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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언론시민연합은 ‘10‧29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에 참여해 희생자와 유가족, 피해 생존자의 아픔에 공감하며 온전한 진상규명과 정부의 책임 있는 대책마련 등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10‧29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 산하 미디어감시위원회 활동으로 발표하는 이번 보고서는 민언련이 작성해 2월 10일(금) 발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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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와 10·29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는 지난 2월 2일, 포털과 언론사에 참사 100일을 맞아 참사 관련 보도 댓글창을 닫아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진정한 추모의 시간이 될 수 있도록 시민추모대회 전후 1일을 포함해 2월 3일부터 2월 5일까지 모두 3일간 참사 관련 보도에 관한 댓글창 닫기를 요구한 것입니다.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의 댓글창 닫기 요청은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 12월 16일 참사 49일 시민추모제 당시에도 추모행사 보도에 대한 1차 댓글 닫기를 포털과 언론사에 요청한 바 있습니다. 당시 포털 중 카카오만 댓글 서비스를 중지했고, 네이버는 어떤 조치도 없었습니다. 다만, 경향신문·한겨레·KBS·MBC·SBS·TV조선·채널A·JTBC·MBN·YTN·연합뉴스TV·연합뉴스·오마이뉴스·프레시안 등의 언론사가 직접 네이버뉴스 댓글창을 닫았습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이번 2차 요청에 대한 언론사의 조치를 모니터링했습니다. 이를 통해 공론장으로서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2차 가해나 혐오·차별의 온상지가 된 기사 댓글창을 방치하는 언론사의 사회적 책임을 묻고자 합니다.

10.29 유가족들은 포털과 언론사에 참사 보도 댓글창을 닫아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정말 오죽하면 그랬을까요… 그동안 참사 보도 댓글창엔 추모의 마음이 쌓이는 대신 핏발 선 혐오가 때때로 가득했습니다.

‘댓글 중지 요청’, 카카오 적극 수용! vs. 네이버는?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의 2차 댓글닫기 요청에 카카오는 회신을 통해 “담당자들과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하겠다” 답변한 뒤 2월 3일 다음뉴스 공지사항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요청으로 시민추모대회 관련 기사의 댓글을 닫습니다]를 통해 ‘3일간 관련 기사의 댓글 서비스를 중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네이버는 시민대책회의에 별도 회신 없이 ‘공지’를 통해 ‘이태원 참사 추모제 전후 댓글 협조 부탁드린다’고 알린 것으로 파악됩니다. 미디어오늘 [“이태원 참사 100일 추모제 댓글창 닫자” 요청에 응한 언론은] (2월 5일 박서연 기자)에 따르면 네이버는 2월 3일 공지사항에 “네이버는 지난 2018년부터 언론사가 직접 해당 매체 기사의 댓글 제공여부와 정렬옵션, 댓글 중단 여부를 결정하는 ‘언론사 댓글 정책 선택제’를 시행 중”이라며 “언론사마다 관련 이슈가 되는 기사들의 댓글창을 선제적으로 닫거나 사용자 요청에 따라 언론사가 직접 섹션별, 기사별로 댓글창을 닫고 있”다고 밝혀 언론사 자체 결정을 강조했습니다.

이어 “피해자들과 가족들이 댓글로 상처받지 않는 추모의 시간이 될 수 있도록 악플이나 개인정보 노출이 우려되는 글들은 삼가주시기 바랍니다”, “이용자 여러분들의 협조를 부탁드립니다”라며 이용자 개개인의 댓글 이용 행태에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1, 2차 요청 모두에 댓글 서비스 중단을 결정한 카카오와는 대비되는 모습입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추모를 위해 참사 관련 기사 댓글창을 3일간 닫아달라는 요청에 대해 서로 사뭇 다른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조선일보·중앙일보·한국경제, 댓글창 닫은 기사 ‘0개’

그렇다면 포털 차원에서 댓글창을 닫은 카카오 다음뉴스와 달리, 언론사 결정권이 있던 네이버뉴스에서 댓글창은 닫은 언론사는 어디였을까요.

2월 3일부터 5일까지 총 3일 간 ‘이태원’, ‘시민추모대회’를 포함한 기사 중 네이버 인링크(inlink·언론사 자체 사이트가 아닌 포털 사이트 내에서 유통되는 뉴스) 기사 댓글창의 열림 여부를 모니터링했습니다. 사진 기사 등 모두 포함하여 총 217개 기사가 나왔는데요. 이 결과는 ‘시민추모대회’를 언급하지 않거나 ‘10·29 이태원 참사’를 ‘핼러윈 참사’(조선일보) 또는 ‘10.29 참사’(MBC) 등 언론사 자체적으로 설정한 다른 명칭으로 바꿔 불러 ‘이태원’이란 단어가 포함되지 않은 기사는 제외된 것으로, 모니터링 대상에 따라 댓글창을 열고 닫은 기사의 수는 바뀔 수 있습니다. 이 점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3일 동안 모니터링 대상 기사 모두에서 댓글창을 닫은 언론사는 국민일보, 국제신문, 매일신문, 머니S, 부산일보, 서울신문, 세계일보, 아시아경제, 여성신문, 프레시안, 한겨레21, 한국일보, MBC, SBS, TV조선, YTN입니다.

댓글창을 핏빛 저주와 모욕으로 물들이는 누군가를 우리는 목도합니다. 하지만 그들 역시 ‘우리들 안의 또 다른 우리들’이죠. 우리 자신에게 그리고 언론에 슬픔을 함께 할 능력이 남아 있긴 한 걸까요….

모니터링 대상 기사 중 댓글창이 모두 열려 있던 언론사 강원일보, 경향신문, 더팩트, 디지털데일리, 디지털타임스, 미디어오늘, 서울경제, 시사저널, 아이뉴스24, 이데일리, 조선비즈, 조선일보, 중앙일보, 파이낸셜뉴스, 헤럴드경제였는데요. 모니터링 대상 기사가 한정적이다 보니 10·29 이태원 참사를 다룬 다른 기사에서 댓글창을 닫은 경우가 빠진 결과입니다.

해당 언론사 기사 중 ‘이태원’만 검색하여 다시 살펴보니, 닫아 놓은 기사가 1개 이상 있는 언론사는 경향신문, 미디어오늘, 헤럴드경제로 세 개 언론사는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의 요청을 인지하고 실행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태원’으로 다시 검색했을 때도 강원일보, 더팩트, 디지털데일리, 디지털타임스, 서울경제, 시사저널, 아이뉴스24, 이데일리, 조선비즈, 조선일보(이태원, 핼러윈 둘 다 검색한 경우도 마찬가지), 중앙일보, 파이낸셜뉴스는 검색된 모든 기사에서 댓글창을 열어두었습니다.

한편 민언련이 모니터링하는 6개 종합일간지, 2개 경제일간지, 3사 지상파, 4사 종합편성채널 중에서는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국경제는 관련 기사에서 댓글창을 닫은 기사가 하나도 없었습니다. 나머지 경향신문, 동아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매일경제, KBS, MBC, SBS, JTBC, TV조선, 채널A, MBN은 관련 기사 중 하나 이상에서 댓글창을 닫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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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니터 대상: 2023년 2월 3일~5일 포털 네이버에서 ‘이태원’ 및 ‘시민추모대회’로 검색한 인링크 기사 전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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