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우드 펀딩 서비스 ‘와디즈’에서도, 왜 아니겠는가, ‘챗GPT’는 열풍이다. ‘챗GPT로 돈버는 비법을 알려주겠다는 어떤 ‘책(비법서) 펀딩’에는 모금액이 무려 4억6천만 원을 넘겼다. 펀딩 창구를 연 펀딩 모집자(이하 ‘메이커’)도 펀딩에 참여한 와디즈 이용자(이하 ‘서포터’)도 무척이나 고무된 상황이었을 터!
하지만 해당 펀딩이 과열 양상을 띠자 와디즈는 메이커 측에 근거 자료를 요청해 서포터의 주의를 환기했고, 메이커 해명 내용을 살핀 뒤 다시 근거 자료를 요청해 어떻게 해명했는지 요약해주고, 다시 메이커 측에 수정을 요청했다. 그리고 결국은? 해당 펀딩은 중단됐다!
와디즈가 근거 자료를 요청하지 않았다면 더 많은 예비 서포터들이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사는 책인데 괜찮을 것 같다’는 근거 없는 낙관으로 펀딩에 참여하거나 펀딩을 유지했을 것 같다. 와디즈가 메이커의 답변을 요약하고, 다시 거기에 수정 요청하는 과정을 통해 서포터의 주의를 환기하지 않았다면, 부실한 메이커 측 해명에도 불구하고 그 해명을 “성실한 답변”이라며 칭송하며 여전히 일확천금의 꿈과 의지를 불태우던 적지 않은 서포터를 말리지 못했으리라.
물론 저렇게까지 와디즈가 주의 환기해도 여전히 ‘아 그래도 내가 사겠다는데 왜 자꾸 방해냐!’며 15만 원에서 8만 원이라는 소액(?)을 투자하면 지금 세상을 진동시키는 그 챗GPT로 돈을 벌어 상위 1% 부자가 된다는 꿈을 버리지 못하는 서포터는 여전히 적지 않아 보인다. 솔직히 이번 챗GPT 비법서 펀딩 스토리 읽을 때마다 평범한 사람들은 혹하기 딱 좋게 쓰긴 했다는 생각이 들긴 한다.
이렇듯 ‘돈버는 비법을 알려드리겠다’는 영상이나 서적은 항상 어느 정도의 진실을 추구하긴 하는 것 같다. 그 말에 혹해서 돈을 갇다 바친 분들 덕에 돈을 벌고, 그 과정이 바로 ‘돈 버는 법을 알려드린 것’일 테니 말이다.
“실리콘밸리에서 온 초고수 개발자가 작성한 초장문의 챗GPT 상위1퍼센트 수익 비법서 단돈 8만원에서 15만원 패키지 펀딩”
위에 인용한 펀딩 홍보문구의 진실은 다음과 같다.
- “실리콘밸리에서 왔다”는 말은 실리콘 밸리를 6일간 여행다녀옴.
- “상위 1퍼센트”라는 말은 고려대 재학생이니 상위1퍼센트 학교 대학생을 가리킨 것.
- “수익”이란 말은 이 작업을 하기 위해 창업지원금을 받았으니 벌써 수익이란 주장.
이토록 뻔히 그 실체가 드러났는데도 너도 나도 돈을 던져서 5억 펀딩을 유치하는 놀라운 ‘쉬운 돈벌이 구라 마케팅’의 힘! ‘돈 벌게 해주겠다’는 유혹은 어쩌면 이렇게 어설퍼도 잘 통하는 것인가. 이 펀딩은 여러 모로 기억될 만한 사례인 것 같다. 와디즈 신뢰안전팀의 적절한 조치도 칭찬한다.
와디즈 신뢰안전팀과의 일문일답
와디즈 상당팀으로부터 ‘신뢰안전팀’과의 직접적인 전화 문의는 불가능하다는 안내를 받고, 이메일로 아래 세 가지를 문의한 상태입니다. 신뢰안전팀(info@wadiz.kr)의 답변이 오는데로 정리해서 보충하겠습니다. 와디즈 측에 드린 질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편집팀)
1. 과장, 사기성 펀딩에 관한 와디즈의 대응가이드, 프로토콜이 궁금합니다.
2. 과거 유사사례에 관한 대응이 이번 챗GPT와 같지 않았던(대응이 없었던) 이유는 무엇입니까?
3. 이미 결제된 돈은 “환불 신청시 환불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에 관해 전체공지를 한 사실은 확인했는데요. 개별적으로 환불 안내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이에 관해선 이미 해당 펀딩이 중단됐기 때문에 환불은 자동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긴 합니다.
추가: 펀딩 자체가 취소되는 게 아니라 추가 펀딩이 중단될 뿐이라는 제보를 받았습니다. 이 점은 와디즈 측 메일이 오면 추가로 명확하게 확인하겠습니다. 2023.3.31. 오후 8:57 추가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