 농업, 어업 등)에 따라 추가 수입 차이로 현지 가족, 친적들에게 비교 대상.
  • 다른 나라 이노자보다 네팔 노동자 자살이 많은 이유: 상상 속 한국(K팝,드라마)과 노동환경 속 현실과의 괴리.
  • 사례1: 4년10개월 근무, 재고용 직전 회사 사정으로 재고용 불발. 자살.
  • 사례2: 가벼운 성병 진료 중 심각한 성병으로 오해해 자살.
  • 사례3: 실직 후 3개월 내 재고용 요건. 재고용 안 된 상황에서 가족의 경제적 압박으로 자살.
  • 입국 후 초기 1년 이내 자살자 많음. 초기 프로그램 절실.
  • 사업장 단계별 정기 점검, 상담 모니터링 필요.
  • 정신적 문제 발생 후 케어할 공간, 담당기관 없음. 개입할 방안이 필요. 다국어 심리상담과 쉼표 필요.
4. 이애린 한국이주민건강협회 위프렌즈 사무처장: 이주노동자 정신건강 실태 및 민간 자살 예방 사업
  • 기본 통계는 이미지 참고. 이하 조사결과.
  • 남성이 여성보다 중증도 우울 위험 1.94배 (호르몬 차이 영향?)
  • 자살사고 보고 위험: 여성(3.33배) > 남성 (*의외의 결과?)
  • 태국에 비해 중증도 우울 위험 베트남 7.67배, 캄보디아 5.64배, 네팔 3.86배,
  • 자살사고 보고 위험: 캄보디아(5.96배) > 스리랑카. 단 변수 보정시에는 4.12배.
  • 사원아파트 거주자가 자가/전세/공공임대아파트 거주자에 비해 우울 보고 위험 55%가 낮음.
  • 우울 보고 위험
    1) 농축산업(4배 높음) > 제조업
    2) 나이가 많을수록 우울 보고 위험 줄어드는 경향
  • 중증 이상 우울 보고 위험
    1) 가족과 함께사는 경우(75% 높음) > 회사동료와 함께 사는 경우 *의외???!!!
    2) 노동시간 40시간 이상(4.18배 높음) > 40시간 이하
    3) 야간 교대 등 불규칙 노동(6.28배 높음) > 주간 노동
    4) 가족 부양 잘할 수 없었다(14.41배 높음) > 가족 부양 잘할 수 있었다.
    5) 사회적 지지 점수 1점 높아졌을 때 위험 45% 정도 감소.
  • 자살 보고 위험
    1) 노동시간 1시간 증가시마다 위험 3% 증가
    2) 쉼터 거주자 위험 4.4배
    3) 비전문취업보다 ‘기타 비자’ 참여자가 위험 80% ‘낮음’
    4) 친구에게 받는 사회적 지지 1점 높을 때, 위험은 30% 낮음.
    5) 건강보험 미가입자(7.55배) > 가입자
  • 이애린의 제언
    1) 자살통계와 심리부검 통한 정확한 실태조사 필요
    2) 출국 전 가족구성원의 이해도 제고 및 심리적 지지
    3) 취약성 높은 국가(캄보디아, 베트남, 네팔 등) 이주자 특성 고려 우선 서비스.
    4) 자살 취약 직종(농축산어업) 맞춤 프로그램
    5) 여성 맞춤
    6) 체류 자격 상관없이 사회보장 마련.

이상헌의 ‘제네바 인터뷰’ [ep. 32]

2024 이주노동자, 두 번째 단계 넘었다

질문 정리: 민노

안내 알림

이 글은 2024년 11월 1일(금) 인터뷰를 정리한 것입니다. 가독성을 위해 질문은 맥락화하거나 소제목으로 표시하고, 이상헌 박사의 답변을 중심으로 정리했습니다. (편집자)

현재 스코어?


제대로 아는 게 없다

우선 이노자의 정신 건강 상태를 파악하려면 제대로 연구해야 한다. 패널 테이터를 만들어서 어떤 경로, 어떤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는지 체계적 연구 조사가 필요하다. 지금은 데이터끼리도 숫자가 안 맞는 수준이라서 제대로 아는 게 없다는 것을 인정해야 하는 수준, 그런 단계에 불과하다.

고용허가제 잘한다? 착시다

한편에서는 한국의 ‘고용허가제’를 통해 이노자 관리가 잘된다고 평가하는 경우도 있는데, 출입국 수준에서나 관리가 잘되는 거지 이노자의 정신 건강이나 한국 사회에 관한 인식, 이런 정신적∙정서적∙문화적 체험들이 어떻게 이노자의 삶에 영향을 주고 있는지에 관해선 아무것도 모른다.

고용허가제 통한 이노자 관리를 잘한다? 착시다.
완충제 역할 시민사회… 역량이 줄어간다

당연히 이노자 정신 건강에 관한 제도적 접근은 초보적인 단계다. 연구도 부족하고, 정책도 부족하다. 윤석열 정부 들어서는 더 취약한 상태다. 여러 단체 등을 통해서 지역 공동체를 지원해야 하는데, 오히려 그런 연결고리가 전보다 훨씬 더 취약해졌다. 이주노동자에게 긴장과 우울 등 부정적인 정서적 위험 상태를 완화하는 ‘완충제’ 역할을 해야 할 시민사회의 역량이 점점 더 줄어들고 있다.

상수: 위험의 외주화


기본적으로 이주노동자의 자살 문제는 ‘위험의 외주화’라는 구조 속에서 살펴봐야 한다. 노동 현장에서 ‘위험’은 청년에서 노인으로 그리고 이주노동자로 이동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이노자에게는 자살 유발 요인 중 가장 중요한 요소는 ‘위험의 외주화’다.

구조적으로 노동 환경이 위험하면 노동자의 심리적 취약성이 높을 수밖에 없다. 이런 구조적 요인 하에서 개인적인 차이, 국가적∙문화적 차이, 업종별 차이 등을 살펴야 한다. 이 흐름과 구조 속에서 이노자의 죽음과 그 해법을 살펴야 한다.

이제 위험은 청년에서 노인으로 노인에서 이주노동자로 이동한다.

변수: 국가∙업종∙나이∙노동시간…


1. 국가별 차이

좀 복잡한 문제다. 가령 네팔에서는 상대적으로 더 고학력자들이 온다. 자료집에도 나오지만, 석사와 박사 학위자가 육체노동을 하기 위해 온다. 에이전시를 통해 고용허가제로 오는 이노자는 본국(이노자의 고향 나라)에서는 육체노동을 한 적 없는 사람들이고, 누군가에게 일방적인 명령을 받고 감정적으로 모멸감을 경험하지 않은 사람들이다.

본국에서의 체험과 한국에서 직접 경험한 현실은 차이가 심할 수밖에 없다. 그 모든 각오에도 불구하고 한국을 향한 막연한 기대감이 현실에서 무너지면, 그 심각한 괴리에 의해 심리적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 이들 ‘엘리트 출신’ 이노자들은 본국에서 육체노동을 하다 온 이노자와는 편차가 있을 수밖에 없다.

2. 업종별 차이, 가령 농업 vs. 제조업

농촌이 훨씬 더 어렵다. 농촌은 지역적으로도 정서적으로 물리적인 환경 자체로도 고립된 느낌이 강하고, 연결성이 약하다. 공장은 그래도 공단으로 모여 있는데, 농촌은 그런 것도 없다. 이노자 입장에서는 정말 낯선 곳에 자기 자신밖에는 아무것도 없다고 느끼기 쉽다.

[깻잎투쟁기] (우춘희, 2022)에 그런 모습이 잘 그려져 있다. 정말 인간으로서 향유해야 할 기본적인 게 잘 충족되지 않는다. 우선은 의식주 중에서 숙소부터가 잘 해결이 안 된다. 가령 우울증에 일하면서 느끼는 자존감 상실, 모멸감 등이 연관한다면, 농촌에서는 그런 심리적 취약성이 더 드러날 가능성이 크다.


깻잎, 고추, 토마토, 딸기, 계란, 김, 돼지고기…… 우리 밥상에 오르는 매일의 먹을거리는 이주노동자의 손을 거쳐 온다.

전체 농·어업에서 임금을 받고 일하는 노동자 10명 중 4명이 이주노동자이고, 채소나 과일을 재배하는 농가에서는 그 비중이 훨씬 크다.

고령화와 청년층 이탈로 텅 비어버린 농촌의 일터는 “이제 외국인 없으면 농사 못 짓는다”라는 말이 당연하리만큼, 이주노동자의 땀으로 채워지고 있다.

깻잎 투쟁기 ‘책 소개’ 중에서

정신건강, 사회적 통합도와 비례한다


기본적으로 이노자의 사회적 통합도가 높은 나라들이 이노자 정신 건강 관리를 잘하고 있다고 봐야지. 가령 어떤 사회조사를 한다고 치자. 피조사자가 이주민인지 아닌지, 어느 나라에서 왔는지를 살펴보고 사회 연구를 진행해야 한다. 지역 차이, 남녀 성별 차이도 중요하겠지만, 이주민인지 여부도 이제는 아주 중요하다. 다만 그걸 물을 때 아주 조심스럽게, 정중하게 질문하는 게 정상적이다. 왜냐하면 그것조차 차별적으로 느낄 수 있으니까. 즉 사회조사 하나를 하더라도 차별적이지 않게 통합적으로 접근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그나마 북구 유럽이 잘해왔다. 하지만 지금은 어려움을 겪는다. 독일도 나쁘지 않지만 지금은 역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유럽연합에서도 통합을 위한 노력을 경주했지만, 지금은 전체적으로 이주민 이슈의 긴장도가 높아지고 있다.

미국은 이중적이다. 공식적인 이민과 이주는 잘된 편이다. 하지만 불법 이민은 그 갈등과 긴장이 증폭하고 있다. 유럽도 그런 불법 이민이 사회적 이슈가 되어간다. 이주 문제는 민감도가 높은 이슈라서 조심스럽게 다뤄야 한다. 데이터 분석, 자료 등에 관한 접근에도 세심함이 필요하다. 그런 치밀하고 섬세한 준비가 없으면 바로 사각지대가 생겨나는 게 이주 이슈다.

선진 유럽 국가더라도, 이주민을 이용해서 비용을 줄이겠다는 유혹은 어쩔 수 없다. 그렇게 경제적 생산 수단으로 이노자를 ‘쥐어짜는'(스퀴즈) 정책에 관한 유혹, 그리고 그런 ‘쥐어짜는’ 정책과 관련한 사건들도 많다. 결국 정책적 방향에서 보면 어떻게 사회와 통합시킬 것인가. 어떻게 효율적으로 관리할 것인가의 문제다.

이중고∙삼중고


가족 부양

이노자는 ‘가족 대표’가 많다. 가족을 대표해서 많은 빚을 지고 한국에 온다. 심리적으로 힘들 수밖에 없고, 가족을 부양해야 하니 고된 노동에 더해 이중으로 힘들다. 방글라데시에서는 천만 원 이천만 원을 빚을 내서 그 돈을 에이전시에 주고 한국에 온다. 그런 이주노동자에게 재고용 실패는 곧 죽음과도 같은 공포다. 재고용 실패가 자살로 이어지는 이유다. 가족의 대표로서 또 가장으로서는 치욕적이고 더 고통스러운 경험인 것이다.

그래서 장기적으로는 가족들과 함께 오는 걸 권장할 수밖에 없다. 물론 자료집을 보면 회사 동료들과 숙소에서 생활할 때보다 가족과 있는 경우에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답한 경우가 많지만(웃음), 그건 인지상정이다. 그런데 그 자료의 함정은 그렇게 답한 이주노동자가 5년 10년 생활하는 게 아니라 단기, 2년~3년 동안 생활하는 경우이기 때문이다.

에이전시 비용

한국에 오는 이주노동자는 본국 기준으로 보면 정말 ‘엄청난 투자’를 한 거다. 보통은 쿼터를 정하면 지원할 수 있게 하는데, 외국 노동자가 그걸 직접 관리하기는 매우 어렵다. 그렇게 한국에 가기 위한 과정에서 에이전시가 끼어드는 거다. 그리고 그런 준비 과정을 대행하면서 돈을 챙긴다.

그래서 에이전시는 이주노동자 본국 공무원과 밀착 가능성이 크고, 그런 에이전시와 공무원의 밀착을 투명하게 관리하는 게 국제적으로도 큰 과제다. 우리가 직접 직거래와 같은 방식으로 그 업무를 수행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가령 네팔 에이전시를 한국에서 만들어서 네팔에서 인력을 뽑으면 네팔에서 우선 문제가 된다. 그래서 인력 수출국에 직접 그런 절차적 의무를 부여한다. 물론 에이전시 문제가 예전보다는 많이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든다.

한국은 아직 매력적일까?


이노자에게 한국은?

아직은 인기 있는 국가다. 이노자 입장에서는 여전히 본국과 한국의 임금 차이가 크니까. 그런데 이제는 중동으로도 많이 가고, 중국으로도 간다.

아시아 국가 벤치마킹

여전히 이주와 관련해서는 비공식적인 불법이 많다. 임금 격차가 아시아 내에서는 아주 크지는 않은데, 홍콩과 싱가포르는 자기만의 시스템을 완성했다고 평가받는다. 그래서 싱가포르 시스템을 배울 수 있지만, 너무 국가 규모가 작다. 무엇보다 우리와는 다르게 제조업 베이스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고, 대부분 서비스 산업이다. 그런데 한국은 싱가포르에 비해서는 규모도 크고, 이노자들은 대부분 제조업이나 농어촌 베이스라서 그 구체적인 규모나 내용이 많이 다르다.

일본은 초창기에는 이주노동자를 적극적으로 도입했지만, 성공적이지 않은 모델인데, 좀 애매하다. 좌충우돌한달까? 일본처럼 할 수도 있긴 하지지만, 그렇게 해도 문제가 없을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한국은 일본과 비교하면 출생률이 너무 많이 떨어졌다. 일본은 그래도 출생률이 1명 대로 유지된다. 그런 면에서는 일본을 참고하기도 쉽지 않다.

윤 정부의 이노자 정책?

정신 건강은 말할 것도 없고, 이노자 문제 자체를 별로 크게 신경 쓰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정치나 정책의 영역을 별론으로 하더라도 사회 전반에서 이노자 문제에 관한 감수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여전히 남의 문제로 생각한다. 내 문제로 생각하면 중요할 텐데, 그런 상황은 아닌 것 같다. 이노자 문제는 아직은 남의 문제라서 ‘우리’ 문제, ‘내’ 문제로 받아들이는 계기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무엇을 할 것인가?


단계적 접근? 다 해야 한다

무엇을 할 것인가. 연구부터 하고 그런 여유를 부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그냥 할 수 있는 건 다 해야 한다. 지금은 우리가 확보하고 축적한 게 너무 없다. 그래서 우선은 연구가 중요하다고 한 거다. 고용허가제는 잘한다? 그렇지 않다. 밖으로 비치는 모습만 그렇다. 대외적이고 순간적이다. 지금 한국 사회에서 이노자는 예외적이고 일시적인 게 아니다. 이노자는 항구적이고, 변수가 아닌 상수다. 그게 중요하다. 그런데 앞서도 말했지만, 통계나 데이터를 보면 숫자도 안 맞는 수준이다.

연구 조사와 메시지(철학) 그리고 유연한 정책

물론 정책을 마련할 때 중요한 건 숫자만 가지고 하는 게 아니다. 정치적 메시지와 철학이 있어야 한다. 이주민은 사회의 일부분이다. 어떻게 이주민 정책을 운용할지 고민해야 현실성이 생겨요. 그래야 실질적으로 이주노동자를 도울 수 있다. 그런데 정책은 무엇보다 유연해야 한다. 애자일(Agile, 기민한, 민첩한) 방법론처럼 빠른 실행과 개선 그리고 업데이트를 통해 탄력적이고 유연한 방법론을 마련해야 한다.

현 상황에 관한 정확하고 정밀한 조사와 연구를 전제로 이를 어떻게 사회적으로 통합해 나갈지에 관한 정치적 메시지와 철학이 필요하며 이를 어떻게 정책적으로 관리할지에 관한 유연한 접근과 방법론이 필요하다. 앞으로 이주노동자의 유입은 더 크게 늘 수밖에 없고, 그 양상은 점점 더 다이내믹해질 텐데, 그렇기 때문에 빠른 개선과 유연한 방법론으로 대응해야 한다. 지금 정책이 잘 나간다고 해서 그 정책이 2년 뒤 3년 뒤까지 잘 운용된다는 보장을 할 수 없다.

이노자가 5%가 중요하다?

이노자는 지금 우리나라 인구의 5%(약 260만 명)를 차지한다. 그 정도 규모라면 ‘정체성’이 생기는 단위로 봐야 한다. 고용노동부 자료에 따르면 ‘2022년 12월 기준으로 한국의 노조 조직률은 13.1%고, 노조원이 270만 명 정도다. 그러니까 우리나라에서 노조에 가입한 노동자 전체와 이주노동자의 규모가 엇비슷하다. 그런데 이노자는 통계로 잡히는 것보다는 많을 거고, 앞으로 더 많아질 거다.

이노자 부피만 중요한 게 아니다. 이노자 대부분이 ‘한국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이라는 점이 가장 중요하다. 한국에서 이노자는 이미 매우 큰 규모라고 봐야 한다. 그런데 우리에겐 착시 요소가 있다. 외국인이 나오는 예능 프로그램을 보면 다들 방송인, 연예인에 가깝다. 그래서 여전히 외국인이라고 하면 그런 화려한 이미지를 떠올리기 쉽다. 완전한 착시다. 진짜 외국인들, 그러니까 한국에서 ‘일하는 대다수 외국인’은 EBS 교양프로그램에 나온다. 그 프로그램의 제목은 [극한 직업]이다.

‘진짜’ 이주노동자를 보고 싶은가? [극한직업]을 보면 된다. EBS 홈페이지 캡처.

이주노동자, 두 번째 단계 넘었다


이노자는 두 번째 단계를 넘었다. 그런데 우리 마음은 아직 첫 번째 단계에 머물러 있다. 첫 번째 단계와 두 번째 단계를 개념화하면 다음과 같다.

  • 첫 번째 단계: 첫 번째 단계에서 이노자는 한시적인 노동 부족, 파편적인 문제를 메꾸기 위해 작은 규모로 주변화된 문제를 해결하는 수단이다. 이주노동에 관한 사회적 의미, 정치적 의미도 크지 않은 상태다.
  • 두 번째 단계: 두 번째 단계에서 이주노동자는 이미 중요한 사회의 일부이다. 노동시장이든 사회든 이들이 ‘그 일부’를 구성하는 단계다. 규모로 보면 5% 이상. 그런데 그런 평가조차도 실제로 그 중요성을 보면 과소평가된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우리’ 문제, ‘내’ 문제? 그 터닝포인트는?

사회적 공감대를 확대하는 문화적 방법과 과정을 통해, 정책적 지원을 통해 자연스럽게 이노자 문제를 ‘우리’ 문제, ‘내’ 문제로 받아들이는 게 가장 좋은 시나리오다. 그런데 그럴 가능성보다는 사회적으로 (부정적인) 사건이나 사고가 터져서 그런 사건이나 사고가 터닝포인트가 될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인다.

그런 터닝포인트에서 사회 일부에서는 통합의 움직임을 보일 수도 있고, 오히려 이주노동자를 사회적 갈등 요인으로 해석해서 ‘통제’하려는 방향성을 가질 수 있다. 후자는 유럽 극우 세력이나 트럼프의 방향성이다. 민족이나 사회적 정체성을 강조하고, 사회 통합에 반대되는 세력으로 틀짓기 한다. 그래서 언론의 역할은 중요하다. 이미 우리 사회에서도 그런 부정적인 긴장이나 반통합적 정서는 이미 존재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노자 분노 폭발?

이노자를 배제하는 방향성이 아니라 그 반대로 이노자가 한국 사회의 불만 세력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없다고 배제할 수 없다. 물론 한국에 오는 이노자들은 다양한 국가, 다양한 정체성을 가지고 있어서 서로 사이가 좋지 않은 나라들도 있고, 서로 단일한 정체성으로 사회적인 세력화 가능성은 아직은 작은 편이다. 그런데 만약에 시간이 지나면 자기들끼리 (느슨한) 커뮤니티를 형성할 가능성도 있다.

정치세력화?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정치세력화 가능성? 현실적으로 한국 이노자 그룹의 정치 세력화는 불가능한 단계로 보인다. 다만 개인적인 분노 수준이 아닌 집단적 분노 표출 가능성은 있고, 그런 일이 실제로 생긴다면, 역풍이 불어 이주노동자를 두두려 팰 가능성이 크다. 사회 안정을 위해서 본국으로 돌려보내라! 그런 사건이 발생하면, 포퓰리즘, 극우적인 폭력성이 득세할 가능성이 크다.

통합? 김 빼기? 전혀 그런 준비가 없다

최근 한국에 올 일이 있어서 시민사회 쪽에 물어보니 많이 힘들어한다. 이노자 문제는 우리 사회에서 여전히 후순위라는 걸 절감했다. 정치적으로도 ‘비인기 종목’이다. 통합의 방향성을 추구하기에는 정책적 우선순위나 매력이 적다. 무엇보다 이노자들에게는 투표권이 없다. 그런데 정치적으로 ‘악용’하기에는 아주 좋은 먹잇감이다. 극우 포퓰리즘에는 이보다 탐스러운 재물이 없다.

그러니 더욱 그런 긴장을 축소할 ‘김 빼기 준비’가 필요하다. 그런 준비가 전혀 되어 있지 않다. 통합적인 방향성이 필요하다. 그런 철학과 메시지,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 반면 이노자에 대해 아주 폭력적이고 배타적이며 마초적인 방식도 있을 수 있다. 그런데 현재 상황이라면 후자 가능성이 크다.

쉽지 않지만, 지금 당장 준비해야 한다.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다 동원해서.

이주노동자를 준비해야 한다고 꾸준히 말해왔다. 단계적인 준비? 그런 여유 없다. 당장 할 수 있는 모든 걸 다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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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댓글

  1. 외국인 노동자.유학생.이주여성
    이들이 한국의 현재요 .미래입니다.
    준비를 잘해야 합니다
    감사합니다

  2. 불법체류자
    각종 범죄 저지르는 외국인 노동자들 이야기는 하나도 없군요
    무판 스쿠터 교통사고 뺑소니
    이슬람외노자들 대포차타고 다니며
    국내여성들 성희롱.강간등등
    그들은 약자가 아닙니다
    그냥 돈벌러온 사람이지

  3. 우리도 경제개발 한창일때 윗세대 어르신들 외국 나가서 엄청 고생했어요.. 아시아에서 최고 임금인 한국에서 돈 벌려고 자발적으로 오는건데.. 뭐 우리사 어디까지 해줘야 하나요? 참 어의 없네요..

  4. 예전마음가짐으로한국에서소득활동하려는외국인노동자가몇명이될까??? 빚,자기가지고있는돈모아왔으면밥값이라도해주자는마음으로근무해야하는데그런사람100명중10%가안된다.현실적으로6~70년대아니80년대까지만하더라도시키면하는척이라도했는데이제는시간만보내다가려고뒤에서무슨말을씨부리는지설렁설렁대충!!!예전처럼외노자들맞고시작해야한다.

  5. 자살하는 외노자들보다 그들의 성범죄나 강력범죄들에 의해 희생당하고,피해보는 내국인들이 수십.수
    백배 이상은 훨씬 더 많다.불체자들.마약국.강력범죄및 내국인 일자리 빼앗기는건 왜 전혀언급하지
    않고,한쪽으로 치우친 내용만 쓰는거냐???
    다른아시아 국가들의 외노자정책들을 비교하는데,나라규모니 출산율이니 이딴거는 도대체 왜 따지는거냐? 중동이나 아시아 주요국들 다 우리보다 잘사
    는 부자들인데,이런것도 따져야하는거 아니냐?
    한국이 지금 아시아에서는 최고대우해주는데,멀 더
    해줘야된단 말이냐ㅉㅉ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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