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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콜드케이스] 미 대선 결과? 안다면 거짓말! 이제 마지막 전투, 치열한 백병전을 치르는 미 대선을 12개의 키워드로 ‘캡콜드’ 김낙호 교수가 분석합니다. (12분)

미국 대선이 일주일도 남지 않았다. 그 마지막 기간 ‘미 대선을 재밌고 유익하게 읽어 내는 방법’캡콜드(김낙호 드렉셀대 교수)에게 물었다. 캡콜드의 답변을 12개 키워드로 정리한다.

김낙호의 ‘캡:콜드케이스’ [ep. 15]

2024 미 대선, 최후의 1%… 마지막 전투는 ‘백병전’

질문 정리: 민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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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2024년 10월 25일 밤~26일 새벽에 있었던 인터뷰를 정리한 것입니다.
– 독자의 가독성을 고려해 질문은 소제목과 본문으로 맥락화하고, 김낙호 교수의 답변을 중심으로 정리했습니다. (편집자)

1. 공진화


내가 오늘 가장 하고 싶은 말은 ‘속.단.하.지.말.자’. 이거 하나는 분명히 말할 수 있다. 미 대선 결과를 안다거나 누가 어떤 이유에서 더 유리하다거나 골든 크로스가 일어났다거나 하는 이야기들은 다 거짓말이다. 앞으로 열흘 동안 (인터뷰 시점) 대세의 흐름에서 큰 변화가 일어날 것 같지는 않다.

미 대선 예측의 어려움

가령 내가 지금 사는 펜실베이니아는 미국적 모순의 축소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펜실베이니아에서 승리하는 후보가 미 대선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크다. 펜실베이니아는 대략 7개의 서로 다른 산업 중심, 문화 스타일이 합쳐진 ‘잡탕주’인데, 그 안에는 전통적 농업, 쇠락한 광산업, 대도시의 정보산업화와 슬럼화, 도농 격차 교육 격차, 전략적 이민자 정착 등 여러 정치 요인이 뒤섞여서 그만큼 사정이 복잡하다.

특히 ‘주 단위 승자독식’이라는 미국 대통령 선거 제도의 오랜 전통이 미국 대선 예측을 더 극단적으로 어렵게 한다. 거기에 미국이라는 슈퍼파워라는 배경이 결합하면 미국 선거는 전 세계적인 ‘도박판’이 된다. 지난 15년~20년 동안 미국 대선 시장이라는 ‘도박판’은 점점 더 세련되게 진화했다. 예측 기술에서는 네이트 실버(538 설립자, 현재는 실버 불레틴 운영) 같은 사람이 확률로서 마치 내일 일기예보 같은 시스템을 만들어서 지난 십수 년 동안 주목받고 있지만, 실버 역시 최근 칼럼에서 누구도 승부를 예측할 수 없다고 토로했을 정도다.

예측 시장의 공진화

한마디로 미 대선 예측 시장은 ‘공진화'(예측 시스템, 정치인, 유권자의 동시 진화)하고 있다. 선거 예측 시스템이 진화하는 만큼, 정치인도, 그리고 유권자들(피조사자)도 그 시스템에 맞춰(혹은 대항해) 진화한다.

예측 보도의 홍수 상태다. “지금 여론조사는 이러저러하지만…” 이런 식의 한국 기사들은 주로 권위지인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를 베껴오는데, 최근 미국 정치에서 여론조사는 앞서 말했듯 ‘공진화’했다. 여론조사가 그 자체로 정치 현실을 변경하고 형성한다. 그리고 그런 여론조사에 이제 ‘전략적으로’ 답변하는 사람들이 많다.

  • 어느 여론조사 회사에서 연락이 온 거냐.
  • 정직하게 말하는 게 좋을까.
  • 솔직하게 말하는 게 좋을까.

그렇게 일반 유권자들조차 진화했다는 말이다. 유권자도 여론회사도 정치 캠페인도 서로 모두 전략적으로 움직이며 공진화하다 보니 매 선거마다 결과의 향방이 틀어지곤 한다. 다가오는 선거가 대선이라는 이유로 보통 2016년, 2020년의 대선을 조사 오류의 잣대로 동원하곤 한다.

하지만 현재의 정치 지형, 그러니까 코로나 국면이 끝나고 낙태권 폐지 등이 핵심 의제로 등장한 상태를 더 가깝게 요인으로 반영하는 것은 2022년 중간선거일 수도 있다. 그 해에 미국 상원 다수당을 판가름하는 중요한 펜실베이니아 선거가 있었는데, 그때는 민주당 페터먼 후보가 트럼프가 내세운 TV 스타인 공화당 오즈 후보와 붙었다. 그런데 그의 패배를 점친 당초 예상이 무색하게 상대방보다 5%가 더 나와서 가볍게 이겼다.

2022 중간선거(펜실베이니아 상원의원 선거)에서 민주당 페터먼 후보가 공화당 오즈 후보보다 약 5% 더 득표해서 넉넉하게 승리했다. 위키미디어 공용.

여론조사 회사들도 2016년에는 ‘깡촌’ 공화당원을 조사하지 못했다는 핑계를 댔고, 그걸 계속 보정했다고 말해오고 있다. 하지만 지금은 그것 역시 별 의미가 없다. 왜냐하면 모집단의 성격 자체가 바뀌었기 때문이다. 선거 여론조사의 방법론이 바뀐 상태에서 그런 2016년 자료를 현재 상황과 비교해 참고하는 건 의미 없다.

선거본부들도 본격적인 ‘메타조사’를 전략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공화당 우익이 자신들에게 친화적인 여론조사를 규합해서 메타 분석기관들의 예측 수치를 올려 막판 기세를 몰아보려 한 것이 바로 2020년 선거 막바지의 흐름이었다. 결국은 실제 선거에서는 패배했다.

이런 수싸움, 전략을 고려해서 데이터를 봐야 한다. 그래서 일반 유권자가 의미 없는 수준의 수치 변화에 일희일비할 필요가 전혀 없다. 물론 언론사 입장에서는 오차 범위의 일희일비를 적극 활용해 보도할 수밖에 없는데, 그거야 언론은 아무래도 그걸로 장사해야 하니까 그런 거고.

2. 폴리마켓


미국 ‘정치 도박판’의 현재 상황

미국 ‘정치 도박판’의 상황을 간단히 정리해 보자.

  • 올해는 더욱 기승을 부리는 게 도박판이고, 이번 선거에서 가장 주목받는 도박판이 ‘폴리마켓’이다.
  • 폴리마켓는 겜블러의 도박판이다. 말 그대로 돈 넣고 돈 먹기!
  • 어뷰징은 있을 수밖에 없는데, 전체 판이 뒤집힐 정도(=확률과 시세를 바꿀 정도)로 ‘출렁’하는 어뷰징도 존재한다.

사람들은 시장의 예측이 더 정확하다는 관습적 인식이 있다. 가령 새로운 정보에 주식 ‘시장’이 가장 먼저 반응한다는 식이다. 그런 식 논리를 정치에도 적용하려는 것인데, 폴리마켓의 정보 리소스는 ‘여론조사’가 전부다. 별다른 특급 정보가 없다. 그런데 그 데이터가 그야말로 미지수이지 않은가.

폴리마켓의 ‘데이터’는 일반 시민의 그것과 별반 차이가 없다. 그 데이터는 바로 여론조사 결과다.

쉽게 말해서 폴리마켓 투자자들이 가진 정보도 일반 시민들과 별반 다를 게 없다. 투자자와 비투자자와의 정보 비대칭? 그런 거 없다. 그냥 도박판인데, 폴리마켓의 예측력이 높다는 혹은 높을 수 있다는 객관적인 조건이 전혀 없다. 거기에 당파적 이익이나 상업적 이익을 노리는 어뷰징까지 판치고 있는 판이다. 그런데도 정치 예측 시장이 마치 주식 시장 같은 느낌으로 과대포장되고 있다.

귤이 회수를 건너면 탱자가 된다?

특히 우리나라 언론의 ‘받아쓰기’ 행태가 심각하다. 폴리마켓 같은 ‘정치 예측 시장’에 관한 미국 내 관심은 크지 않다. 그저 ‘큰돈이 오가는 도박장이구나’하는 그 정도다. 캠프에서도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 유권자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폴리마켓 같은 아리까리한 게 ‘물 건너오면’ 과대평가받는 거다.

3. 백병전 혹은 지상전


그렇다면 미 대선, 어떻게 읽을 것인가

그러면 어떻게 미국 대선을 읽어야 할까. 다시 강조하지만, 일희일비할 필요 없다. 추세는 변한 게 없다. 해리스의 초반 기세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는데, 그 기세가 선거 자체를 이긴다고 단언할 정도는 아닌 것이다. 변화는 오차 범위 내다. 반면 공화당 친화적인 여론조사 기관들이 마치 트럼프가 약진하는 것처럼 오도하는데, 그렇지 않다. 어디가 우세하다. 대세다. 그렇게 이야기하면 사기꾼이다.

백병전 혹은 지상전

이제 미국 대선은 굉장히 힘든 ‘백병전’ 혹은 ‘지상전’에 돌입했다. 선거의 향방을 좌우할 최후의 1% 위한 마지막 전투, 그 전투는 ‘백병전’이다. 생활권 공간에까지 지지 연설이 들어가고 운동원들이 가가호호 미국의 가정을 직접 방문한다. 양 캠프는 지상에서 ‘마지막 전투’를 치른다. 그래서 미국에선 그 마지막 선거 국면을 ‘지상전'(ground game)이라고도 표현한다.

최후의 전투는 지상전이다. 그리고 그것은 보병이 맨몸으로 온 전장을 누비는 백병전이다. 사진은 해리스, 트럼프 제공.

4. 샤이 트럼프? 착각!


샤이 트럼프를 이야기하는 경우도 여전히 많다. 그런데 기본적으로 ‘샤이 트럼프’라는 건 이미 완료되고 정리된 현상이다. 도덕적 압력 때문에 트럼프를 지지하는데도 그걸 겉으로 표현하지 못하는 게 아니다. 오히려 그쪽은 너무나 당당하게 트럼프의 파시즘적 비전에 박수를 치고 있는 판인데… 뭔 샤이 트럼프…;;;

그럼 뭐냐? 그냥 막판까지 고민하는 층이 어느 정도 상존하는 거다. 특히 최종 지지할 후보에 관해 충분히 잘 아는 것 같지 않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한다. 그런데 2024년 트럼프에 관해선 뭐 그런 거 하나도 없다. 앞서 이야기한 2022년 페터먼 의원 후보의 사례를 보면, 페터먼이 심정지로 죽을 뻔했다가 회복하는 바람에 과연 의원직을 정상적으로 할 수 있을지 사람들이 긴가민가했던 국면이 있었다.

잘 모르겠다는 막판 고민의 대상이라면, 차라리 해리스 후보가 그쪽에 가깝다.

트럼프 제공.

5. 49:51


갑작스러운 바람? 대세를 흔드는 사건? 그런 건 대체로 언론사나 각 후보 캠프에서 만드는 허상일 가능성이 ‘매우’ 크다. 점점 더 미국 대선은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게 사회적 정체성을 표현하고, 교육 격차가 가장 강력한 잣대로 작동하는 표현주의적 선동의 장이 되어버렸다.

그러니까, 더 나은 공동체를 위한 진짜 정치를 원하는 사람들과 정치적 패배주의와 혐오 속에서 정치적 복수와 정치적 스펙터클의 쾌감을 원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49:51, 50:50, 51:49의 세계 속에서 민주주의를 꾸려나가야 한다. 그게 현재 미국 정치가 당면한 현실이다.

“재생산의 자유를 위해 투표하세요”(Vote for Reproductive Freedom) “자유는 우리가 싸우는 이유입니다.” (Freedom is what we are fighting for.) 해리스와 비욘세가 유세장에서 포옹하는 모습. 해리스 제공. 2024.10.26.

6. 러시아 혹은 헝가리


그야말로 2024 미국 대선은 ‘누더기 민주주의의 위기’, 그 갈림길이다.

미국은 러시아나 헝가리의 길을 따를 것인가. 러시아? 헝가리? 이들 국가는 깡패 지도자가 형식적 선거를 통해 선출되어 쇄국적인 보호무역 정책을 펴는 준독재체제 국가다. 한마디로 선출된 독재 국가다.

트럼프는 러시아와 헝가리 모델을 이상적인 모델이라고 말해왔다. 2016년에 트럼프는 이렇게 말했다. “나(트럼프)에게도 히틀러 같은 장군이 필요하다.” 2016년과 다른 점은 지금은 그런 자신의 독재적 비전을 실현할 수 있는 ‘극우 정책 참모진’과 이를 지원할 ‘극우 팬덤’이 현실에서 존재한다는 점이다.

트럼프에게 2016년 히틀러가 그저 허풍이거나 상징이었다면, 2024년 히틀러는 현실이다.

7. 일론 머스크


트럼프 암살 미수 사건을 기점으로 트럼프 지지를 선언했다. 하지만 그 전부터 트럼프 지지를 준비했던 것으로 보인다. 합법적인 대규모 펀딩을 위한 정치활동위원회(PAC)를 뒤에서 준비하고 있었고, 대놓고 트럼프 지지를 표명하진 않다가 암살 미수 사건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지지를 선언했다.

그리고 지금은? 주지하다시피 대놓고 불법적 금권선거를 저지르고 있다. 트럼프 지지 서약자 중 추첨해서 매일 100만 달러를 줬다. 명백히 불법적 매표∙매수 행위다. 왜 이런 불법을 자행할까? 일단 처벌하려면 절차에 시간이 걸린다. 법적으로 제재받더라도 돈으로 당분간 버틸 수 있다. 그리고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면? 그러면 당연히 사면받는 거고, 영웅이 되는 거다.

한국에서는 전설적인 기술주의자로서 머스크 팬덤이 아직 있는 것 같기도 하지만, 머스크는 더는 그런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사람이 아니다. 그저 평범한 과대망상 극우주의자다. 다만 머스크는 극우적 민족주의자라기보다는 자기애적 권력 지향의 경로를 보여줬다.

머스트는 오바마 시절에는 민주당 지지자로 활동했다. 전기 자동차를 산업으로 키워내고, 우주 산업 등으로 자기가 ‘우쭈주’ 받을 수 있는 환경에서 ‘스타’가 됐다. 당시 머스크의 사업적 비전이 그린 에너지 플랜의 민주당 정책과 어울려서 그럴 수 있었는데… 그 후 머스크가 불안정한 행태를 보이면서 민주당이 머스크와 거리를 뒀다. 그 과정에서 결국 머스크 자신이 극우 팬덤의 품에 안겼다. 그건 전략적이다. 자기 권력을 최대화할 방법으로 극우와 트럼프의 가능성을 본 거다.

다른 듯, 닮은 트럼프와 머스크.

극우 팬덤의 평가는? 그야말로 대환영이다. 화끈하다. 사이다스럽다. 트럼프가 일론 머스크를 끌어들이면서 약속한 게 정부 비효율 해결청을 만들어서 초대 장관으로 모시겠다는 거다. 특히 일론 머스크 팬덤은 젊은 남성이 많다. 인종은 큰 변수가 아닌 것으로 보이고, 젊은 남성이라는 요소가 강하게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머스크의 영향력은 결국은 자본력이다. 이건 미국 선거가 가지는 금권선거의 문제이기도 하다. 2002년 경 진취적인 공화당과 민주당 의원들이 주도해서 선거 비용 투명성을 제고하는 법안을 만들었다(메케인-파인골드 법). 한국에서는 너무 당연한 제도를 도입했는데, 그게 결국 고작 10년 만에 대법원에서 뒤집혔다. 우익 운동단체가 소송을 걸어서 표현의 자유 문제로 걸고넘어졌다. 정당 아닌 단체라면 선거운동을 무제한으로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고, 연방대법원이 그 주장을 받아들였다. 그래서 오늘날의 더 금권이 판치는 선거판이 됐다.

미국 연방대법원. 2022년 6월 이후~ 현재 로버츠 대법원장의 대법원. 뒷 줄(왼쪽부터): 에이미 코니 배럿, 닐 고서치, 브렛 캐버노, 커탄지 브라운 잭슨 대법관. 앞 줄(왼쪽부터): 소니아 소토마요르, 클래런스 토머스와 대법원장 존 로버츠, 새뮤얼 알리토, 엘레나 케이건 대법관.

8. 아이티 고양이


이민 문제와 경제 문제가 여전히 가장 중요한 대선 이슈다. 특히 이민 문제를 상징하는 담화는 ‘아이티 난민이 동네 고양이를 잡아먹는다’는 트럼프 캠프의 선동이다. 트럼프가 직접 아이티 이주민의 시민권을 박탈하겠다고 이야기하는 판이다.

9. 트럼프 팬덤


트럼프 팬덤은 정치가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것 같다는 냉소에서 태어난 팬덤이다. 그런데 트럼프 팬덤의 이익을 트럼프의 정책이 반영할까? 전혀 그렇지 않다. 그 점에서 보면 논리적으로 정치적으로 경제적으로 말이 안 되는 팬덤이다. 트럼프의 정책이라는 게 이렇다.

  • 무조건 외국에서 들어오는 물건을 관세를 10배, 20배를 물리겠다.
  • 부자들에게 감세하겠다.
  • 이민자들 쫓아내겠다.

대다수 중산층, 저소득층에게 도움이 될 리 없는 정책들이다. 생활 물가가 상승한 것에 불만이었던 중산+저소득층이, 그런 정책으로 반드시 오게 될 물가 상승 국면에서 가장 큰 피해를 볼 사람들이다. 당연하게도, 무슨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들의 성명이 굳이 나오지 않더라도 중학교 수준 경제 수업만 기억해도 누구나 5분만 찬찬히 생각하면 알 수 있는 내용이지만, 그런 합리적인 추론조차 하지 못하는, 하기 싫은 상태에 빠져있다.

트럼프 제공. 2024.10.24.
트럼프 지지 연합
  1. 극소수 자본가
  2. 평생 공화당 지지자의 관성. 전통 보수층.
  3. 경제 상황에 대한 불만 세력: 기름, 식료품 가격 상승. 트럼프 정권 말기에 코로나 대응 실패의 여파인데도 바이든 정부의 탓으로 생각하는 시민. 그래서 과거를 미화하는 사람들, ‘트럼프 때는 이렇게 물가가 폭등하지는 않았는데…’라고 생각하며 현 상황에 대한 불만을 품은 시민.
  4. 젊은 남성의 우익화: 자신의 기득권이 평등화 과정에서 축소하면서 인종을 떠나 전반적인 트럼프 지지 세력이 생기고 있다.
  5. 백인 중산층(문화적 극우)

10. 해리스 연합


  1. 정통적인 민주당 지지자(‘리버럴’)
  2. 비백인: 흑인과 히스패닉. 기성 기득권에 밀려 있는 계층에 관한 포용 정책의 수혜자들. 전통적으로 민주당을 일방적 지지. 최소 30년 이상 지속된 전통. 아시아계는 좀 느리게 합류.
  3. 여성 지지가 꽤 올라감. 낙태 이슈(트럼프가 뽑은 연방대법원 판사가 뒤집은 로 vs. 웨이드 판결) 등이 가장 큰 쟁점.

하지만 비백인의 민주당 지지는 여러 언론이 지적하는 것처럼 압도적인 지지에서 상당한 지지로 인종적 표지가 좀 희미해진 측면이 있다. 특히 비백인 중에서도 젊은 남성의 정체성이 강해지는 현상이 관찰된다.

해리스 제공. 2024.10.26.
해리스 주요 정책
  1. 부유세, 중산층은 감세. 중산층 창업자금 보조.
  2. 이민 정책 쪽은 극단적으로 새로운 걸 하진 않고, 공화당 반대로 하지 못한 국경 효율화.
  3. 젊은 여성들을 상대로 한 신체 자기 통제권 법제화 약속.

11. 아시아계로서


미국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아시아계로서 나는 도저히 트럼프를 지지할 수 없다. 코로나가 창궐했을 때 ‘중국 탓’을 하면서 아시아에 편견을 담은 표현을 남발했던 사람을 어떻게 지지할 수 있겠나. 그렇게 아시아계에 대한 인종 혐오에 불을 붙인 사람이 바로 트럼프다. 트럼프의 선동으로 아시아계에 대한 인종 혐오 범죄가 8배 폭등하고, 뉴욕 거리에서 아시아 할머니들이 폭행을 당하는 일이 벌어졌다.

그럼에도 아시아계가 트럼프를 지지한다면, 아시아 정체성보다는 다른 페르소나, 가령 자영업자로서의 정체성이 더 중요한 경우에 그럴 수도 있다고 본다. 혹은 막연하게 체감하는 경제적인 박탈감, 위기감을 ‘감성적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본다. 그런 상태에서 트럼프 시절에 관한 향수를 가질 수도 있다고 본다. 그런 악순환에서 감성적으로 오판할 수 있다.

한국계로 좁혀서 말하면, 소수 인종의 경우에는 선거 캠페인에서 한국어 전단지 같은 것을 준다든지 하는 일은 없다. 한국계는 미국 선거판에서는 너무 작은 유권자 규모라서. 그런 점에서 아시아계에 직접적인 관련성이 높은 정책이나 공약은 잘 보이지는 않는다. 모든 인종을 타깃으로 삼기에는 한국계는 후순위다.

12. 녹색당 스캔들(제3지대 폭망)


제3지대라고 할 수 있는 녹색당이 ‘폭망’ 스캔들을 일으켰다. 지난 12년 동안 꾸준히 출마했던 질 스타인이 또 나오긴 나오는데… 그동안도 별다른 정치적 비전을 보여준 적은 없다. 정치 거점을 확보하는 활동을 해왔다기보다는 세상사에 대한 녹색당의 무지를 꾸준히 적립해 왔다.

그 대표적인 게 러시아에 대한 나이브한 반응이었다. 2016년 대선에서 러시아가 클린턴 당선을 방해하고자 정보 공작으로 자신을 지원한 게 드러났는데, 응당 해야 할 거리두기를 하지 않은 것이다. 그러던 중에 역사적인 ‘1월 6일’ 국회의사당 폭도 사태 가담자 측과 돈거래를 했다(관련 기사 링크).

2021년 1월 6일, 최루탄 연기에 휩싸인 미 국회의사당 건물.

현실 감각과 정무적 판단력이 그냥 제로라는 게 드러났다. 그런데도 단지 제3세력 몫으로 꾸역꾸역 나와서 유권자의 1~2%를 확보해 왔다. 물론 녹색당이 대선에 나오지 않았다면 투표하지 않았을 사람들도 있긴 하겠지만. 그 1~2%에 대한 선거 공학적인 전략적 판단이 아니라 제3지대를 대표하는 당으로서의 정책적 선명성이 부족하다. 아니 전혀 보이지 않는다. 녹색당이 제3세력으로 제대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고 싶었지만, 그런 모습을 전혀 보여주지 못했다. 그 점이 못내 아쉽다.

녹색당이 대선에 나오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고, 그 표 때문에 민주당에 불리하다고 생각하지도 않지만… 지지부진한 모습이 너무 아쉽다. 현실적인 성과들을 하나씩 성실하게 축적해도 모자랄 판에 상징 가치의 몫만 바라보면서 꾸역꾸역…

국회의사당 폭도와 10만 달러 거래를 한 녹색당 대선 후보 질 스타인에 관한 기사.

끝으로.


한 가지만 더 강조하자. 난전이다. 많은 이들의 미래가 걸린 중요한 선거다. 여성, 젊은이, 중산층, 이민자가 얼마나 더 큰 어려움을 겪을 것인가. 아니면 희망을 품고 살 것인가에 관한 선거라고 말하고 싶다. 응원 해달라. 해리스 개인이라기보다는 해리스를 당선시켜 민주주의를 지키려는 사람들, 미국의 민주주의를 유지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을 응원해달라.

이야기할 수 있는 곳이라면 이야기해 보자. 그러다가 한 다리 두 다리 건너 미국 사는 지인이 유권자라면 오랜만에 연락이라도 드리고. 미국 사는 한인들에게 ‘화이팅’ 인사라도 좀 해주시고. 경제 망하지 않으려면 해리스 뽑아야죠!

미국 사는 지인이 영 없다면? 학생들 한 명이라도 더 투표장 나오게 하려고 수업 시간에 애쓰는… 저라도 응원해 주세요?

해리스 제공. 2024.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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