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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 맡긴 아이폰5 반환 거부한 애플, "정책상 돌려드릴 수 없습니다"

“원래 폰은 되돌려 드릴 수 없습니다.”

보증기간이 지나지 않은 스마트폰이 고장 나 수리를 맡겼는데, 5일이 지난 뒤에 결국 수리할 수 없다면서, 서비스센터가 이런 말을 했다고 생각해 보자.

오원국 씨는 2012년 12월 12일 아이폰5(64G, 화이트)를 구입했다. 아직 사용한 지 1년이 채 되지 않은 2013년 10월쯤이었다. 배터리에 문제가 생겼다. “잔류량이 표시되어 있는데도 갑자기 휴대폰이 꺼지고, 방금 전에 50%가 남았다고 표시됐었는데, 지금 보니 10%로 표시”(오원국 씨)되는 일이 반복됐다. 아직 A/S기간이 남아 있던 터라 안심하고, 2013년 11월 14일 애플코리아에 수리를 맡겼다. 서비스센터 측에선 ‘부분 수리’가 가능하다고 답했다.

애플 아이폰 관련 문의 이메일

5일 뒤에 서비스센터에서 연락이 왔다. 수리가 어렵다며, 34만 원을 내고 ‘리퍼폰’으로 찾아가라는 답변이었다. 오원국 씨는 리퍼폰을 거절하고, 자신이 맡긴 ‘원래 폰’을 달라고 애플에 요청했다. 하지만 애플은 “애플 정책상 그럴 수 없습니다”라는 이유를 들어 ‘원래 폰’ 반환을 거절했다. 그렇게 5개월이 다 되어가는 지금까지 오원국 씨는 아이폰 5대신에 여전히 통신사에서 지급한 ‘임대폰'(sph-w9000)을 사용하고 있다.

현재 오원국 씨가 아이폰5대신 사용하고 있는 통신사에서 제공한 '코비폰'.

현재 오원국 씨가 아이폰5 대신 사용하고 있는 임대폰

오원국 씨는 점점 더 애플코리아 측과는 합의하기가 싫다고 말했다. “내가 맡긴 내 핸드폰을 돌려 달라고 요청을 했는데, 왜 그 폰을 돌려주지 않을까요? 정말 애플코리아의 정책은 이해할 수 없습니다”라고 오 씨는 말한다. 여러분은 이런 상황을 이해할 수 있나?

애플코리아의 공식 입장, “언급할 수 없습니다.”

오원국 씨 주장은 일방의 주장일 뿐이다. 그래서 슬로우뉴스는 애플 측 공식 입장을 확인해야 했다. 애플의 공식 입장을 확인하려고 가능한 모든 방법을 취했다.

우선 오원국 씨 케이스를 담당했고, 그동안 오원국 씨와 협의했다는 애플 ‘커스터머 릴레이션스’ 부서의 OOO 씨에게 ‘직통 전화’로 충분한 간격을 두고 대여섯차례 전화했다. 하지만 “지금은 부재중입니다”라는 기계 안내음만 들을 수 있었다. (메일로는 따로 문의한 상태.)

애플코리아 사이트에 나온 기술지원 전화번호(1544-2662)를 통해서도 여러 차례 ‘애플의 공식 정책’을 확인할 수 있는 담당자와 연결해달라고 요청했다. 총 1시간 10분여에 걸친 대여섯 번의 통화 끝에 기술 상담원이 알려준 최종 연락처는 겨우 “media.kr@apple.com”였다. 그 풍경을 짧게 스케치해보자.

슬로우뉴스: (…..생략…..) 30분 넘게 이런 간단한 정책 확인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말이 되나? 연결해준다고 하더니 계속 10분 넘게 기다리게 하고, 이게 뭔가. 아주 간단한 사례 아닌가. 이런 사례 유형에서 애플의 공식적인 처리 방침을 확인하는 데 이렇게 오래 걸리나?

애플 상담원: 네, 맞습니다. 그런데 저희는 기술부서라서 말씀을 드릴 수가 없어서요.

슬로우뉴스: 그러니까 그쪽 대외 홍보팀이든 정책팀이든 연결을 해준다고 해서 기다리고 있는 거 아닌가.

(다시 대기, 대기, 대기)

애플 기술 상담원: 네, 알아본 결과, 저희는 “media.kr@apple.com” 밖에는 알려드릴 수가 없습니다. 저희도 정책 담당자 전화번호는 몰라요.

또 다른 우여곡절 끝에 애플 홍보를 담당하는 박정훈 매니저와 통화할 수 있었다. 결론적으로 애플의 공식 답변은 “언급할 수 없습니다.” 전화와 문자로 역시 몇 차례 이야기했다. 역시 간단히 스케치해보자.

슬로우뉴스: 오원국 씨는 애플 서비스센터로부터 부분 수리 가능하다고 답변받은 뒤 수리를 맡겼는데, 5일 후에 결국은 수리할 수 없다는 통보를 받았고, 애플은 유료 리퍼폰을 제안했다고 한다. 오원국 씨는 이 유료 리퍼폰을 거절하고, 원래 A/S 맡긴 폰(아이폰5)를 달라고 전화와 이메일로 요청했는데, 애플은 ‘정책상의 이유’로 원래 폰의 반환을 거부했다고 한다. 사실인가?

애플 박정훈 홍보담당 매니저: 개별 건에 관해 외부 언론사에 정보를 드리지는 않는 게 원칙이다. 서비스에 관련된 것은 비밀이다. 이 건에 관해서는 언급할 수 없다는 것이 공식입장이다.

슬로우뉴스: 개개의 사건이 아니라 이런 유형에서 A/S 처리과정을 질문 드리는 것 아닌가. 이 같은 경우에 애플의 정책이 ‘반환 불가’인지 확인하려는 것이다.

애플 박정훈 홍보담당 매니저: 언급할 수 없다는 것이 입장이다.

슬로우뉴스: 애플코리아 입장인가? 아니면 전체 애플의 공식 입장인가?

애플 박정훈 매니저: 전체 애플의 공식입장이다.

슬로우뉴스: 그렇다면 그 답변 내용을 애플의 공식입장으로 처리할 수밖에 없다.

애플 박정훈 매니저: 우리 쪽 입장은 ‘언급할 수 없다’로만 내주시면 되겠다.

단순한 사례, 간단한 질문, 듣기 어려운 답변

슬로우뉴스는 오원국 씨가 조언을 구한 한국소비자원에도 문의해 사건에 관한 설명을 듣고자 했다. 하지만 이번 사건에서 오원국 씨가 큰 도움을 받았다고 밝힌 한국소비자원의 직원은 “가령, 스마트폰 전체에 대한 통계를 제공하는 것이나 소비자원에서 조사한 건을 발표하는 것은 가능하다. 하지만 특정한 기업의 정책에 관해 언론과 접촉하는 것은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개별 사안에 관한 공식적인 처리 절차를 문의한 소비자에게 답변할 수는 있지만, 준정부기관으로서 특정 기업에 관한 입장을 밝힐 수는 없다. 취재에는 협조할 수가 없다. 제 입장은 이게 전부다.”라고 말하면서, “(전화를) 끊겠다”고 입장을 마무리했다. (통화한 직원은 특정 업체의 정책과 일 처리 과정에 관해 언급하는 것은 소비자원의 방침과는 어긋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일견 이해할 수 있는 입장이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답답했다. 그야말로 소비가 그 존재를 말하는 시대다. ‘어떤 물건을 소비하는가. 그러면 당신이 어떤 존재인지 말해주마.’ 이런 소비의 천국에서 여전히 소비자는 주체가 아닌 객체로 머물러 있는 것은 아닐까. 자신의 상식으로 부당함에 싸우는 일은 그 천국에서도 아주 아주 힘들고, 어려운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삼성전자 갤럭시 S4 사례와 유사한 혹은 그 이상

슬로우뉴스는 우연하게도 오원국 씨가 처음 아이폰을 구입한 날 “삼성 갤럭시 S4 발화 사고와 스트라이샌드 효과”라는 기사를 내보낸 적이 있다. 캐나다에 사는 리차드 와이갠드가 삼성전자 갤럭시 S4를 이용하다가 발화 사고가 났다. 삼성전자 측은 리차드에게 보상은 할 테니 입을 다물고 있으라는 식의 문서에 사인을 요구했고 리차드는 이 사실을 유튜브에 폭로한 것이다.

이번 애플코리아의 업무 처리에서 리차드 와이갠드의 사례와 유사한 점이 보인다. 아니 더 이상하다. 오원국 씨는 무상 A/S 기간 중에 자신의 아이폰을 서비스센터에 맡겼는데 제대로 된 이유 없이 자신의 아이폰을 받지 못했다. 제대로 된 이유를 전혀 설명해 주지 않던 애플코리아는 오원국 씨가 여기저기 신고를 하고 내용증명에 법원까지 가고 나서야 합의를 제안했다.

오원국 씨는 단지 수리를 맡겼던 자신의 아이폰을 즉시 돌려받기를 원했을 뿐이지만 제대로 된 이유조차 듣지 못했다. 나중에 애플코리아 측에서 제시한 협상안도 한두 달은 걸려야 새 아이폰이나 합의금을 준다는 것이었다. 오원국 씨가 중간에 합의를 거절한 이유는 이번에도 두 달이 서너 달이 될지, 그 이상이 될지 몰랐기 때문이라고 했다.

슬로우뉴스는 앞으로 오원국 씨의 ‘원래 폰 반환 거부 사건’을 끝까지 취재해 그 결과를 독자에게 알릴 것임을 약속한다.

애플코리아 vs. 오원국 (사건 타임라인)

날짜 내용
2013년 11월 14일 오원국, AS 신청 하고 핸드폰 맡김 (부분 수리 가능하다고 함)
2013년 11월 19일 오원국, 수리 불가 연락 받음 (리퍼폰 34만원 주고 찾아가라고 함)
2013년 11월 22일 오원국, 국민신문고에 고발 (11월 25일 국민신문고에서 답장 옴)
2013년 11월 26일 소비자피해구제보호 접수 완료
2013년 11월 27일
~ 12월 3일
오원국, 한국소비자원 광주지원에 사건 접수

소비자원 직원과 피해 상담

2013년 12월 4일
~ 12월 24일
한국소비자원에서 많은 전화 통화를 해가며 애플코리아에 조정안 제시

* 기사 제일 위의 이메일은 한국소비자원과 애플 코리아가 주고 받은 메일 중 하나)

2013년 12월 26일 애플코리아는 한국소비자원에서 제안한 모든 조정안을 거부

소비자원 측으로부터 소송 및 소액심판을 하라는 문자 받음

2014년 1월 6일 오원국, 애플 코리아에 내용증명서 보냄

아이폰5(64G)화이트 기기 반환 요구

1. 귀하의 건강을 기원합니다.

2. 본인은 귀하의 서비스센터인 OOOO광주센터(062-375-1194) 광주 서구 치평동 OOOO-OO 2층에서 아이폰5(64G)화이트를 부분A/S가 가능하다고 하여서 맡겼으나(2013년 11월 14일), 며칠 후 연락이 와서는 고칠 수 없고 , 리퍼폰을 가져가라고 대금은 34만원을 지불하고 가져가시라고 하였으나, 말도 안되는 결과에 본인은 이에 불복하여 원래 맡겼던 저의 폰을 달라고 하였습니다. 하지만 애플코리아 본사에서 안 된다고 하여 1544-2662 에 연락하여 case 번호 532.582.780 으로 또 요청하였으나 애플커스터머릴레이션에서 하는 말이 애플 정책상 그럴 수 없다. 이렇게 답변하셨습니다.

3. 본인은 지금 현재 임대폰을 쓰고 있으며, 귀하께 몇 번이나 저의 핸드폰을 요청하였으나 거부당했습니다.

4. 귀하께서 저의 핸드폰을 보상하시거나, 빠른 시일 내에 저에게 연락하여서 합의점을 찾지 않으신다면 본인은 소송을 제기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때는 소송비용과 본인이 입은 손해액까지 귀하가 부담하게 되고, 또한 모든 책임은 귀하에게 물을 것입니다. 그전에 본인은 해결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2014년 1년 6월 작성자 오원국

2014년 1월 8일 광주지방법원에 민사조정신청 접수 완료
2014년 1월 9일 상임조정위원 지정 결정
2014년 1월 10일 애플코리아에게 조정신청서 부본/조정절차안내 발송

(2014년 1월 14일 도달)

2014년 2월 3일 신청인 오원국에게 조정기일통지서 발송

(2014년 2월 5일 도달)

2014년 2월 3일 애플코리아에게 조정기일통지서 발송

(2014년 2월 6일 도달)

2014년 2월 9일
~ 17일
애플코리아 측에서 오원국에게 연락

“새 아이폰(아이폰5)으로 교체를 해주겠다. 소송을 취하하라는 요지 (단 1달~2달 기다려야 제품을 받을 수 있다고 함)

오원국, 이 제안을 거절

2014년 2월 13일 애플코리아 AS센터(오원국이 처음 맡겼던 AS센터)가 오원국에게 왜 안 가져가느냐는 “짜증 섞인”(오원국의 주장) 전화를 함.

오원국은 애플코리아 담당자에게 “현재 조정신청 중인데 이런 전화를 해도 되는 거냐”는 이메일 보냄

그 뒤로는 애플코리아 AS센터에서 전화 오지 않음

2014년 2월 17일 애플코리아 측에서 새 아이폰 대신 오원국 씨가 요구한 금액(조정신청 시 청구 금액 1,027,000원)을 주겠다고 새로 제안

대신 조정신청을 취하하고, 합의서를 작성한 다음 1~2개월을 기다리라고 요청

오원국은 애플 측의 제안을 거절

2014년 2월 27일
오후 3시
오원국은 애플코리아 법무법인 측으로부터 합의 요청 받음
2014년 3월 6일 오원국, 애플코리아로부터 합의서 받음

합의서 내용을 확인한 오원국은 합의내용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판단

같은 날 합의서 내용을 수정해 애플코리아 측에 보냄

2014년 3월 12일 애플코리아 측에서 오원국에게 연락함

오원국이 요청한 합의서로는 합의할 수 없다고 답변

또한 소송 취하를 하지 않고 합의서만 작성하면 청구액도 줄수 없다고 전화로 통보함

애플코리아 측에서 법무법인을 통해 오원국이 제안한 합의서로는 합의할 수 없다고 답변

2014년 3월 13일 오원국, 애플코리아에게 “이런 식이면 합의할 수 없다”고 의견 전달
2014년 4월 1일
현재
애플코리아 측에선 오원국에게 어떤 연락도 취하고 있지 않음
(수리 불가 연락 후 133일 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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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노씨
슬로우뉴스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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