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는 다시 태어나면 남자로 태어나고 싶어요, 여자로 태어나고 싶어요?”
“여자.”
“아니 뭐 생각도 안 해보고 대답하시네요. 하하.”
“다시 태어나면 너희들 셋 더 잘 키울 수 있을 거 같아서.”
“어휴, 아들 셋 또 키우시게요?”
“응. 이제는 진짜 제대로 키울 수 있을 거 같아.”
“다음에는 어떻게 키우실라구요?”
“좀 더 크게 키워야지. 크고 넓게.”
“아… ….”
“엄마가 보고 배운 게 적어서 더 크게 못 키운 거 같아.”
“뭐 이만하면 괜찮죠.”
“성우야, 그거 아니? 사람은 자기가 본 것 이상으로는 절대 살지를 못해. 특출나게 태어난 사람들이 있을 수도 있지만, 자라면서 보고 배운 것 이상으로 커질 수가 없어. 내가 살아보니 그렇더라.”
“… ….”
“이젠 전보다 세상이 좀 더 크게 보이니까, 잘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다음 생을 기약해야겠네요.”
“그래야지.”
순간 머리 위로 비둘기 둘이 퍼덕이며 날아간다. 엄숙한 분위기에서 벗어나고 싶다.
“다음 생엔 새로 태어나고 싶은 마음은 없으세요? 저렇게 날아다닐 수 있잖아요. 하하.”
“없어. 싫어.”
“왜요?”
“자유롭기야 하겠지만, 외로울 거 같아.”
“아… 그럴지도 모르겠네요.”
“그냥 다시 사람으로 태어나고 싶어. 얘기도 많이 하고 힘들어도 재미있게 살아야지.”
우이쒸. 더 엄숙해졌다.
다시 태어나도 우리들의 어머니로 태어나고 싶으시다는 말씀에 가슴이 찡해 온다. 나는 더 나은 자식이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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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필자가 2018년 4월에 출간한 책 [어머니와 나]의 일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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