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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한RSS! – 서성렬 아루웍스 대표 인터뷰

그동안 정말 고마웠습니다.
굿바이, 한RSS!

대한민국 웹 2.0, 특히 블로그 시대를 상징하는 서비스 중 하나인 한RSS가 이제 곧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2005년 10월 서비스를 시작한 지 10년 만이다. 한RSS를 만든 서성렬 아루웍스 대표를 비 내리는 2015년 5월 어느 날 만났다.

  •  2015년 5월 19일(화) 오후
  • 서울대입구역 인근 카페
한RSS를 만든 서성렬 아루웍스 대표

한RSS를 만든 서성렬 아루웍스 대표

– 자기소개

개발자다. 78년생이고, 카이스트 전산과를 나와서 네오위즈에서 2년 반, 일본 법인에서 2년 정도 있었다. 네오위즈에서 나와 사업을 준비하다가 만든 게 한RSS다.

한RSS 10년 

– 지난 10년 동안 가장 인상에 남는 블로거는. 

루나모스(lunamoth) 님. 서비스 초기에 인터뷰(2006년 4월 15일)했는데, 많은 도움이 됐다.

그리고 원사운드 님. 웹툰 만화가이자 게임리뷰어다. 한RSS에 로긴할 때 보면 가이드 만화가 있는데 그 만화를 그려주셨다. (- 의뢰했나?) 아니다. 지금으로 치면 일종의 팬픽 같은 거랄까? 그냥 공짜로 그려주셨다. 그래서 걸어놨다. 이 자리를 빌려 다시 고맙다는 말씀을 전한다.

– 만 10년에 가까운 시간… 청춘의 황금기를 함께 했다. 

시원섭섭하다. 그런데 ‘섭섭’보다는 ‘시원’이 많다. (웃음)

‘섭섭’은 함께 일했던 사람들과 헤어졌어야 했던 일. 5년쯤 전 상황이 훨씬 힘들었다. 서비스를 통해 돈을 버는 것도 아니고, 함께 하고 싶었던 사람들과는 헤어져야 하고. 그게 가장 힘들었다. 그 뒤 5년(2010년 이후)은 개선보다는 유지에 주력했는데, 네오위즈가 서버를 지원할 때까지는 계속한다고 생각했는데…

네오위즈(의 자회사, 서버 지원)가 결국 NHN(한게임)쪽으로 넘어가면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고 하더라. 서버를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정리해야 할 것 같다고 알려주셔서… 그 이야기가 나온 게 지지난 주, 그러니까 5월 초다.

– 지난 10년을 자평한다면.

절반의 성공, 절반의 실패. 지난 10년을 전혀 후회하지 않는다는 점에서는 성공이고, 내가 사업을 시작 하면서 꿈꿨던 온 국민이 사용하는 대규모 서비스를 만들지 못한 점은 실패다.

나는 왜 한RSS를 만들었나 

서성렬

서성렬

– 한RSS 만든 동기는. 

회사를 그만두고 나서 다른 회사를 들어갈지 고민하다가 한 살이라도 더 젊었을 때 내 사업해보자고 생각했다. 그렇게 1년 정도 해보자 싶었다. 실패하면 회사 들어가고, 성공하면 계속하자. 그러다 보니 10년이 지났다. (ㅎㅎ)

– 만드는 데 얼마나 걸렸나. 

네오위즈에서 나와 6개월 정도 이것저것 하다가 한 달 정도 걸려서 한RSS를 만들었다. 그전에도 이것저것 만들었는데 잘 안 됐다. 2005년 10월에 오픈했다.

– 영향받은 서비스는. 

올블로그와 블로그라인스(미국) 같은 서비스의 영향을 받았다. 당시는 설치형 RSS를 많이 썼는데, 한RSS은 웹 기반이었다.

– 초기 유저 반응은 어땠나. 

처음에는 큰 반응이 없었는데, 블로그의 리퍼러(유입경로)를 통해 ‘한RSS’가 리퍼러로 발견되니까. 그렇게 조금씩 알려지기 시작한 것 같다.

– 돈은 좀 벌었나. 

돈 버는 것도 첫 5년은 거의 못 벌고, 나머지 5년은 좀 벌었다.

2007년 7월에 법인을 설립했는데, 4명이 3년 정도 유지했다(2010년 가을까지). 한RSS로 기회를 만들어서 다른 크고 멋진 걸 해보자는 생각이 있었지만, 그런 기회는 결국 오지 않았다. 그 뒤에 왔던 흐름이 소셜커머스, 다른 모바일(메시징서비스나 마이크로블로그) 정도였다고 보는데, 어쨌거나 2010년부터 1인기업이 됐고, 5년 정도가 지난 셈이다.

– 한RSS로 돈을 벌었다는 소린가? 

아, 한RSS로 돈을 번 건 아니고, (그러니까 내 말이?) 내가 따로 일해서 돈 벌었다는 소리다. (ㅡ.ㅡ)

– 최초의 웹 기반 RSS? 

아니다. 엑스파이더(?)인가 하는 서비스가 있던 것으로 기억한다.

– 아, 그런가. 기능적으로 자랑스럽다? 혹은 내가 만들었지만 잘만들었다?

특정한 기능보다는 안정성과 전체적인 퍼포먼스가 좋았다고 생각한다. 서비스 시작하고 꽤 오랜동안 서버 한대로 운영했다. 지금은 5대지만. 특정 기능을 잘 만들었다기보다는 전체적으로 효율적으로 운영했다고 자평한다.

블로거의 벗, 한RSS

"블로그, 안녕~!" 첫인사를 작별인사처럼 남기고 너무 빨리 쇠락한 블로그, 블로그 시대

“블로그, 안녕~!” 첫인사를 작별인사처럼 남기고 너무 빨리 쇠락한 블로그, 블로그 시대. 그리고 이제 블로거이 매일처럼 모여 서로의 글을 둘러보던 한RSS도 작별을 고하려고 한다.

– 기억에 남는 위기나 사건이라면?

초기에 뭔가 쉽게 해결되기 어려운 문제들을 블로그에 올리고, 블로거들이 댓글을 달고, 해결법이나 아이디어를 얻고…

– 집단지성이네.

초창기에는 그런 분위기가 있었다.

– 주변에 아쉬워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지표를 보니까 하루에 로그인해서 들어오는 분들이 1,500명 안팎이다.

– 여전히 많네?

조금씩 줄어들고는 있지만, 그래도 적지 않은 분들이 매일 로그인해서 들어온다. 많이들 아쉬워하는데, 그래도 내가 특별히 돈벌이 수단으로 안 쓰고 10년 했다고 하니까 다들 이해하는 분위기다. 돈이라도 벌었으면 ‘먹튀’소리라도 들었을 것 같은데. (웃음)

– 서비스는 어떻게 되나. 완전히 사라지나.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은 그냥 5월 31일에서 6월 초에 문들을 닫게 될 것 같다. 보통 서비스들이 문을 닫을 때, 특히 규모가 작은 기업들은 소리소문없이 사라지는 경우도 많은데, 이렇게 공지도 하고 10년 함께 했던 친구들, 유저들이 관심도 주고, 감사인사도 하고…

그런 점에서는 섭섭한 측면보다는 마무리를 깔끔히 하는 느낌이랄까. 그런 점은 고맙다.

– 10년을 정리하는 이벤트? 기념 모임? 아니면 별도?

딱히 없다.

– 기념으로 축적된 자료를 활용할 방법 같은 건 없을까? 

서비스 종료를 안내하는 공지만 기념으로 남겨놓을 것 같다.

“굿바이, 한RSS!” 

– 일하면서 즐거웠나.

즐거웠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결과를 얻으려고 노력했던 시간이었는데, 좀 더 과정을 즐기면 좋지 않았을까 싶다.

– 보람이라면. 

웹 2.0을 대표하는 서비스로서 역사에 이름을 남겼다는 거. 그런 서비스를 운영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거. 그게 보람이다.

– 최근의 서비스에 대해선. 가령 페이스북과 메시징 서비스 등에 관해선. 

과거에는 작은 팀과 개인들이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려는 욕구가 강했고, 모바일 시대 초기만 해도 그런 움직임이 있었는데, 지금은 구조적으로 판이 굳어진 느낌이랄까.

– 굳어졌다고 평가하는 건.

페이스북, 구글, 애플… 우리나라로 치면, 네이버와 다음카카오가 지배하는 서비스의 틀이 굳어졌다. 새로운 서비스가 나와 새로운 물결을 일으키기는 어렵지 않을까 싶다. 다양한 실험들이 생겨날 수 있는 변화가 있기를 기대한다. 모바일과 같은 거대한 변화…

– 모바일 이후의 패러다임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변화는 뭐가 있을까.

사물인터넷이나 드론, 핀테크 같은 것들을 많이 이야기하는데, 작은 기업이나 1인으로 뭔가를 한다는 게 점점 더 쉽지 않은 것 같다. 모바일 초창기만 해도 작은 팀이나 개인이 많았다. 지금은 모바일 앱이나 서비스를 만드는 일에도 점점 더 대규모 자원과 인력이 투여되는 경향이 있다.

– 한RSS는 인터넷 공론장 역할을 했다. 모바일 중심의 공론장 분위기는 어떻게 보나.

뭔가 분산됐다는 느낌이랄까.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를 통해 정보를 습득하니까.

– “분산”을 풀어서 설명하면.

아무래도 신변잡기나 이것저것 뒤죽박죽으로 많이 올라오니까. 분산되고 산만한 느낌. 마치 포털 뉴스의 자극적인 미끼 기사들을 쫒는 것 같은 일이 페이스북에서 생기는 것 같다. 예를 들면, 예쁜 대문 사진보고, 그 계정 사진을 계속 클릭한다거나 하는 그런 말초적 감각이나 일차적인 호기심에 호소하는 경향이 있어서.

– 앞으로 만들고 싶은 서비스는?

항상 꿈은 전 국민이 쓸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고 싶다는 거. 누군가 이왕이면 많은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만들어 보고 싶다는 꿈은 여전하다.

– 현존하는 서비스로는? 

안드로이드에 있는 ‘후후’라는 서비스. 모르는 번호가 오면 어떤 번호인지 알려준다. 일종의 집단지성을 활용한 서비스다. 가령, 모르는 번호에서 전화가 오면 이런 메시지가 뜬다.

“이거 스팸이야, 받지 마!”

후후(whowho)를 설명하는 서성렬 대표

후후(whowho)를 설명하는 서성렬 대표

– 디지털 서비스들 많이 쓰나.

사실 다양한 서비스들을 많이 쓰진 않고, 사람이 많이 쓰는 서비스들을 나도 쓰는 편이다. 가령, ‘서울버스’ 같은 앱은 참 좋은 것 같다.

– 서성렬 대표 RSS리더 구독리스트는? 

– 요즘은 무슨 일 하나. 

닷네임코리아에서 기술이사(사외이사) 역할을 하고 있다. (- 닷네임은 악명이 높았는데.) 높았었다. 기술적인 체계도 엉망이고, 그래서 그런 것들을 잡아주고, 한 4년 정도 봐주고 있는데,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 걸 보면서 보람을 느낀다. 체계도 잡히고, 기술력도 많이 향상됐다.

– 그 밖에는. 

스타팝 외부 프로젝트를 많이 한다. 지금 하고 있는 프로젝트들에 관심이 있다. ‘스타팝'(안드로이드앱)은 친구가 이사로 있는 회사인데, SM과 제휴해서 스타들을 메니지먼트하는 재밌는 앱이다. 거기에선 주로 서버 개발 쪽으로 참여한다. 그리고 해피머니에서 하는 신사업인데 기프티콘에 최적화한 앱 개발에도 서버 개발 쪽으로 참여하고 있다.

– 하는 일들은 재밌나. 

우선 새로운 걸 만든다는 쾌감이 있고, 완성하는 과정, 또 성장하는 과정을 지켜보는 즐거움이 있다.

-아빠 마음?

그렇다. (웃음) 현실에선 10개 중 1개가 성공하기도 힘들어서… 이런 과정을 통해 사업적으로도 배우는 것 같다.

– 그동안 한RSS 이용해왔던 분들께 한마디.

블로그에 쓰기도 했지만, 회원들이 없었다면 훨씬 빨리 문을 닫았을 거다. 한RSS은 문을 닫지만, 더 혁신적인 서비스로 찾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 새로운 서비스는 언제쯤? 

5년 안에. (ㅎㅎ)

– 끝인사.

민노 편집장이 여기까지 와서 커피도 쏘고 고맙다. 슬로우뉴스도 잘 됐으면 좋겠다.

"굿바이, 한RSS!"

“굿바이, 한R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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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소개

민노씨
슬로우뉴스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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