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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전 편인 ‘버킷리스트 쓰기 연습: 하루 5분 종이 위에 써보기’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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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킷 쓰기를 잘 할 수 있는 첫 번째 방법으로 하루 5분 동안 생각하고 종이에 기록하는 연습을 말했다. 두 번째 방법은 바로 특정 시점 뒤의 내 모습을 상상하며 버킷을 써보는 것이다. 이 방법을 알게 된 데에는 어느 한 분의 조언이 작용했다.
버킷리스트 워크숍에 참여했던 몇몇 분들과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는데, 그중 한 분이 이런 얘기를 했다.

“평범한 주부로 살기보다는 자신만의 커리어를 만들어 보고 싶다는 욕망을 100개의 버킷을 작성하며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분은 아쉬움이 남는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1년이 지나고 나서 보니, 자신이 쓴 버킷리스트가 잘못 작성됐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범위를 너무 좁혀 소극적으로 작성한 점이 안타까웠다고 했다. 그래서 두 번째 버킷리스트를 쓸 때는 좀 더 솔직히 자신의 욕망이 이끄는 대로 적극적으로 쓸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100개의 리스트를 직접 써보고, 1년을 살아봐야 얻어지는 것들이 있어요. 어떤 방식으로든 그 경험은 개인의 삶에 새로운 자극이 됩니다.”

100개의 버킷리스트

내가 원하는 게 뭔지 아는 것!

그분의 이야기 덕에 나는 버킷리스트가 많은 사람들에게 충분히 도움이 되는 프로젝트라는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 그분은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는 것을 넘어, 이 프로젝트가 발전하길 바란다며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그러면서 혼다 켄이 쓴 [원하는 대로 산다]를 읽어 보라고 추천했다. [원하는 대로 산다]는 제목 그대로 어떻게 하면 원하는 삶을 살 수 있는지 작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작가는 책에서 ‘싱크로니시티(Synchronicity)’라는 단어를 화두로 꺼낸다. 우리의 삶은 싱크로니시티, 즉 ‘신기한 우연’으로 가득 차 있는데, 우연한 사건이 인생을 바꾸기도 하지만, 의도적으로 끌어당기고 잘 활용하면 원하는 것을 이루는 힘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바로 이때 중요한 것이 바로 원하는 삶을 규정하는 것이다.

그것은 바로 ‘내 소원을 명확히 하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내가 무엇을 바라는지 알고 있어야 싱크로니시티를 잘 활용할 수 있다는 뜻이다. 나는 이 부분을 읽으며 “원하는 대로 살기 위해서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를 구체적으로 알고 있어야 한다”는 말에 무척 공감이 갔다. 예를 들면, ‘3년 뒤에 10만 부 팔리는 베스트셀러 작가가 될 것이다’ 혹은 ‘5년 뒤에는 하와이에서 살 것이다’ 등과 같이 특정 시점을 정해 그때의 내 모습이 어떤지 구체적으로 상상해보는 것이다.

우연 행운 클로버

3년 뒤 내 모습 

이후, 나는 책에서 얻은 영감을 바탕으로 워크숍의 내용을 일부 수정했다. 버킷 100개를 쓰기 전에 3년 후 내가 어떻게 살고 있을까를 먼저 그려보는 것을 워크숍 순서에 포함시켰다. 실제로 워크숍에서 3년 뒤를 그려보고 그것을 1년 동안 하고 싶은 일과 연결하는 작업에 대해 참여자들 모두가 흥미로워했다.

3년 후의 내 모습은 상상만으로도 가슴이 떨리고 행복한 일이어야 하고, 남들이 원하는 것이 아닌 내가 원하는 것이고 , 내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비록 그것이 지금 봐서는 터무니없어 보여도 상관 없다. 진심으로 바라는 거라면 괜찮다. 그리고 여기에 몇 가지 질문을 덧붙이면 훨씬 3년 뒤를 그리기가 쉽다. 미래에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어디에 살고 있는지, 가장 가까운 사람은 누구인지, 돈은 얼마나 갖고 있는지가 그 질문들이다. 질문은 책 [원하는 대로 산다]에 나오는 내용을 참조했다.

실제로 워크숍에서 3년 뒤의 내 모습을 그려보고 나서 본격적으로 버킷 100개를 써보게 했더니 워크숍 참여자분들은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100개를 대했다. 예를 들어, 3년 뒤 내 집을 갖고 있는 모습을 생각한 30대 초반의 한 참여자는 1년 동안 부동산 유튜브를 구독하고, 주식 투자를 시작하고, 가계부를 작성하는 일을 버킷리스트에 넣어 두었다.

회사를 퇴사하고 개인 사업을 해보고 싶다는 분은 사업 분야를 정하기 위해 책을 읽고, 목돈을 마련하고, 사람들과 다양한 모임을 하고 싶다는 것을 버킷리스트에 넣었다. 내 경우 2021년 버킷리스트를 만들 때 3년 후 내 모습으로 세 권 이상의 책을 낸 작가, 세계 곳곳에서 열리는 마라톤 대회에 참여하는 나를 상상했다.

그리고 사람들에게 동기 부여를 하고, 자기다움을 찾아가는 워크숍을 꾸리며 살아가는 모습을 상상했다. 그렇게 3년 뒤의 내 모습을 정리하니 1년 동안 내가 작가로서, 달리는 사람으로서, 모티베이터로서 어떤 기반을 닦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 가늠해 볼 수 있었다. 덕분에 상당수의 버킷을 내 소망과 연결시킬 수 있었다.

3년 뒤 내 모습을 구체적으로 상상해보자. 그러면 좀 더 구체적인
3년 뒤 내 모습을 구체적으로 상상하니 100개의 버킷 작성이 좀 더 수월해졌다.

하고 싶은 일 / 해야 하는 일 

그리고 여기에 유의점 한 가지를 더 말하고자 한다. 3년 뒤의 내 모습을 그려보는 일이 ‘목표’를 정하는 것과는 구별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즉, ‘소망’에 가까워도 된다는 것이다. 이는 다소 추상적이어도 또는 비현실적이어도 문제가 없다는 것을 말한다. 즉, 내가 그것을 바라고 있다는 걸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다는 것을 뜻한다. [원하는 대로 산다]의 작가도 자신의 소망을 구체적으로 그리는 데 4년이 걸렸다고 한다. 그러니, 굳이 처음부터 각을 잡고 접근할 필요는 없다. 마음을 보는 게 중요한 것이지 얼마나 잘 정리하느냐는 그다음 문제다.

아래는 [원하는 대로 산다]에서 뽑은 한 구절이다.

“지금 당신의 소원이 명확하지 않다 하더라도 결코 초조해할 필요는 없습니다. ‘인생의 목적’이라는 자신의 진정한 소원은 명확한 형태가 될 때까지 나름의 시간이 걸립니다.”

워크숍을 진행하던 첫해, 한 참여자로부터 질문을 받았다. “하고 싶은 일이 아닌 해야 하는 일을 쓰는 것 같은데 어떻게 해야 하죠?” 참여자는 자기가 쓴 리스트가 ‘버킷리스트’가 아닌 ‘투두리스트’처럼 느껴진다고 했다. 괜찮다고 했다. 계속 쓰다 보면 해야 하는 일을 다 채우고 나서 어느 순간부터 진짜 하고 싶은 일이 튀어나올 거라고 조언했다.

버킷리스트가 투두리스트 처럼 느껴질 때...
버킷리스트가 투두리스트 처럼 느껴질 때…

우리는 항상 반드시 해야 하는 일, 의무 같은 일들에 먼저 신경이 쓰인다. 버킷리스트를 처음 쓸 때는 이 둘의 구분이 어렵다.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하는 일의 경계가 불분명하게 느껴진다. 특히 책임감이 강한 분들일수록 해야만 하는 일이 우선적 보인다.

책 [원하는 대로 산다]를 보게 되면 해야 하는 일을 쓰는 것이 단순한 의무감 때문만은 아니라고 한다. 예를 들어, 아이들과 함께 놀기가 육아에 허덕이는 부모에게는 의무감으로 느껴지겠지만, 그 속에는 좋은 부모가 되고 싶다는 바람이 녹아 있다. 의무감이라고 했지만, 진짜 원하는 본인의 미래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내 경우, 글을 쓰고 꾸준히 달리는 일이 힘들지만, 꾸역꾸역하겠다고 생각하고 버킷에 포함시켰던 것도 결국 작가로서 성장하고 싶은 나의 욕망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자신의 미래 모습을 버킷을 쓰기 전에 미리 생각해보는 작업은 정말로 중요하다.

3년 뒤라는 밑그림을 먼저 그리고 시작하면 100개가 주는 막막함에서 어느 정도 탈피할 수 있다. 3년 뒤 소망과 1년 안에 하고 싶은 일을 연결시키다 보면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술술 나온다. 버킷 100개 쓰기는 3년 뒤의 내 모습을 위해 1년 동안 내가 해야 할 일을 찾는 연결 고리 역할을 한다. 그렇다고 3년 뒤 내 모습을 그리는 일을 너무 정확히 해야 한다는 부담을 가질 필요는 없다. 3년 뒤 내 모습이 ‘이렇게 되면 좋겠다’는 수준이면 충분하다. 뭐든 해보면서 스스로 깨닫는 법이다. 그러고 나서 조정해 나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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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필자가 쓴 책 [결국엔, 자기 발견: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를 때, 하고 싶은 일 100가지 버킷리스트 쓰기] (2021. 12. 좋은습관연구소) 중 일부를 저자 및 출판사와의 협의를 거쳐 슬로우뉴스 원칙에 맞게 편집한 글입니다. 총 6회에 걸쳐 연재합니다. 2022년 새해를 계획하는데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편집자)

#. 결국엔, 자기발견 

  1. 하고 싶은 일 100가지 쓰기, 버킷리스트를 만나다
  2. 회사 생활이 힘든 이유를 알았다
  3. 버킷리스트는 인생의 내비게이션
  4. 버킷리스트 쓰기 연습: 하루 5분 종이 위에 써보기
  5. 3년 뒤 멋진 내 모습을 상상해보자
  6. 한계가 아니라 가능성에 집중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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