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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6월 4주차(6.23~6.27)

지난 6월 3주차에는 윤석열의 공판, 조지호 김봉식 공판이 있었습니다. 국회의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 의결 직후 윤석열의 행적과 발언에 대한 검증, 군과 경찰이 주요 정치인을 체포하기 위해 협력했던 과정에 대한 검증이 진행됐습니다. 이번 주에는 세 개의 재판이 모두 한번씩 공판을 진행했는데요, 김용현 추가 구속영장 발부와 윤석열 체포영장 기각 등 굵직한 이슈들도 많았습니다. 특히 조은석 특검의 종횡무진이 돋보였는데요. 군사재판 근황까지 포함해서 돌아봅니다.

1. ‘비전시 계엄’ 우린 그걸 내란이라 부르기로 했어요

  • 윤석열 재판(2025고합129)

지난 23일(월)에는 윤석열의 8차 공판이 있었습니다. 이날은 조은석 내란 특검이 공소유지를 인계받은 후 첫 공판이었는데요, 박억수 특검보가 처음으로 출석했습니다. 박 특검보가 재판부에게 주요 피고인들의 구속 만료 석방을 막기 위해 재판 진행을 더 서둘러달라고 요청하자, 윤석열의 변호인도 특검법이 위헌이라며 일장연설을 늘어놓는 등 신경전이 오가기도 했습니다. 

증인으로는 이재식 합참 전비태세검열차장, 권영환 합참 계엄과장이 차례대로 출석했는데요, 계엄 선포 직후부터 계엄군이 철수할때까지 합참 전투통제실의 상황을 진술했습니다.  둘은 공통적으로 당시는 계엄 선포가 가능한 상황이 아니었다고 증언했습니다. 또한 국회에 침투한 계엄군이 시민들의 저항에 가로막히자, 박안수 계엄사령관이 제2신속대응사단(헬기 투입이 가능한 부대)을 언급하면서 출동 가능하냐 확인해보라고 했다고 증언했습니다.

특히 권영환 계엄과장은 국회가 계엄 해제 결의안을 통과시킨 직후 계엄을 즉각 해제해야 한다고 박안수 육군참모총장(계엄사령관)에게 말했지만, 오히려 박안수는 “일이 되게끔 만들어야지, 너는 일머리가 없다, 왜 그런 말을 하냐.”라며 핀잔을 줬다고 증언했습니다. 이는 계엄군이 헌법에 따른 국회의 계엄 해제 결의조차 무시하고 내란 상태를 지속하려 했다는 중요한 진술입니다. 

그 외에도 권영환 증인은 계엄이 선포된다고 해도 모든 군부대가 자동으로 계엄임무수행군이 되지 않는다며, 방첩사령부나 특전사령부가 계엄임무를 수행하려면 국방부장관의 제청으로 대통령의 재가를 받아야 했지만 그런 절차가 없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합동참모의장이 아닌 육군참모총장이 계엄사령관이 되는 경우도 없으며, 계엄은 애초에 전시를 상정한 것이지 비전시 상황에 선포되는 계엄은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12.3 비상계엄은 선포 전 뿐 아니라 선포 후 실무단계에서도 절차를 크게 위반했다는 점을 드러낸 것입니다. 

그러자 윤석열은 또다시 재판 말미에 직접 발언했습니다. 계엄의 전례들을 나열하면서, ‘실제로 국가비상사태, 전쟁이 터지면 합참의장은 국지전이나 전면전을 대비해야 하기 때문에 계엄 업무를 할수 없다, 그래서 육군참모총장을 지정한 것’이라는 취지로 주장했습니다. 12.3 비상계엄이 국민들에게 “메세지”를 전하기 위한 계엄이기 때문에 일반적 계엄 매뉴얼과는 다르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12월 3일에는 그 어떤 전시나 그에 준하는 비상사태도 없었습니다. 국정 최고책임자로써의 책임감은 커녕, 자기가 무슨말을 하고 있는건지도 모르는것 같습니다. 

오늘 재판 이후로 윤석열 재판은 한동안 매주 목요일에 진행이 됩니다. 다음 공판 기일은 7월 3일인데요, 권영환 증인에 대한 추가 신문에 이어 중앙선관위 점거에 투입되었던 고동희 정보사령부 계획처장이 출석할 예정입니다. 12.3내란의 세가지 사실관계 중 국회 침투 과정에 대한 검증을 일단락 내고 선관위 점령 관련 검증에 들어가는 것입니다. 

2. 정치인 체포 작전, 예비 감옥까지 확보하려 했다

  • 조지호, 김봉식, 윤승영 등 재판(2025고합51)

25일(수)에는 조지호, 김봉식 등 경찰 간부들의 10차 공판이 있었습니다. 이 재판 역시 내란특검이 공소유지에 참여했는데요. 이날은 국방부 조사본부의 이상민 반부패수사단 수사팀장, 수도군단 군사경찰의 백철기 단장 등이 출석했습니다. 조사본부 소속 간부들이 출석한 이유는, 당시 여의도에서 방첩사와 국가수사본부가 합동으로 조를 편성할때 국방부 조사본부 인원들도 함께 편성되었기 때문입니다. 이상민 수사팀장은 당시 국회로 출발한 이후 방첩사 김기령 중령의 통제를 받아 국회로 향했는데, 당시 상관으로부터 검은옷에 마스크를 착용하고, 조사본부 휘장을 부착하지 말고, 수갑을 챙기라는 등의 지시를 받았다고 증언했습니다. 

뒤이어 출석한 백철기 단장은 여의도에서 사람들이 체포되면 수도방위사령부 B1벙커 뿐만 아니라 군사경찰단 미결수용실의 수용자들을 다른 곳으로 옮겨 빈방을 만들면서까지 구금하려 했던 정황을 증언했습니다. 당초에 알려진 14명의 정치인 및 언론인 명단 뿐 아니라 훨씬 많은 수의 사람들을 대규모로 체포하는 것까지 고려했다는 것입니다. 다만 백철기 단장은 비상계엄이 ‘중학생정도만 되어도 이 계엄이 말도 안 되는 것라는걸 알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기존 수용자들을 깨우지 말라고 지시했다고 증언했습니다. 

이날 출석한 증인들은 여의도에서 벌어진 군과 경찰의 정치인 체포 합동작전에 국방부 조사본부의 관여 정황을 증언했는데요, 국방부 조사본부는 국방부장관, 즉 김용현 직속의 군 내 수사기관입니다. 체포 대상 14명의 명단 작성자가 김용현으로 추정되고, 방첩사령관 여인형이 김용현의 지시를 받아 조지호 경찰청장에게 협력을 요청한 만큼, 향후 국방부 조사본부 고위 간부가 나오면 김용현 – 여인형 – 조지호 사이의 소통 과정이 검증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3. 판사와 싸우고, 정치 이슈 끌어오고

  • 김용현, 노상원, 김용군 등 재판(2024고합1522)

26일(목)에는 김용현, 노상원, 김용군 등의 9차 공판이 열렸습니다. 김용현은 그 전날 밤에 조은석 특검에 의해 추가 구속영장이 발부되었는데요, 그래서인지 변호인은 평소보다도 더욱 거칠게 공판에 출석한 특검과 검사들을 비난했습니다. 특검보가 공소유지할 자격이 있느냐고 따져 물었고, 심지어 지귀연 재판부가 김용현 추가 구속영장을 발부해준 재판부에게 공소장이나 소송기록을 유출해준것 아니냐고 ‘공모’ 의혹까지 제기했습니다. 이에 지귀연 판사 조차도 “그런 일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나, 말도 되지 않는다”며 일축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증인신문이 시작되었는데요, 지난 공판에도 내왔던 오영대 국방부 인사기획관이 반대신문을 받기 위해 다시 출석했습니다. 오영대 증인은 지난 기일때와 마찬가지로 김용현이 장관 취임 직후 문상호를 유임하라고 지시한게 이례적이었다는 증언을 유지했습니다. 또한 계엄 선포 직후인 12월 3일 밤 10시 45분 경 김용현에게 받은 ‘국방부 일반명령’, 즉 부정선거 증거를 만들어낼 ‘제2수사단’을 조직하라는 문건을 받았는데, 당시 문건에는 ‘지원사항’이라고 해서 수갑 등 물품을 준비하라는 내용이 있었다고 증언했습니다.

선관위 직원들을 체포 구금하기 위한 물품으로 추정됩니다. 이는 김용현이 선관위 침탈 작전을 직접 챙기고 지시했음을 보여주는 증언입니다. 오영대 증인이 김용현의 이런 일련의 지시들이 이례적이었다고 증언하자, 김용현의 변호인은 난데 데없이 ‘방위 출신이 국방부장관이 된 것은 이례적이지 않냐’고 질문했습니다. 이는 이재명정부 첫 국방부장관으로 지명된 안규백 후보자를 저격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증인은 답변을 거부했고, 검찰도 항의했습니다. 지귀연 재판장조차 ‘증인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며 제지했습니다. 

이어서 방정환 국방부 전작권전환TF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는데요. 방정환 준장은 12월 3일에 있었던 3차 롯데리아 회동 참석 멤버였습니다. 그 역시 먼저 증인으로 나왔던 구삼회와 마찬가지로 노상원이 승진을 빌미로 자신에게 접근했던 과정을 진술했으며, 롯데리아 회동 당시의 상황을 이야기했습니다. 다만 구삼회와 달리 방정환은 계엄 선포 이후 부정선거 수사단 구성과 관련한 대화에 대해서는 자신과 상관 없는 일이라고 생각해 흘려들었다고 증언했습니다. 김용현에 대한 차기 공판은 7월 11일에 열릴 예정입니다. 선관위 장악과 부정선거 증거 조작 시도 관련한 검증이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곧 구속이 만료되는 노상원에 대해서도 특검이 추가 구속영장을 청구했는데, 김용현과 마찬가지로 발부될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4. 번외: “특검 조사 출석하겠다. 당당하게(지하로…?)”

조은석 특검은 지난 1월 3일 윤석열 체포영장 집행 저지 사건에 대해서도 수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기존에 사건을 수사하던 경찰이 윤석열에게 소환조사를 통보했지만 윤석열은 공수처의 체포영장 자체가 불법이었다며 출석을 3번이나 거부했는데요. 이에 이 사건을 인계받은 조은석 특검이 즉각 체포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25일(수) 밤에 기각했습니다.

윤석열이 특검의 소환 조사에는 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는게 그 이유였습니다. 영장이 기각되자 윤석열 측은 즉각 특검의 조사에 당당하게 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하지만 그 다음날 아침이 되자마자 윤석열은 다시 말을 바꾸어, 지하 주차장 입구로 비공개 출석하게 해달라고 말을 바꾸었습니다. 일단 법원을 속여 체포영장 발부를 피한 다음, 또다시 특검 소환 조사를 거부할 명분을 만들려는 속이 뻔히 보이는 수법입니다. 이에 특검 또한 특별대우를 할수 없다며, 예정된 시각에 지상 출입구로 들어오지 않으면 출석으로 간주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황입니다. 계속되는 꼼수에 특검이 추가 체포영장을 청구할지 주목됩니다. 

조은석 특검은 과거 2019년, 윤석열이 검찰총장에 지명될 당시 함께 최종 후보에 올랐던 인연이 있습니다. 당시 문재인정부는 이례적으로 고검장급이 아닌, 서울중앙지검장이었던 윤석열을 검찰총장에 임명했는데요. 한때 각각 서울고검장과 서울중앙지검장으로 가까이서 근무했던 두사람은 내란 특검과 내란 피고인으로 다시 만나게 됐습니다. 윤석열 또한 박영수 특검 수사팀장으로 유명세를 얻었던 걸 떠올려보면 기이한 아이러니가 아닌가 합니다.

5. 번외: 군사법원 재판 ⑤ – 조건부 석방된 계엄사령관

한편 군사재판에서는 선관위 점령작전에 대한 검증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지난 24일(화) 여인형 공판에는 정성우 전 방첩사 1처장이 증인으로 출석했습니다. 12.3비상계엄 당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 출동한 방첩사의 서버 확보 임무와 관련된 검증이 주를 이뤘는데요. 당시 정보사령부가 선관위 직원들을 구금하고 봉쇄하는 동안 방첩사는 선관위 서버를 확보하는 역할을 맡았습니다. 

이날 정성우 전 방첩사 1처장은 비상계엄 당시 여인형이 3단계 지시를 했다고 진술했습니다. “중앙선관위로 출동해 전산실을 통제하고 있다가 민간 수사기관에 넘겨주고 그것이 여의치 않으면 서버를 복사하고, 그것도 안 되면 떼서 가지고 오라”고 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정성우 처장은 여인형의 지시에 대한 기술적, 법률적 검토 결과, 법무관 7명 전원이 문제가 많다는 의견을 제시했고 이에 자신도 선관위로 출동한 병력에게 원거리에서 대기, 이후 철수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여인형은 그러한 지시를 한 적이 없다며 증인의 진술을 부인하고, “복사도 안 되는데 어떻게 떼서 가져오냐”며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된다”고 반박했습니다. 

군사재판 피고인들 또한 구속만료가 다가오고 있는데요, 이에 군 검찰은 여인형과 문상호에 대해 각각 위증죄와 군사기밀 누설 및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으로 추가 기소했습니다. 박안수, 이진우에 대해서는 보증금 납입, 주거지 제한, 사건 관련자 접촉 금지 등의 조건을 붙여 재판부에 직권 보석을 요청했고, 이에 군사법원은 25일 조건부 보석을 허가했습니다. 향후 특검이 이들에 대해서도 추가 구속영장을 청구할지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주의 재판 동향 요약

  • 이번주 윤석열 재판에서는 계엄 선포 당일 합참 전투통제실에서의 상황이 검증되었습니다. 12.3 비상계엄이 선포 후의 실무적 절차까지도 위반했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한편 조은석 내란특검은 윤석열 체포영장을 청구했다가 기각됐지만, 즉각 추가 소환조사를 통보하며 수사의지를 드러냈습니다. 
  • 경찰 간부들의 재판에서는 당초 알려진 14명 정치인 · 언론인 뿐 아니라 더 많은 수의 민간인을 체포 및 구금할 것을 염두에 두고 추가 구금시설을 확보하려 했던 시도가 검증되었습니다. 조지호, 김봉식 등 피고인 측은 관련 작전을 방첩사가 주도했다며 책임을 떠넘기려 하고 있습니다. 
  • 추가 구속영장이 발부된 김용현 측은 영장을 발부한 재판부와 지귀연 재판부의 내통 의혹을 제기하며 재판부에 거세게 항의했습니다. 그러나 증인신문을 통해 김용현이 비상계엄 관련 인사 배치와 선관위 체포 등을 직접 챙기려한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 군사재판에서는 여인형 방첩사령관이 선관위 점령 작전에서 맡은 역할에 대한 검증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12.3 내란의 사실관계는 크게 세가지 큰 덩어리로 나눌 수 있습니다. ①계엄군과 경찰의 국회 침탈 및 봉쇄 ②방첩사령부와 경찰 등의 주요 정치인 체포 시도 ③계엄군의 선관위 점령

⚖ 윤석열 재판 (개요)

4월 4일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이 파면된 이후, 현직 군인 피고인들을 제외하고 주요 내란범들에 대한 공판은 3개로, 모두 지귀연 판사가 재판장인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에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 재판들을 간단히 정리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1) 윤석열 재판(2025고합129) : 설명이 필요없는 내란 우두머리 입니다. 재판에 넘겨진 12.3 내란의 세가지 큰 덩어리, ①계엄군과 경찰의 국회 침탈 및 봉쇄, ②방첩사령부와 경찰 등의 주요 정치인 체포 시도, ③계엄군의 선관위 점령 모두에 대해 최종 지시자이자 책임자입니다. 

2) 조지호 전 경찰청장과 김봉식 전 서울청장 등 경찰 수뇌부에 대한 재판(2025고합51) : 내란에 관여한 경찰 수뇌부에 대한 재판입니다. 내란에서 경찰은 위 세가지 덩어리에 모두 투입되었으며, 계엄군과 보조를 맞추어 국회와 선관위 주변에 배치되고, 방첩사령부 등의 정치인 체포 시도에 협조했습니다. 

3)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과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 김용군 제3야전군 사령부 헌병대장에 대한 재판(2024고합1522) : 윤석열의 명령을 받아 12.3계엄을 전체적으로 기획 및 실행한 책임자들에 대한 재판입니다. 구체적인 계엄 계획을 설립하고 계엄군을 움직여 실행했으며, 특히 선관위를 점거해 직원들을 체포하고 서버 반출을 시도했습니다. 

⚖ 주간내란재판 (연재)

시민들의 노력 끝에 헌법재판소가 윤석열을 8:0 만장일치로 파면했고, 새로운 정부도 들어섰습니다. 그러나 내란수괴 윤석열은 여전히 구속되지 않고 거리를 활보하고 있습니다. 주요 내란범들에 대한 형사재판도 아직 초반 단계입니다. 참여연대는 시민들이 내란 재판의 근황을 쉽게 따라잡을 수 있도록, 한주간 재판의 흐름을 핵심만 요약해 짚어주는 ‘주간 내란재판 리포트’를 연재합니다. 

⇨ 지난 리포트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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