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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번 정답? 관심 없어! 실전은 기세야, 기세!!” 영화 [기생충] (2019, 봉준호) 중 기우(최우식)의 대사.

판이 기울었다.

  • 선거는 기세다. 민주당 공천 갈등으로 국민의힘에 기우는 것 같던 여론이 조국혁신당 돌풍과 이종섭(호주 대사)의 출국 논란으로 다시 정권 심판론에 힘이 실리고 있다.
  • 갤럽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이 37% 민주당 32%로 차이가 크게 줄어들었다. 서울만 놓고 보면 아예 민주당이 32%, 국민의힘이 30%로 역전됐다.
  • 한병도(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는 “수도권은 박빙 열세에서 박빙 또는 박빙 우세로 전환됐다”면서 “지역구에서 130~140석 정도 얻을 걸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 한겨레는 “국민의힘의 일방 우세 국면은 끝났다”고 분석했다. 장성철(공론센터 소장)은 “총선 판세가 완전히 달라졌다”고 지적했다. 윤희웅(오피니언라이브 센터장)도 “2월 말까지 당연시했던 국민의힘 단독 과반, 민주당 참패 흐름은 확실히 꺾였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윤석열 싫지만 지지 정당 없는 20%.

  • 윤석열(대통령) 긍정 평가와 국민의힘 지지율은 거의 비슷한데 윤석열 부정 평가와 민주당 지지율은 20% 정도 차이가 난다. 국민의힘 지지자들은 결집했는데 정권 심판론은 아직 결집하지 않은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이 20%가 얼마나 투표장에 나오느냐가 결과를 바꿀 거라는 이야기다. 갤럽 조사에서는 27%가 지지 정당을 밝히지 않았다.
  • 박성민(민기획 대표)은 “투표율이 이상할 정도로 낮아 55% 밑으로 떨어져야 국민의힘이 총선에서 이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참고로 21대 총선 투표율은 66.2%였다.

‘의-정’ 갈등 한 달, 여론이 식고 있다.

  • “일단 테이블에 앉아야 한다”는 게 오늘 한겨레 1면 머리기사다. 의료 대란이나 의대 정원 논란이 아니라 의료-정부 갈등이라는 표현을 쓴 게 눈길을 끈다.
  • 갤럽 여론조사에서는 의대 정원 확대 관련 정부 대응을 묻는 질문에 “잘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답변이 49%, “잘 대응하고 있다”는 답변은 38%에 그쳤다.
  • 대통령 긍정 평가 이유를 묻는 질문에 ‘의대 정원 확대’라고 답변한 비율이 3월 첫째 주 28%에서 23%로 줄었다.

쟁점과 현안.


도태우-정봉주-장예찬-양문석.

  •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각각 도태우(국민의힘)와 정봉주(민주당), 장예찬(국민의힘)의 막말 파문을 서둘러 진화했는데(공천 취소) 이번에는 양문석(전 방통위 상임위원)의 16년 전 칼럼이 논란이 됐다.
  • 한미 FTA를 밀어붙인 이명박과 노무현은 유사 불량품이라는 표현이 친문 진영을 건드렸다. “기억상실증 환자”라고도 했다.
  • ‘비명횡사’ 논란으로 부글부글한 마당에 양문석이 뜨거운 감자가 됐다. 임종석(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바로잡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했고 윤건영(민주당 의원)은 “가슴 깊이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참기 어렵다”고 했다.
  • 김부겸(전 국무총리)이 양문석을 만나 “지금 수습할 수 있는 건 당신밖에 없다”면서 자진 사퇴를 요구했지만 버티는 상황이다. 이해찬(민주당 선거대책위원장)이 “선거 때는 그런 것에 흔들리면 안 된다, 그대로 가야 한다”며 두둔한 것도 버틸 명분이 된다.

“임금 욕도 하는데.”

  • 이재명(민주당 대표)은 “정치인 공격은 표현의 자유”라는 입장이다.
  • 이런 말을 했다. “나에 대해 온갖 험악한 언행으로 당내 인사가 많지만 제지하면 끝이 있겠는가. 그렇게 해선 안 된다. 주권자 국민을 모독하거나 기본 자질이 없는 친일 매국 발언을 하면 책임져야 한다.” 그게 아니라면 안고 가겠다는 의미다. “안 보는 데서는 임금 욕도 한다고 하는데 우리 사회가 독재로 돌아가선 안 된다”고도 했다.
  • 경향신문은 (이재명이 양문석을 감싸는 건) “이언주(민주당 후보)를 직접 영입한 것과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재명은 “국민을 폄하하거나 사회적 약자를 비하하는 것이 진정한 책임을 져야 할 막말”이라는 말했는데, 이언주는 학교 급식 노동자들 파업 때 “미친놈들” “밥하는 아줌마들”이라고 말해 논란이 된 적 있다. 문재인(전 대통령)을 내란선동죄로 고발한 적도 있다.
  • 한국일보가 만난 익명의 야권 관계자는 “여당의 실기로 중도층 공략의 호기를 잡았는데 이재명은 집토끼만 보면서 뛰는 상황”이라면서 “치밀한 전략에 의한 선거전을 펼치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제는 민주당, 어제는 국민의당, 오늘은 미래통합당(국민의힘), 내일은 다시 민주당… 이 당, 저 당 쇼핑하는 ‘철새’ 정치인 이언주(더불어민주당 제22대 총선 후보). “밥하는 아줌마, 미친놈들” “알바 월급 떼어도 신고 않는 게 공동체 의식” 등 각종 망언을 했다. 사진은 이언주TV 동영상 스크린샷. 현재 동영상은 삭제됨. 이언주 인스타그램. 2021. 9. 18.

현역 물갈이, 민주당은 늘고 국민의힘은 줄었다.

  • 민주당이 39%, 국민의힘은 35%다.
  • 국민의힘은 지난 총선 44%에서 크게 낮아졌다. 미래통합당 시절 대구경북 20명 가운데 12명, 부산울산경남 26명 가운데 14명을 교체했던 것과 달리 올해는 각각 9명씩 교체하는 데 그쳤다.
  • 민주당은 163명 가운데 64명이 교체됐다. 지난 총선에서 129명 가운데 36명(28%)을 교체하는 데 그친 것과 비교하면 크게 늘었다.
  • 민주당 공천이 몇 명 남았지만 중간 결산을 해보면 청년(45세 이하) 비율이 민주당은 6.5%, 국민의힘은 8.3%다. 여성 비율은 각각 16.3%와 11.8%다.

더 깊게 읽기.


‘부르면 귀국’ 말고 ‘당장 귀국’해야 한다.

  • 동아일보에 실린 칼럼이다. 그만큼 이종섭(호주 대사) 논란을 두고 보수 진영의 위기의식이 심각하다는 징후다.
  • 정용관(동아일보 논설실장)은 “나는 옳다”는 신념에 찬 ‘1인’ 중심의 의사결정 시스템이 근본 문제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면서 “내로남불 공세의 덫에서 속히 빠져나올 방도를 찾는 게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 “문제의 본질은 왜 야권이 눈을 부릅뜨고 지켜보고 있는 민감한 사건의 핵심 피의자를 서둘러 해외로 내보내려 한 건지, 일선 부처의 1급 실장 인사를 놓고도 한두 달씩 검증하는 판에 출금 여부조차 알아보지 않았다는 게 말이 되는 건지, 혹시라도 기소되면 외교적 망신의 뒷감당은 어찌하려 했는지 하는 점이다.”
제22대 총선 태풍의 눈으로 등장한 ‘런종섭’ 이종섭(당시 국방부장관)과 윤석열(대통령). 제73주년 인천상륙작전 전승행사. 2023.09.15.

한동훈도 화들짝.

누가 먼저 움직일까.

  • 이번 주 관전 포인트 두 가지가 있다.
  • 민주당에서는 양문석 사퇴 여부를 두고 벌어지는 친문과 친명의 갈등이 변수다. 국민의힘에서는 이종섭 수사와 황상무 사퇴 여부를 두고 벌어지는 한동훈과 윤석열의 대립이 변수다.
  • 중앙일보가 사설에서 “황상무는 자진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도 눈길을 끈다. 중앙일보는 “말은 평소 의식의 소산인 만큼 이번 사건은 단순한 설화가 아니라 황상무를 비롯한 권력 핵심들의 언론관이 어떤 수준인지 의문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고 지적했다.
  • 한겨레는 “민주당의 하락세가 멈추면서 국민의힘의 상승세 역시 조정되는 양상”이라고 분석했다. 엄경영(시대정신연구소 소장)은 “민주당은 공천 갈등 여파가, 국민의힘은 윤석열 리스크가 서울 표심을 가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MBC는 잘 들어…1988년에 기자가 허벅지에 칼 두 방 찔렸어” 황상무(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

윤석열은 왜 그랬을까.

  • 윤석열은 이 분야에 최고 전문가다. 경향신문과 한겨레의 문제의식이 비슷하다.
  • 윤석열이 서울중앙지검장이던 6년 전 검찰은 김관진(전 국방부 장관)을 직권남용 혐의로 기소했다. 국군 사이버사령부가 조직적으로 여론 조작에 나선 사실이 드러나자 수사관을 배제하고 축소‧은폐를 지시했다. 이종섭이 받는 혐의도 비슷하다. 채수근(해병대 상병) 사망 사건의 수사 보고서를 뒤집었고 엉뚱하게 박정훈(수사단장)을 항명죄로 고발했다.
  • 김재중(경향신문 사회부장)은 “김관진과 이종섭은 겹치는 지점이 많다”고 지적했다. “윤석열이 수사 외압 의혹이 명명백백하게 밝혀졌을 때의 결말을 예견할 수 있을 것”이고 그래서 “상식과 법치에 벗어나는 일”인데도 “대사 자리를 줘서 내보냈다”는 이야기다.
  • 손원제(한겨레 논설위원)는 지난주 MBC 기사를 다시 끌어냈다. “’수사 결과 발표 중단’ 변심 직전… ‘대통령실’ 일반 전화 받았다는 제목의 기사다.
  • 이종섭이 수사 결과를 발표하지 말라고 지시하기 10여 분 전에 스마트폰으로 걸려 온 전화를 받았는데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추적해 보니 대통령실 번호였다.
  • 미국은 대통령이 자신이 관련된 사건 수사에 개입하는 행위를 ‘사법방해죄’로 단죄한다. 리처드 닉슨(전 미국 대통령)이 워터게이트 수사·기소를 방해하도록 지시했다가 탄핵 직전에 하야했다. 한국은 포괄적인 사법방해죄 대신 범인도피죄 등 구체적 혐의를 적용하게 돼 있다.” 윤석열이 이를 몰랐을 리 없다는 이야기다.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사임을 발표한 후, 사임이 발효되기 전에 백악관을 떠나는 닉슨. 1974.08.09. 사진은 올리버 F. 애킨스. 퍼블릭 도메인.

SWOT로 본 선거 판도.

  • SWOT는 강점(Strengths)과 약점(Weakness), 기회(Opportunities), 위협(Threats)의 요인을 분석하는 경영전략 분석 도구다.
  • 중앙일보는 국민의힘의 위협 요인이 민주당의 기회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 국민의힘의 위협 요인은 이종섭 출국 논란과 의료 대란 장기화다.
  • 민주당의 기회는 윤석열과 김건희 심판론이다. 거꾸로 민주당의 공천 파문은 국민의힘에 기회 요인이다.
  • 박동원(폴리컴 대표)은 민주당의 물갈이가 오히려 강점이라고 본다. “김부겸·이해찬 공동선대위 체제로 전환해 지지자가 돌아올 명분이 생겼다”는 이야기다.
  • 이준호(에스티아이 대표)는 “국민 여론과 간극을 좁히려는 기조 전환이 없다”고 지적했다.

다르게 읽기.


빛났던 민주당 영입 인재들.

  • 카카오뱅크 출신 이용우(민주당 의원)는 내부자 주식거래를 사전 공시하게 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을 주도했다.
  • 소방관 출신 오영환(민주당 의원)은 가연성 건축자재 사용을 막는 건축법 개정 등을 주도했다.
  • 미래에셋대우 사장 출신 홍성국(민주당 의원)은 불법 공매도 처벌 강화법과 불법 주식리딩방 금지법 등을 통과시켰다.
  • 다름 아닌 중앙일보의 평가다. 이들을 밀어낸 자리에 친명 원외 인사를 심었다는 사실을 강조하려는 목적이지만 12명의 민주당 영입 인재 가운데 8명이 국회를 떠난다는 사실은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 오영환과 홍성국, 이탄희(민주당 의원), 소병철(민주당 의원)은 일찌감치 불출마를 선언했다. 소병철은 “한 사람의 힘으로는 혼탁한 정치 문화를 바꿀 수 없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우스 이펙트? 갤럽과 여론조사꽃의 차이.

  • 실제로 갤럽은 20대 총선에서 예측이 크게 벗어난 적 있다. 마지막 여론조사에서 새누리당과 민주당이 각각 41%와 20%의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고 분석했는데 실제 투표 결과는 122석과 123석으로 41%씩이었다. 여론 조사에 답변하지 않은 샤이 민주당이 많았다는 이야기다.

행동주의펀드는 미풍? 주가는 폭락.

해법과 대안.


의대 정원 논란, 국민투표를 해보자.

  • 김병호(매일경제신문 논설위원)의 제안이다. ‘국가 안위에 관한 중요 정책’이면 대통령 재량으로 국민투표에 부의할 수 있다. 마침 총선에 맞춰 시행하면 비용 부담도 크지 않다.
  • 의사들은 일단 2000명으로는 안 된다는 입장이고 정부도 퇴로가 필요한 상황이다. 양쪽 다 물러날 핑계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일당 15만 원에 수수료가 8만 원.

돌봄노동의 해법으로 외국인 이주 노동자 직접 고용과 차등적 최저임금을 제안한 한국은행 보고서(2024.03.). 강조 표시와 날짜 표시는 편집자.

오늘의 TMI.


의원 꿔주기, 보조금 25억씩 챙겼다.

  •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각각 10명과 8명의 현역 의원을 셀프 제명하고 위성 정당으로 보냈다. 투표용지 앞번호를 확보하기 위한 의원 꿔주기다.
  • 의석수 5석 이상 20석 미만의 정당은 선거 보조금의 5%를 배분받는다. 올해 총선 보조금은 502억 원. 각각 최소 25억1000만 원을 받게 된다.

박용진의 2차전.

  • 정봉주(전 민주당 의원)가 막말 파문으로 물러난 자리에 박용진(민주당 의원)과 조수진(변호사, 알릴레오 진행자)이 경선을 치른다. 차점자인 박용진(민주당 의원)이 자동으로 공천을 받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있었는데 전략 경선을 하기로 했고 20여 명의 후보가 몰렸는데 두 사람만 남았다.
  • 이재명이 이런 말을 했다. “1위 후보가 없다고 해서 2위 후보가 1위가 되는 건 아니다. 후보를 제한하지 않고 박용진도 참여하고 다른 후보도 참여해 경선하면 그게 공정한 것 아닌가.”
  • 결선 없는 1인2표제로 전국 권리당원 투표 70%와 지역구 권리당원 투표 30%를 합산하는 새로운 룰이 적용된다. 권리당원은 친명 강성 지지층이 대부분이라 박용진에게 불리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 박용진은 하위 10%에 해당하는 30% 감산이 그대로 적용된다. 반면 조수진은 여성에 신인이라 25%를 가산한다. 박용진-정봉주 때는 박용진이 58.8%(=100÷1.7) 이상을 받아야 이겼지만 박용진-조수진 때는 64.1%(=125÷1.95) 이상을 받아야 이긴다.
  • 일부러 박용진을 떨어뜨리려고 가산점이 높은 여성 신인을 발탁한 것 아니냐는 관측과 함께 “박용진을 두 번 죽인다”는 말도 나온다. 조선일보는 이재명의 최측근인 안진걸(민생경제연구소 소장)이 조수진에게 출마를 권유했다고 보도했다.
강북을 전략경선 참여 국회 기자회견. “어제 우리 강북을 전략경선에 참여를 결정하기까지, 정말 많은 고민이 있었습니다. 아시는 것처럼 저는 비록 ‘발표’에서는 졌지만 ‘투표’에서는 이긴, 이미 강북을 경선에서 ‘당심’과 ‘민심’ 모두를 얻은 과반득표자입니다. 그런데 더 불공정한 방식, 더 납득하기 어려운 규칙, 당헌당규에도 없고 전례도 없는 형식으로 경선을 다시 치르라고 합니다. (….)” 박용진 페이스북. 2024.03.17.

사과 수입이 안 되는 이유.

  • 중국에서 체리를 수입하기까지 3년8개월이 걸렸다. 수입 위험 분석에 그만큼 시간이 오래 걸린다. 일본 사과는 1992년에 신청했는데 아직 8단계 가운데 5단계에 머물러 있다.
  • 과일 수입이 오래 걸리는 건 병해충류 등의 방제 조건을 만족해야 하기 때문이다. 동아일보는 “한국에 사과를 수출하려는 11개 국가 가운데 한국이 제시한 기준을 맞춘 나라가 없다”고 설명했다.
  • 까다로운 조건을 내거는 건 국내 사과 농가를 보호하려는 취지도 있다. 다만 WTO(세계무역기구)를 의식해 공개적으로 거론할 수 없을 뿐이다.
  • 일본 사과는 운항료를 포함하면 가격이 국산의 두 배가 된다. 미국 사과는 18% 정도 낮아 수입이 허용되면 타격이 크다.

밑줄 쳐 가며 읽은 칼럼.


조국의 바람이 다른 이유.

  • “이 바람에 실린 정념은 반윤의 살기등등한 비장함이다. 적대적인 양당 체제 바깥에서 불어온 바람이라면 양당 진영을 벗어나거나 극복하는 게 이상적일 텐데, 오히려 진영의 색채가 더 강하다. 요컨대 제3지대에서 더 센 게 출몰한 것이다.”
  • 송용창(한국일보 뉴스부문장)은 조국혁신당의 돌풍이 4년 전 윤석열 현상과 비슷하다고 본다. 문재인 정부의 실책이 윤석열 현상을 낳았고 윤석열 정부의 실책이 조국 현상을 낳았다는 이야기다.
  • “조국 바람은 3년여 전 윤석열 바람의 데칼코마니이자 거울상이다. (중략) 한국 사회가 저 밑바닥에서부터 진영화됐다는 뜻일 것이다. 심리적인 적대감과 편 가르기, 증오와 원한이 우리의 일상일지도 모른다.”

“정정 보도 청구 중” 악용될 수 있다.

양심적 병역 거부는 병역 비리가 아니다.

  • 류영재(남양주지원 판사)는 타성과 회의에 시달릴 때 마음을 다잡기 위해 양심적 병역 거부를 인정한 2018년 대법원 판결문을 읽곤 한다고 한다. “법이 존중과 보호의 체계라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처벌이 능사가 아니라는 것은 어떤 의미인지 잘 드러나기 때문”이다.
  • “자유민주주의는 다수결의 원칙에 따라 운영되지만 소수자에 대한 관용과 포용을 전제로 할 때에만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다. 국민 다수의 동의를 받지 못하였다는 이유로 형사처벌을 감수하면서도 자신의 인격적 존재가치를 지키기 위하여 불가피하게 병역을 거부하는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의 존재를 국가가 언제까지나 외면하고 있을 수는 없다. 일방적인 형사처벌만으로 규범의 충돌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은 이미 오랜 세월을 거쳐 오면서 확인되었다. 그 신념에 선뜻 동의할 수는 없다고 하더라도 이제 이들을 관용하고 포용할 수는 있어야 한다.
  • 류영재는 “최소한 양심적 병역 거부가 아예 인정조차 받지 못했던 시대만큼은 지나왔다고 생각했다”면서 “이런 나의 생각이 사치였던가 싶어 아연할 따름”이라고 했다. 임태훈(군인권센터 소장)이 양심적 병역 거부를 이유로 민주당 위성정당 공천에서 배제된 걸 두고 하는 말이다.
민주당 위성정당 공천 심사에서 컷오프된 임태훈(전 군인권센터 소장). 2024.03.07.

피드백.


  • “여성 의원 비율이 라오스나 캄보디아 같은 나라들보다 낮다”는 문장을 두고 동남아시아를 무시하는 느낌이 난다는 지적이 있었습니다.
  • 애초에 동남아 나라들과 비교한 기사였기 때문에 ‘한국보다 소득이 낮은 나라들’이라는 전제를 깔고 있긴 했지만 그 앞 문장에 싱가포르도 있기 때문에 특별히 ‘못 사는 나라들’이라는 의미로 쓴 건 아니었습니다. 은연중에 ‘민주화 정도가 떨어진(다고 인식되는) 나라들’이라는 저의 판단이 반영됐을 수는 있습니다.
  • 확실히 일본과 비교할 때 “일본 같은 나라들보다 낮다”는 표현을 쓰지는 않았을 것 같습니다. 좀 더 신중하게 쓰겠습니다.
  • 참고로 한국은 19.2%, 일본은 10.3%입니다. 주요 국가의 여성 의원 비율을 확인해 봤습니다.
  • 여성 의원 비율이 높은 나라들은 르완다(61.3%), 쿠바(55.7%), 니카라과(53.9%), 멕시코(50.4%), 안도라(50.0%) 순입니다.
  • 주요 선진국과 비교해 봐도 스웨덴은 46.4%, 노르웨이와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등은 모두 40%가 넘습니다. 미국도 2003년까지만 해도 15.2%로 한국과 비슷한 수준이었는데 지난해 기준으로 29.4%, 거의 두 배가 올랐습니다. 영국도 19.7%에서 34.5%까지 올랐군요. 일본은 20년 가까이 10% 안팎에 머물러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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