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딴지일보 정치부장 이너뷰: 물뚝심송은 알고 싶다

“왜 핵심을 말 못해?”

2012년 3월 21일, 물뚝심송(박성호)은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 ‘우리 안의 괴물 – 경기동부’에서 그렇게 포문을 열었다. 글은 큰 반향을 만들어냈고, “경기동부연합이라는 조직명을 (최초로) 밝힌” 사건으로 평가됐다. 그리고 14개월이 흐른 지난 5월 22일, 사당동 지하 술집에서 물뚝심송을 만났다.

그동안 물뚝심송은 두 권의 책([정치가 밥먹여 준다](2012), [진보야 아직 지치지 마](2012))을 냈고, [그것은 알기 싫다]에서 고정패널로 활동하면서, 최근에는 자신이 호스트인 [딴지 이너뷰]를 맡았다. 그는 여전히 핵심을 말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고, 또 열심히 쓰고 있다.

물뚝심송 혹은 박성호

물뚝심송 혹은 박성호

민노씨(이하 민): 술은 잘 드시나.
전에는 잘 먹었는데, 나이가 들다 보니까.

민: 담배를 계속 피우시는데.
요즘에 글 쓴다고 좀 많이 피운다. 준비하는 책이 3권 있다. 딸 아이가 고등학교 2학년인데 한동안 기숙사에 있었고, 와이프한테는 거실에서 담배를 피워도 된다는 허락을 받았다. 하지만 와이프가 들어오기 1시간 전에는 환기를 시킨다는 조건이다. (웃음) 딴지는 편집부 안에서도 흡연한다. 심지어 사무직원도 담배를 피운다. (웃음)

정치부 없는 딴지일보의 정치부장 물뚝심송

민: 딴지일보 정치부장이라는 호칭이 궁금하다.
정치부장은 상징적인 직책이다. 정치부가 없는데 뭘. 딴지 편집부가 지어준 별칭 같은 거다. 나는 ‘독두불패'(딴지의 독자 게시판) 출신이다. 2010년 3월부터 거기서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러다보니 내 글이 마빡에 올라가는 횟수가 많았다. 편집부는 내 글을 보고 “맥락이 있어서 좋다”고 하더라. 내 글은 (다른 딴지 글에 비해) 좀 길다. 하고 싶은 말이 많아서.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딴지에서 요청이 들어왔다. 정치인 인터뷰어 해봐라. 현직 유력 정치인을 만나서 인터뷰하라는 기회는 나에게도 매력적이었다. 처음에는 녹취록 작업도 직접 했다. 1시간 녹음 따면 대여섯 시간씩 노가다 하고 그랬다. 딴지는 특유의 무편집 인터뷰를 선호하니까. 그래서 어마어마하게 길다.

아무튼, 국회의원 같은 유력 정치인과 인터뷰를 하는데, ‘독두불패에서 활동하는 딴지 독자’라고 소개하기도 좀 애매해서 딴지 편집부에서 ‘정치부장’이라고 별칭을 붙여 준 셈이다. (참고. 딴지 이너뷰-박지원을 만나다)

민: 딴지는 당신에게 어떤 존재인가.
스피커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전해주는 스피커. 경기동부 글 같은 경우에는 딴지에서 조회수가 대략 수십 만이라고 하더라. 글을 쓰는 대가로서 조회수가 많으면 좋으니까. 많은 사람이 읽으면 좋으니까.

민: 편집팀과의 관계는 어떤가.
예전에는 거의 사무실에 안 갔다. 딴지에서 필진과 3개월에 한번쯤 모이는 자리에만 갔다. 원고료를 주지 못해서 미안하니까 고기 먹는 모임을 가졌다. 요즘은 딴지 라디오의 팟캐스트 때문에 벙커에 자주 가니까 그때 편집 사무실에도 들린다. 벙커에 갈 때마다 그때 그때 이야기하고, 미리 이야기할 거리를 생각해 놓고 제안하고, 그런다.

작년까지만 해도 기획에 여력이 없었다. 올해에야 이런저런 시도들이 있는 거고. 원고료를 주지 못하니까 새로운 필진들이 영입되지 못하고 활력이 없어진 측면이 있다. 예전에는 ‘마빡’에 올라오면 자부심이 있었는데. 요즘은… 개인적으로는 딴지에서 편집하는 마빡 기사에는 원고료가 나와야지 않나 싶다. 새로운 필진들을 위해서는 원고료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은 거다. ‘더딴지’도 그 수익으로 마빡 원고료를 주자, 그런 생각으로 기획한 거다.

민: 소속감을 강하게 느끼겠다.
소속감과는 다르다. 고용관계도 아니라서. 냉정하게 보면 서로 이용하는 관계다. 상호 이익이 맞기 때문에. 딴지 수뇌부와 서로 동의하고 있는 관계다. 양자의 이해관계가 맞는 거다.

민: 그래도 정이라는 게 있지 않나.
딴지 멤버들이랑 친해졌지. 개인적인 이야기인데 내가 김총수랑 동갑이다. 편집장은 나보다 훨씬 어리니까 그쪽에서도 부담을 느끼는 것 같다. 아무래도 흉금을 털어놓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개인적으론 편집부 권한과 권위를 인정한다. 가급적이면 편집부가 글이 필요하다고 하면 맞추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딴지의 필진은 왼쪽?

민: 당신은 이른바 노빠 출신이다.
나는 딴지로 보면 지각생이다. 뒤늦게 필자로 참여했다. 개인적으론 ‘나 때문에 친노가 딴지에 침투했다’ 이런 소리를 듣는 게 좀 그렇긴 하다. (민: 사실 딴지는 예전부터 그런 경향이 있지 않았나) 그전부터 있긴 했지만. 노무현 집권기엔 딴지가 침체기였으니까 (티가 잘 안났다)

그 이후에 이명박 시기에 친노 성향이 들어온 게 나로 타겟팅되는 것 같다. 딴지 필진들은 상당히 왼쪽에 있어서.

써머즈(이하 써): 물뚝님이 노빠 성향이긴 알긴 했지만 딴지 내부에서 친노 때문에 물뚝 님을 이야기할 건 아닌 것 같은데.
친노 성향이 높아지면서, 마침 그 시점에 내가 들어가서… 그래서 더 타겟이 되는 것 같기도 하다. 딴지 내부 필진 중에는 김어준을 싫어하는 사람도 많다. 딴지 필진은 더 왼쪽이다.

써: 딴지 글이 예전부터 왼쪽은 아니지 않나.
필진 모임할 때는 그런 기류가 있다. 필진 중 왼쪽에 있는 분들이 많지만, 글을 잘 안 써서 모르는 거다. (웃음)

민: 지금 필진 규모는 어느 정돈가.
2~30명 되는 것 같다. 요즘 주로 쓰는 건 너클볼러, 춘심애비, 마사오… 파토(편집자 주: 딴지 전 편집장. 월급 안 받으니까 필진), 산하, 한동원… 그리고  좌린도 빼놓을 수 없다.

딴지 역사가 길다 보니 좋은 일, 나쁜 일이 참 많다. 죽돌 기자가 너부리 편집장을 꼬셔서 한번 딴지의 역사를 정리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써: 딴지가 한국 온라인 미디어의 살아 있는 역사이기 때문에 충분히 남길만한 가치가 있다고 본다.

더딴지 이야기

the_ddanzi민: 더딴지는 어떻게 만들어졌나.
최초 기획은 내가 했다. 첫 기획은 일주일 동안 딴지 컨텐츠를 모아서 e북으로 만들어서 천 원이든 2천 원이든 받고 뿌리자고 의견을 냈다. 지금 형태의 더딴지는 너부리 편집장이 확대 발전시킨 거다.

너부리 편집장은 온라인에 있는 걸 그대로 모아서 뿌리면 따로 볼 사람이 없을 것 같다고 했다. 그래서 새로운 기사를 보충해서 월간으로 내기로 했다. ‘더딴지’는 현재는 PDF로 작업해서 월간으로 배포한다. 딴지 마켓과 리디북스에서도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민: 더딴지 관련 글을 인상적으로 읽었다. 더딴지를 구입해서 딴지를 도와달라, 이런 글.
더딴지 한 권은 3천 원, 연간은 3만 원, 후원가는 8만 원이다. 3만 원 독자에겐 머그컵 하나. 8만 원 독자에겐 나꼼수 머그컵 4개를 준다. 그런데 3만 원, 8만 원 구독을 많이 해주셨다.

그런데 어떤 현상이 일어났느냐면, (구독자들이 더딴지를 사놓고) 잘 읽지 않는다. 그냥 후원개념으로 돈만 낸 거다. 너부리 편집장이 웃으면서 그런 얘기를 한다. ‘지금 5권 냈는데, 더 발행하지 않아도 항의도 없을 것 같다’고. 물론 우스개로.

1년 치 구독료를 미리 받아서 의무감이 생겼다. 그런데 딴지 수뇌부가 참 의무감을 싫어하니까. 다 하고 싶어서 한다는 마인드라. 그래서 아주 큰 부담을 느끼고 있다. 매달. 그래서 월말이 되면 (마감 때문에) 난리가 난다.

민: 더딴지의 매출은 얼마나 되나.
꽤 많이 팔렸다는 정도로만 안다. 벙커 매출 감소분을 더딴지가 커버했다는 정도라고만 들었다.

그것은 알기 싫다

umc_i_dont_want_to_know_that민: ‘그것은 알기 싫다’에 대해 듣고 싶다.
모든 팟캐스트가 죽었을 때 살아남았다. 나꼼수 후광으로 아주 강력하게 부상했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이박사와 이작가의 이이제이 같은 경우는 바닥부터 올라오고 있었는데, 그것은 알기 싫다는 나꼼수 후광으로 처음부터 바로 확 떴다.

써: 다른 팟캐스트보다 재밌는 편이 많았다.
제일 기억에 남는 편은 ‘안 아픈데 청춘이다’ 특집이다. 방송을 평이하게 했는데, 반응이 대박으로 왔다. 트위터상으로도 피드백이 참 많았다. 반면에 가사노동 특집 ‘주부 인프라코어’는 대박을 노리고 공개방송했는데, 현장 반응은 아주 좋았지만, 전체적으론 예상보다는 반응이 별로였다.

써: 박정희 소백과사전 시리즈가 인상적이었다.
‘그것은 알기 싫다’의 인기가 올라왔던 시점에서 근대사를 다뤘다. 전두환과 박정희를 다뤘는데. 반응이 좋았다. 이용 기자의 드립이 일조했다고 생각한다.

써: 나꼼수는 일종의 캐릭터 쇼이고 그게 성공 요인 중 하나라고 생각하는데, 다른 팟캐스트는 (비슷한 구성을 표방하면서도) 캐릭터 구축에 실패한 것 같다. 유일하게 ‘그것은 알기 싫다’ 정도가 캐릭터가 잡힌 것 같다.
사실 나는 한 번만 출연하는 거였다. 그런데 다음 방송에서 게스트 섭외가 안되서 땜빵으로 출연한 거고. 또 현대사 시리즈도 가야 해서 고정 패널이 됐다. UMC/UW(이하 유엠씨)는 주제를 다채롭게 가고 싶어 했고, 나도 준비할 게 많아서 좀 부담스럽기도 하고 그랬다.

써: 물뚝심송님이 직접 하는 방송도 있지 않나.
‘딴지 이너뷰’라고 내 프로그램이 만들어졌다. 그건 크게 인기가 있을 것 같지는 않지만. (웃음) 딴지 라디오의 교양 채널 같은 컨셉이다.

민: 방송은 모니터하나
집사람이 모니터한다. 공개되기 전에 최종 편집본을 한번 듣는다. 유엠씨가 워낙 꼼꼼하게 편집한다. 민감한 이야기는 고심해서 상의한다. 그리고 방송 중에 (이전 편에 대해) A/S도 있으니까.

써: 딴지 입장에서는 (꼼꼼하고 의욕도 있는) 유엠씨를 잘 잡은 것 같다.
이건 비하인드 스토리인데, 유엠씨가 팟캐스트를 하고 싶어서 원래는 유시민, 노회찬의 저공비행 쪽에 제안했다고 하더라. 저공비행을 듣는데 너무 재미가 없어서. 그래서 통진당에 제안했는데, 답장이 없었다고 한다. 거기로 갔으면 상황이 달라졌을텐데.

그때 딴지일보 카인 기자가 힙합 쪽 출신이라서 유엠씨 인터뷰를 한 적이 있다. 당시에는 나꼼수도 있고, 벙커 스튜디오도 있었으니까. 유엠씨가 먼저 (딴지에서) 하고 싶다고 제안했다.

abunai써: ‘그것은 알기 싫다’ 때문에 딴지 라디오 전체가 덕을 많이 보는 것 같다.
‘그것은 알기 싫다’ 덕분에 딴지 라디오가 유지된 측면도 있는 것 같다. 이번에 새로 시작한 ‘아부나이 니홍고’ 도 반응이 좋다. 마사오가 오래 전부터 기획한 것인데 반응이 뜨겁다.

민: ‘그것은 알기 싫다’ 대본은 있나
대본은 없다. 단 나는 개인적으로 스토리를 써 간다. 꽤 많이 준비한다. A4 15장 정도 나온다. 그걸 유엠씨가 다 읽어보고 오더라. 그리고 방송 시작 전 30분 정도 서로 이야기를 나눈다.

써: 최근 방송한  Lott… hell 편을 들으면서 제보가 참 중요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딴지라는 브랜드가 있어서 가능한 것 아닌가.
딴지는 자체 취재력이 제로다. 그런데 제보는 어느 언론사 못지않게 엄청 들어온다.

써: 유엠씨가 차분하게 진행하고, 물뚝심송님은 더 차분하게 설명하고… 그런 게 신뢰를 주는 것 같다.
사람들이 많이 듣는다는 걸 느끼는 게 피드백이 아주 살벌하게 들어온다. 원래는 실제 방송분의 2~3배를 녹음한다. 보통 3~4시간 한다. 편집을 아주 많이 하고.

써: 딴지스럽지 않다는 평이 계속 나오는 게 딴지 팬 입장에선 좋지 않을 수도 있지만. 막 지르지 않고, 한번 더 생각하는 것처럼 느껴지니 딴지를 잘 모르는 사람에게는 신뢰도를 주는 것 같다.
딴지입장에선 더 질러야 하는데 하는 생각도 들고, 또 한편으론 이건 멈춰야 하는데… 이런 경계를 자주 생각한다.

써: 세 명의 캐릭터가 잘 안정이 된 것 같다.
이용은 드립을 위해서 원고를 일부러 읽지 않고 실시간으로 모르는 걸 물어보는 캐릭터다.

유엠씨는 아주 철저하게 노력하는 스타일이다. 초반에 ‘그것이 알기 싫다’를 사람들이 많이 듣는다고 하니까. ‘이거 사람들이 세네 번 듣고 나면 더는 안 들을 거예요’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하더라. 인기를 겪고 추락도 해봐서. 초반에 나에게 인기는 덧없다는 이야기를 했었다. 그게 많이 와 닿았다. 유엠씨가 말을 정리하는 방법을 보면서도 많이 배웠다. 오프닝은 적어오는데, 엔딩은 그 자리에서 한다. 엔딩 직전에는 쉬면서 담배 한 대 피우는데 그때 바로 정리하는 거다. 처음에는 적어오는 줄 알았다.

유엠씨는 사회 분야를 하고 싶었는데, 내가 들어가서 정치적인 이야기가 강해진 것 같다는 이야기도 듣는다. 나도 사회적인 이슈를 강조하고 싶다. 춘심애비나 너클볼러를 넣는 것도 그런 이유다. 죽지않는 돌고래(김창규)가 참 준비를 많이 하는데 방송용으로 조리있게 이야기하는 스킬은 아직 부족한 것 같다.

민: 딴지에서 유엠씨 출연료는 주나.
출연료를 아주 쬐금 받는 걸로 안다. ‘그것은 알기 싫다’ 광고도 유엠씨가 직접 구한다. 에브리온TV 라고 있는데 거기 편성에도 들어갔다. (채널25 XSFM) 에브리온TV 본부장이 유엠씨 팬이다. (웃음) 팟캐스트 두 개가 들어갔다. ‘파워 투 더 피플’과 ‘그것은 알기 싫다’.

예전에 ‘그것은 알기 싫다’ 나오자 마자 유튜브에 올리는 분이 있었다. 그런데, 유튜브에 자료를 올리면 광고가 붙지 않나. 그렇게 받은 광고비를 전액 우리게에 주고 싶다고 딴지로 연락이 온 일도 있다.

써: 왜 딴지에서는 정식으로 유튜브 계정을 안 만드나.
지금의 특강 시리즈를 비디오로 런칭하고 나면 제대로 해볼 것으로 알고 있다. 딴지는 나름의 자존심이 있어서 뭐든 ‘제대로 하지 않으면 안 한다’ 이런 게 있다. 어쨌든 유튜브는 앞으로 할 거다.

라디오 컨텐츠의 텍스트화

딴지 라디오 프로그램. 종료된 게 다섯 개, 진행 중인 게 다섯 개.

딴지 라디오 프로그램. 종료된 게 다섯 개, 진행 중인 게 다섯 개.

써: 팟캐스트를 듣다 보니 녹취록이 중요한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방송으로만 들으면 남지를 않으니 기록이 남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대본이라도.
편집부에서 나에게 요청했었다. 방송 후기를 써달라. 방송에서 보여주기 어려운 도표도 보여주고. 글로 써야 좋은 게 있다. 그런데 도저히 시간이 안 된다. 미뤄두는 중이다.

써: 예를 들어 ‘파워 투 더 피플’ 같은 방송은 음악 방송이니 그냥 듣고 끝내도 되지만 ‘그것은 알기 싫다’ 같은 컨텐츠는 기록으로 남으면 좋을 것 같다.
돌고래 기자가 계속 요청하는 게 그건데. 정리하는데 너무 시간이 걸려서 힘들다. 딴지 측에서 라디오 기록을 만들어주면 참 좋을 것 같은데.

민: 슬로우뉴스와 협업도 가능할 것 같다.
공동작업이 된다면, 방송 준비용 텍스트를 보내줄 수도 있고. 한번 딴지 라디오 측에 제안을 해보겠다.

써: 예전에도 나꼼수가 뭘 터트리면 기성 언론이 그걸 인용하면서 과실은 기성언론이 다 따먹고. 확대 재생산하는데 딴지가 참 그런데 소질(여력)이 없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

민: 딴지 편집부에 공식 제안해 달라. 쟁점 중심으로 방송분을 추리고, 필요하다면 내용을 보충할 수 있다면 좋겠다.

써: 그것도 방법이고. 풀버전으로 푸는 것도 가치가 있다고 본다. 지금도 라디오 방송 중 시사 프로그램들은 풀버전이 뉴스로 올라가지 않나.

민: 이야기를 듣고 보니. 한국일보 건부터 접촉해야 하는 거 아닌가 싶다. 우리 멤버 중 한 명이 직접 방송하는데. (웃음)
나도 오디오 세대는 아니라서 텍스트가 있는 게 좋다.

써: 텍스트가 나오면 인용할 수도 있고 검색에도 남으니까. 그게 좋은 것 같다. ‘그것은 알기 싫다’는 기승전결이 있어서. 텍스트로 구성하기 좋은 점이 있다.
유엠씨가 다 꼼꼼하게 챙긴다. 아주 철저하게 한다.

딴지 시스템 변화

써: 개인적으로 궁금한 게 있다. 딴지 해킹 뒤에 워드프레스에서 다시 XE(게시판 기반)로 갔다. 이유를 아는 게 있나.
딴지는 자체 엔지니어가 없다. 워드프레스는 어떤 업체가 호의로 했준건데 그 회사가 어려워지면서 XE로 갔다. 워드프레스를 포기하기로 내부 결정이 났다. (엔지니어가 없으니) 간단한 커스터마이징도 어려워서.

써: 특별한 이유가 아니라 그런 이유였나.
사람이 없어서 그런 거다. 누군가 도와주는 수준인데, 기존의 누군가 해놓은 걸 조금씩 뜯어고치는 건 어렵다. 차라리 새로 하는 게 낫다.

딴지 해킹 때 14년 치 자료가 다 날아갔다가 다행히 백업한 하드가 발견돼서 1년 전까지는 다 복구했다. (13년 치는 살렸다)

민: 아직도 데드 링크가 많다.
주소가 깨진 게 많다. 워드프레스나 XE로 이동하면서 원본 링크가 유지가 되지 못해서. 자료는 90% 복구했는데. 사진 주소도 다 바뀌고.

써: 우리나라에서는 블로그가 꽃을 피우지 못하고 시절이 지나갔지만 그래도 딴지가 거기에 맞는, 유일하게 살아남은 미디어라고 생각을 했었다. 그래서 워드프레스로 갈 때, 늦었지만 일견 당연하다 생각했는데, 다시 XE로 가서 궁금했던 거다.
워드프레스로 만들어 놓고 공격을 많이 받았다고 알고 있다. 업그레이드만 제때 해줘도 되는데 사람이 없으니 그 정도도 못해서 그랬다.

일반 홈페이지에서 워드프레스를 거쳐 지금의 딴지는 XE.

일반 홈페이지에서 워드프레스를 거쳐 지금의 딴지는 XE.

그러면서 국내에서 많이 쓰는 XE로 가자 그랬던 거다. 유저들도 게시판 시스템을 더 좋아한다. 사실 게시판으로 돌아오면서 많이 이득을 봤다. 유저들이 많이 돌아와서.

딴지의 필진으로서

써: 필진 모임은 자주 하나.
2,3개월에 한번은 했다. 후원 개념으로 위스키를 가져오는 친구들도 있었고. 요즘은 이것도 좀 허물어졌다. 벙커 중심이 돼서.

필진들도 딴지 내부로 진입한 필진과 경계에 있던 필진 사이에서 이제는 구별이 뚜렷해진 느낌이다. 그런 필진들은 다소 소외감을 느끼거나 딴지가 문턱이 높아졌다고 보는 것 같다. 서운해 하는 것 같다.

요즘은 독두불패에서 마빡에 올릴 만한 글이 잘 안 올라온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 새로운 필진도 영입하려고 한다. 편집부가 여력이 없어서 필진이 필자 영입도 한다.

써: 나는 슬로우뉴스 편집팀이지만 딴지에 글을 올리고 싶었던 적이 있다. 왠지 딴지에 올려야 더 적절할 것 같은 글이 있지 않나.
내가 딴지 편집부는 아니지만 슬로우뉴스와 필진 자원도 공유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어지간한 필자라면 매체 간의 차이는 알 거다. 글을 쓰는 이들에게 창구를 늘린다는 측면에서는 의미가 있을 것 같다. 딴지는 어떻게 보면 글을 올리기 쉬운 매체라는 생각도 든다.

민: 딴지 트래픽은 어느 정돈가
필자는 전체 트래픽을 알 수 없고 자기가 쓴 글만 알 수 있지만, 한달에 몇 백만 뷰는 나오지 않을까? 즉 하루에 10만 이상.

민: 그럼 제한적 본인확인제 대상이었겠다.
맞다. 그래서 벌금도 많이 받았다. 선거 기간 때 실명확인제 위반으로 1천만 원 벌금 냈다. 그런데, 잘하면 환급받을 수 있을 것 같다. 딴지에서 헌법소원 냈다. 승소할 가능성이 80퍼센트는 된다고 하더라.

써: 나꼼수 막판에 딴지의 어려움을 알리는 글이 올라온 적이 있다.
대구라고 지금은 세상을 떠난 분이 있다. 딴지 편집부와 상의 없이 맘대로 글을 올렸고 딴지 계좌도 깠다. 그때 대구는 딴지 편집부를 나간 상태로 외부인이니까 맘대로 깐 거다.

써: 그 이후에 물뚝심송님이 그나마 딴지 사정이 어렵다는 걸 간접적으로 알리신 유일한 분인 것 같다.
대구가 깔아놨기 때문에 내 말이 좀 먹힌 측면이 있는 듯 하다. 너부리 편집장도 처음에는 ‘왜 꼭 그런 식으로 쓰세요’ 이런 입장이었는데, 이제는 전화로 ‘딴지 매출이 하강곡선인데 물뚝님이 한번 울어주셔야겠다’ 그런 농담도 한다.

이제는 가능성이 보이니까. 더딴지, 딴지 라디오. 벙커원 장사도 그렇고. 가능성을 살리고 싶으니까. 딴지가 기대하는 건 김어준이 들어와서 구속되서 (웃음) 관련  상품 파는 걸 노리고 있다. (웃음)

민: 더딴지 구독자는 얼마나 되나. 작가들에게 원고료는 주나?
원고료는 나오는 걸로 알고 있다. 더딴지 팔아서 원고료 주자고 했는데, 그게 지켜졌다. 구독자 규모는 모른다. 솔직히 알아도 모른다. 숫자 나오면 매출이 딱 나오는데… (웃음)

써: 더딴지는 앱으로 만들어 팔 수도 있을 것 같다
이제 곧 나올 예정이다. 카카오 페이지와 앱스토어 가판대로 나올 거다.

물뚝심송의 요즘 관심사

민: 최근의 미디어 트랜드에 대해선 어떻게 보나. 딴지는 이미 좀 올드하다는 느낌이 강하다.
회의할 때마다 그 이야기가 나온다. 필진이 늙어버렸다. 새로운 젊은 필진을 영입해야 하는데, 거기까지 신경 쓸 여력이 없다. 편집부에서는 회의 때마다 해야 한다, 해야 한다 하면서 여력이 없으니 못하고 있다. 그래서 요즘은 편집부에서 필자를 영입하는 게 아니라, 딴지 필진들이 자발적으로 필진을 영입한다. 나도 전혀 모르는 사람인데 우연히 글 하나만 보고 연락한 적이 있다.

한번은 편집부에서 고등학생에게도 글을 의뢰한 적이 있다. 예전 백일장 같은 식으로 발굴해보자는 그런 기획안도 있었고. 딴지 편집부가 아이디어는 많은데, 실현하려면 맨파워가 필요하지 않나. 기존 일로도 매일 밤새는 게 다반사다. 디자이너도 자원봉사인데 바쁠 때는 새벽까지 일한다.

민: 개인적으로 요즘 관심있는 테마는 뭔가.
정치 이야기가 소강상태라서… 안철수밖에 없지 않나? 박근혜 분석하는 건 이미 다 나와서 더 할 얘기가 없는 것 같다. 윤창중 건 같은 게 터져주면 좀 쓸 게 있지만.

최근에는 IT에 관심이 생긴다 (편집자 주: 물뚝심송님은 IT 업계에서 일한 경험이 있다고 함). 처음 쓰는 주제라서, 체험치도 부족하고, 국내 이야기는 아직 쓰지 못하고 있다.

techneedle‘테크니들'(www.techneedle.com)이라는 사이트가 있다.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털에서 일하는 우리나라 분들이 운영하는 곳이다.(편집자 주: 윤필구, 안우성, 노범준 등이 운영. 참고: 에스티마, 전문가들의 해외뉴스 요약, 테크니들과 뉴스페퍼민트) 그분들 말씀이 우리나라 IT 기사 수준이 너무 개판이라고 하더라. 테크니들에서는 하루에 짧은 글 대여섯 개를 올린다. 심층 분석 기사는 아니고, 그쪽 운영자들이 읽는 외국 잡지 기사들 가운데 흥미로운 기사들을 요약하고, 짧은 촌평을 붙이는 식이다.

나는 그곳과 합의 하에 거기에 올라온 글을 인용해 딴지에 해설기사를 쓴다. 6회가 됐는데 반응이 좋다. 딴지 독자들 가운데 IT 쪽에 친한 분들이 많아서. 가끔은 반론도 나오고. 현업에 있는 사람은 트위터 DM도 많이 하고. 반응하는 독자층이 축적되면 국내 IT 이야기도 쓸 수 있는 계기가 생길 것으로 기대한다.

민: (편집부는 아니지만 필자로서) 딴지의 비전이랄까, 미래 전략이랄까… 어떻게 생각하나.
막막하다. 경제적인 차원에선 이미 망했어야 하는 기업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우리나라에서 미디어를 한다는 곳 치고 뚜렷한 수익모델을 가지고 있는 곳은 없다고 본다. 하지만 (컨텐츠를) 생산하고 싶은 친구들은 있으니까. 지금까지 딴지 관련자들 가운데 부자는 한 명도 없다. 현재는 다 한번씩 망해먹고 모인 사람들이라고 자조적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작년까지만 해도 대선에 집중했고, 나꼼수가 잘될 것으로 생각해서… 기대를 가진 사람들이 있었다. 하지만 나꼼수도 수익모델을 만들지 못하고 사라졌지 않나. 정확한 내막은 모르지만 ‘닥치고 정치’ 인세 외에는 딴지에 간접적으로나마 들어오는 건 없었던 것 같다.

좀 아는 사람들은 딴지 망하면 어떡하냐 이런 걱정을 한다. 반면에 딴지를 잘 모르는 사람들은 나꼼수 때문에 떼돈 버는 걸로 안다. 기자 월급도 사회통념상으론 택도 없이 부족하게 겨우겨우 지급하는 걸로 안다. 하지만 자기들이 하고 싶은 일이니까 사력을 다해서 하는거고… 그걸 못 견뎌서 그만두는 친구들도 많다.

민: 확실히 글 스타일이 딴지일보의 기존 글과 차이가 좀 있다.
개인적으로는 딴지의 쌈마이 스타일을 좋아하는데, 내가 글을 쓰면 그런 글이 안 나온다. 딴지는 읽을만한 글이라면 장르를 가리지 않고 다 올린다. 내 글도 딴지의 주류와는 스타일이 다르지만 올린다. 독자들 항의도 많이 받았다고 하더라. 내 글이 재미없고 너무 길어서. (웃음)

딴지는 한 문단에 한 번씩 웃겨야 하는데. 나는 그런 쪽으로는 소질이 없다. 딴지의 스타일을 좀 무너뜨린 것 아닌가 싶기도 하다. 나는 2011년에 아주 많이 썼다. 독투에 쓰기만 하면 마빡에 올라가던 시절이다. 그때는 좀 미안했다. 딴지를 존중하고 있으니까. 딴지 고유의 색깔이 있으니까. (그런데 내 글은 딴지스럽지 않으니까)

아이패드 받침대의 딴지 심볼이 선명하다

아이패드 받침대의 딴지 심볼이 선명하다

저녁 6시에 만난 미팅은 한 자리에서 5시간 반동안 이어졌다. 물뚝심송은 ‘우리 안의 괴물 – 경기동부’에서 이렇게 말했다.

“남들이 안 하니까 성질 급한 내가 한다”

하나는 맞고 하나는 틀린 것 같다. 내가 다섯 시간 남짓 만나서 이야기한 물뚝심송은 차분하고, 이성적인 느낌이었다. 성질 급한 사람으로는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남들이 안 하면, 그 일을 준비해 기어코 해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은 맞는 것 같다. 우리 주변에는 그런 일들이 있다, 실패하더라도 꼭 해야만 하는 일, 누군가 해줬으면 좋겠을 일. 물뚝심송은 그런 일을 하면 잘할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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