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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콜드케이스] 미디어를 통해 반영·증폭·구성되는 문제적 현상과 사고방식을 ‘캡콜드’ 김낙호 교수가 명쾌하게 분석합니다.


디스토피아에 관한 두 개의 유명한 예언이 있다. 하나는 조지 오웰의 예언이고, 다른 하나는 올더스 헉슬리의 예언이다. 오웰은 권력이 시민의 자유를 억압할 것이라고 예언했다. 반면, 헉슬리는 쾌락을 제공하는 테크놀로지 시스템에 사람들이 스스로 복종할 것으로 예언했다. 오웰의 ‘1984년’을 유지하려면 빅 브라더의 통제가 필요하지만, 헉슬리의 ‘신세계’에서는 그런 건 필요하지 않다. 문명인의 상식 소마(σῶμα, 소설 속 마약)와 계급 신화, 그리고 그것을 유지하는 테크놀로지 시스템에 모든 시민이 자발적으로 복종하니까.

1984 (1949, 조지 오웰)와 멋진 신세계 (1932, 올더스 헉슬리). 각 초판 표지.

나는 그 예언을 20년 전쯤 ‘아거’라는 블로거에게서 처음 접했다. 그때는 아거는 그 우울한 두 개의 예언을 이야기한 한 학자의 죽음을 애도하는 글을 썼다. 세상을 떠난 미디어 학자는 닐 포스트먼이었다. 20년이 흐르는 동안, 나는 오웰의 예언과 헉슬리의 예언이 서로 경쟁하듯 자신의 예언을 실현하는 모습을 보았다. 권력은 여전히 통제하길 원하고, 테크놀로지는 본능마저 새롭게 디자인한다.

한국은 어느새 선진국이 됐는데, 그 멋진 신세계는 안온한 광기로 가득 차 있는 것 같다. 이성복의 절망적인 독백처럼, “세상은 완벽했다 없는 것이 없었다 그날 역전에는 대낮부터 창녀들이 서성거렸고 몇 년 후에 창녀가 될 애들은 집 일을 도우거나 어린 동생을 돌보았다 (…) 그날 시내 술집과 여관은 여전히 붐볐지만 아무도 그날의 신음을 듣지 못했다 모두 병들었는데 아무도 아프지 않았다”(‘그날’, 뒹구는 돌은 언제 잠 깨는가, 1980).

1980년의 죽음처럼, 2014년의 세월을 지나서 2023년이 되도록… 모두 병들었지만 아무도 아프지 않은 시간이 흘러간다. 독재자는 세상을 떴지만, 땡전 뉴스의 유령은 여의도를 떠돈다. 풍요로운 디스토피아, 우리가 이미 도착한 그 황폐한 정거장의 풍경을 캡콜드에게 물었다.

2023년 10월 27일 화상으로 진행한 대화를 세 편으로 나눠 정리한다. 이 글은 마지막 글이다.

  1. 머스크, 슈퍼히어로와 빌런 사이
  2. 사이다~! 포퓰리즘 시대의 마스터 내러티브
  3. 오웰과 헉슬리, 두 개의 우울한 예언

캡:콜드케이스
03. 모든 것의 팬덤화

오웰과 헉슬리, 두 개의 우울한 예언


닐 포스트먼이 전한 두 개의 우울한 예언


민노: 오늘 이야기가 어디로 흘러갈지는 모르겠지만, 원래 이야기하기로 했던 닐 포스트먼의 이야기를 해보죠. 닐 포스트먼은 [죽도록 즐기기] (1985) 서문에 디스토피아를 상징하는 두 작품을 언급합니다. [1984]와 [멋진 신세계]죠. 그리고 빅 브라더로 상징되는 권력에 의해 억압당하고 통제당하는 디스토피아의 미래상인 [1984]보다 탐욕과 쾌락의 테크놀로지에 의해 구조화된 디스토피아를 스스로 원한다는 [멋진 신세계]의 미래상을 더 근심했는데요. 우리나라는 그 두 개의 세계가 한몸처럼 뒤섞여 있는 것 같습니다.

닐 포스트먼(Neil Postman, 1931 – 2003), [죽도록 즐기기] (2020, 초판 1985)

우리는 1984년을 주시해 왔다. 그러나 예언은 실현되지 않았고, 사려 깊은 미국인들은 스스로 대견한 듯 여유롭게 노래했다. 자유 민주주의의 토대는 여전히 굳건했다. 어디에선가 테러가 발생하긴 했어도 우리에겐 오웰의 악몽이 닥치지 않았다.

그러나 오웰의 암울한 버전과는 다른 또 하나의 미래상(오웰보다 조금 더 오래되었고 덜 알려졌지만 못지않게 끔찍한)이 있음을 잊고 있었다. 바로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였다. 일반적으로 교양인들이 아는 사실과는 달리 헉슬리와 오웰은 동일한 미래상을 예언하지 않았다.

오웰은 우리가 외부의 압제에 지배당할 것을 경고했다. 하지만 헉슬리의 미래상에선, 인간에게서 자유성과 분별력, 그리고 역사를 박탈하기 위한 빅 브라더는 필요 없다. 사람들은 스스로 압제를 환영하고, 자신들의 사고력을 무력화하는 테크놀로지를 떠받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웰은 누군가 서적을 금지시킬까 두려워했다. 헉슬리는 굳이 서적을 금지할 이유가 없어질까 두려워했다. 오웰은 정보통제 상황을 두려워했다. 헉슬리는 지나친 정보과잉으로 인해 우리가 수동적이고 이기적인 존재로 전락할까봐 두려워했다. 오웰은 진실이 은폐될 것을 두려워했다. 헉슬리는 비현실적 상황에 진실이 압도당할 것을 두려워했다.

오웰은 통제로 인해 문화가 감옥이 될까 두려워했다. 반면 헉슬리는 우리들이 촉각영화(‘멋진 신세계’에 나오는 쌍방향으로 감각을 자극하는 영화), 원심력 버블퍼피(10명의 청춘남녀가 기술문명을 찬양하며 약물에 취해 난교하는 의식)와 같은 것들에 몰두하느라 우리 문화가 하찮은 것으로 전락할까 두려워했다.

헉슬리가 [다시 가본 멋진 신세계]에서 언급했듯이, 자유주의 시민들과 합리주의자들은 전제정치에 대항하는 경계 태세는 늘 빈틈없이 살피면서도 “인간들의 거의 무한정한 오락추구 욕구는 미처 살피지 못했다.” [1984]에서는 사람들에게 고통을 가해 통제한다. [멋진 신세계]에서는 즐길거리를 쏟아부어 사람들을 통제한다. 한마디로, 웰은 우리가 증오하는 것이 우리를 파멸시킬까봐 두려워했다. 헉슬리는 우리가 사랑하고 애착하는 것이 우리를 파멸시킬까 봐 두려워했다.

이 책은 오웰이 아니라 헉슬리가 옳았을 가능성에 관한 내용이다.

닐 포스트먼, ‘죽도록 즐기기’ 서문, 홍윤선 옮김, 굿인포메이션, 2020. 원제:  Amusing Ourselves to Death (1985). 일부 어색한 문장은 윤색.
1983년 12월 31일 첫 전파를 탄 애플의 전설적인 광고 ‘1984’ 중 한 장면. 광고는 이런 자막과 나레이션을 내보내며 끝난다. “1984년 1월 24일, 애플은 매킨토시(개인용 컴퓨터)를 공개합니다. 그리고 당신은 왜 1984년이 1984가 되지 않을 것인지 알 수 있을 겁니다.” 연출을 맡은 리들리 스콧은 육상선수 얀야 메이저를 빅브라더(IBM)로부터 민중을 해방하는 해머 든 전사로 묘사한다(마치 영화 에이리언 시리즈의 ‘리플리’처럼). 역설적이지만, 40년이 지난 지금 애플은 우리 시대의 빅 브라더이자 멋진 신세계 그 자체가 되어버렸다.

권력에 의한 억압적 통제 & 쾌락에 의한 자발적 복종


캡콜드: 그럼요. 어디든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가령 중국 같은 경우는 ‘1984’식으로 통제할 거라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아요. 억압적 통제는 소수에게 집중하고, 나머지는 오히려 자본주의적 향락과 재미 요소로 그냥 확 다 밀어내버리고 있어요. 틱톡이 애초에 어느 나라 기업인데요? 미국도 마찬가지죠. 거기에도 다 향락과 엔터테인먼트로 밀어붙일 것 같지만, 특정한 교과서로 특정 내용을 가르치지 못하게 플로리다든지 텍사스 같은 지역에서는 교과서 검열, 공공도서관 검열을 계속 푸시하고 있어요.

민노: 그렇군요.

캡콜드: 결국 현대 사회에 와선 두 가지를 동시에 진행하는 건데, 보통 검열로 잘라내는 부분을 대중이 눈치채지 못하게 더욱더 많은 향락으로 채워버리는 거죠.

민노: 병행해서 권력으로 전략으로 가져간다는 말씀인가요?

캡콜드: 권력의 전략이기도 한데, 권력의 전략이자….

민노: 자본의 전략?

캡콜드: 자발적으로 개개인이 선택하는 길이기도 하죠. 그러니까 오늘 했던 이야기들이 다시 다 연결되는데, 유의미한 변화를 만들어내는 게 가면 갈수록 어렵잖아요. 우리가 어떻게 바뀌고 있는 건지, 어떤 법안이 무슨 의미인지 알 길이 없잖아요. 그러니까 사람들이 계속 절망만 할 수밖에 없단 말이죠. 그러다 보니 그 과정에서 추구하게 되는 건 쾌감이거든요.

민노: 절망을 잊게 하는 쾌감?

캡콜드: 모든 걸 잊어버리게 하는 도피로서의 쾌감도 있지만, 그 이상으로 아까 이야기한 팬덤 정치, 팬덤 현상… 그러니까 머스크 팬덤이라든지 트럼프 팬덤이라든지… 자신들이 생각하는 아주 ‘사이다’스러운 거, 이 사이다라는 말이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인 현상을 잘 설명해 주는 것으로 보는데요. 자꾸 사이다를 바란단 말이죠.

의사 도슨은 ‘초정상 자극’이 주는 쾌락에 빠져 자신을 자해하기에 이른다. [블랙 미러] 시즌 4-6. ‘블랙 뮤지엄’, 넷플릭스.

쾌락은 해방이 될 수 없는가


민노: [멋진 신세계]는 기본적으로 쾌락과 욕망 추구를 자유의 대척점에 놓고, 스스로 자기 자신을 기꺼이 시스템에 복종하게 하는 권력의 메커니즘을 풍자적이고 냉소적으로 묘사하는데요. 재미나 욕구, 쾌락이 사회적인 문제의식과 자율성, 비판적인 의식과 조화하거나 공존할 수는 없는 걸까요? [멋진 신세계]는 물론 고전이지만, 읽으면서도 그런 질문을 스스로 던져보게 되더구먼요. 쾌락은 해방이 될 수 없는 걸까…

캡콜드: 쾌락과 자유의 결합, 재미와 합리적 이성의 결합…. 그게 모든 합리주의자, 고전적인 모더니즘을 추구하는 사람들의 일종의 꿈이긴 한데요. 우선 재미라는 게 항상 그런 게 있어요. 그 재미라는 게 계속 변화해야 가야 한다는 거죠. 그리고 그 과정에서 변질되기도 하고요. 구체적인 예를 들면, 위키백과를 맨 처음에 만들었을 때는 그냥 재밌어서 한 거거든요. 그렇게 만들다가 우리가 다 만들 수는 없으니까 개방해서 참여하도록 하자. 그거 재밌겠다. 그런 식으로 커지고 커지다 보니까 오늘날 위키백과가 만들어졌단 말이죠.

거기까지는 재미가 있었고, 그 재밌는 과정에서 합리적인 규칙들이 생겨났어요. 그 안에서 역할과 권한이 생기고, 체계들이 저절로 생겨났단 말이죠. 거기까지는 다 좋았는데, 이게 계속 진행하다 보니까 이제는 다른 모델들도 나오고, 변질되고 한단 말이죠. 그 특이한 변종이 물 건너가서 생긴 우리나라 나무위키란 말이에요.

처음에는 ‘엔하위키’라고 서브 컬처 쪽의 정보만 위키식으로 모아볼까 싶어서 만든 건데, 그게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다보니가 그 안에서 온갖 논쟁적인 사안에 어떻게든 누가 먼저 치고 들어와서 장악하느냐 하는 일종의 담론 투쟁, 담론 권력의 쟁투가 되어 버렸단 말이죠. 그 와중에 더 오래 붙들어 매고, 더 강력하게 싸우고, 더 온갖 이상한 이야기들을 갖다 붙일 수 있는 사람들이 권력을 차지하고, 그게 지금의 나무위키가 돼버렸단 말이죠.

엔하위키(왼쪽) 마스코트와 엔하위키 미러(오른쪽) 마스코트.

민노: 나무위키는 어떻게 보세요?

캡콜드: 처음에는 재미와 합리를 결합해서 뭔가 되게 훌륭한 프로젝트가 생겨날 수 있었어요. 위키백과나 심지어 엔하위키 경우도 저는 그 예로 들 수 있다고 생각하고요. 하지만 그 과정이 진행하면서 어떤 식으로든 변질이 생기는데, 그 변질 과정에서 뭔가 다시 조율하고 중재하지 못하면 한 방향으로 흘러간단 말이죠.

민노: 그러면 지금은 나무위키의 순기능보다는 역기능이 심하다고 보세요?

캡콜드: 순기능과 역기능을 1대1로 저울질하고 싶지는 않고요. 다만 이제 역기능을 절대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 되었다는 그건 확실하게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민노: 예를 들면요?

캡콜드: 우선 굉장히 특정 문화 취향의 세계관을 가진 쪽으로 정보들이 많이 편중되고 있죠. 소위 ‘남초’ 온라인 커뮤니티 사고방식이 굉장히 강하게 지배하죠.

나무위키의 공식 마스코트 세피로트(위)와 무냐(아래). 각각 저작권자는 SMINORFF_KAMCHATKA, 김에브. CC BY-NC-SA 2.0

나만 빼고 다 바보! 음모론과 제3자 효과


민노: 아, 문득….! 최근 마약 이슈에 관해 궁금한 점 하나. 최근 연예인 마약 이슈가 정치권의 큰 이슈를 물타기 하기 위해서 전략적으로 폭로되고 있다, 뭐 이런 음모론이 있습니다. 어떻게 보세요.

캡콜드: 그 음모론이 재밌는 사고방식인 건, 언론학에서 많이들 하는 제3자 효과(Third-person effec)라고 하는 것의 좋은 예라서죠. 나는 다른 사람의 말이나 미디어의 의제에 영향을 쉽게 받지 않지만, 다른 사람들은 그런 외부 영향에 휘둘리는 거야라고 생각하는 심리적인 경향이 있어요. 그러니까 미디어 영향력이 자기보다는 제3자, 다른 사람에게 훨씬 클 거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는 거죠.

민노: 아, 그런 것 같네요. (웃음)

캡콜드: 그러니까 많이들 그렇게 생각할 거예요. 나는 되게 비판적이고, 똑똑한 사람이기 때문에 그런 연예인 마약 사건에 휘둘리지 않고, 여전히 현재의 정치 비리나 더 큰 사회적인 문제에 집중할 수 있어!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다 속아 넘어갈 거야!!

그런데 아니 거든요. 사람들은 어찌 됐든 자극적인 뉴스가 있으면 거기에 눈길이 가는 거고, 그게 마약사건이고, 정치사건일 뿐인 거죠. 그런 마약 사건, 정치적인 비리는 언제든 뻥뻥 터지는 거니까요. 그런데 우연히 어떤 큰 사건과 마약 사건이 겹쳤을 때 거기에서 어떤 패턴이나 유형을 추리하고, 다른 사람들은 속을 거야라고 ‘썰’ 혹은 음모론을 푸는 거죠.

민노: 질문을 조금 바꾸면요. 사실 마약 사건도 꽤 중요한 사건이잖아요? 특히나 마약과의 전쟁, 그 초입에 있는 상황에서 더더욱 중요한 사건이지 않을까 싶은데 말이죠.

캡콜드: 중요한 사건인 건 맞죠. 하지만 그 중요성에 고려해도 너무 많이, 너무 크게 다루고 있는 것도 사실이죠. 재밌으니까요. 연예인이 마약을 했다는데, 그게 A일 수도 있고, B일 수도 있대. 그러다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그게 이선균이더라가 된단 말이죠. 그 연예인을 그렇게 ‘씹는 게’ 너무너무 재미있고, 사람들 관심을 끌기 때문에 그쪽에 집중하는 거죠.

그런데 같은 마약사건이라고 하더라도 어쩌면 훨씬 더 중요한 사건은, 그 전에 몇몇 탐사보도들이 있었듯, 청소년들 사이에서 유사 마약들이 합성돼서 유통되고 있다는 그런 이야기들일 거잖아요. 하지만 그런 현실 속 이야기는 마치 영화 속 이야기 같은 이선균의 마약 이야기보다는 훨씬 재미가 없죠.

민노: 그렇죠. 재미가 없죠….

캡콜드: 이선균이 마약 했다더라. 지드래곤이 마약 했다더라. 재밌잖아요? 뉴스가 그 중요성에 따른 관심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게 더 큰 걱정인 겁니다. 유명 연예인 마약 사건을 묵히고 있다가 전략적으로 시기를 정해서 터뜨리고 정치적인 목적으로 더 큰 정치적, 사회적, 경제적 사건을 덮으려고 한다는 건 사실은 굉장히 자극적인 상상력이죠.

출처 권지용(權志龍) 인스타그램

1분만 멈춰 서서…


민노: 오늘 많은 이야기를 했는데요. 끝으로 한 말씀 해주시죠.

캡콜드: 정말로 공감가고, 그럴 줄 알았다고 자기 확신을 불러오는 걸 만났을 때는 오히려 ‘오케이’ 하지 말고 그렇다고 무조건 ‘노(No)’라고 하지도 말고, 잠깐 쉬라고 하고 싶어요. 우선 1분만 쉬어라. 반대하거나 찬성하지 말고 잠깐만 유보하는 거죠.

그렇게 1분만 멈춰서 쉬면, 유보하면, 좀 전에 그토록 재미있던 것들… 그리니까 감각적으로 쇼킹하고 중요하게 느껴지고, 너무너무 공감됐던 것들 중에서 한 95%는 사실 별로 가치가 없다는 걸 알게 되요. 한 1분만 쉬면 그런 것들을 걸러낼 수 있어요.

민노: 예를 들면?

캡콜드: 가령 소셜미디어 피드를 보세요. 실시간으로 아주 중요하고, 공감 어린 게시물들이 올라오는 것 같지만, 결국 95%는 내가 전혀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것들이거든요. 처음 볼 때는 쇼킹하고, 뭔가 의견을 더해야 할 것 같지만, 1분만 유보하면, 기다리면, 아, 내가 기억할 필요도 없는 거구나 하고 넘어갈 수 있는 것들이 대부분이에요.

민노: 적절한 예시네요.

캡콜드: 마무리로, 너무 마음에 들고, 너무 쇼킹한 내용일수록 우선 멈추자. 그리고 쉬어가자. 천천히 가자. 슬로우~슬로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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