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x type=”note”] 인디음악 공연과 뮤지션 정보를 제공하는 인디스트릿, 다양한 모임 준비에 도움을 주는 온오프믹스. 이들 중견 스타트업 서비스를 삥뜯는(베끼는) 정부 행태를 rainygirl(이준행 인디스트릿 대표) 님과 슬로우뉴스가 함께 비판하고, 끝까지 추적해, 대안 마련을 모색하려 합니다. 여러분이 함께 해야 가능한 일입니다.
- 정부가 스타트업 삥뜯고 세금 낭비하는 방법
- 정부의 스타트업 베끼기, 이제 ‘온오프믹스’다
- 정부의 삥뜯기는 오해? 문체부 해명에 대한 입장을 밝힙니다
- 정부의 삥뜯기 ‘협조 요청’ 메일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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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체부가 인디스트릿 데이터 요구 건과 관련하여 공식 해명 보도자료를 발표했습니다. 한마디로 문체부 해명 자료는 ‘거짓’으로 점철돼 있습니다.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링크 연계 제안과 데이터 요청에 관해
”문체부의 제안 내용은 ‘인디사이트’와의 링크 연계 방식이었기 때문에 문체부가 ‘인디사이트’ 측에 원본 데이터를 요청하거나, 따라서 무상 요구를 할 이유가 없습니다. ”
– 문광부 해명 중에서 (강조는 편집자)
1. 링크 연계 방식을 제안했다?
문체부는 “링크 연계 방식”을 제안한 적 없습니다. 링크 연계 방식은, 문체부가 제안한 것이 아니라, 거꾸로 인디스트릿에서 제한적으로 허락한 방식입니다.
2. 데이터 요청을 할 이유가 없었다?
문체부는 “인디스트릿의 콘텐츠를 문화포털로 수집하려 합니다.” 라고 메일을 보내왔고(6월 17일), 인디스트릿은 “데이터 제공은 불가하며, 현재 제공하는 위젯을 활용하시라”고 회신했습니다. 그럼에도 문체부는 지속적으로 여러 데이터를 추가로 제공해달라는 요청했고, 이에 응하지 않자 제 강연에까지 찾아와 부탁하기도 했습니다.
따라서 문체부가 지금에 와서 ‘링크 연계를 제안’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명백한 거짓이고, “원본 데이터를 요청하거나 무상 요구를 할 이유가 없다”는 문체부의 발표 또한 ‘거짓’입니다.
사이트를 모방에 관해
“또한 문체부가 당초 추진하고자 했던 문화포털 설계도가 인디사이트를 그대로 모방한 것이라는 주장 역시 사실과 다릅니다.”
문체부는 인디스트릿을 베끼지 않았다는 근거로 메인페이지 배치가 다름을 제시하였습니다. 하지만 문체부의 문화포털 설계도 메인페이지는 인디스트릿의 6월 26일 시즌2 개편 전 디자인과 동일합니다.
문체부의 문화포털 설계도 중 뮤지션 페이지는 현재 인디스트릿 디자인과도 동일합니다. 물론 이 사실까지 문체부가 언급하지는 않았습니다. 이 사항에 대해서는 SBS 보도 내용을 제시하겠습니다.
베낀 건 개의치 않지만 베낀 건 베낀 겁니다
디지털 서비스의 디자인이라는 건 언제나 누구나 모방할 있는 여지가 있기 때문에 수년 간의 고민과 사용자 체험(UX) 개선의 산물인 디자인 구성 요소를 베끼는 걸 막을 방법은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 디자인 유사성에 대해선 개의치 않습니다. 인간이 생각하는 게 다 거기서 거기이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누군가가 자신의 사이트를 베끼면 인정받은 게 아니겠느냐고 기쁘게 생각하는 스타트업 종사자들도 있습니다. 즉, 큰 쟁점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만, 그래도 베낀 건 베낀 거니까요.
문제는 정부의 철학 부재에 있습니다
문제는 ‘동일한 목적 동일한 구성의 서비스를 중복 개발하는 건 낭비이니, 차별화한 서비스로 구성해 보라’ 라고 이야기했음에도, 문체부 해당기관은 집요하게 인디스트릿의 여러 데이터를 추가로 요구했고, 이후 인디스트릿과 같은 기능, 같은 목적의 사이트를 만들겠다고 기획서를 보내왔다는 점입니다. 한마디로 철학과 방법론의 부재입니다.
게다가 정부가 ‘민간 사이트를 참조해서 정부사이트를 개발하라’고 스크린샷까지 담아 사업공고까지 당당히 내놓고서, 이후 항의가 빗발치자 “원래 연계하려고 제안했었다”라거나 “인디스트릿은 국민들에게 잘 알려져있지 않아서” 등의 변명만 늘어 놓는 건 정말 비겁하고, 안이한 태도입니다.
왜 정부가 민간 서비스를 베껴서 경쟁하려고 하나요?
인디스트릿 베껴서 만들자고 나온 사이트는 그 외에도 여럿이니 하나 더 생겨도 괜찮습니다. 서로 경쟁하면 좋은 일이죠. 다만 정부가 나서서 민간 기업과 경쟁하겠다는건 괴상한 일입니다. 중복 투자와 예산 낭비를 지적한 건 그런 이유입니다. 게다가 인디스트릿 뿐만 아니라 다른 웹서비스까지 모두 정부가 똑같이 만들겠다고 한다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집니다.
다음은 6월 13일 문체부 산하기관에 올라온 사업공고 중 일부입니다.
인디스트릿 뿐만 아니라 국내 유명 모임 예약 서비스 온오프믹스도 “참고”해서 서비스를 개발하라고 적혀 있습니다.
창조경제과 문화융성은 ‘베끼기’에서 나오지 않습니다
예산도 걸려있고 산하기관의 명줄이 걸려있기 때문에 아마도 문체부는 ‘사실 무근’이라고 주장할 가능성이 높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예상대로 그런 해명 보도자료가 나왔습니다. 부수적으로 튀어나온 ‘거기 국민에게 잘 알려져있지 않아요’ 같은 인터뷰 덕분에 정부의 오만한 태도가 더 널리 알려졌고요. 이 다음에는 어떤 변명이 나오려나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진정으로 “민간의 문화 관련 사이트도 함께 활성화될 수 있도록 노력”할 생각이라면 공짜로 데이터 달라고 괴롭히지 말고, 복제 사이트 만들라고 사업 공고 내지 말고, 정부의 공공서비스 품질 향상에 매진해주기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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