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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우 리포트] 인천 지역 기업 중 매출 2위, 7천 명이 넘는 직접 고용, ’25년 완성차 46만 대를 생산한 한국지엠 부평공장. 그런데 왜 노동자들은 ‘철수설’에 불안해야 해야 하나. (⏰4분)

한국GM은 2022년 이래 지속적으로 영업 흑자를 내고 있다.

2025년 기준 완성차 46만 대를 생산하며 12조 60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인천 지역 기업 가운데 매출액 2위(2024년 기준)를 기록했고, 7000여 명이 넘는 직접 고용을 통해 지역 일자리와 소비, 지방 재정에도 기여하고 있다. 올해의 경우 상반기에만 27만 대를 생산, 처음으로 50만 대 생산 달성이 기대된다.

그런데도 한국GM 노조는 불안하다. 왜?

한국GM 부평공장. 사진=김도연 기자.

이게 왜 중요한가.

  • 2028년이 다가오고 있다. 2018년 한국 시장 철수를 추진하던 GM에 정부가 8100억 지원을 약속했고, GM은 군산 공장 폐쇄 등 사업을 축소하는 쪽으로 선회했다.
  • GM은 2018년 정부의 공적 자금을 받으면서 2028년까지 10년 동안 한국GM의 최대 주주 지위를 유지키로 약속했다. 향후 2년 후엔 한국 시장을 털고 나갈 수 있다는 말이다.
  • 한국GM 직영 정비센터 등 자산을 매각하고 있고, 신차 배정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 최근 한국GM 이사회는 중간 배당을 결의하고 자본잉여금 4조 1,000억 원을 회계상 배당 재원인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했다. 노조는 대규모 배당 계획을 “언제 철수해도 부담스럽지 않도록 몸집을 간소화하는 작업”이라고 우려했다.
  • 금속노조와 민주당, 조국혁신당, 진보당 등 범여권 정당이 27일 국회 토론회를 열었다.

2028년이 다가온다.

  • 2018년 산업은행과 GM이 맺은 주주 간 기본 계약(10년 기한)이 2028년 5월 끝난다. 2028년 미국에선 대선이, 한국에선 총선이 열린다.
  • 2018년 군산공장 폐쇄 역시 지자체 선거를 앞둔 시점에 발표했다. 2028년에도 GM이 벼랑 끝 전술을 꺼내 지원금을 요구할 수 있다.

구조조정이 계속된다.

  • 한국GM 군산공장을 폐쇄했다. 기존 법인에서 GMTCK(지엠테크니컬센터코리아)라는 연구개발 법인을 별도 분리했다. 부품 물류 센터를 폐쇄·축소했다. 부평 2공장 가동도 중단했다.
  • 한국GM은 전국 9개 직영 정비 센터를 폐쇄할 계획이었으나, 올해 초 노사 합의로 ‘3곳 유지’로 선회했다.
한국지엠 군산공장. 2018년 폐쇄됐다. 한국지엠.

‘신차 배정’ 무기로 또 지원금?

  • 한국GM이 겉으론 수출이 잘 되고 흑자를 내는 것처럼 보이지만, 미래 먹거리인 신차는 배정되지 않고 있다.
  • 한국GM은 독자적으로 신차를 개발·출시하는 회사가 아니다. GM 글로벌 네트워크 안에서 본사가 정해주는 차종을 생산하는 생산 기지다. 어떤 모델을 어느 공장에 배정할지는 한국 경영진이 아니라 미국 GM 본사가 결정한다. 이 배정이 끊기면 공장은 생산할 물건 자체가 없어진다.
  • 노조에 따르면, 한국GM은 2013년 향후 5년간 8조 원을 투자하고 신차 5종을 투입하겠다고 밝혔지만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최근 임단협 과정에서 사측이 현재 생산 차종을 대체할 풀체인지(Full Change, 기존 모델의 디자인, 상품성, 성능 등 차량 전반을 변경해 차량 코드명과 세대를 바꾸는 것) 신차를 내년 3분기 확약하겠다고 했다. ‘내년 확약’은 언제든 신기루가 될 수 있다.
  • 신차와 생산 물량 배정을 무기로 각 국 중앙·지방 정부를 압박하여 지원금을 타내고, 각 국 공장을 경쟁시키는 건 GM의 글로벌 전략이기도 하다. 노조가 무력할 수밖에 없다.

정부·정치권 내심 “설마, 그러기야 하겠어?”

  • 박선원(민주당 의원, 인천 부평구 을)은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GM 본사 임원들을 만났다며, 그들이 한국GM 공장을 높이 평가했다고 전했다. “한국GM 부평·창원 공장만 있는 게 아니고 1200개 이상의 강력한 협력업체 집단을 구성하고 있다. 전 세계 어느 지역보다 강력한 경쟁력을 갖고 GM을 뒷받침하고 있는 매우 소중한 존재라는 평가를 (본사 임원으로부터) 들었다.”
  • 박선원은 “이런 조건에서 더 많은 이익을 내면 본사도 당연히 신차에 대한 입장을 낼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 임채욱(산업통상부 산업정책실 자동차과장)은 ‘신차 배정 권한은 미국 본사에 있는데 산업부가 직접 미국 본사와 소통해 신차 배정을 이끌어낼 계획이 있느냐’는 질의에 “신차 배정 권한은 GM 본사가 갖고 있다”면서 “우리 정부도 한국GM 경영진과 수시로 소통하고 있다. 노동자들의 우려를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고만 했다.
  • 이영수(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 정책기획실장)는 “GM이 잘하고 있으니 의심하지 말라”는 정부의 안일한 태도를 강하게 비판했다. ‘철수’라는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한 구체적 플랜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지엠 톡 블로그.

평가와 대안: 더 이상 ‘호구’는 안 된다.

  • 2018년 맺은 10년 양해각서가 제대로 이행됐는지 정부·국회 차원의 점검이 필요하다. 산업통상자원부와 GM 본사는 한국GM 위상 및 중장기 경쟁력 강화, 한국GM의 핵심 기술 R&D 역량 강화, 국내 자동차부품 협력사의 경쟁력 강화 등에 협력키로 했다. 이에 대한 평가와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 향후 GM이 자금 지원이나 혜택을 요구할 경우 무차별적 지원은 불가하다. △중장기 생산 및 투자 계획 명문화 △연구개발(GMTCK) 기술의 공동 소유 및 국내 잔류 보장 △배당 및 이전 가격의 투명한 공개 △고용 안정 조건 등을 명문화해야 한다.
  • ‘한국GM 미래 대응 2028 위원회’ 구성도 필요하다. 박찬대(인천시장) 공약이기도 하다. 지자체와 산업부, 노조가 참여하는 위원회를 구성해 최소 1년에 2번씩 GM의 지속 가능성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
  • 한국GM 같은 외국인 투자 기업을 어떻게 관리·통제할 것인지 사회적 공론과 입법이 필요하다. 현 외국인투자촉진법은 외국 자본을 ‘어떻게 끌어올 것인가’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 국내에 들어온 외국 자본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 고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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