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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거지와의 인터뷰

‘블로거지’라는 표현은 독자를 적극적으로 속이고, 리뷰어 자신의 양심마저 속이는 ‘나쁜 리뷰’를 강하게 비판하기 위한 수사적 강조입니다. 즉, 상식에 바탕한 블로그 매개 PR과 마케팅은 얼마든지 자유롭게 가능하고, 정당한 경제 활동입니다.

이 글은 ‘블로거지들에게 고함’에서 이어집니다. (편집자)  

본 인터뷰는 블로거지 3명을 따로 인터뷰 한 후, 이를 한데 모아서 재구성한 것입니다. 놀랍게도 그들이 주장하는 내용은 서로 일치하고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블로거지 다수와는 그 생각이 다를 수 있습니다.

본 인터뷰에서 문제삼는 리뷰는 대가를 받고 ‘거짓으로 정보를 왜곡한 리뷰’에만 해당하니, 선량한 블로거님께선 과도한 흥분 금지.

그리고 혹시나, 이 글을 읽으며 ‘이거 OOO아냐?’라고 생각하시는 분들, 그 사람 아니야! 절대 아니야! 아니니까 소중한 나의 정보원 의심하지마!!

취재원 보호를 위해 레고로 변장 (사진: Pascal, CC BY   https://flic.kr/p/9y5wxh)

취재원 보호를 위해 레고로 변장 (사진: Pascal, CC BY)

인터뷰 스따아뜨!

– 블로거지(이하 ‘거지’)야 반갑다. 이거 인터뷰 공개되면 모르긴 몰라도 욕 겁나 먹을텐데 용기 내줘서 고맙다. 니가 비록 거지여도 마음씨는 비단결임을 확인한다.

아니다. 그런데 확실히 하자. 나는 거지 아니다. 그냥 개미블로거일 뿐이다. 그래도 뭐 어쨌든 오드리, 니가 말한 자격 조건에 모두 부합하니 인터뷰할 용기를 냈다.

– 뭔 소리냐, 공짜로 물건 받아쓰고 포스팅 했으면 거지지, 거지가 아니라는 건 뭐냐

노노, 직접 영업장에 가서 물건 값을 계산 안 한다고 땡깡피고, 협박하고, 피해주는 그런 애들이 거지지. 우린 그냥 직업인이다. 좀 더 명확하게 이야기하면 블로그를 통해 활동하는 마케터라고 볼 수 있다.

– 그럼 니 글이 정보가 아니라 일방적인 광고라는 데는 동의하는 거냐

정보를 바탕으로했으니 정보글이라는 게 더 맞다. 광고는 곁들이는 것일 뿐이다.

– 그래, 그 부분에서 좀 있다 얘기하고 일단 니 소개랑 왜 이 일을 하고 있는지 얘기 좀 해라.

나는 30대 초반, 한 아이를 키우는 엄마고, 육아하기 전에는 웹마케터로 일했다. 내 전(前) 직장 특성상 블로거와 많이 접촉했는데, 그 양반들 자부심 쩔더라. 블로그로 볼 때는 그냥 아줌마 같지만, 실상은 엄청난 파워를 가지고 있었다. 회사 그만 두고 아이 낳아 기르면서 자연스레 이 길로 들어섰다.

나는 엄마다! (사진: Mathias Erhart, CC BY SA https://flic.kr/p/4VcLas)

나는 엄마다! (사진: Mathias Erhart, CC BY SA)

파워블로거..지? ‘그들만의 세계’ 

– “자부심 쩔었다”는 대목을 좀 자세히 얘기해 주라. 

‘나 원래 포스팅 하나당 30만 원은 받는데 싸게해주마’라며 인심을 쓰질 않나, ‘나 기업 서포터즈도 10곳 넘게 해 본 프로다’ 라며 으스대는 거지. 솔직히 짜증났다. 그렇지만 솔직히 돈을 많이 버는 것이 부러웠고, ‘대체 저게 뭐 별 거라고’하는 마음에 시작했다.

– 30만 원? 우아 어마어마하다. 대체 얼마나 버나?

나같은 ‘쪼렙’은 뭐 그냥 물건만 공짜로 받는 수준이다. 그런데 잘 나가는 분들은 건당 50만 원은 번다. 전용 미용실도 있고, 피부관리도 끊어놓고 받는다. 네일도 그렇고. 집안에 인테리어도 공짜로 싹 바꾸고, 업체에서 가구까지 싹 바꿔준다. 물론 포스팅해주는 대가로 모두 공짜로. 강남 사모님 부럽지 않게 산다. 이걸로 집 샀다는 얘기도 심심찮게 들었다. 이쪽 분야에 있는 사람이라면 알 거다.

– 인터뷰 초반부터 기막히고 기빨려서 질문을 못하겠다. 보아하니 말도 겁나 잘하고 나름 논리적인 거 같은데 더 하고 싶은 얘기 있으면 해라.

다른 분들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나같은 경우는 목표는 분명했다. 바로 ‘유모차‘ 와 ‘카시트‘였다. 사실 좀 비싸냐. 그거만 받고 끝내려고 했다. 그런데 이 세계에서도 ‘먹튀’가 존재하더라. 물건만 받고 포스팅 안 하는 애들이지.

그래서 처음부터 그런 고가 물품은 주지도 않는다. 채 칼, 물병, 기저귀, 물티슈 같은 소소한 걸로 시작해서 등급 올리는 거다. 그래도 뭐 어차피 생활용품이고, 필수품인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감사하게 받아서 쓴다. 얼마 전엔 3M으로부터 자동차 선팅도 했다. 이렇게 단계를 올려가는 게 힘들지만, 보람있고 뿌듯하다.

내 목표는 분명했다. 그것은 '유모차' (사진: Wicker Paradise, CC BY)  https://flic.kr/p/fVf5VY

내 목표는 유모차. 하지만 유모차까지 올라가려면 기저귀, 물티슈부터 시작해야 한다규! 힝~ (사진: Wicker Paradise, CC BY)

우리도 힘들다 ㅜㅜ! 

– 힘들다고? 하나도 안 힘들어 보이는데?

오드리, 너도 블로그하니 알지 않나. 포스팅 하나 올리는 데 시간 오래 걸린다. 사진도 찍어야지, 편집해야지, 거기에 글도 써야지. 보통 힘든 일이 아니다. 아이 키우는 육아맘 입장에서는 더더욱 힘든일이고. 주로 밤에 아이를 재워놓고 몰래 글쓴다. 그래도 보수나 물건을 받는 입장이므로 프로답게 마감일 지켜가며 하고 있다.

– 미안한데 거지야, 그 말엔 동의 못하겠다. 너희들이 쓰는 포스팅 겁나 많이 봤는데, 그냥 일반인이면 한 시간이면 뚝딱한다. 글을 잘 쓰길 하냐, 관찰을 잘하길 하냐, 고민도 없고 생각도 없는 그 포스팅엔 사진만 수두룩하게 올라와 있다. 그 일하며 보람 느끼는 건 니 사정이지만, 그 일이 어렵다며 마치 전문가인 척 생색은 내지 마라. 겁나 웃기니까.

일반인들에겐 쉬울 지 몰라도 육아맘에겐 어려운 거다.

– 바꿔 말하지. 육아맘도 할 수 있는 일이라면 그 일은 쉬운 일인 거다. 그런 일은 양심 없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일이다. 그리고 이건 아까 처음에 얘기해줬어야 했는데, 기 빨려서 깜빡했네. 너 거지 맞다. 찾아가서 돈 내놓으라는 거지가 어딨냐, 그건 깡패지. 걔네들은 블로그 깡패고, 따라서 처벌받아야 마땅한 애들인 거다.

반면에 집에 가만히 앉아서 공짜 물건 받는 너희는 거지 맞다. 사실 여기서 정말 여기서 중요한 점은 너희가 거지냐 아니냐에 있지 않다. 그냥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너희를 ‘거지’라며 조롱하고 있다. 사람들은 너희들을 거지라고 하는데 너희들은 프로라고 주장하고 있는 거지. 

자신이 한 노동력에 대해서는 대가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네이버는 저작자(블로거)에게 수익이 돌아가는 구조가 아니다.

– 지금 니가 하는 말에 대해선 나도 하고 싶은 얘기가 많은데, 일단 두 가지로 줄여서 말하겠다. 하나는 재능과 자격이다.  

사람은 누구나 재능을 개발하고, 능력을 쌓아서 먹고 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게 안 되면 몸으로 때우는 삶이지. 그런데 너희 포스팅을 봐라. 그게 재능이나 능력과 무슨 상관이 있나. 그건 그냥 거짓말 일삼는 사기 광고일 뿐이다. 과대광고도 처벌받는다. 그러니 욕 먹는 게 당연하다.

그럼 영화평론가도 욕 먹어야지. 걔들도 공짜로 티켓 받아서 영화보잖아. 연예인도 욕 먹어야지, 걔들도 CF 찍잖아. 왜 우리들 가지고 그러냐?

– 진심 돌겠다. 드라마 ‘미생’의 오과장의 대사로 대신하마.

misaeng기회에도 자격이 있는 거다. 몰라서 물어? 이 빌딩 로비를 밟기위해 얼마나 많은 계단을 오르락내리락 했는지 알어? 여기서 버티기위해 얼마나 많은 땀과, 눈물과, 좌절을 뿌렸는지 알어? 기본도 안된 놈이 빽하나 믿고 에스컬레이터 타는 세상, 나는 아직 그런 세상 지지하지않아.

– tvN 드라마 “미생” 중에서. (그렇지만 전 장그래가 잘 되길 바라는 사람입니다. –  필자)

우리에게 자격이 없다고 보는가? 그럼 전문가가 아닌 사람들은 블로거도 못하냐? 이런 거로 자아실현도 못하냐?

파워블로거지 부추기는 건 네이버 검색인거지? 

– 하려면 정직하게 해야지. 나를 비롯해서 피해본 사람이 한 둘이 아니잖아. 왜 남에게 피해를 끼쳐가며 그렇게 사냐는 거다. 자판에 거짓말 치고 있을 시간에 뭐도 배우고 관심가져라. 내 친구도 너처럼 육아맘인데, 요즘 로스팅 배운다더라. 걔가 로스팅 배우면서 쓸 커피에 대한 포스팅이 나는 되게 기대돼. 재봉틀을 배우던가, 조금씩 그림이라도 그려보던가, 요컨데 좀 정직하게 살라는 얘기다.

니가 뭔데 나한테 이렇게 살아라, 마라 훈계하냐. 내 블로그 방문자가 하루에 만명 가까이 된다. 내가 연예인급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건 이 세계에서 내가 영향력이 있는 인물이라는 거지. 그 영향력을 이용해서 경제활동을 한다는데 뭐가 나쁘다는 건가.

– 그 영향력을 니가 만들었다고 보냐? 그건 엄연히 네이버가 만들어 준 거다. 검색창 잘 만들어놔서 사용자가 모이게 해 논 거지. 니 방문자중에 8 – 90%로는 다 검색유입인 거 누가 모를 줄 아냐?

파워블로거는 포스팅의 전문성을 떠나서 적어도 자기가 만든 블로그와 포스팅에 애정이라도 있지, 너네는 저품질 걸리면 블로그 버리고 다시 만들 생각부터 한다매, 다시 그렇게 방문자 모으는 건 두달이면 되니까. 그런 의미에서 너희들은 파워블로거와는 질 적으로 다르다. 착각하지 마라. 너네들 네이버 아니었으면 아무것도 아닌 애들이다.

검색유입은 누구나 신경 쓴다. 검색이 아니고서는 방문자 수가 높을 수가 없으니까. 파워블로그도 마찬가지다. 너도 마찬가지다. 니 글을 사람들이 검색했으니까 찾아오는 거다.

미안한데, 내 검색유입률 보여줄게.

검색유입 0%

검색유입 0%

보다시피 검색유입이 0%야. 검색해서 오는 사람은 거의 없는 거지. 나는 너랑 달라서 블로그 지수가 높지 않다. ‘블로거지’라고 쳐도 내 블로그는 첫 페이지에 검색도 안 된다. 그래도 저 날 5만 명쯤 온 거 같다. 신기하지?

내 글을 30만 명이 봤는데도 블로그 지수가 높지 않아서 내 글은 찾기도 어려워. 그래도 나는 상단 노출되기 위해서 머리 굴리지 않는다. 사람들이 사는 방법이 다르듯이 블로그 운영해가는 모습도 다를 거다. 다 너같이 검색유입에 목메고 상단노출하려고 애쓰진 않는다. 그 시간에 포스팅의 질을 높이려는 사람도 분명 있단다. (현재 시각 2014년 10월 28일 오후 1시 20분 현재, 네이버 검색에서 ‘블로거지’로 검색하면 블로그 카테고리에 오드리 님이 쓴 블로그 원문인 ‘블로거지에게 고함’과 ‘블로거지와의 인터뷰 1, 2’가 모두 첫 페이지에 올라와 있다. 이는 오드리 님의 네이버 블로그 관련글이 많은 관심을 모았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함. – 편집자) 

릴렉스 릴렉스~ 좀 쉬어 가자 싸움나겠네

그럼 이번에는 내가 질문한다. 인지상정이라는 말이 있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비슷한 생각을 하는 법이지. 너 책 좋아한다매. 누가 너한테 책 공짜로 준대. 리뷰해 달래. 그럼 안 받을래?

– 책? 어디 출판사 책인데?

-_-( 이런 겁나 쉬운 것 같으니라구…) 너 어디 출판사 좋아하는데?

– 문학동네, 창비, 민음사, 그리고 그와 비슷한 계열의 출판사와 임프린트!

그래, 뭐 니가 말한 거기서 책 준다고 해. 그럼 안 받을래?

– 하아, 어렵네…. 음…

근데 고민은 하지만 안 받을 거 같아. 왜냐하면 출판 시장이 요즘 겁나 어렵거든. 책덕후들이 그나마 먹여살리는 꼴인데, 아직 책을 리뷰할 능력도 안되는 내가 그런 문학책들을 받아서 리뷰한다고 깝치면 문학에 큰 손실이 있지 않을까? 음…나는 어차피 알아서 사서 읽고 알아서 리뷰할 사람이니까 출판사 입장에서도 나에게 책을 공짜로 주진…

만약 출판시장이 겁나 호황이었다면? 너도나도 책을 많이 사서 읽는 세상이라서 별별 리뷰가 판치는 세상이었다면? 그 상황에 문학동네 마케팅 담당자가 너에게 연락해서 일 년간 신간을 계속 보내준다고 포스팅해달라고 한다면?

– …… 받을래 ㅜㅜ 나도 그냥 거지 할래 ㅜㅜ

거봐라. 사람 마음이 다 똑같은 거다. 결국 블로거들 까는 너랑 나랑 상황이 다를 뿐 같은 공짜 좋아하는 인간이라는 거지.

오, 마이 책! (사진: James, "I love books", CC BY)  https://flic.kr/p/8WSuyc

오, 마이 책! (사진: James, “I love books”, CC BY)

– 그래 인지상정에서는 내가 할 말 없다. 그런데 나는 내가 원하는 대로 포스팅한다는 조건이 붙지. 제 아무리 노벨문학상을 받은 작품이래도, 설사 박경리의 [토지] 전권 세트를 준대도, 나는 내 마음대로 깔 수 있는 ‘깜권’을 보장받아야 서평 쓸 거다. 그런데 너넨 그렇지 않잖아. 무조건 칭찬해야 하잖아. 자신을 생각을 솔직하게 쓰는 리뷰가 가능하다면 문제 없다고 보는데?

그래, 그건 나도 인정한다. 무조건 칭찬글만 쓰는 건 잘하는 짓은 아니지.

솔직하게 쓰면 신고 당하고 거짓으로 쓰면 돈 받고 

– 오히려 솔직하게 쓰면 제재받는 상황 아닌가? 나만 해도 ‘블로거지에게 고함’ 쓰면서 명예훼손으로 신고 들어올까봐 업체 상호명 안 밝혔다. 거짓으로 칭찬해 놓으면 돈도 받는데, 솔직하게 리뷰하면 신고 당하는 세상, 좀 별로다. 그리고 이건 인간적인 궁금증인데 그렇게 거짓 포스팅하면 짜증 안 나냐?   

나지, 왜 안나. 저번에 애기 물병을 공짜로 받았는데, 물 담자마자 물이 질질 새는 거다. 이걸 어떻게 쓰라는 건지. 블로그마케팅 업체에서는 맘에 안 들면 개인적으로 얘기하고 다른 물건으로 바꾸라고 하는데, 어차피 내가 안 써도 다른 사람들이 쓸텐데. 그냥 꾹 참고 썼다. 쓰는 내내 맘이 안 좋더라.

– 근데 꼭 그렇게 칭찬만 해야하는 거냐? 

별 수 없다. 안 그러면 다음 물품을 못 받는데? 블로그마케팅 업체에 잘 보여야 레벨이 올라가는 거니까, 원하는 대로 써주는 거지.

– 레벨?

물품 말이다. 언제까지 물티슈 리뷰하고 있겠냐. 점점 고가의 상품으로 올라가야지

– 허허허. 인터뷰할수록 느끼지만, 넌 참 목적의식 뚜렷한 친구구나. 혹시 그 블로그마케팅 업체에서 요구하는 게 뭔지, 대충이라도 알려줄 수 있냐?

일단 사진은 폰카 안 쳐준다. 우리들이 괜히 ‘대포알’ 들고 다니면서 음식 사진 찍는 거 아니다. 업체에서 그렇게 요구한다. 사진은 많으면 많을 수록 좋다고 한다. 그리고 노출빈도 올려달라고 하고.

업체는 '대포알'을 요구한다! (사진: s58y, CC BY https://flic.kr/p/bn5vbY)

마케팅 알선 업체는 사진 하나 찍는 것도 ‘대포알’을 요구한다! (사진: s58y, CC BY)

– “노출빈도 올려달라”는 거 뭐냐?

고가의 물품일수록 한 번 포스팅으로 끝나는 게 아니다. 예를 들어 내가 유모차를 받았다고 쳐보자. 기본적으로 개봉기 하나, 사용기 하나, 나들이용으로 하나… 총 다섯 번 포스팅해서 중복적으로 노출해야 한다.

– 아, 뭔지 감 왔다. 요리 레시피 검색해보면 오븐 가지고 개봉기 쓰고, 사용기 쓰고, 그걸로 쿠키 굽는 거 쓰고, 찜요리 만드는 거 쓰고… 그런 거 말이지?

응. 그거 다 블로그마케팅에서 시킨 거다. 필O스 믹서기로 만든 과일주스, 엘O 광파오븐으로 만든 머핀, 뭐 그런 거. 과일주스 검색하면 필O스 노출되는 거다.

– 와! 너, 그럼 나들이 한 번 갈때마다 남편이 겁나 빡치겠네? 애 보기도 바빠 죽겠는데 넌 유모차 사진 찍고 있어야 하는 거 아니냐?

그렇지. 내가 아까 얘기했잖아. 이게 보통 고생해서 얻어지는 게 아니라고.

글 9개는 도움되고 1개만 문제면 괜찮은 거 아냐? 

– 즐거운 가족 나들이를 거지 생활과 바꾸고 있고만. 근데 그렇게 힘들면 안 하면 되지. 왜 자꾸 거짓 포스팅을 하냐. 난 제일 어이 없었던 게 집에 리뷰해야할 택배박스가 쌓여서 스트레스 받는다는 얘기였다. 하기 싫으면 하지 말아라.

아까 말했지만, 이건 직업적 자부심으로 연결되는 부분이다. 누구나 자기 직업이 힘들다고 툴툴거릴 순 있다. 그리고 본인은 자기 일에 자부심을 느끼고 있는데, 오드리 네가 사기꾼이니 뭐니 하면 듣는 사람도 기분 겁나 나쁜 거다.

우리 포스팅으로 도움받는 사람도 많다. 정말 괜찮은 물건들이나 맛집도 많거든? 글 9개 보고 도움됐으면서 왜 잘못된 1개 보고 문제삼는 거냐. 지금 블로거지라고 욕하는 사람 중에 9개의 포스팅에 대해 고마워하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 자꾸 니가 직업이라고 얘기하니까, 그럼 그에 맞게 답변하마. 진심으로 니가 이 짓을 직업으로 생각한다면, 너는 이렇게 욕먹는 현상에 대해 분노할 것이 아니라, 더 발전할 수 있는 계기로 생각해야 한다. 누구나 욕 먹어가며 일을 한다. 묵묵히 견디고 그걸 토대로 발전하는 거지. 욕 안먹길 바라는 니 생각 자체가 이미 전문성 관점에서 글러먹은 거다.

그리고 9개 글 중에서 1개가 문제라도 욕 먹는 건 당연한 거다. 근데 너희는 그런 포스팅에 죄책감이나 있나? 책임감이나 있나? 네 포스팅 보고 다녀온 사람이 열받아서 따지면 한다는 소리가 “제 입맛에는 맞았어요”, “입맛이라는 게 워낙 주관적인 거니까” 이러고 있잖아. 

오드리 니가 얼마 전에 초밥집 가서 빡친 건 안다만, 나도 ‘입맛은 주관적’이라는 의견에 동의한다. 그 블로거는 맛있었을 수 있다.

– 젠장, 그런 혀를 가지고 있으면 맛집 블로거는 때려쳐야 하는 거 아니냐? ‘우니’(ウニ, 성게알)가 썩었다. 새우가 뭉개졌었다고. 못 먹을 선도의 음식이 나왔는데 맛있다고 느낄 정도면 양심상 맛집 블로거는 하지 말아야지.

그날 블로거가 먹은 음식은 아닐 수도 있잖아.

– 어 그래? 보니까 그런 거 같더라. 내가 먹은 음식이랑 그 거지가 먹은 거랑 좀 다르더라고. ‘대포알’ 들고 갈 거 아니까 그날은 선도 좋은 음식을 냈나보지. 그럼 말이라도 ‘전 몰랐어요. 제가 방문했을 땐, 음식 맛있었거든요’ 이렇게 나오면 누가 뭐라 하냐. 돈 받고 쓴 거 뻔히 티 나는데, 아니라고 바락바락 우기면서 너랑 나랑 입맛 차이니까 따지지 말라더라. 이러니 빡치지. 그러면서 지가 블로그 전문 작가래. ‘전문가’가 참 쉽다.

그런데 어차피 이제 네이버 블로그는 바이럴 포화 상태다. 밑에 업체 측에 제공받아서 작성한다고도 명시했는데, 소비자도 알아서 광고성 포스팅과 아닌 건 구분하는 스킬을 길러야 한다고 본다.

– 아주 대놓고 니들 포스팅 믿지 말라는 소리네? 그게 지금 포스팅해놓고 할 수 있는 소리냐? 지금 니가 말한 얘기는 당한 사람들이 두 번 속지 않기 위해 서로서로 해주는 말이지, 거짓 포스팅을 한 당사자가 할 말은 아니라고 보는데? 내가 좋아하는 분이 엊그제 페북에 이런 말을 했다. 그대로 옮겨놓으마.

솔까말, 두 번 세 번 믿고 속는 놈도 호구긴 호구다만, 속여놓고 바보 취급하는 블로거는 인간적으로다가 좀 맞아야 하지 않나? (일부 표현을 순화했습니다. – 편집자)

근데, 우리가 그렇게 욕 먹냐? 사실 애 키우느냐 사회활동영역이 좁다. 블로그하는 서로이웃들이 대부분이다. 어디서 이렇게 욕하는 거냐.

우리 아빠도 아는 ‘위대한 블로거지’ 

– 아, 니가 욕 먹는 것도 몰랐다고 말하니까 괜히 짠하네. 심하게 말한 내가 좀 미안하다(;;;). 그런데 이 인터뷰글 쓰기 전에 우리 아버님께 블로거지 아냐고 여쭈어 봤더니 대번에 그러시더라. “아!! 걔네들은 정말 거지지.” 우리 아버님 올해로 예순 둘이다. 어르신들도 조롱할 수 있을 정도로 너희들이 위대해진 거지.

아 정말? 그정도인가? 나는 젊은 사람들만 우리 욕하는 줄 알았는데?

오드리: 아빠 블로거지 들어보셨어요? 아빠: 그럼그럼. 정말 거지더구나. (사진: pascal, Father and Daughter, CC BY)  https://flic.kr/p/9D6ULh

오드리: 아빠, 블로거지 들어보셨어요? 아빠: 그럼그럼. 정말 거지더구나. (사진: pascal, Father and Daughter, CC BY)

– 물론 우리 아버님이 워낙 짱짱맨이셔서 세상 이치에 밝으신 면이 있기도 하지만, 나는 이것이 어르신들도 충분히 분노하실 수 있는 상황이라고 본다. 젊은것들이야 까짓 데이트 한 번 망치면 되지만, 어르신 분들은 정말 큰 맘 먹고 외식하신다. 블로그 검색 많이 믿는다. 어르신들에겐 블로그라는 것이 신문물이다. 검색만 치면 정보가 나오니 신세계인 거지. 그냥 믿어버리시는 분 많이 봤다.

어르신분들이 블로그 검색을 한다고?

– 요즘 어르신분들도 스마트폰 쓰신다. 네이버는 다 한다. 상대적으로 정보에 취약한 계층은 꼼짝없이 당한다. 하긴 뭐 나도 계속 당하는 걸 뭐, 그분들이 무슨 용빼는 재주로 그걸 피해가겠나. 근데 내가 이렇게 말해도 넌 꾸준히 블로거지 하겠지?

응. 당연하지! 솔직히 사람들이 욕하는 거 신경 안 쓴다. 그리고 아직 난 유모차 못받았으니까 계속 할 거다.

– 멋지다. 그래, 욕 잔뜩 먹으면서 계속 해라.다만 니가 직업이라고 자부심 갖고 있는 일이 외부에선 시선이 곱지 않다는 건 알면 좋겠다. 이제 인터뷰 끝내자. 이거 뭐 인터뷰하면서 정만 들고 되게 안좋네. (ㅋㅋ)

그러자

– 한 가지만 더. 내가 쓴 “블로거지들에게 고함”읽고 어땠나.

욕 했다. ㅋㅋㅋ. 열폭 장난 아니었지. 근데 읽다보니 남편이랑 좋은 시간 보내려고 한 건데 괜히 미안해지더라. 그래서 이렇게 인터뷰한다.

– 나도 감정을 내세워 글 쓰고, 또 감정을 내세워 끝까지 인터뷰까지 해서 미안하다. 그리고 내 글에 달린 댓글들로 인해서 상처받았다면 그 점은 내가 대신 사과한다. 아, 며칠동안 싸우면서 정들었나. 괜히 미안하네.

괜찮다. 아까 말하지 않았나. 어차피 남이 욕하는 거 신경도 안쓴다.

– 그래, 꼭 유모차 받아라. 화이팅이다.

분명한 건 세상에 뿌려진 블로거지만큼 블로그 세상은 더러워지고 피해자는 늘어날 것이라는 거다. 형편이 어려워서 거지짓 좀 하겠다는데 누가 말리겠냐. 다만 좀 양심적으로 하자. 그리고 양심적으로 할 수 있도록 블로그 마케팅 업체에서도 좀 도와줘라. 니들도 그러는 거 아니다.

후기

– 거지야, 너 혹시 마케팅 업체가 식당에 홍보해준답시고 얼마를 뜯어가는 줄 아냐?

글쎄? 몇 번 해주면 30만원? 50만원?

– 제보자에게 들은 건데, 월 베이스로 식당에 돈을 받는다더라. 공덕역 기준으로 300만, 신촌기준으로 500만, 홍대, 강남 기준으로 1000만원이래.

헐, 매달 그렇게 식당에서 돈을 낸다고?

– 응. 뜯기신 분이 해준 얘기야. 그렇게 식당에 돈 뜯어가니 식당 음식이 그 지경이지. 너흰 그런 마케팅 업체랑 공생관계이다. 피해보는 사람은 네이버 ‘이웃 블로거’인 거고. 

아, 그렇게 돈도 많이 버는데, 나 원고비 좀 올려달라고 해볼까? ㅋㅋㅋ

– 아, ‘서로 이웃’ 끊고 싶다. ㅋㅋㅋ

우리는 이렇게 서로 이웃이 되었다는 소식입니다.

부록

– 우앙! 말로만 듣던 파워블로거 반갑다. 요즘 블로거지들 때문에 파워블로거지다 뭐다 해서 피해보고 있는데, 이 사태를 어떻게 보는가. 

솔직히 좋게 보진 않지. 블로그 운영하다보면 방문객을 어느 정도까지 쉽게 끌어올릴 수 있는데, 이걸 이용해서 자기 양심을 속이는 대가성 포스팅을 하는 건 문제가 있다고 본다. 그런데 이렇게 말하는 내 입장에서도 어느 정도는 대가성 포스팅에 찬성하는 입장이기도 하다.

– 응?

내 이웃 중에도 대가성 포스팅하는 분들이 많다. 그런데 이 분야에 정말 관심이 있어서 자기가 체험해보고 즐기면서 쓴 포스팅과 단순히 광고주가 하라는 대로 키워드 입력해서 쓴 포스팅은 확실히 다르더라. 블로그 오래한 사람이거나 자신의 블로그에 애정이 있는 사람이라면 어떻게든 자기 생각을 반영하려고 노력한다.

– 그러니까 대가성 포스팅를 하더라도 할 놈이 해야 한다는 얘기냐?

음, 꼭 그런 건 아니지만, 애정을 가지고 노력해야 한다는 의미는 있다.

– 아 그렇구나. 애정을 가지고 노력이라. 뭐가 됐든 좋은 말인 거 같으니 명심하겠다. 이것도 인연인데 서로 이웃 고고싱?

이렇게 또 서로 이웃이 되었다는 소식입니다. (하지만 오드리 님은 네이버 블로그를 떠나 티스토리로 이사했다는 소식입니다. ^^ –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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